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패밀리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게임

완결

flowerday
작품등록일 :
2018.05.13 11:42
최근연재일 :
2018.05.18 12:52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913
추천수 :
0
글자수 :
42,415

작성
18.05.14 11:20
조회
78
추천
0
글자
7쪽

아파타 패밀리 2편

아바타 패밀리 로그인




DUMMY

그의 나이 45세.

그에게는 서류상의 가족도 없다.

부모님은 3년 전 쯤에 줄줄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내와는 5년 전 이혼하였다.

이혼하자고 말하던 아내에게도 몇 마디 하지 않았다.

당신의 무능력에 아들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이유로,

아들을 데려가겠고 말했을 때도,

괴롭고 아픈 심정을 꾹꾹 숨기며 내색하지 않았다.

무능력한 건 사실이니까.

달리 어떠한 말로,

핏대를 세우며 앉아 있는 아내를 이해시킬 방법이 없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더 좋은 환경에서 당신과 아들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그런 장담할 미래가 그에게는 없었던 것이고,

그것이 아내에게 무안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가 한상구와 이혼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그의 무능력 때문이 아니라 그의 우유부단함 때문이었다.


그의 아내는 지금은 다른 남자와 같이 살고 있고,

아내와 같이 사는 아들은 고 1이라 한창 공부하느라 바쁘다.

아들은 그런 한상구를 한편으로 이해하는듯했지만,

자신의 많지 않은 나이에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게 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또래와는 달리 유난히 말이 없었고 무뚝뚝하였다.

그런 아들에게 한상구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씩 전화하고,

학교 근처로 가서 만나기도 하였다.

한상구에겐 아들을 만나 그간의 안부와 고민 등을 묻고,

용돈이 필요한지 챙겨주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아들은 새로운 아빠에게도 그다지 정을 못 느끼는 모양이었다.

엄마를 생각해 그와 크게 부딪히지는 않고 있지만,

엄마의 이혼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그를 만날 때 태인이는 가끔 말하곤 했다.

그의 그런 성격이 아들의 많은 돌출된 부분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었다.

태인이에게는 아닌지 모르겠지만,

한상구에게는 현재 자신의 삶에 있어서,

유일한 위로이자 희망은 아들인 태인이밖에 없었다.

그래서 항상 자신이 태인이에게 뭔가 해줄 수 있는걸

찾으려 노력했지만,

그다지 능력 없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태인이를 만나 이것저것 사주고,

고민 같은 것을 들어주는 길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아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선물 마저도 못하게 되었다.

아내가 그런 것들을 사 보내지 말라고 전화를 하면서부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것도 이해가 된다고 생각할 때부터였다.

'그렇게 매번 만날 때마다 물건을 사서 보내면 새 아빠가 부담을

느끼던지 좋아하지 않겠지!'.

아내는 그걸 자격지심이라 했다.

그리고 그건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고 했다.


평일인데도 남부순환로가 막히기 시작한다.

평소 같았으면 길이 막혀 짜증이 나겠지만,

오늘은 아무렇지도 않고 평온하다.

이제 그다지 바쁠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막히는 차 안에서 생각했다.

"당분간은 쉬어야겠다."

쉬면서 인생을 정리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다시금 가슴속 깊숙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이제까지의 평온이 무너지려 하는 순간

그는 필사적으로 다른 생각들을 할 거리를 찾으면서

막히는 택시 안에서 창밖을 보며 두리번거렸다.

택시 반대편에 버스가 한 대 섰다.

그 푸른색 버스의 옆면에 커다랗게 광고판이 하나 보였다.


"전 세계 5천만 네티즌이 열광한 그 게임 더 스페이스 온라인 "

"이제 당신이 우주를 경영해 보세요."

"당신의 능력을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버스 옆면에 붙어있는 무감각한 피조물로 넘겼을,

듯한 유치하기만 한스러운 간판이.

한상구의 이 평온을 지키려는 힘겨운 노력으로 인해,

그날은 이상한 감흥으로 찾아온다.

그는 한 자 한 자 그 글에 적힌 카피들의 의미를 무감각하게 훑어보았다.


" 전 세계 5000만이라니 " 저런 말도 안 되는...,

우주 경영이라...

"당신의 능력을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


어느 상사 구직회사에서나 어울릴것 같은 그 카피를 읽고 있으니

전 세계,

아니 조그마한 사무실에서조차도 평가받지 못했던

자신의 지난 인생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그것이 막연한 먹먹함으로 자리 잡으려는 찰라,

저런 버스 광고판 따위에

자신의 생이 덧 없음을 느꼈고,

무심하게 괴로워 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아들 태인이도 저런 게임에 빠져 살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돈을 얼마나 쏟아부었는지,

그 막히는 도로에 반대편을 가로지르는 버스에는

어김없이 " 더 스페이스 온라인 " 게임에 대한 광고판뿐이었다.

아니 실상은 다른 간판들도 몇 개 있었지만,

그날따라 한상구에게는 그 카피만이 눈에 띄고 있었다.


" 당신의 능력을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스를 들고 계단을 올라 어두운 현관문을 열고 서 있으니,

잠시간의 홀가분함은 이제 끝이 나고,

한 부장은 드디어 이제 혼자라는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가져온 상자를 거실 한쪽에 세워두고는

옷을 벗고 침대에 그냥 누워 버렸다 .


'이제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

'일단은 친구들 중 장사나 사업하는 놈들을 찾아가 보자.'

'아니,

전어가 한창인데 일단 남해안 쪽으로 잠시 여행이나 다녀볼까...'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어떠한 생각 중에는

"구체화한 미래 "나, "희망, 플랜..." 같은 건설적인 단어는

한마디도 없음을 깨닫고는 무표정하게 얼굴을 덮고 잠이 들어 버렸다.

잠이 들면서 아까 택시 안에서 보았던

"더 스페이스 온라인" 의 카피가 불현듯 생각이 난다.


"당신의 능력을 전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에겐


누구나 기다려 주는 그런 능력이 없는 것일까....

하다못해,

아내나 아들만이라도 인정해주는,

그런 정도의 능력....'


그렇게 잠이 들면서,

한상구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예전 어느 명절날인가 ..

자신의 옛 아내와 손잡고 TV에서 함께 봤던,

어느 우주 영화에 나오는 대형 우주 비행선의 선장이 되어서,

신나 하는 아들과 아내를 태우고 우주를 여행하는 꿈을.


모든 사람이 자신을 존중하고,

어느 곳을 방문하던지 자신의 일행들에게 호의적인 수많은 사람들.

위험에 빠진 자신의 함선을 구해내면서,

자신의 품에 안겨 기뻐하고 있는 아내와 아들, 선원들.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별들....

우주....

새로운 희망과 미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탐험과 욕구.


자신이 느끼고 싶었던 모든 감정.

자유로움과 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

가족들의 신뢰.

새로운 도전과 희망.

넘쳐 오르는 용기.

아름다운 꿈.....


'아아

이 얼마나 눈물 나게 가지고 싶었던 완벽함 이란 말인가.'

모든 것이 자기가 찾고 있던 그 환상이었다.

태인이의 기뻐하는 모습에 꿈속에서도 가슴이 아련해진다.


"당신의 능력을 전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바타 패밀리 로그아웃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바타 패밀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아바타 패밀리 13편 (완결) 18.05.18 76 0 6쪽
12 아바타 패밀리 12편 18.05.18 69 0 8쪽
11 아바타 패밀리 11편 18.05.17 39 0 9쪽
10 아바타 패밀리 10편 18.05.17 66 0 8쪽
9 아바타 패밀리 9편 18.05.16 52 0 7쪽
8 아바타 패밀리 8편 18.05.16 86 0 8쪽
7 아바타 패밀리 7편 18.05.15 55 0 7쪽
6 아바타 패밀리 6편 18.05.15 80 0 8쪽
5 아바타 패밀리 5편 18.05.15 88 0 7쪽
4 아바타 패밀리 4편 18.05.14 55 0 7쪽
3 아바타 패밀리 3편 18.05.14 67 0 7쪽
» 아파타 패밀리 2편 18.05.14 79 0 7쪽
1 아바타 패밀리 1편 18.05.13 100 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