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술사의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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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턴
작품등록일 :
2018.05.13 22:38
최근연재일 :
2018.07.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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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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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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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집행자 리더-2

DUMMY

파슬리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자, 죠제포가 웃는 얼굴로 파슬리의 이름을 불렀다.


"파슬리 류트, 마녀의 계약자라고 들었는데. 그 능력은 정말이었어."


자신의 이름. 소유한 능력. 죠제포는 대체 어디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걸까. 파슬리는 빠르게 퍼즐을 짜맞춰나갔다.


"어이쿠,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아."


죠제포는 나이프를 파슬리의 목에 대고서 속삭였다.


"허튼 수작 부리지 않는 편이 좋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고 싶으면."

"할 테면 해보시지."


파슬리가 말했다. 죠제포에게는 이미 저주를 걸어두었고, 손속을 둘 필요는 없다.


그러자 죠제포가 이빨을 드러내면서 웃었다. 무엇이 그리 웃긴 걸까. 파슬리는 차가운 눈동자로 죠제포를 응시했다.


잠시 후, 창고 문이 열리더니 사람들이 들어왔다. 파슬리는 그들의 풍채를 살폈다.


루나사에서 상대했던 마을 사람들과는 다르게, 절도 있는 움직임에 떡 벌어진 어깨들. 이 녀석들은 진짜 프로였다.


"네 능력에 대해서 마녀에게 들은 것이 있어."

"마녀?"


거슬리는 단어가 입에 오르자, 파슬리가 되물었다.


"마녀가 그러더군. 어떤 저주술사가 찾아올 테니까, 그때는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해보라고. 좀 재수없는 녀석이긴 했어."


퉤, 죠제포가 파슬리의 이마에 침을 뱉었다. 파슬리는 미동도 하지 않고 죠제포를 응시했다.


어차피, 이 자리의 누구 하나 파슬리를 해칠 수는 없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알아. 그런데 그거 알아?"


프로들이 순식간에 파슬리를 에워쌌다. 별 일 없을 거라고는 알아도, 그 분위기에 압도되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알루카드는 자연스럽게 마법을 준비했다.


"네 저주, 물리적 상해를 입히려고 할 때에만 효과가 있다면서."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장정 몇 명이 뒤에서 파슬리의 어깨를 붙잡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파슬리는 적당히 대응하지도 못했다.


"바로 이렇게. 붙잡기만 하는 건 그렇게 고통스러운 일은 아니지. 잘 훈련된 내 친구들이라면, 그 정도는 참을만 하거든."


파직, 알루카드가 사용한 번개 마법이 풀어헤쳐졌다. 마법은 매우 위력적이었다. 순식간에 장정 몇 명이 쓰러져 바닥을 뒹굴었다. 하지만 죠제포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서, 오히려 약올리는 듯이 알루카드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더 해봐. 마력이 고갈나면 좋은 꼴은 못 보겠지만."


파슬리는 창고 입구를 곁눈질로 살펴보았다. 입구 너머에도 최소 수십 명은 되어보이는 인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알루카드의 마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숫자였다.


"알루카드, 지금은 놈이 말하는 대로 따라줘."


파슬리가 말하자, 알루카드는 혀를 차면서도 준비한 마법을 해제시켰다.


"말이 좀 통하는데. 이 병신 같은 인형도 이렇게 똑똑했으면 죽을 일이 없었을 텐데."


바닥에 누워있는 이미르의 시체를 죠제포가 걷어찼다.


"상판데기 좀 반반해서 리더 자리에 앉혀놨더니, 신난 듯이 죄다 떠벌이고나 말이야. 그러니까 이렇게 뒈지는 거지."

"용건이나 말해."


쇳소리가 듣기 거북한 파슬리가 죠제포의 말을 중간에 끊었다. 죠제포는 잠깐 얼굴이 무표정하게 변하더니, 금새 다시 웃기 시작했다.


"그 자신감. 뭔가 믿고 있는 구석이 더 있나보지?"

"···."


파슬리는 굳이 대답히지 않았다.


"정말 똑똑해. 마녀가 미리 귀뜸이라도 해주지 않았으면, 나도 이 장난감처럼 지금쯤 시체가 되어서 뒹굴고 있었겠지?"


죠제포가 파슬리의 목에 나이프를 가져다 댔다. 어차피 해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이건 단순히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장하려는 걸까.


"그런데 말야. 그 마녀가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말이 있어."

"전해달라는 말?"

"드래곤이나, 천사나. 네가 기다리는 도움은 오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전해달라더군."


순식간에 파슬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파슬리가 창고 안에 들어가고 20분이나 지났다.


샬롯은 창고 위에 앉아서 준비를 했다.


20분 안에 파슬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대기하고 있던 샬롯이 난입해서 파슬리를 도와주기로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야, 반가워."

"···."


어디선가 샬롯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샬롯이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임볼릭에서 자신을 납치했던 그림 리퍼가 서 있었다.


자존심 강한 드래곤이다. 샬롯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저 그림 리퍼를 찢어죽여서, 자신이 받았던 고통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 바티스타가 막아서지 않았다면, 정말로 그러했을 것이다.


"샬롯, 진정하세요."


명령조의 어투. 바티스타가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화법이다.


그만큼 바티스타 역시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도마뱀 하나에 비둘기 하나. 운동 삼아서 사냥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사냥감이지."


웃고 있는 그림 리퍼의 머리 위로 빛이 떨어져내렸다. 그림 리퍼는 낫을 위로 치켜들어, 칼날을 빛줄기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빛이 둘로 갈라져 바닥에 충돌했다. 충돌한 바닥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주변이 초토화되었다.


"자, 그럼 사냥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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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 소설은 라이트노벨입니다 18.05.18 249 0 -
59 에필로그-소녀, 린네 18.07.12 74 0 1쪽
58 인터뷰 18.07.12 77 0 5쪽
57 취객 18.07.12 68 0 5쪽
56 로즈마리와 크로우 18.07.11 86 0 11쪽
55 유노의 가족 18.07.10 92 0 8쪽
54 사랑 18.07.06 89 0 8쪽
53 너에게 가는 길 18.07.02 86 0 7쪽
52 해피엔딩 18.07.01 89 0 5쪽
51 추론 18.07.01 132 0 7쪽
50 진노의 날-3 18.06.28 81 0 8쪽
49 진노의 날-2 18.06.28 101 0 7쪽
48 진노의 날-1 18.06.26 95 0 8쪽
» 집행자 리더-2 18.06.25 111 0 6쪽
46 집행자 리더-1 18.06.24 111 0 12쪽
45 평야 전투 18.06.23 97 0 6쪽
44 주교 피에르 18.06.21 88 0 10쪽
43 계획 18.06.20 101 0 5쪽
42 단서 18.06.18 111 0 6쪽
41 차선책 18.06.17 118 0 6쪽
40 기정사실 18.06.17 118 0 7쪽
39 정의 18.06.16 124 0 7쪽
38 블랙 윙 18.06.16 133 0 5쪽
37 데이트 18.06.15 120 0 11쪽
36 막간극 18.06.12 119 0 5쪽
35 마녀의 밤 18.06.10 118 0 6쪽
34 키스 18.06.10 129 0 7쪽
33 마녀 유노의 부탁 18.06.09 178 0 6쪽
32 이정표 18.06.09 137 0 6쪽
31 죠르주-2 18.06.09 16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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