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22.04.28 13:19
연재수 :
211 회
조회수 :
62,588
추천수 :
637
글자수 :
798,796

작성
19.11.04 15:02
조회
120
추천
2
글자
7쪽

제82화 탈출4

DUMMY

좀비를 처치한 한 발의 총성 이후엔 빗소리뿐이었다. 모두가 말이 없었다. 주변도 고요했다. 이제 남은 총알은 하나뿐. 건수는 말없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서 복도를 살폈다.


“천중아, 너 걸을 수 있겠냐? 일단 내려가서...”


서 있던 조직원 중 하나가 부상당한 조직원에게 물었다. 천중은 얼굴이 많이 창백해져 있었다. 그는 힘없는 몸짓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 난 가망 없으니까 어서들 가.”

“뭐? 다섯 명이라 좀 힘에 부치지만 그래도 할 수 있어. 임마.”

“그래. 못 뛰더라도 아래엔 숨어 있을 만한 데가 있을 거야. 저놈들은 우리 쫒아오느라 정신없을 거고.”


갑자기 한 조직원이 제안했다. 천중이는 어쩌냐고 말했던 조직원이었다.


“아니면 복도 놈들 해치우고 총 뺏어서 그냥 1층으로 가는 게 어때요? 그럼 차를 탈 수도 있을 텐데.”

조직원들은 잠시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눈치였다. 총을 두 자루 이상 확보한다면 이미 여럿으로 분산돼 있는 놈들을 상대하기는 훨씬 수월할 터였다. 맨몸으로 노출돼 숲으로 달려가다 총 맞는 것보단 차까지 뛰어가는 게 더 빠르고 위험부담이 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차가 모조리 펑크난 것까지는 모르고 있을 터였다. 그들이 본 건 마스크맨들이 기름을 빼내는 모습뿐이었다.


“저것들이 기름 다 뺐는데 차까지 가면 뭐해?”

“저놈들 차라도 뺏으면 되지.”


다른 조직원들의 소모적인 대화에 천중은 여전히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 희미하게 번진 미소는 체념이었다. 이 모든 대화에 결론을 짓겠다는 듯이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잠깐만 내 얘길 들어봐. 저 녀석이 좀비로 변한 거면 나도 결국 그렇게 된다는 거지?”

“무슨 소리야?”


조직원들의 시선이 모두 천중에게 모아졌다.


“아까 나 지혈해준 게 저 녀석이잖아. 지혈해준 천도 쟤 거였고.”


허벅지를 감싸고 있는 피에 흠뻑 젖은 천을 모두 바라보았다.


“아 씨, 그런...”

“설마 그런 걸로 그렇게 될까? 피가 닿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그 조직원은 진하게 공포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좀비가 된 자가 그 직전에 호흡할 때 쓰던 천을 상처에 닿게 했다면 그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장담하고 안심할 수는 없을 터였다. 좀비가 가졌던 거울조차도 맨손으로 만지기 겁내하던 자들이니. 그나마 그만큼이라도 망설여주는 동료들에게 천중은 고마움을 느낄지도 몰랐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게 아니라도 난 숲이든 어디든 갈 수 없어. 정말 몸에 힘이 다 빠진 느낌이야. 그 총 나한테 주고 얼른들 가. 놈들 없을 때 빨리.”


“안 돼. 한 놈이라도 죽이고...”

건수가 여전히 복도를 본 채 대답하는 말을 자르며 천중이 말을 이어갔다.


“여긴 내가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할게. 살아 있는 동안은. 그때까지는. 그니까 가라. 시간 낭비하지 말고. 나한테 뭔가 주고 싶으면 나중에 우리 누나나 못 본체 하지 말고 잘 챙겨줘.”


“아 씨발. 진짜.”

처음부터 천중을 알뜰하게 살피던 조직원이 주먹을 꽉 쥐었다.


“빨리. 지금 뛰어도 숲까지 무사히 갈까 말까야. 빨리 줘.”


건수가 넘버쓰리와 다른 조직원들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말이 없었고 멈칫해 있었다. 중요한 건 그들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거였다. 이미 건물 뒤편 끄트머리에 모습을 드러낸 마스크맨들이 서너 명 보이기 시작했다. 난간을 살피던 조직원도 그들을 발견하고 다급하게 말했다.


“놈들이 건물 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총을 줘라. 천중이를 문가 쪽으로 앉혀.”


조직원들은 부상당한 자를 부축해 문가 쪽으로 옮겨놓았다. 건수는 거울과 총을 천중에게 넘겼다. 그들은 눈빛으로 혹은 눈물로 천중에게 인사를 대신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천중은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지 않았다. 그저 복도를 관찰할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줄을 타고 내려가는 조직원의 눈물을 내리는 비가 가려주었다. 그가 줄을 타고 아래에 도착하자 먼저 줄을 타고 내려온 조직원 중 한 명이 좀비를 조심스레 살피다 말했다.


“뭐야. 저 녀석 천은 목에 두르고 있는데?”

좀비 가까이 다가가 본 조직원은 거의 울듯이 소리쳤다.


“천중이 이 개자식 거짓말쳤어.”


다시 줄을 타고 오르려는 자를 제지하며 끌며 조직원들은 숲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천중은 고정된 자세로 복도 너머를 끈질기게 바라볼 뿐이었다. 팔에 힘이 없는지 거울 든 손이 자꾸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서 거울을 들고 있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거울이 손에서 떨어지고 자신의 힘이 다 빠져 나가는 걸 직감한 천중은 간신히 총을 들어 마지막 한방을 복도를 향해 쐈다. 그건 복도를 지키는 마스크맨들에게 아직 실내에 조직원이 있음을 알리는 총성이었다. 이제 천중의 팔은 축 늘어졌고 다시 움직이지 않았다.


김혁은 그곳을 떠나 허공에 떠서 도망치는 조직원들을 눈으로 쫒았다. 숲으로 달려가던 이들은 절반쯤 갔을 때 그 총성을 들었다. 그들에겐 첫 위협의 총성이었다. 그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더 빨리 달리고 또 달렸다. 어느 순간부터 그들 뒤로 총알이 빗발치기 시작했지만 정확하게 맞추기엔 거리가 좀 멀어진 다음이었다. 그러나 마스크맨들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달려가며 계속 총을 쏘아댔다. 그 사이에 조직원들은 이리저리 흩어졌다. 강탄이는 그들 중에서도 달리기 실력이 가장 좋았다. 바람처럼 날래게 가장 먼저 숲에 도착한 것도 강탄이였다.


우거진 숲이긴 했지만 숲으로 간다고 해서 총 든 사내들을 피해 숨을 만한 곳이 딱히 있는 건 아니었다. 탄이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먼저 주변을 둘러봤다. 조금 더 가면 산을 넘을 수 있는 가느다란 오르막길이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길답게 한 눈에도 휜히 보였다.


강탄이는 길이 없는 곳, 더 험한 곳으로 발을 디뎠다. 비가 내려 진흙이 된 땅은 미끄러웠고 잔가지들이 시야를 가렸다. 몸을 숨기더라도 좀 더 먼 곳에 숨어야 했다.


김혁이 허공에 떠서 보니 좀비가 나타나기 전에 먼저 줄을 타고 내려갔던 조직원 세명 중 두 명은 그리 머지않은 곳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한명은 어디로 간 건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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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제205화 만남1 +1 22.02.21 3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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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제201화 기다림1 +1 21.05.28 8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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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제199화 악마는 왜 그럴까4 +1 21.05.14 58 1 11쪽
200 제198화 악마는 왜 그럴까3 +1 21.05.10 79 1 10쪽
199 제197화 악마는 왜 그럴까2 +1 21.05.01 166 1 11쪽
198 제196화 악마는 왜 그럴까1 +1 21.04.24 108 1 9쪽
197 제195화 심판4 +1 21.04.18 140 1 9쪽
196 제194화 심판3 +1 21.04.15 190 1 9쪽
195 제193화 심판2 +1 21.04.11 157 1 10쪽
194 제192화 심판1 +1 21.04.09 188 1 10쪽
193 제191화 존재이유10 +1 21.04.05 93 1 9쪽
192 제190화 존재이유9 +1 21.04.04 78 1 9쪽
191 제189화 존재이유 8 +1 21.03.30 75 1 10쪽
190 제188화 존재 이유7 +1 21.03.26 70 1 9쪽
189 제187화 존재 이유6 +1 21.03.16 99 1 9쪽
188 제186화 존재 이유5 +1 21.03.14 66 1 10쪽
187 제185화 존재 이유4 +1 21.03.09 111 1 9쪽
186 제184화 존재 이유3 +1 21.03.03 94 1 9쪽
185 제183화 존재 이유2 +1 21.03.02 61 1 10쪽
184 제182화 존재 이유1 +1 21.02.26 79 1 9쪽
183 제181화 열길 사람속 탐험4 +1 21.02.22 93 1 9쪽
182 제180화 열길 사람속 탐험3 +1 21.02.21 63 1 8쪽
181 제179화 열길 사람속 탐험2 +1 21.02.16 68 1 9쪽
180 제178화 열길 사람속 탐험1 +1 21.02.14 90 1 8쪽
179 제177화 재회3 +1 21.02.06 75 1 8쪽
178 제176화 재회2 +1 21.01.31 83 1 8쪽
177 제175화 재회1 +1 21.01.30 103 1 10쪽
176 제174화 세상의 오해5 +1 21.01.27 87 1 10쪽
175 제173화 세상의 오해4 +1 21.01.19 88 1 8쪽
174 제172화 세상의 오해3 +1 21.01.17 71 1 8쪽
173 제171화 세상의 오해2 +1 21.01.16 104 1 9쪽
172 제170화 세상의 오해1 +1 21.01.15 76 1 10쪽
171 제169화 가난한 사람들3 +1 21.01.04 90 1 9쪽
170 제168화 가난한 사람들2 +1 20.12.30 98 1 10쪽
169 제167화 가난한 사람들1 +1 20.12.29 72 1 8쪽
168 제168화 사람의 마음2 +1 20.12.16 75 1 12쪽
167 제167화 사람의 마음1 +1 20.12.16 91 1 9쪽
166 제166화 가족2 +1 20.11.25 88 1 10쪽
165 제165화 가족1 +1 20.11.25 85 1 9쪽
164 제164화 대화는 어려워 +1 20.11.20 90 1 11쪽
163 제163화 그들의 아지트 +1 20.11.13 78 1 12쪽
162 제162화 봄바람같은 +1 20.10.27 72 1 11쪽
161 제161화 마트5 +3 20.10.08 91 2 10쪽
160 제160화 마트4 +3 20.09.27 83 2 9쪽
159 제 159화 마트3 +3 20.09.18 114 2 11쪽
158 제158화 마트2 +3 20.09.11 81 2 12쪽
157 제157화 마트1 +1 20.09.01 82 1 11쪽
156 제156화 버스2 +1 20.08.22 70 1 9쪽
155 제155화 버스1 +1 20.08.21 79 1 10쪽
154 제154화 풀리지 않을 오해 +1 20.07.27 113 1 9쪽
153 제153화 강도라구? +1 20.07.26 97 1 11쪽
152 제152화 진짜에게 가짜가 +1 20.05.16 102 1 9쪽
151 제151화 영혼값 +1 20.04.19 106 1 9쪽
150 제150화 실종자들 +1 20.04.12 87 1 9쪽
149 제149화 보물 상자를 날라라 +1 20.04.10 89 1 10쪽
148 제148화 신도 인간도 아닌 존재 +1 20.03.31 150 1 12쪽
147 제147화 검정과 하양 +1 20.03.24 90 1 9쪽
146 제146화 구원자 +1 20.03.15 101 1 10쪽
145 제145화 눈송이들 +1 20.03.11 93 1 8쪽
144 제144화 하얀 무리 +1 20.03.10 105 1 8쪽
143 제143화 마른 하늘에 날벼락 +1 20.03.08 89 1 9쪽
142 제142화 장회장의 정원 +1 20.03.08 94 1 8쪽
141 제141화 알리바바와 도둑들 +1 20.03.06 96 1 7쪽
140 제140화 스핑크스의 방2 +1 20.03.04 119 1 9쪽
139 제139화 스핑크스의 방1 +1 20.03.04 82 1 8쪽
138 제138화 별걸 다하는 +1 20.02.26 111 1 9쪽
137 제137화 너의 연기 +1 20.02.24 110 1 9쪽
136 제136화 배우야? 저승사자야? +1 20.02.23 116 1 8쪽
135 제135화 악마와의 대화5 +1 20.02.22 101 1 7쪽
134 제134화 악마와의 대화4 +1 20.02.20 106 1 8쪽
133 제133화 악마와의 대화3 +1 20.02.18 129 1 8쪽
132 제132화 악마와의 대화2 +1 20.02.15 88 1 9쪽
131 제131화 악마와의 대화1 +1 20.02.15 120 1 9쪽
130 제130화 인연의 고리4 +4 20.02.13 110 1 11쪽
129 제129화 인연의 고리 3 +1 20.02.09 102 1 8쪽
128 제128화 인연의 고리 2 +1 20.02.09 100 1 9쪽
127 제127화 인연의 고리 1 +1 20.02.07 103 1 9쪽
126 제126화 나 저승사자라니까! +1 20.02.03 122 2 8쪽
125 제125화 도시의 밤 +1 20.02.01 111 2 10쪽
124 제124화 고요한 마을 +1 20.01.28 117 2 9쪽
123 제123화 비밀속으로6 +1 20.01.24 108 2 8쪽
122 제122화 비밀속으로5 +1 20.01.24 118 2 8쪽
121 제121화 비밀속으로4 +1 20.01.21 106 2 9쪽
120 제120화 비밀속으로3 +1 20.01.20 101 2 8쪽
119 제119화 비밀속으로2 +1 20.01.17 105 2 8쪽
118 제118화 비밀속으로1 +1 20.01.16 114 2 8쪽
117 제117화 부서진 꿈들 +1 20.01.14 115 2 7쪽
116 제116화 악마가 이상해 +1 20.01.12 119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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