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술사의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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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턴
작품등록일 :
2018.05.13 22:38
최근연재일 :
2018.07.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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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2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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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극

DUMMY

파슬리가 유노를 만나러 자리를 비운 사이, 나머지 세 사람은 여관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알루카드가 파슬리와 유노의 데이트를 미행할 것을 요구했고, 바티스타는 도덕적으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거절하였다.


샬롯은 알루카드에게 달라붙어서 허벅지에 얼굴을 문댔다. 알루카드는 질색해서 샬롯을 밀어냈지만, 그럴수록 샬롯은 알루카드에게 더욱 끈덕지게 달라붙었다.


"대체 이 바보는 왜 자꾸 나한테 달라붙는 거야?"

"알루카드, 그건 당신이 샬롯에게 가르친 애정표현 방법입니다."


알루카드는 샬롯을 밀어내면서 다시 한 번 파슬리를 미행할 것을 요구했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파슬리가 여관으로 돌아왔다.


"다녀왔어."


짧게 상투적인 인삿말을 건넨 파슬리는 어떠한 말도 더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웠다. 말을 돌보거나, 수집품들을 깨끗이 닦거나, 하다못해 하루의 일과를 일기에 기록하는 일조차 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알루카드와 샬롯과 놀아주곤 하였다. 오늘만큼은 그런 것도 없었다.


알루카드, 샬롯, 바티스타, 세 사람 모두 입을 열어 말하진 않았지만 원인은 짐작하고 있었다. 유노였다.


"저기, 혹시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무 일도···."


공허한 시선으로 천장을 올려다보면서 파슬리가 짧게 대답했다.


세 사람은 걱정되는 눈빛으로 파슬리를 지켜보았다. 뭔가 걱정거리가 있으면 자신들에게 말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한참을 침묵을 지키던 파슬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데이트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푸흡, 방금 뭐라고?"


알루카드는 너무 놀란 나머지 침대에서 굴러떨어질뻔했다. 다행히 바닥과 입을 맞추는 일은 없었지만, 대신에 입에 머금고 있던 우유를 샬롯의 머리에 뿜었다. 머리와 옷이 젖은 샬롯이 항의의 표시를 보내면서 돌발적으로 옷을 벗었고, 파슬리와 알루카드가 그 행동을 저지하려고 몸을 던졌다.


단지 파슬리가 한 마디 했을 뿐인데 이 정도 파급력이었다.


아니, 처음에는 일부 사실을 숨기려했다. 그렇지만 연애에 관해서는 알루카드가 파슬리보다 월등히 경험이 많았고, 속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주인님한테 그런 일이···."


알루카드가 파슬리에게 바짝 붙어서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올려다보았다.


"주인님, 알루카드의 밤시중만으론 부족한 거야? 알루카드의 나이가 너무 어려서 그래?"


알루카드의 말에 옆에서 바티스타와 샬롯이 혐오스러운 시선을 보내왔다. 파슬리는 사실을 올바르게 전달하는데 꽤 애를 먹어야했다.


이것만으로도 파슬리는 이미 너무나 지쳐버려서, 연애에 관해 묻는다는 것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하지만 알루카드는 그렇게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주인님, 여자란 말이야···."


알루카드는 장시간에 걸쳐 파슬리에게 여성의 심리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여성에게는 공격적이여야 한다든가, 힘을 줘서 벽으로 밀쳐보라든가. 샬롯이나 바티스타가 들었을 때 그 내용은 심하게 왜곡된 것이 많았다.


하지만 정정하지는 않았다. 어찌되었든 파슬리는 이성에겐 너무 소심한 경향이 있어서, 차라리 알루카드의 조언대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였다.


"그 방법은 안 되겠어."

"왜? 설마 알루카드의 말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 주인님?"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유노가 나보다 힘이 월등히 세거든."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남은 방법은?"


알루카드가 파슬리에게 덥석 달려들고서는 말했다.


"덮치고 싶도록 유혹해버려."

"바보."


파슬리가 알루카드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옆에서 바티스타가 한 마디 거들었다.


"파슬리, 이번은 알루카드의 말을 따르는 것이 어떻습니까?"

"바티스타, 너까지 그렇게 말하는 거야?"

"당신은 너무 이성 관계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이성간 교제라는 것은 불건전한 것이 아닙니다."


바티스타까지 이런 말을 하다니, 무언가 잘못되었다. 아니면 파슬리 자신이 잘못된 걸까.


하지만 유노와 나이 차이가 두 배 정도 나는데, 정말로 괜찮다고 할 셈인가?


이런 연애로 괜찮은가?


"또 생각에 빠져있지 않습니까."

"그래, 주인님."

"파슬리 씨는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로서 말이지만."


세 사람의 말 중 마지막에 샬롯이 한 말은 조금 파슬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농담이에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그리고, 시간은 흘러.


다음 날 아침 시계탑 앞 광장에서.


"아저씨!"


멀리서 파슬리에게 손을 흔드는 유노와, 어울리지 않게 차려입은 파슬리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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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 소설은 라이트노벨입니다 18.05.18 249 0 -
59 에필로그-소녀, 린네 18.07.12 74 0 1쪽
58 인터뷰 18.07.12 77 0 5쪽
57 취객 18.07.12 68 0 5쪽
56 로즈마리와 크로우 18.07.11 86 0 11쪽
55 유노의 가족 18.07.10 92 0 8쪽
54 사랑 18.07.06 89 0 8쪽
53 너에게 가는 길 18.07.02 86 0 7쪽
52 해피엔딩 18.07.01 89 0 5쪽
51 추론 18.07.01 132 0 7쪽
50 진노의 날-3 18.06.28 81 0 8쪽
49 진노의 날-2 18.06.28 101 0 7쪽
48 진노의 날-1 18.06.26 95 0 8쪽
47 집행자 리더-2 18.06.25 110 0 6쪽
46 집행자 리더-1 18.06.24 111 0 12쪽
45 평야 전투 18.06.23 97 0 6쪽
44 주교 피에르 18.06.21 88 0 10쪽
43 계획 18.06.20 101 0 5쪽
42 단서 18.06.18 111 0 6쪽
41 차선책 18.06.17 118 0 6쪽
40 기정사실 18.06.17 118 0 7쪽
39 정의 18.06.16 124 0 7쪽
38 블랙 윙 18.06.16 133 0 5쪽
37 데이트 18.06.15 120 0 11쪽
» 막간극 18.06.12 119 0 5쪽
35 마녀의 밤 18.06.10 118 0 6쪽
34 키스 18.06.10 129 0 7쪽
33 마녀 유노의 부탁 18.06.09 178 0 6쪽
32 이정표 18.06.09 137 0 6쪽
31 죠르주-2 18.06.09 16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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