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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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글잘못씀
작품등록일 :
2018.05.13 23:33
최근연재일 :
2019.03.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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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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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압

DUMMY

"킥킥···"


뒤틀린 팔이 기아하게 회전하면서 원래의 각도를 되찾고 다시 재생되어간다.

그을리고 상처 난 얼굴도 원래대로 돌아온다.

방금 마나의 움직임을 봤을 때, 언데드가 죽어도 다시 일어서는 원리랑 비슷한 파장이다.

하지만, 조금 미약한지 메세지에 딱히 무언가가 뜨지는 않는다.

허리에 찬 소검을 뽑고, 마력의 칼날을 만들어낸다.


"키킥, 푸히힉!"

'으, 징그러.'


동감이다.

기분 나쁜 웃음이 귀를 자꾸 긁는 것처럼 불쾌하다.

당장 저 웃음소리를 틀어막기 위해 화염의 칼날로 수평으로 긋는다.

하지만 녀석의 오른팔이 내 칼날을 잡는다.

불에 휩싸이지만 녀석은 그런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

"크하하하하하하!!!"


불쾌하고 진득한 마력이 퍼진다.

파장의 구조는 뒤펜이 폭주랑 비슷하다.

빨리 제압을.


'늦었네.'

"키하핳!!"

"윽!"


항마의 사슬로 묶어두려고 하지만 마력의 파장으로 튕겨낸다.

차라리 매직 크래시를 쓰는 것이 나았으려나.

뒤로 빠지면서 박힌 검을 빼면서 내리그었지만, 재빨리 재생하고, 괴수의 팔이 갑옷을 입은 것처럼 변했다.

게다가 염소의 뿔이 나고, 한쪽 눈이 검게 물들었다.

폭주인가?


'얘, 대체 뭐야. 악마를 제어하고 있어.'

"제어?"

"아··· 너무 기분이 좋아."

"아닐걸?"


재빨리 화염의 창을 만들어 내리꽂는다.

빨라.

꽂히기도 전에 팔을 휘둘러 쳐내고 다시 등에서 촉수가 튀어나온다.

끝에는 매우 예리해 보이는 날이 붙어 있었다.


"힘이 넘쳐. 대성공이야! 기분이···"

'미쳤네. 인성도, 재능도.'

"큭···"

"너무 조하아아아아아!!!"


촉수가 나를 향해 날아오고, 방패를 만들어 튕겨냈다.

이런 씨···


"크하학!!!"

'정신 차려!'

"커헉!"


가슴팍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것 같다.

반사적으로 가슴에 장막을 만들어서 망정이지, 그냥 가슴 부분이 터져나갈 뻔했다.

촉수에 한눈을 팔다가 정작 녀석이 내 안으로 파고드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챘다.

숨 쉴 때마다 아파.

방심하지 마.

방금과는 달라.


"히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지금의 나를?"

"말했잖아. 넌 반드시 죽어."

"아니히~?"


저, 요상한 움직임 때문에 동작을 읽고 대응하는 것이 너무 늦어.

앞으로 나오는 것 같으면서도 뒤로 빼고.

후려치는 것 같으면서도 찌른다.

스트레이트 같지만 어퍼컷.

나도 [요상한 움직임]은 가지고 있는데···

랭크 차이인가?


"히히히~!"

"이크."


다른 생각을 하다가 촉수에 뚫릴 뻔했다.

얘는 방금까지 인간처럼 싸우던 놈이 맞는 건가?

움직임이 그냥 문어랑 싸우는 느낌인데?

게다가 더 이상 내 몸에 두른 화염에 상처를 입는 티도 나지 않는다.

속도 때문인지, 잠시 붙어도 바로 꺼져버린다.


'저 미치광이의 모습은 절대로 힘을 중시한 형태의 악마가 아니야. 변칙적인 움직임으로 빈틈을 만들고 파고드는 스타일이지.'


그건 알고 있어.

왜냐면, 지금 얘가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거든?

일부러 약 올리는 것처럼 찌르기를 하는 척하다가 후리고, 어느새 신체를 많이 쓰다 보면 등에 튀어나온 촉수가 뚫으려고 다가와.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윽!"

"키햐핫!"

'이대로 가다간 지쳐서 쓰러질 뿐이야. 더 이상 힘을 숨기지 마.'


뺨에 상처가 났다.

꽤나 깊숙하게 스쳐서 그런지 볼이 얼얼하다.

하지만, 다른 곳도 은근히 작고 작은 상처가 많다.

속도로는 내가 불리하고, 접근전으로는 내가 불리해.

중거리에서 쓰더라도 바로 피해버리니까.

일단 더 이상 화염을 두를 필요는 없어.

둘러봤자, 별 데미지도 못 주고 마나만 낭비할 뿐이니까.


"히이~? 왜 그래? 내가 죽는다면서어~?"

"후우··· 그리 원한다면!"


항마의 사슬을 연속으로 소환해 바닥에서 천장으로 꿰뚫는다.

그래.

녀석은 이 사슬에 닿으면 끝장난다는 것을 아는 것인지 본능적으로 피한다.

계획대로다.

계속 연속적으로 사용해 한곳으로 몰아넣는다.

이미, 이 사슬의 목적을 알았지만 너무 늦었어.

그리고선 옆을 보고선 씨익 웃는다.

그래. 그럴 줄 알았다.


"멍청해라~. 크크킄!?"

"역시 쓰레기."

'호오.'


바로 옆에 뒤펜이 누워 있는 자리 옆.

뒤펜을 보호하기 위한 장막을 부수고 인질로 써먹으려고 했었겠지.

남을 비웃고, 야비하고, 빈틈을 파고드려는 녀석의 성질을 보면 반드시 뒤펜을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는 계속 뒤펜을 의식해서 위치를 바꾸지 않고 최대한 막아내기만 했지만, 생각해보면 나의 장막이다.

내가 전력으로 써도 잘 뚫지 못하게 만든 장막이다.

필사적으로 장막을 뚫으려고 했다면 몰랐겠지만, 넌 절대 그럴 리가 없겠지.

장막에 튕겨나가 벽 구석으로 처박히고, 난 재빨리 사슬을 세워 가둔다.

사슬에 꽁꽁 묶인 녀석을 보면서 씨익 웃으며 말한다.


"니가 뒤펜을 노리지 않고 그냥 계속 덤볐다면 이렇게 허무하게는 안 끝났어."

'그러게. 잘못하면 죽는 건 너였겠지.'

"끝나긴 무슨~? 키킥."


아직은 속도도 미세하게 딸리지만, 움직임을 읽을 수 없어서 차이가 많이 났다.

힘에서도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웠고, 마법을 쓸 틈을 주지 않는 초근접전에서 나는 방어하기만 급급했다.

이렇게 거리를 벌리더라도, 확정타를 내지 못하면 다시 붙어서 방어만 하다가 쓰러졌겠지.

그걸 알고 있기에, 녀석은 지금도 웃을 수 있다.

그리고 믿고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지.


"계속 웃어봐. 개자식아."

"키킥? 그래서 뭐어~?"


창을 꽂는다.

정확히는 녀석을 노린 것이 아닌, 세로로 바닥과 천장을 이어서 결계를 만들도록.

언제까지 계속 그런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할 수 있나 보자.

아마, 끝까지 믿고 있는 것이 있지만 나한테는 진작에 들켰어.


"타올라라."

"큭?"


사슬을 매개체로 불꽃을 일으킨다.

이 불꽃은 혼돈의 마나를 써서 일으킨 불꽃이라, 잘 꺼지지도 않고, 온도도 훨씬 높다.


"킥? 크으읏!!"

"결계 구성."


<[마력 결계]를 배웠습니다.>

.

.


시전자의 마력에 따라 강력한 결계를 생성한다. 설명 끝.

이 결계를 새워둔 이유는 불꽃이 새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혼돈의 마나는 제어가 극히 어렵고 위험하다.

이유는 혼돈의 마나는 말 그대로 혼돈이라 진행 방향을 종잡을 수가 없다.

그냥 커브는 예사고, 360도 회전하는 놈들도 있다.

그래서 혼돈의 마나를 쓰는 방법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붙잡아두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혼돈의 마나의 진정한 힘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잔인하네.'


누구한테 배웠을까?

이렇게 비틀리고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는 내가 아는 정령 딱 하난데?

하여튼 간에, 저렇게 불타고 이는 혼돈의 마나의 제어를 해제하면.


"해방."

"크아아아아!!!"


방음 기능도 넣을걸.

너무 시끄럽네.

쓰레기 타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


"큭."

"으아아아아아아!!!"


불꽃의 위력을 올리기 위해 녀석을 묶어둔 사슬을 순차적으로 제거해서 그런지, 당장 결계를 부수고 튀어나오려고 한다.

그건 안돼.

필사적으로 치는 것인지 결계가 불안하다.

모든 정신을 결계에 집중한다.


"이미 제어를 놓은 마나는 다시 제어하기 어렵거든?"

"으아아아아!!!"

"그러니까, 마나가 일을 다할 때까지 계속 타고 있어."

"끼야아아아아!!!"


필사적으로 결게를 두들기지만 소용없어.

계속 그렇게 타라.

그 속에서 뒤펜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맛보라고.

그리고 똑같이 피눈물을 흘리면서 몸부림쳐.


"니가 여태까지 실험했던 생명들이 겪었던 거에 비하면."

"흐아아아아아!!!"

"아직 멀었어!"

"하아! 으아··· 아악···"


계속 두들기던 그림자가 힘이 빠지듯 주르륵 미끄러지고, 쓰러진다.

조심히, 결계를 휴지하면서 힘을 뺀다.

후우···

하지만 그럼에도 불꽃은 몇 분 동안이나 타올랐다.

내가 쓴 마나에 비해 몇배나 타는 건지.

뒤펜도 거의 비슷한 시점에 일어난다.


"으으··· 헉!"

"일어났어?"

"전··· 그리고 이건···"

"까불던 자식이었던 것."


뒤펜은 결계 안에 타버린 놈을 보면서 말한다.


"아쉽네요."

"응?"

"그 광경을 봤어야 했는데."

"···"

"웃으면서 지옥으로 밀어 넣던 놈을 전···"

"괜찮아. 아직 볼 거리는 있어."


녀석은 분명 내가 이걸로 끝낼 것이라고 생각했었겠지.

하지만 아직 멀었어.

나는 사슬을 소환하고, 양팔과 발목을 묶는다.

도망치지 못하게.

그리고 옷을 로브를 벗긴다.

잠깐만.


'이게 여기서 나오네?'

"그건···"

"···"


엘프의 숲에서 연우의 집 안에서 봤던 모자에 박힌 문장.

그것과 똑같이 생겼다.

죽이기 전에 물어볼 것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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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원동력 19.01.08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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