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22.04.28 13:19
연재수 :
211 회
조회수 :
62,561
추천수 :
637
글자수 :
798,796

작성
19.10.19 02:46
조회
125
추천
2
글자
8쪽

제75화 길고 긴 낮 4

DUMMY

작은형님의 모습을 본 조직원은 이내 상황을 파악했다. 더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멈춰선 채 다른 존재로 변해버린 작은형님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작은형님 바로 옆 침대에 잠에 곯아 떨어졌던 조직원도 요란한 소리에 눈을 뜨고 곧 상황을 알아차렸다. 그는 묶여 있는 몸을 조금이라도 작은형님 쪽에서 멀리하려고 애쓰며 소리쳤다.


“익? 좀비? 날 풀어. 야 이거 풀라구. 야 씨발. 하필이면 왜 내 옆에서... 야 빨리 날 풀란 말야.”


이제 고요하던 실내는 삐걱대는 두 개의 침대와 묶인 조직원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외침에 완전히 소란스러워졌다. 문가를 지키던 조직원은 묶인 자의 난리법석엔 아랑곳 않고 탄이에게 좀 더 캐물었다.


“뭐야? 작은형님이 왜 저러는 건데? 세상에. 형님이 변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탄이는 대답도 않고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때 조직원이 탄이의 팔을 잡아 세웠다.


“어디 가? 너 계속 작은형님 옆에 붙어 있었잖아. 너도 언제 변할지 몰라.”

“담배 물려준 건 형님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조직원의 얼굴빛이 바뀌었다.


“그 정도론 그럴 리 없어.”

“저도 그 정도뿐입니다.”


탄이는 조직원의 팔을 뿌리치고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탄이에겐 지금 누구보다도 혼자만의시간이 필요할지도 몰랐다. 김혁은 왠지 탄이의 맘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악마에게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들었을 때 그런 기분이었었다. 그건 어린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도 무거운 진실이었다. 탄이는 창가로 가서 밖의 빗줄기에 눈길을 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김혁은 검은 고치들을 둘러보았다. 이제 실내에 잠에서 깨지 않은 조직원은 없었다. 실내는 검은 고치들이 내뿜는 소음과 공포의 냄새들로 가득찼다. 문가 쪽 먼 침대에 묶여 있는 조직원들은 무슨 상황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미 불안감에 사로잡혀 소리쳐대고 있었다.


“야, 무슨 일인데 뭐야? 왜 그래? 설명 좀 해봐.”

“야 강탄이. 거기 무슨 일이야? 응?”


지키던 조직원이 먼저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시끄러. 작은형님이 짱돌처럼 변했다구.”


“뭐?”

“말도 안돼. 왜?”

“작은 형님이 어째서? 짱돌이랑 그렇게 가까이 있지도 않았는데.”

“늬들 우리가 모른다고 작은형님한테 무슨 짓 한거 아냐?”

“이 새끼들이 되는대로 지껄여?”


문가를 지키던 조직원은 정말 화를 실어 소리쳤다. 그때 넘버 쓰리의 목소리가 모두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조용히들 해라. 작은형님 상태가 어떤 거야?”

“짱돌처럼 변했습니다. 몸을 심하게 떨어대면서 몸부림치고 있고 얼굴과 눈이 무섭게 새빨개졌고 또 침을 흘리면서 저건 ...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대체 작은형님이 왜...”

넘버 쓰리가 기가 막힌 듯 탄식했다. 강탄이가 비 내리는 창밖에서 시선을 돌려 그들을 향해 말했다.


“작은형님이 연구소에 갔을 때 손을 다치셨었죠?”

“그래. 근데?”

“짱돌 형님 총을 회수할 때 거기 묻어 있던 피가 섞인 것 같습니다.”

“총?”

“말도 안돼. 손에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딨다구.”

“응? 그럼 그때 벌써?”

“아 젠장. 그런 걸로 변한다고?”

“야 총기 회수할 때 너도 같이 있지 않았어?”

한 조직원이 자기 옆의 조직원을 의심쩍게 바라보며 말했다. 지적받은 조직원은 겁에 질린 채 완강하게 부인했다.


“나, 난 상자만 들고 있었는데? 손에 상처도 없고. 총에 대해선 작은형님이 워낙 까탈스러웠던 거 다들 알잖아. 일 끝나면 손도 못대게 하는데.”

“작은형님이랑 차 타고 온 애들도 그럼...”


이번엔 작은형님이랑 차를 함께 타고 온 자로 보이는 자가 다급히 대꾸했다.


“짱돌이랑 차 타고 온 애들도 안 변했는데, 맞지? 아직 변한 사람 없지?”

“네. 아직 없습니다.”

“거봐, 그 정도는 아닌 거야. 피가 직접 들어갔으니까 그래서 그런 거야. 우린 괜찮아.”

“야 지금 몇 시나 된 거야?”

“아직 9시 좀 안 됐습니다.”

“아 씨발, 이런 땐 시간도 죽어라 안 가.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는데?”

“작은형님이 저렇게 된 이상 더 오래 대기해야 될지도 모르죠.”


강탄이의 말에 실내가 약간 조용해진 틈을 타 작은형님 옆자리 조직원이 온 몸에 힘을 주어 침대를 흔들어대며 소리쳤다.


“야 씨벌 것들아, 날 옮겨주든지 저 좀비라도 치워주라고. 빨리.”

그때서야 잊고 있던 존재를 발견한 듯 조직원이 탄이에게 말했다.


“야, 탄이. 침대라도 저쪽으로 옮기자.”


탄이와 조직원은 작은형님의 침대를 양쪽에서 잡고 밀어 창가 쪽 빈 공간으로 옮겼다. 침을 흘리며 기이하게 몸을 뒤틀어대는 작은형님을 바라보는 탄이의 눈에선 곧 눈물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보였다.

다른 조직원들이 묶인 몸에서 간신히 목을 쳐들고 작은형님의 모습을 보려고 애쓰고 있었다. 한때 작은 세계를 관리하던 자의 끔찍한 말로에 모두들 겁에 질린 채 아무 말도 없었다. 벌건 눈을 부릅뜨고 침을 흘리며 뭔가를 찾아 두리번대는, 오로지 풀려나기만을 바라는 몸짓에만 최선을 다하는 한 마리 거대한 짐승.


이제 주도권을 쥐게 된 넘버 쓰리가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근데 저 문은 뭐지?”

타어어들을 엮어서 문에 묶고 빈 침대 서너 개를 그 앞에 세워서 묶어 둔 것에 대해 묻고 있었다.

“작은형님의 명령이셨습니다.”

강탄이가 대답하고

“왜? 아, 너희들이 도망갈까봐 그런 거냐?”

“그런 게 아니라....”

“그 이상한 녀석이 가기 전에 작은형님께 뭔가 다른 말을 한 것 같습니다.”

문가를 지키던 조직원이 대꾸했다. 그리고는 강탄이를 보고 말했다.


“작은형님이랑 꽤 오랫동안 대화를 하던데 무슨 말씀 없었어?”

“그건, 그냥 개인적인 대화였습니다. 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요. 두 분이 친구시라...”


그때 또 한 개의 침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 봐. 여기 얘가 좀 이상해.”


강탄이와 조직원이 달려갔다. 한 조직원이 얼굴이 붉어지고 눈에 띄게 땀을 흘려대고 있었다. 그는 애써 대꾸했다.


“뭐가? 내가 뭐가 이상, 하다는 거야? 응? 좀 더운데, 많이, 더워.”

떠듬대며 대꾸하는 조직원과 말을 쏟아내는 옆 조직원 모두 강하게 공포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변하는 거야. 변하는 거 맞지? 맞지? 쟤 침대를 빼. 빨리 옮겨버려. 짱돌도 저랬어. 저랬다고.”


실내가 다시 한번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침대 삐걱이는 소리와 웅성대는 검은 고치들 사이로 강탄이와 조직원은 서둘러 침대를 빼서 창가쪽으로 옮겼다.


“뭐야 쟤는 왜... 어떻게...”

모두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차소리가 들려왔다. 여러 대의 차소리. 강탄이와 조직원이 창밖을 내다보았다.


“앗, 뭐지? 첨보는 녀석들인데?”

“작은형님이 이런 상황을 예견하셨던 것 같습니다.”

강탄이가 조용히 대꾸했다.

“뭐?”

“우리가 제거 대상이 된 거죠. 이제.”

“이런 젠장, 그 얘길 왜 이제 해?”

“확실하지 않았어요. 저도 추측일 뿐이라.”


김혁은 벽을 통과해 건물 밖으로 나갔다. 멀찌기 주차된 차들 사이에 3대의 차들이 멈췄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자들이 우루루 내렸다. 열 두어명은 됐다. 그들은 그냥 일상적으로 방문한 사람들처럼 우산을 펼쳐들고 건물까지 걸어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복수의 화신2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21.12.20 38 0 -
공지 느림보 거북이가 되었습니다. 20.09.11 112 0 -
공지 드디어 복수의 화신 김혁이 표지에 등장 18.10.10 338 0 -
공지 복수의 화신2? 18.05.10 660 0 -
211 제209화 순환의 고리 +2 22.04.28 54 1 12쪽
210 제208화 만남4 +1 22.03.22 49 1 9쪽
209 제207화 만남3 +1 22.03.01 33 1 11쪽
208 제206화 만남2 +1 22.02.23 38 1 10쪽
207 제205화 만남1 +1 22.02.21 33 1 9쪽
206 제204화 기다림4 +1 21.07.17 64 1 10쪽
205 제203화 기다림3 +1 21.07.06 64 1 9쪽
204 제202화 기다림2 +1 21.06.10 68 1 9쪽
203 제201화 기다림1 +1 21.05.28 86 1 10쪽
202 제200화 악마는 왜 그럴까5 +1 21.05.15 68 1 12쪽
201 제199화 악마는 왜 그럴까4 +1 21.05.14 58 1 11쪽
200 제198화 악마는 왜 그럴까3 +1 21.05.10 79 1 10쪽
199 제197화 악마는 왜 그럴까2 +1 21.05.01 166 1 11쪽
198 제196화 악마는 왜 그럴까1 +1 21.04.24 108 1 9쪽
197 제195화 심판4 +1 21.04.18 140 1 9쪽
196 제194화 심판3 +1 21.04.15 190 1 9쪽
195 제193화 심판2 +1 21.04.11 157 1 10쪽
194 제192화 심판1 +1 21.04.09 188 1 10쪽
193 제191화 존재이유10 +1 21.04.05 93 1 9쪽
192 제190화 존재이유9 +1 21.04.04 78 1 9쪽
191 제189화 존재이유 8 +1 21.03.30 75 1 10쪽
190 제188화 존재 이유7 +1 21.03.26 70 1 9쪽
189 제187화 존재 이유6 +1 21.03.16 99 1 9쪽
188 제186화 존재 이유5 +1 21.03.14 66 1 10쪽
187 제185화 존재 이유4 +1 21.03.09 111 1 9쪽
186 제184화 존재 이유3 +1 21.03.03 94 1 9쪽
185 제183화 존재 이유2 +1 21.03.02 61 1 10쪽
184 제182화 존재 이유1 +1 21.02.26 79 1 9쪽
183 제181화 열길 사람속 탐험4 +1 21.02.22 93 1 9쪽
182 제180화 열길 사람속 탐험3 +1 21.02.21 63 1 8쪽
181 제179화 열길 사람속 탐험2 +1 21.02.16 68 1 9쪽
180 제178화 열길 사람속 탐험1 +1 21.02.14 90 1 8쪽
179 제177화 재회3 +1 21.02.06 75 1 8쪽
178 제176화 재회2 +1 21.01.31 83 1 8쪽
177 제175화 재회1 +1 21.01.30 103 1 10쪽
176 제174화 세상의 오해5 +1 21.01.27 87 1 10쪽
175 제173화 세상의 오해4 +1 21.01.19 88 1 8쪽
174 제172화 세상의 오해3 +1 21.01.17 71 1 8쪽
173 제171화 세상의 오해2 +1 21.01.16 104 1 9쪽
172 제170화 세상의 오해1 +1 21.01.15 76 1 10쪽
171 제169화 가난한 사람들3 +1 21.01.04 90 1 9쪽
170 제168화 가난한 사람들2 +1 20.12.30 98 1 10쪽
169 제167화 가난한 사람들1 +1 20.12.29 72 1 8쪽
168 제168화 사람의 마음2 +1 20.12.16 75 1 12쪽
167 제167화 사람의 마음1 +1 20.12.16 91 1 9쪽
166 제166화 가족2 +1 20.11.25 88 1 10쪽
165 제165화 가족1 +1 20.11.25 85 1 9쪽
164 제164화 대화는 어려워 +1 20.11.20 89 1 11쪽
163 제163화 그들의 아지트 +1 20.11.13 78 1 12쪽
162 제162화 봄바람같은 +1 20.10.27 72 1 11쪽
161 제161화 마트5 +3 20.10.08 91 2 10쪽
160 제160화 마트4 +3 20.09.27 83 2 9쪽
159 제 159화 마트3 +3 20.09.18 114 2 11쪽
158 제158화 마트2 +3 20.09.11 81 2 12쪽
157 제157화 마트1 +1 20.09.01 82 1 11쪽
156 제156화 버스2 +1 20.08.22 70 1 9쪽
155 제155화 버스1 +1 20.08.21 79 1 10쪽
154 제154화 풀리지 않을 오해 +1 20.07.27 112 1 9쪽
153 제153화 강도라구? +1 20.07.26 96 1 11쪽
152 제152화 진짜에게 가짜가 +1 20.05.16 101 1 9쪽
151 제151화 영혼값 +1 20.04.19 105 1 9쪽
150 제150화 실종자들 +1 20.04.12 87 1 9쪽
149 제149화 보물 상자를 날라라 +1 20.04.10 89 1 10쪽
148 제148화 신도 인간도 아닌 존재 +1 20.03.31 150 1 12쪽
147 제147화 검정과 하양 +1 20.03.24 90 1 9쪽
146 제146화 구원자 +1 20.03.15 101 1 10쪽
145 제145화 눈송이들 +1 20.03.11 92 1 8쪽
144 제144화 하얀 무리 +1 20.03.10 105 1 8쪽
143 제143화 마른 하늘에 날벼락 +1 20.03.08 89 1 9쪽
142 제142화 장회장의 정원 +1 20.03.08 94 1 8쪽
141 제141화 알리바바와 도둑들 +1 20.03.06 96 1 7쪽
140 제140화 스핑크스의 방2 +1 20.03.04 119 1 9쪽
139 제139화 스핑크스의 방1 +1 20.03.04 81 1 8쪽
138 제138화 별걸 다하는 +1 20.02.26 111 1 9쪽
137 제137화 너의 연기 +1 20.02.24 109 1 9쪽
136 제136화 배우야? 저승사자야? +1 20.02.23 116 1 8쪽
135 제135화 악마와의 대화5 +1 20.02.22 101 1 7쪽
134 제134화 악마와의 대화4 +1 20.02.20 106 1 8쪽
133 제133화 악마와의 대화3 +1 20.02.18 129 1 8쪽
132 제132화 악마와의 대화2 +1 20.02.15 88 1 9쪽
131 제131화 악마와의 대화1 +1 20.02.15 119 1 9쪽
130 제130화 인연의 고리4 +4 20.02.13 110 1 11쪽
129 제129화 인연의 고리 3 +1 20.02.09 102 1 8쪽
128 제128화 인연의 고리 2 +1 20.02.09 99 1 9쪽
127 제127화 인연의 고리 1 +1 20.02.07 103 1 9쪽
126 제126화 나 저승사자라니까! +1 20.02.03 122 2 8쪽
125 제125화 도시의 밤 +1 20.02.01 111 2 10쪽
124 제124화 고요한 마을 +1 20.01.28 117 2 9쪽
123 제123화 비밀속으로6 +1 20.01.24 108 2 8쪽
122 제122화 비밀속으로5 +1 20.01.24 117 2 8쪽
121 제121화 비밀속으로4 +1 20.01.21 105 2 9쪽
120 제120화 비밀속으로3 +1 20.01.20 101 2 8쪽
119 제119화 비밀속으로2 +1 20.01.17 104 2 8쪽
118 제118화 비밀속으로1 +1 20.01.16 114 2 8쪽
117 제117화 부서진 꿈들 +1 20.01.14 115 2 7쪽
116 제116화 악마가 이상해 +1 20.01.12 118 2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