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22.04.28 13:19
연재수 :
211 회
조회수 :
62,564
추천수 :
637
글자수 :
798,796

작성
20.01.04 11:08
조회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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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8쪽

제109화 사랑하기에2

DUMMY

김혁이 남자를 부축해 집안으로 들어가니 민하진과 떠중이가 여자를 방안에 뉘여놓고 서 있었다.


“우아아앙, 콰악! 우아앜!”


여자는 더 격렬히 몸부림쳤다. 끊임없이 침을 흘려대며 잠시도 쉬지 않고 입을 벌려댔다. 남자가 여자를 보자마자 김혁의 부축에서 떨어져 나가 한쪽 다리부터 방으로 들어섰다.


“화련아!!”


남자가 한쪽 다리로 지탱하던 몸을 방바닥에 털썩 쓰러뜨리며 흐느꼈다.


“다른 방으로 옮길까요?”


떠중이가 말하자 남자가 잽싸게 소리쳤다.


“안돼. 건드리지 마. 아무데도 못 데려가.”

“이 여잔 다시 예전처럼 될 수 없어.”


김혁이 말했지만 남자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상관 마. 차라리 날 화련이랑 같이 묶어. 죽을 때까지 같이 있을 거니까.”

“당신은 좀비가 안 될 수도 있어. 특별한 상처나 긴밀한 접촉이 없었다면 확률은 적어. 게다가 좀비가 되기 전이었으니까 어쩌면...”


김혁도 확신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었지만 남자는 단호했다.


“아니, 좀비가 되든 안 되든 상관없어. 화련이를 여기 혼자 두지 않을 거야.”

“좀비는...”


떠중이가 하려는 말을 김혁이 막았다. 남자는 좀비로 변한 아내를 보며 말했다.


“이 여잔 날 위해 모든 걸 다 했어. 밥도 차려주고 머리도 감겨주고 내 손발이 돼줬다고. 집안 곳곳에 또 내 모든 것에 이 사람 손길이 닿았는데 내가 안 변할 리 없지. 결국 그렇게 된다면 잠시라도 같이 있을 거야.”


“좀비는 살려둬선 안돼.”


떠중이가 하려던 말을 마쳤다.


“내가 변할 때까지만이라도 그냥 내버려둬. 오늘 밤만이라도, 아니 한 시간만이라도.”


남자의 애절하면서도 완강한 태도에 김혁은 떠중이와 민하진을 바라봤다. 남자가 변할지 안 변할지를 지켜봐야 하는 건 맞지만 남자의 요구 조건이 좀비와 함께 묶어 달라는 것이니 난감한 일이었다. 여자에게 그런 악다구니를 들어놓고 대체 이 남자는 어째서 이러는 걸까? 이해하기 힘들었다.


“나 하나 믿고 여기 온 여자야. 내가 마지막은 지켜줘야지.”


남자의 눈에 또 다시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하지만...”

“부탁이야. 아까 한 말은 분명 진심이 아니었을 거야. 진심이었대도... 내가 할 말은 없지. 다 사실이니까. 이런 데서 살긴 아까운 여자지. 하지만 화련이는 그런 여자가 아니야. 내가 알아.”


남자는 여자가 삼인조 중의 누군가를 만났다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걸까? 아니면 그렇다 해도 상관없다는 건가? 정황상 여자가 삼인조 중 하나를 만난 건 분명해 보인다. 혹 삼인조가 감염시킨 다른 감염자 때문이라 하더라도 그저 시장을 보는 정도라면 저렇듯 감염될 리 없다.

짱돌 애인처럼 긴밀한 사이에나 나눌법한 신체 접촉이나 삼인조처럼 짱돌 옆에 앉았거나 좁은 차안에서 함께 머물렀던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게 누구든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와 그럴만한 사이였다는 얘기가 된다. 김혁은 그런 말들까지 해가며 남자를 납득시키고 싶진 않았다. 어차피 이미 벌어진 일이고 되돌릴 수도 없다. 남겨진 자에게 굳이 모르는 일까지 이르집어서 더 큰 상처를 남길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남자가 잘못된 믿음으로 자신까지 버리게 둘 순 없다. 혹시 상상치 못한 어떤 다른 일로 여자가 좀비가 됐을 수도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역시 생각나는 건 없다. 또 남자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남자는 여자가 좀비가 된 다음에도 거리낌없이 여자를 만졌기 때문에 그것도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 그런 이유들이 더욱 진실을 꺼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진실보다는 남자가 하고 싶은 대로 두는 편이 옳은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남아 있는 시간도 얼마 없으므로.


남자는 이제 여자에게로 바짝 다가가 사랑스럽게 그 손을 감싸 쥐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는 고개를 돌려 남자 쪽으로 입을 한껏 벌려 물어뜯으려 했다.


“크아악! 크윽.”


여자는 묶여 있는 몸을 이리 저리 흔들며 어떻게든 먹이에게 닿으려 안간힘 쓰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입에 닿는 것이 없자 허공에서 입맛을 다시며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이리 저리 흔들어 대는 짐승과 같았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퍽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김혁은 저러다 남자가 제 살이라도 바치겠다고 하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얘들아, 등을 맞대고 같이 묶어.”

“선배님!”


민하진도 떠중이도 걱정스런 눈빛으로 김혁을 바라봤다.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잠시 둘만의 시간을 주자고.”


김혁은 남자를 향해 말을 이어갔다.


“몇 시간뿐이야. 그 후엔 우리도 어쩔 수 없다.”


떠중이가 줄을 더 가져와 남자와 좀비가 된 여자의 등을 맞대게 앉혀 놓고 함께 묶었다. 남자는 묶인 후에도 여자의 손을 놓지 않았다.


저승사자들은 집밖 마당에 모여 섰다. 주은정도 몸을 나타냈다.


“저 남자 넘 불쌍하다.”


민하진이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하자 주은정이 대꾸했다.


“난 저 여자가 더 불쌍한데? 좀비 되기 전에 저 여자 눈에서 눈물 반짝이는 거 못 봤어? 자기가 좀비가 될 줄 예감한 거야. 그래서 더 모질게 그런 거라고.”


“정말? 난 못 봤는데? 에이 그렇다고 그렇게 독설을 퍼붓는다고? 마지막이라서 정 뗄라고 그랬다는 거지? 니 말은?”


“내가 보기엔 그래.”

“아웅, 진짜라면 넘 슬픈데.”

“사랑은 너무 복잡해.”


떠중이가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옛날에 우리 할머니가 그랬는데 참 지랄 맞은 게 사랑이라고.”


떠중이의 옛말 인용이나 책에서 얻은 지식을 주워섬기는 일은 흔한 일이라 주은정은 곧장 김혁을 향해 말했다.


“마을을 다 둘러봤는데 좀비는 없었어요.”

“그래. 잘 했어.”


김혁은 그 말을 하며 마을 쪽을 봤다. 불이 꺼진 집은 없었다. 모두 숨을 죽인 채 고독한 불안에 떨고 있을 거였다.


“이제 어떡하죠? 마을 사람들을 그냥 저대로 둬도 될까요?”

“생각 좀 해보자. 일단 문단속들은 할 테니까. 우선 시장 주변 마을을 먼저 둘러봐야 할 것 같은데.”

“...삼인조들이 근처까지 왔다면 왜 여길 안 왔을까요?”

“...”


“근데 저 여잔 정말 그 중에 누구랑 무슨 관계였을까요?”

주은정도 다른 관계를 의심하고 있긴 했던 모양이었다.


“마을로 오던 길에 우연히 만난 게 아닐까? 그게 아니면 마을 사람이 장보러 오는 걸 아니까 동향을 묻고 싶어서 따로 기다렸거나.”


떠중이가 대답하고 민하진은 뭔가 하나를 발견했다는 듯 말했다.


“근데 아까 여자의 마지막 독설이 진짜 사랑해서 그런 거라면 바람피우고 그런 건 아니란 거잖아. 내 생각엔 아무도 모르게 만나려고 혼자 장을 보러 간 것 같은데? 그러니까 그건 다 진심이었던 거야.”


민하진은 여자가 바람 피운다 쪽으로 생각하는 듯했지만 주은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전부 추측일 뿐이었다. 눈물도 땀이 흐르다 눈가에서 반짝인 걸 수도 있고 여자가 바람을 피웠거나 아니거나 지금 중요한 사실은 아니다. 김혁은 우선 일처리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렀다.


“오전 중으로 볼일도 보고 차로 오갈 거리면 꽤 가깝다는 건데 어디 쯤인지 알아내서 빨리 가보자고.”

“저 여자가 저렇다면 오후부턴 좀비가 돌아다녔단 말이 되는데요.”

“후, 그렇겠지. 그러니까 거기가 더 급하지.”


주은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몸을 사라지게 만들었고 김혁은 나머지와 함께 건수네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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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제207화 만남3 +1 22.03.01 33 1 11쪽
208 제206화 만남2 +1 22.02.23 38 1 10쪽
207 제205화 만남1 +1 22.02.21 33 1 9쪽
206 제204화 기다림4 +1 21.07.17 64 1 10쪽
205 제203화 기다림3 +1 21.07.06 64 1 9쪽
204 제202화 기다림2 +1 21.06.10 68 1 9쪽
203 제201화 기다림1 +1 21.05.28 86 1 10쪽
202 제200화 악마는 왜 그럴까5 +1 21.05.15 68 1 12쪽
201 제199화 악마는 왜 그럴까4 +1 21.05.14 58 1 11쪽
200 제198화 악마는 왜 그럴까3 +1 21.05.10 79 1 10쪽
199 제197화 악마는 왜 그럴까2 +1 21.05.01 166 1 11쪽
198 제196화 악마는 왜 그럴까1 +1 21.04.24 108 1 9쪽
197 제195화 심판4 +1 21.04.18 140 1 9쪽
196 제194화 심판3 +1 21.04.15 190 1 9쪽
195 제193화 심판2 +1 21.04.11 157 1 10쪽
194 제192화 심판1 +1 21.04.09 188 1 10쪽
193 제191화 존재이유10 +1 21.04.05 93 1 9쪽
192 제190화 존재이유9 +1 21.04.04 78 1 9쪽
191 제189화 존재이유 8 +1 21.03.30 75 1 10쪽
190 제188화 존재 이유7 +1 21.03.26 70 1 9쪽
189 제187화 존재 이유6 +1 21.03.16 99 1 9쪽
188 제186화 존재 이유5 +1 21.03.14 66 1 10쪽
187 제185화 존재 이유4 +1 21.03.09 111 1 9쪽
186 제184화 존재 이유3 +1 21.03.03 94 1 9쪽
185 제183화 존재 이유2 +1 21.03.02 61 1 10쪽
184 제182화 존재 이유1 +1 21.02.26 79 1 9쪽
183 제181화 열길 사람속 탐험4 +1 21.02.22 93 1 9쪽
182 제180화 열길 사람속 탐험3 +1 21.02.21 63 1 8쪽
181 제179화 열길 사람속 탐험2 +1 21.02.16 68 1 9쪽
180 제178화 열길 사람속 탐험1 +1 21.02.14 90 1 8쪽
179 제177화 재회3 +1 21.02.06 75 1 8쪽
178 제176화 재회2 +1 21.01.31 83 1 8쪽
177 제175화 재회1 +1 21.01.30 103 1 10쪽
176 제174화 세상의 오해5 +1 21.01.27 87 1 10쪽
175 제173화 세상의 오해4 +1 21.01.19 88 1 8쪽
174 제172화 세상의 오해3 +1 21.01.17 71 1 8쪽
173 제171화 세상의 오해2 +1 21.01.16 104 1 9쪽
172 제170화 세상의 오해1 +1 21.01.15 76 1 10쪽
171 제169화 가난한 사람들3 +1 21.01.04 90 1 9쪽
170 제168화 가난한 사람들2 +1 20.12.30 98 1 10쪽
169 제167화 가난한 사람들1 +1 20.12.29 72 1 8쪽
168 제168화 사람의 마음2 +1 20.12.16 75 1 12쪽
167 제167화 사람의 마음1 +1 20.12.16 91 1 9쪽
166 제166화 가족2 +1 20.11.25 88 1 10쪽
165 제165화 가족1 +1 20.11.25 85 1 9쪽
164 제164화 대화는 어려워 +1 20.11.20 89 1 11쪽
163 제163화 그들의 아지트 +1 20.11.13 78 1 12쪽
162 제162화 봄바람같은 +1 20.10.27 72 1 11쪽
161 제161화 마트5 +3 20.10.08 91 2 10쪽
160 제160화 마트4 +3 20.09.27 83 2 9쪽
159 제 159화 마트3 +3 20.09.18 114 2 11쪽
158 제158화 마트2 +3 20.09.11 81 2 12쪽
157 제157화 마트1 +1 20.09.01 8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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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제155화 버스1 +1 20.08.21 7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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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제153화 강도라구? +1 20.07.26 97 1 11쪽
152 제152화 진짜에게 가짜가 +1 20.05.16 101 1 9쪽
151 제151화 영혼값 +1 20.04.19 105 1 9쪽
150 제150화 실종자들 +1 20.04.12 87 1 9쪽
149 제149화 보물 상자를 날라라 +1 20.04.10 89 1 10쪽
148 제148화 신도 인간도 아닌 존재 +1 20.03.31 150 1 12쪽
147 제147화 검정과 하양 +1 20.03.24 90 1 9쪽
146 제146화 구원자 +1 20.03.15 101 1 10쪽
145 제145화 눈송이들 +1 20.03.11 92 1 8쪽
144 제144화 하얀 무리 +1 20.03.10 105 1 8쪽
143 제143화 마른 하늘에 날벼락 +1 20.03.08 89 1 9쪽
142 제142화 장회장의 정원 +1 20.03.08 94 1 8쪽
141 제141화 알리바바와 도둑들 +1 20.03.06 96 1 7쪽
140 제140화 스핑크스의 방2 +1 20.03.04 119 1 9쪽
139 제139화 스핑크스의 방1 +1 20.03.04 81 1 8쪽
138 제138화 별걸 다하는 +1 20.02.26 111 1 9쪽
137 제137화 너의 연기 +1 20.02.24 109 1 9쪽
136 제136화 배우야? 저승사자야? +1 20.02.23 116 1 8쪽
135 제135화 악마와의 대화5 +1 20.02.22 101 1 7쪽
134 제134화 악마와의 대화4 +1 20.02.20 106 1 8쪽
133 제133화 악마와의 대화3 +1 20.02.18 129 1 8쪽
132 제132화 악마와의 대화2 +1 20.02.15 88 1 9쪽
131 제131화 악마와의 대화1 +1 20.02.15 120 1 9쪽
130 제130화 인연의 고리4 +4 20.02.13 110 1 11쪽
129 제129화 인연의 고리 3 +1 20.02.09 102 1 8쪽
128 제128화 인연의 고리 2 +1 20.02.09 99 1 9쪽
127 제127화 인연의 고리 1 +1 20.02.07 103 1 9쪽
126 제126화 나 저승사자라니까! +1 20.02.03 122 2 8쪽
125 제125화 도시의 밤 +1 20.02.01 111 2 10쪽
124 제124화 고요한 마을 +1 20.01.28 117 2 9쪽
123 제123화 비밀속으로6 +1 20.01.24 108 2 8쪽
122 제122화 비밀속으로5 +1 20.01.24 117 2 8쪽
121 제121화 비밀속으로4 +1 20.01.21 105 2 9쪽
120 제120화 비밀속으로3 +1 20.01.20 101 2 8쪽
119 제119화 비밀속으로2 +1 20.01.17 104 2 8쪽
118 제118화 비밀속으로1 +1 20.01.16 114 2 8쪽
117 제117화 부서진 꿈들 +1 20.01.14 115 2 7쪽
116 제116화 악마가 이상해 +1 20.01.12 11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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