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헌터의 보편적인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사천원
그림/삽화
사천원
작품등록일 :
2018.05.14 05:22
최근연재일 :
2018.08.04 19:0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391,889
추천수 :
30,098
글자수 :
210,944

작성
18.06.09 14:30
조회
39,726
추천
807
글자
13쪽

신입 헌터 2

DUMMY

두 사람은 헌터 관리 센터 1층 발급부서에서 헌터증을 발급받았다.

물론 그 전에 헌터와 관련한 여러 가지 제반 사항, 대한민국 헌터로서 국가에 납입해야 하는 세금 및 의무법령 조항 등이 명시된 서약서에 서명을 해야 했다.


“와. 이게 헌터증이구나.”


형식이 헌터증을 들고 쳐다보며 감격스런 얼굴로 말했다. 특수 재질로 만들어진 명함 사이즈의 라이선스는 자체적인 발광효과가 있어 얼굴 사진과 이름, 마력등급 등이 선명하게 보였다.

성진도 눈을 빛냈다. 이제 정식으로 던전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긴 것이다.

만족스런 두 사람이 발급센터를 나서자 여기저기서 레이저 같은 눈빛이 쏘아졌다.


“강화계 D급”

“치유계 D급”


특수 장비로 스캔한 두 사람의 헌터증이 홀로그램으로 떠올라있다.

새로이 헌터가 된 신인들을 평가하는 이들은 헌터 에이젼트. 소위 HA라고 하는 전문가들로 헌터를 대상으로 하는 에이젼트 업체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각성자 인구 25만의 시대. 그 중에서 헌터가 되는 사람은 68% 가량 정도다. 공단 건물 외부 전광판에 집계된 국내 헌터의 숫자는 총 171,854명. 그 중 정상급인 A급 헌터의 숫자는 고작 30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외국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어쨌든 엄청난 희소가치를 지닌 능력자들.

그런 최고 등급의 헌터는 아니더라도 쓸만한 재목을 찾기 위해 매의 눈을 하고 있던 이들이 단단한 눈을 풀었다.


“에이. 종일 죽치고 있었는데 오늘은 꽝인가 보네.”

“아 놔···.”

“괜찮아 보였는데.”


실망한 얼굴로 각기 장치를 내리며 푸념을 내뱉는 사람들. 최소 C급 정도는 되야 괜찮은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 아카데미 훈남?”


모여있던 이들 가운데 여자 하나가 업계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섰다.


“헌터님! 유성진 헌터님!”


우악스럽게 나타난 여자가 성진을 가로막으며 명함을 내밀었다.


“아테나 에이전시에서 나온 김보람입니다. 아카데미 훈남 맞으시죠?”

“······?”

“맞네. 맞아! 실물이 훨씬 굉장한데요!”


찬탄의 시선으로 그의 전신을 훑어 내린 여자가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호들갑스럽게 말했다.


“어때요. 방송 활동 한 번 해보시는 건. 헌터님 의향만 있다면 제가 연예 기획사 쪽으로 연결을···.”

“없어요.”


성진이 명함을 쥔 여자의 손을 가로막으며 말을 잘랐다.


“에? 왜요! 한번 생각이라도 해보세요. 헌터님은 인지도도 있고, 방송 한번만 나가면 곧바로 뜰 거에요. 제가 자신합니다.”

“비키세요.”


조용한 음성이 떨어지자 여자가 밀려나듯 뒤로 물러섰다. 저도 모르게 물러난 여자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가 왜 그랬는지 영문을 모르는 얼굴이다.


시간을 역행한 성진은 일반적인 스무 살 청년과는 다르다. 오랜 시간 몸에 배인 경험과 연륜으로부터 나오는 위압적인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의도를 가지고 압박을 가하면 능력자들조차 영향을 받는데, 평범한 보통 사람이 견뎌낼 리가 없는 것이다.



“한번 생각이나 해 보지.”


형식이 명함을 지갑에 넣으며 아쉬운 듯 말했다. 치유계인 형식은 명함을 좀 받았다.


“전혀 헛소리 같지는 않던데···.”


남자인 그의 눈에도 성진의 외모는 대단히 뛰어난 것이다. 빛나 보이는 얼굴에서 가끔 눈이 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이따금씩 보이는 차가운 눈빛마저 매력으로 작용하는 점이었다.

헌터들의 방송활동이 활발해진 요즘, 적지 않은 수의 능력자들이 연예계로 전향하여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돈도 벌고 인기도 끌고. 얼마나 좋아.

알게 모르게 부러움을 가지고 있던 형식이다. 그가 보기에 TV에 곧잘 나오는 그들보다 성진이 훨씬 나았다. 대중의 환호를 받으며 환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그려지는데,


“이제부터 굉장히 바쁠 거라서.”


잡다한 일에는 관심조차 없는 성진의 말이었다.



던전 KG06E-00089. 과천에 소재한 회사소유의 던전이다.

KG는 Korea Gate의 약자. 던전이라는 말은 나중에 쓰기 시작한 것이라 초창기에 쓰던 Gate의 약자를 사용한다. 다음 발견된 연도와 던전 등급. 그리고 발견된 순서에 따라 매겨진 번호가 붙는다.

KG06E -00089. 한국 게이트로 2006년에 발견된 위험도 레벨 E급의 89호 던전이라는 뜻이다.


이른 새벽 KG06E 던전에 도착한 성진은 던전 시설 외부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지원팀의 도착을 기다렸다.

주변의 야산을 배경으로 두터운 특수 차폐막으로 둘러싸인 시설 입구엔 무인 출입 통제센터가 설치되어 있다. 던전이 생성된 초기,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시설이나 벽면과 각 도어 문에 흰색 해골 마크와 본 헌터스의 이름이 붙어 있어 현재 이곳이 민간 회사의 소유임을 알려준다.

차에 탄 채 조금 기다리자 산 어귀의 진입로에 대형 버스와 각종 설비차가 연달아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전면과 측면에 붙은 마크로 본 헌터스 소속의 차량임을 확인한 성진은 즉시 차에서 내렸다.


“일찍 도착하셨네요. 유성진 헌터님.”


버스에서 내린 남자가 성진을 보고 밝은 얼굴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민호 대리님.”


입사 5년차의 관리부 직원 이민호. 나이는 서른 넷, 특수부대 출신의 군 경력을 지녔다.

화상통화로 대략 소개를 들었지만, 실제로 만난 이민호 대리는 생각보다 훨씬 기민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안에서 기다리셔도 됐는데요. 유성진 헌터님을 보안 시스템에 등록해놓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출입이 가능합니다.”

"아 그랬군요."


잠시 후 스무 명 가량의 인원이 버스에서 내리자 이대리가 직접 나서서 일행을 소개해주었다.


“이쪽은 지원팀 최용수 반장님이십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쪽은 채집팀 문계홍 반장님.”

“반갑습니다. 문계홍 반장님.”


한 사람씩 소개말이 나올 때마다 성진은 매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성진이 예의 바른 태도를 보이자 분위기가 제법 밝아졌다. 차갑게 경직되어 있던 사람들의 면면이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한 것. 작업반 특유의 걸쭉한 농담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따, 잘생긴 청년이 싹수까지 있네 그려.”

“헌터님에게 그게 뭔 말이야. 우리 애기 헌터님 얼굴 붉어진 것 안보여?”

“어랍쇼? 정말이네!”

“하하하하!”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성진은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이전의 성진은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회사에 발을 들인 성진은 헌터가 된 자신의 모습에 대단히 심취해있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당시의 성진은 근거 없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그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게 있었으나, 다른 사람들의 말은 귓구멍으로 들어오지도 않았다. 세상물정 모르는 철없는 신입의 안하무인 격의 행동을 지켜 본 사람들은 저마다 ‘호부 밑의 견자’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

그렇게 아버지의 얼굴에 똥칠을 하고도 모자라 멋대로 나대던 성진은 결국 보름 만에 부상을 입었고, 불같이 노한 아버지에게 있는대로 욕을 들어 먹고 회사에서도 쫓겨났다.

기억을 싹 지워버릴 수 있다면 모를까, 그 때의 수치스런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는 성진이다.


앞에 있는 문반장과는 이전 일이 있었다. 던전에서 부상을 당했던 당시, 의료용 침대를 이송하는 내내 성진에게 욕짓거리를 했던 사람이다. 말끝마다 ‘개아들놈’이라고 욕설을 퍼붓던 작업반장의 얼굴을 다시금 마주하고 보니 저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른 것이다.

그 때의 성진은 덜 떨어진 신인이었으나 이번은 다르다. 적어도 욕은 안 들어먹을 자신이 있었다. 이제부터 그의 행동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버지에게까지 영향이 미치는 것이다. 그 만큼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흠흠. 그럼 계속해서 소개를..."


나머지 인원들까지 인사를 마친 뒤 이대리를 필두로 다함께 시설로 향했다.

앞에 선 이민호 대리가 출입구에 달린 기계 패널에 신분증을 대자 단단히 가로막혀 있던 출구가 위잉 소리를 내며 열렸다. 사람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는 성진에게 이민호 대리가 말했다.


"유헌터님은 락커룸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차에서 물품을 챙겨가지고 오겠습니다."


이어 이대리가 나머지 일행들에게 외치듯 말했다.


“일단 여러분은 시설 내 대기소에서 작업 준비를 해 주시고 헌터님이 던전에서 나오면 안전검사를 마치고 난 후에 일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알았수다.”


이북 출신의 최용수 반장이 걸걸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와 달리 문반장은 불안을 표했다.


“정말 괜찮은 거야 이대리?”

“그럼요. 아무 염려 마시고 준비를 시작해 주십시오.”


성진이 락커룸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자 이대리가 나타나 잔뜩 짊어지고 온 물품들을 안쪽 보관함 위에 내려놓았다. 전문 헌터용 GH폰과 인이어를 포함한 각종 장비와 무기, 방호복 등 갖가지 물품들을 살펴본 성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다···?”

“네. 1,2군 정예 멤버에게 지원되는 장비입니다.”


전부 5성급 마크가 붙은 고급 장비들이었다. 5성급이란 장비의 등급을 나타내는 말로 국제 표준 검사에서 별 다섯 개를 받은 고품질의 장비라는 표식이다.

이전에도 회사에서 일을 한적이 있지만 그때도 이런 고급스런 장비는 구경도 못해봤다. 그 말인즉 성진이 생전 처음 사용하게 되는 좋은 장비라는 것이다.


성진이 방호복을 갈아입고 물품 착용을 마치자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대리가 검 케이스를 열었다.

검 또한 별 다섯 개의 품질 인정 마크가 부착된 5성급 무기로 이름까지 붙어 있었다.


벨루아 실베스트리스(belua silvestris).

검을 꺼내든 성진은 검은색 손잡이 머리에 있는 해골문양을 확인했다. 칼날은 육각형 단면의 검신 중간 정도까지 풀러가 있고 풀러가 끝나는 부분에 제작사 본 스미스의 각인이 새겨져 있다.


성진이 면밀히 검을 살펴보는 동안 이대리가 옆에서 검의 제원을 알려주었다.


“벨루아 실베스트리스. 라틴어로 맹수라는 뜻입니다. 길이 95cm, 무게 650g. 표준 장비인 한손검 무기의 중량은 일반적으로 1Kg정도인데 레어 트릴의 갑각을 제련하여 경량화한 제품이죠. 마력 전도율은 물론 강도면에서도 월등히 뛰어나 회사 공방에서 제작된 검 중 가장 잘나가는 상품입니다.”


레어 트릴이란 A등급 던전에 나오는 거대괴수 레어 트릴로비테스를 가리킨다. 거대한 삼엽충처럼 생긴 레어 트릴의 갑각은 최고의 강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g당 가격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만큼 재료비 만으로도 수억이 들어갔을 검이다.


“그럼 여기 물품수령증에 서명 부탁 드리겠습니다.”


여러 장의 서류에 싸인을 한 성진은 준비를 마치고 이대리의 전송을 받으며 게이트로 향하는 통로로 들어섰다.


푸르게 물결치는 차원막 게이트 앞에 도착한 성진은 안으로 들어가기 전 잠시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Ծ3770 우주 아카이브 시스템 인터페이스 유닛]


유성진: 전사(Warrior)

고유능력: 공명(S). 초인식. 초감각 스킬.

특수능력: 부스트 워리어 boost Warrior (S). Ծ3770 우주 7성좌의 힘을 부여 받아 한시적으로 드라이브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린다. (분당 1만의 영력 소모)


힘: 146

민첩: 132

체력: 121

지력: 105

정신력: 100(+100) 전승

무극대력: 140(+100) 전승

마력: 20,000

영력: 24,000


아카이브 시스템 EX 드라이브 1단계 [워리어 모드] 가동률 10%

아카이브 시스템 프라그마 모듈 1단계 개방.


1단계/ 제 8우주 서바이브 시스템 링크. 활성 엑시스( axis)

2단계/ EX 검색 드라이브. 비활성(영력 70,000)

3단계/ EX 색적 드라이브. 비활성(영력 70,000)

4단계/ EX 전송시스템. 비활성(영력 300,000)

5단계/ Ö 비활성(1,000,000)

...



그사이 일반 스탯과 무극대력이 조금씩 올라 영력 수치가 24,000이 되었다. 아직까지도 영력이 오르는 기준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없다. 그나마 알고 있는 확실한 방법은 괴수를 잡아야 한다는 것. 과연 생각만큼 수월하게 일이 풀릴지 아직 모르지만.

생전 처음으로 충실한 장비까지 갖춰진 상태. 이제 본격적으로 영력 포인트를 끌어 모을 시간이었다.


"가자!"


생각을 마친 성진이 게이트로 걸음을 옮겼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헌터의 보편적인 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14 18.06.28 25,603 0 -
공지 연재에 관하여 +16 18.06.22 37,151 0 -
35 습격 1 +66 18.08.04 18,353 584 18쪽
34 정예멤버 4 +41 18.07.26 23,576 696 20쪽
33 정예멤버 3 +55 18.07.24 25,018 764 19쪽
32 정예멤버 2 +67 18.07.17 28,387 903 20쪽
31 정예멤버 1 +62 18.07.13 30,598 777 22쪽
30 합숙훈련 4 +52 18.07.10 31,595 816 17쪽
29 합숙훈련 3 +42 18.07.03 34,335 849 13쪽
28 합숙훈련 2 +29 18.06.30 35,067 820 13쪽
27 합숙훈련 1 +31 18.06.26 36,436 886 15쪽
26 신입 헌터 7 +44 18.06.22 36,984 822 13쪽
25 신입 헌터 6 +39 18.06.20 37,184 862 16쪽
24 신입 헌터 5 +44 18.06.16 37,655 912 18쪽
23 신입 헌터 4 +50 18.06.14 38,093 824 15쪽
22 신입 헌터 3 +27 18.06.12 38,817 817 13쪽
» 신입 헌터 2 +19 18.06.09 39,727 807 13쪽
20 신입 헌터 1 +17 18.06.07 40,869 870 15쪽
19 본 헌터스(Bone Hunters) 4 +16 18.06.05 39,417 860 10쪽
18 본 헌터스(Bone Hunters) 3 +19 18.06.04 39,267 812 13쪽
17 본 헌터스(Bone Hunters) 2 +24 18.06.02 40,317 846 14쪽
16 본 헌터스(Bone Hunters) 1 +19 18.05.31 41,589 890 15쪽
15 다섯 번째 헌터시험 5 +23 18.05.29 41,317 907 12쪽
14 다섯 번째 헌터시험 4 +24 18.05.28 40,884 878 9쪽
13 다섯 번째 헌터시험 3 +24 18.05.23 40,798 870 11쪽
12 다섯 번째 헌터시험 2 +16 18.05.22 41,808 853 13쪽
11 다섯 번째 헌터시험 1 +38 18.05.21 42,896 886 11쪽
10 과거의 정리 4 +43 18.05.17 42,325 900 10쪽
9 과거의 정리 3 +24 18.05.16 42,159 962 9쪽
8 과거의 정리 2 +26 18.05.16 42,663 929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