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22.04.28 13:19
연재수 :
2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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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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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
글자수 :
798,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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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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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제100화 모두 한 자리에

DUMMY

떠중이가 저승사자들 곁으로 다가오자 김혁이 먼저 물었다.


“넌 또 어쩐 일이냐?”


악마가 전하는 뭔가 중요한 소식이라도 들고 온 걸까 싶어서였다.


“저도 이 중대한 임무에 합류하라는 거죠. 뭐.”

“이제 악마만 넘어오면 되는 건가? 지구의 지옥화.”


주은정이 뾰족하게 대꾸했다. 악마가 저승을 떠날 수 없다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너 아직도 세상이 지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주은정에게 한마디 하곤 무섭게 노려보는 시선을 피해 떠중이는 얼른 김혁에게 말했다.


“악마님이 날 밝는 대로 선배님 한번 다녀가시라는데요?”


“지금 같은 때 왜?”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 뭔가 얘기해줄 게 있나봐요.”

“너한테 전하면 되지. 굳이 오라는 이유는?”


“저야 모르죠. 중요한 얘기겠죠. 그게 아니면 선배님한테만 하고 싶은 얘기거나. 저야 악마가 하라는 대로 하는 거니까.”


“선배님만? 우리는?”


민하진이 물었다. 떠중이는 ‘김혁’에 또박또박 힘주어 민하진을 향해 대답했다.


“김.혁. 선배님만 오라고 했어. 정확히.”

“치, 뭐 우리는 맨날 찬밥이네.”

“악마한테야 선배님이 제일이지.”


민하진의 말에 주은정도 한마디 거드는 모양새를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둘이 점점 티격태격하는 회수도 줄어든 데다 이젠 보조 맞춰 대꾸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었다. 며칠만에 저렇게 변할 수도 있는 건가 조금 놀랍기까지 했다.


그러나 악마가 김혁만을 위한다는 말은 사실과 달랐다. 김혁은 애들에게 그걸 다시 한번 인식시키려 했다.


“뭐라는 거야? 내가 늬들보단 훨씬 오래 같이 있었으니까 그런 거지. 왜 나뿐이겠냐?”

“선배님만 아닌 척 하지 우리 모두는 다 그렇게 생각해요. 은근 티 많이 내는데 진짜 아니라고 생각해요?”


민하진이 야무지게 대꾸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떠중이가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댔다.


“참, 별걸 다 질투하네.”

“질투가 아니고 사실이 그렇다는 거죠. 악마한테 사랑받는다고 딱히 좋을 것도 없는데 그걸 누가 질투하겠어요?”


주은정이 감정 없이 말했다. 그에 맞춰 떠중이가 동조했다.


“맞아. 악마가 더 좋아해봤자지.”


상황이 요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셋이 편먹고 김혁을 악마 쪽으로 밀어내는 듯.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벌칙이나 핀잔 말고 저승사자들이 악마에게 받을 수 있는 혜택 같은 건 아예 없으니까. 뭐 혹시 환상을 더 근사하게 짜준다거나 길이를 더 길게 해준다거나 하는 거라면 모를까. 그건 당사자만 아는 내용이지 다른 저승사자들과 비교할 꺼리가 아니었다.


“야 조심해. 나처럼 빨갛게 변하면 어쩌려고?”


‘악마새끼’라고 했다가 온 몸에 얼룩점이 새겨졌던 민하진은 악마에 대해 말하는 것에 한층 더 조심스러워진 분위기였다. 그런 민하진의 표정에 주은정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김혁이 생각하기엔 악마가 몸을 빨갛게 만들거나 파랗게 만들거나 주은정은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게 분명했다. 민하진 만큼 외모에 특별히 집착하지도 않는데다 때로는 악마도 주은정의 눈치를 보는 것 같으니. 김혁은 가만히 서 있는 떠중이에게 물었다.


“악마가 뭐라고 하면서 널 가라고 했는데?”

“이제 여기가 좀비 세상이 된다면서요? 셋만으론 부족할 거라더라고요.”

“그 말뿐이야?”

“네. 아, 참 인간들에게 우리 정체를 들키지 않게 좀 더 주의를 기울이라고 하던데요?”

“음.”


김혁이 짧게 대꾸하자 떠중이는 민하진과 주은정을 향해 쾌활하게 말했다.


“야, 내가 좀비를 실제로 보게 될 날이 오네. 이게 무슨 일인지? 야, 근데 좀비가 원래 부두교에서 만들어진 노예들이었던 건 알아?”


떠중이가 또 장광설을 늘어놓은 태세자 주은정과 민하진이 입을 모아 제지했다.


“야야, 관심 없어.”

“야아~, 그만해. 그런 골치 아픈 얘기 듣고 싶지 않아.”


민하진은 손사래까지 쳐가며 만류하는데도 언제나처럼 떠중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바꾸고 대꾸했다.


“이게 왜 골치 아픈 얘기야? 흥미로운 얘기지.”

“뭐 그런 거 안다고 좀비 잡는 게 쉬워져?”

“아니 그건 아니지...”

“그럼 그걸 안다고 좀비 치료제를 만들 수 있어?”

“아니.”

“그럼...”

“아 됐어. 됐어. 안 하면 되잖아. 명색이 좀비 잡는 저승사자라면 그런 것도 알고 있음 좋잖아? 지식 좀 늘리자는데 뭘 그렇게 질색을 하는지.”

“넌 간단하게 설명하는 법을 모르잖아. 시작하면 주구장창 계속 떠들거잖아.”

“재미있는 얘긴데 좀 길면 어때? 넌 스스로 상식이 좀 부족하단 생각이 안 들어?”

“나중에 너 얘기 좋다는 사람한테나 실컫 들려주라고 난 싫으니까.”


민하진과 떠중이의 대화는 그렇게 계속 이어질 태세다. 김혁은 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악마가 강탄이의 꿈에 나타나서 왜 자신을 따르라고 했을까? 왜 그런 말을 했는지를 생각해봤다. 강탄이와 건수가 저승사자들을 도울 수도 있다는 김혁의 생각에 악마도 동의했다는 뜻일까?


김혁은 강탄이와 건수를 바라봤다. 그들은 꿈 얘기에 이어 건수 엄마가 꾼 꿈 얘기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무슨 말로 저들을 따르게 하지? 뭘 하길 원하는 걸까? 저들은 우선 마을로 돌아갈 거고 그리고 마을을 알아내고 나면 그 다음은? 저들이 도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뿐 뭘 하게 해야 할지도 당장 생각나는 건 없었다. 아직 아무것도 제대로 시작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저들의 생존을 도우라는 뜻인가?


“악마는 내가 저들 앞에 나타나길 바란다는 거지?”


김혁이 민하진과 가볍게 티겨태격거리고 있는 떠중이에게 물었다.


“아마도? 별 말은 없었어요.”

“뭐 이왕 널 보낼 거였으면 뚜렷한 명령을 전달할 것이지 참.”

“낼 가시면 아시게 될 건데요. 뭘.”


“그럼 난 저들과 동행할 테니 너희들은 대기하고 있다가 몰래 따라 와. 아 참 시내 가서 깨끗한 차 한 대만 구해와라.”

“차요?”

“마을까지 언제 걸어가? 인간들 발걸음이면 날 다 새도록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여긴 외져서 차도 잘 안 다닌다더라고.”

“네.”


김혁은 리스트를 꺼냈다.


“거기 장씨성 가진 사람 누르면 도시로 이동할 거야. 여기서 조금 나가면 큰 길이 있으니까 그 길 어디쯤으로 갖다 놓고 우연히 만나는 것처럼 하자고. 내가 차를 세울 테니까.”


고개를 끄덕이던 떠중이가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


“전 운전을 못하는데요? 들고 오는 것까진 하겠지만.”


민하진이 잽싸게 대꾸했다.


“나, 나, 운전할 수 있어.”

“미성년잔데 운전을 어디서 배웠어?”

“아빠 차로 좀 배웠죠.”


민하진이 싱글거리며 말했다. 남들 공부할 때 영 엉뚱한 일만 골라서 한 청소년이었다는 반증.


“그럼 너희 둘이 같이 갔다 와.”

“넵.”


민하진과 떠중이가 리스트의 장회장 이름을 손으로 찍고 사라졌다. 김혁은 혼자 남겨진 주은정에게 말했다.


“혹시 이동 중에 우리 주변 좀비들은 네가 맡아줘.”

“네. 염려 마세요.”


김혁은 오두막 밖으로 나가 오두막 문을 쿵쿵 두드렸다. 안에서 새어나오던 말소리가 뚝 멈췄다. 그들은 누가 외진 오두막 문을 노크하는가 긴장한 상태로 가늠해보고 있을 터였다.


작가의말

제가 100화를 쓸 날이 오네요.

처음 쓸 때만해도 50화까지만 예상했었는데 말이죠. 1부까지 합하면 거의 150화 가까이 썼네요. 다른 분들이 200~300화 이렇게 쓰신다는 걸 보면 저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 궁금해하며 100화도 못 쓰겠다고 투덜거리던게 얼마 안 됐는데 말이어요.


암튼 여기까지 써온 것만으로도 되게 뿌듯하군요. 크리스마스 특집 같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네요.


독자님들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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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제205화 만남1 +1 22.02.21 33 1 9쪽
206 제204화 기다림4 +1 21.07.17 64 1 10쪽
205 제203화 기다림3 +1 21.07.06 64 1 9쪽
204 제202화 기다림2 +1 21.06.10 68 1 9쪽
203 제201화 기다림1 +1 21.05.28 86 1 10쪽
202 제200화 악마는 왜 그럴까5 +1 21.05.15 68 1 12쪽
201 제199화 악마는 왜 그럴까4 +1 21.05.14 58 1 11쪽
200 제198화 악마는 왜 그럴까3 +1 21.05.10 79 1 10쪽
199 제197화 악마는 왜 그럴까2 +1 21.05.01 166 1 11쪽
198 제196화 악마는 왜 그럴까1 +1 21.04.24 108 1 9쪽
197 제195화 심판4 +1 21.04.18 140 1 9쪽
196 제194화 심판3 +1 21.04.15 190 1 9쪽
195 제193화 심판2 +1 21.04.11 157 1 10쪽
194 제192화 심판1 +1 21.04.09 188 1 10쪽
193 제191화 존재이유10 +1 21.04.05 93 1 9쪽
192 제190화 존재이유9 +1 21.04.04 78 1 9쪽
191 제189화 존재이유 8 +1 21.03.30 75 1 10쪽
190 제188화 존재 이유7 +1 21.03.26 70 1 9쪽
189 제187화 존재 이유6 +1 21.03.16 99 1 9쪽
188 제186화 존재 이유5 +1 21.03.14 66 1 10쪽
187 제185화 존재 이유4 +1 21.03.09 111 1 9쪽
186 제184화 존재 이유3 +1 21.03.03 94 1 9쪽
185 제183화 존재 이유2 +1 21.03.02 61 1 10쪽
184 제182화 존재 이유1 +1 21.02.26 79 1 9쪽
183 제181화 열길 사람속 탐험4 +1 21.02.22 93 1 9쪽
182 제180화 열길 사람속 탐험3 +1 21.02.21 63 1 8쪽
181 제179화 열길 사람속 탐험2 +1 21.02.16 68 1 9쪽
180 제178화 열길 사람속 탐험1 +1 21.02.14 90 1 8쪽
179 제177화 재회3 +1 21.02.06 75 1 8쪽
178 제176화 재회2 +1 21.01.31 83 1 8쪽
177 제175화 재회1 +1 21.01.30 103 1 10쪽
176 제174화 세상의 오해5 +1 21.01.27 87 1 10쪽
175 제173화 세상의 오해4 +1 21.01.19 88 1 8쪽
174 제172화 세상의 오해3 +1 21.01.17 71 1 8쪽
173 제171화 세상의 오해2 +1 21.01.16 104 1 9쪽
172 제170화 세상의 오해1 +1 21.01.15 76 1 10쪽
171 제169화 가난한 사람들3 +1 21.01.04 90 1 9쪽
170 제168화 가난한 사람들2 +1 20.12.30 98 1 10쪽
169 제167화 가난한 사람들1 +1 20.12.29 72 1 8쪽
168 제168화 사람의 마음2 +1 20.12.16 75 1 12쪽
167 제167화 사람의 마음1 +1 20.12.16 91 1 9쪽
166 제166화 가족2 +1 20.11.25 87 1 10쪽
165 제165화 가족1 +1 20.11.25 84 1 9쪽
164 제164화 대화는 어려워 +1 20.11.20 89 1 11쪽
163 제163화 그들의 아지트 +1 20.11.13 78 1 12쪽
162 제162화 봄바람같은 +1 20.10.27 72 1 11쪽
161 제161화 마트5 +3 20.10.08 91 2 10쪽
160 제160화 마트4 +3 20.09.27 82 2 9쪽
159 제 159화 마트3 +3 20.09.18 113 2 11쪽
158 제158화 마트2 +3 20.09.11 80 2 12쪽
157 제157화 마트1 +1 20.09.01 82 1 11쪽
156 제156화 버스2 +1 20.08.22 69 1 9쪽
155 제155화 버스1 +1 20.08.21 78 1 10쪽
154 제154화 풀리지 않을 오해 +1 20.07.27 112 1 9쪽
153 제153화 강도라구? +1 20.07.26 96 1 11쪽
152 제152화 진짜에게 가짜가 +1 20.05.16 101 1 9쪽
151 제151화 영혼값 +1 20.04.19 105 1 9쪽
150 제150화 실종자들 +1 20.04.12 87 1 9쪽
149 제149화 보물 상자를 날라라 +1 20.04.10 89 1 10쪽
148 제148화 신도 인간도 아닌 존재 +1 20.03.31 150 1 12쪽
147 제147화 검정과 하양 +1 20.03.24 90 1 9쪽
146 제146화 구원자 +1 20.03.15 100 1 10쪽
145 제145화 눈송이들 +1 20.03.11 92 1 8쪽
144 제144화 하얀 무리 +1 20.03.10 105 1 8쪽
143 제143화 마른 하늘에 날벼락 +1 20.03.08 88 1 9쪽
142 제142화 장회장의 정원 +1 20.03.08 93 1 8쪽
141 제141화 알리바바와 도둑들 +1 20.03.06 95 1 7쪽
140 제140화 스핑크스의 방2 +1 20.03.04 118 1 9쪽
139 제139화 스핑크스의 방1 +1 20.03.04 81 1 8쪽
138 제138화 별걸 다하는 +1 20.02.26 110 1 9쪽
137 제137화 너의 연기 +1 20.02.24 109 1 9쪽
136 제136화 배우야? 저승사자야? +1 20.02.23 116 1 8쪽
135 제135화 악마와의 대화5 +1 20.02.22 100 1 7쪽
134 제134화 악마와의 대화4 +1 20.02.20 106 1 8쪽
133 제133화 악마와의 대화3 +1 20.02.18 128 1 8쪽
132 제132화 악마와의 대화2 +1 20.02.15 88 1 9쪽
131 제131화 악마와의 대화1 +1 20.02.15 119 1 9쪽
130 제130화 인연의 고리4 +4 20.02.13 110 1 11쪽
129 제129화 인연의 고리 3 +1 20.02.09 102 1 8쪽
128 제128화 인연의 고리 2 +1 20.02.09 99 1 9쪽
127 제127화 인연의 고리 1 +1 20.02.07 102 1 9쪽
126 제126화 나 저승사자라니까! +1 20.02.03 121 2 8쪽
125 제125화 도시의 밤 +1 20.02.01 111 2 10쪽
124 제124화 고요한 마을 +1 20.01.28 117 2 9쪽
123 제123화 비밀속으로6 +1 20.01.24 108 2 8쪽
122 제122화 비밀속으로5 +1 20.01.24 117 2 8쪽
121 제121화 비밀속으로4 +1 20.01.21 105 2 9쪽
120 제120화 비밀속으로3 +1 20.01.20 101 2 8쪽
119 제119화 비밀속으로2 +1 20.01.17 104 2 8쪽
118 제118화 비밀속으로1 +1 20.01.16 114 2 8쪽
117 제117화 부서진 꿈들 +1 20.01.14 115 2 7쪽
116 제116화 악마가 이상해 +1 20.01.12 11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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