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이 날 구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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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비
작품등록일 :
2018.05.16 16:36
최근연재일 :
2018.05.18 2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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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315

작성
18.05.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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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화

DUMMY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던전옥션 네비 화면에 떠 있는 ‘늪지대 던전’은 많고 많은 적정 레벨 한자리 던전 중 김수혁이 신중하게 선택한 곳이었다.

이 던전의 히든 퀘스트를 얻기 위해 무려 경기도에서 강원도까지 달려왔다.

박 사장의 차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한 민박집 앞에 이 던전을 최초로 발견한 플레이어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 사장과 판매자 플레이어는 서로의 어플을 통해 얼굴과 신분을 확인했다.

그리고 박 사장이 던전옥션 어플에서 거래 완료 버튼을 누르자 어플에 묶여있던 돈 200만 원이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었다.


“수고하세요.”

“네.”


간단한 인사치레 후 남자는 본인의 차를 타고 떠났다.

남자가 떠난 곳에는 문을 닫은 민박집이 있었고 그 옆 벽면에 은은한 빛이 나고 있었다.

그리고 전광판 같은 알림창이 떠 있었다.


[늪지대]

-적정 레벨: 3

-최대 인원: 1명

-던전 목표: 깊은 곳에서 피리를 찾아라.

-던전 보상: 4코인

-히든 퀘스트: 1개

-히든 퀘스트 힌트: 시간은 흐른다.


초심자 던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듣던 대로 다양한 정보가 던전 앞에 알림창같이 공개되어 있었다.

김수혁은 거리낌 없이 박 사장의 차에 소지품과 옷가지를 넣었다.

알몸이 된 후 보관함에서 철갑쥐 갑옷과 초심자의 검을 꺼내자 몸이 갑옷으로 둘러싸이고 손에는 검이 생겨났다.


“얼른 들어가서 본전 뽑아 오겠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차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김수혁은 짧은 인사를 남기고 던전 안으로 뛰어들어가듯이 입장했다.

던전에 입장하자 푸르스름한 하늘 아래 넓은 잔디밭과 숲이 펼쳐졌다.

조금 앞으로 나아가자 늪지대가 보였다.

차에서 공략법을 몇 번이고 검토한 김수혁은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잔디와 늪이 뒤섞여 앞뒤가 헷갈리는 던전이었다.

그리고 잔디와 늪에서 뱀같이 생긴 길쭉한 것들이 곳곳에서 김수혁을 향해 튀어나왔다.

김수혁은 새우처럼 튀어나오는 그것들을 이리저리 피하기도 하고 베어버리기도 하면서 거의 달리다시피 앞으로 나아갔다.

‘오호 과일 써는 게임을 VR로 했을 때 약간 이런 느낌이었지!’

보통 이 던전을 들어오는 초보 플레이어들은 잘 보이지 않는 데에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적들 때문에 굉장히 천천히 전진하게 된다.

하지만 김수혁은 치트키를 쓴 그것처럼 거침없이 전진했다.

이 뱀같이 생긴 것들에 설령 물린다 하더라도 공격력이 굉장히 약한 녀석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루 안에 던전을 클리어해야지만 히든 퀘스트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피리의 위치는 항상 무작위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김수혁은 더욱 서둘러 사방을 탐색했다.

그렇게 수십 마리의 뱀을 베며 출구를 찾아내던 김수혁에게 알림창이 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를 올려주세요.>


첫 레벨업을 했다.

능력치를 어떤 식으로 올릴지에 대한 계획을 이미 끝내 두었던 김수혁은 빠르게 능력치 창을 열었다.


[능력치]

-레벨: 2

-타입: 없음

-스킬: 영상편집

-능력치: 체력(1)/마력(1)/근력(1)/민첩(1)/공격력+5/방어력 +12

-사용 가능 포인트:4


<체력은 생명력을 올려주어 데미지를 많이 받을 수 있게 해주며 지구력 또한 늘려주는 능력입니다. 마력은 스킬들을 사용할 시에 요구되는 에너지입니다. 근력은 힘을 강화하며 무거운 아이템을 장착하는데 필요한 능력입니다. 민첩은 반사신경과 감각을 향상해주어 적의 공격을 회피할 기회를 올려주는 능력입니다.>


[체력이 2 올랐습니다.]

[마력이 1 올랐습니다.]

[근력이 1 올랐습니다.]


김수혁은 별다른 고민 없이 체력에 2, 마력과 근력에 1포인트씩을 올렸다.

‘민첩에 능력치 포인트를 지금 쓸 이유가 없어.’

민첩이란 능력치는 간단하게 말하면 회피력을 올려준다.

박 사장의 경험상 어느 정도 레벨이 되면 일정 수치 이상으로는 필요 없다고 판단 되는 능력치지만 초반에는 투자할만한 능력치였다.

레벨 20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민첩보다는 체력이 훨씬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정 수치까지는 올려놓는 것이 이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중한 능력치를 민첩에 소모하기에는 아까웠다.

‘당분간 필요한 민첩은 여기서 다 구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찾은 곳이 바로 이 늪지대 던전이었다.

민첩 획득을 위한 히든 퀘스트를 공략하기 위해 김수혁은 걸음을 서둘렀다.


***


‘늪지대’의 입구는 정중앙에 있었다.

그리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더욱 크고 강력한 뱀들이 출몰했다.

김수혁은 뱀들의 크기를 보고 중앙에서 얼마나 가장자리에 와있는지 파악을 할 수 있었다.

가장자리에서는 습격을 조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길이만 한 뱀들과 체력전을 벌여야 했다.

큰 뱀을 만나 난도질을 하다 보면 다른 뱀들이 나타나서 꼬였기 때문에 마냥 자유롭게 출구를 찾아 뛰어다니기가 힘들었다.

‘적들이랑 싸우는 건 어쩔 수 없다 쳐도 같은 곳을 계속 도는 것만은 피해야 해.’

나뭇가지로 지나온 길을 표시하며 반나절 동안 던전을 돌던 김수혁이 멈춰섰다.

‘드디어 찾았다.’

던전 퀘스트인 피리를 사수하는 이두사가 보였기 때문이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뱀은 플레이어들이 섣불리 공격을 가할 수 없을 만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

‘저게 좀 골칫거리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 던전은 레벨 3에 최적화되어 있는 던전이었다.

이두사는 아주 약하지만 그래도 독을 품고 있었다.

김수혁이 레벨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조심스러울 만했다.

딱! 딱!

김수혁은 돌을 몇 개 집어서 던졌다.

‘저 정도 반응속도면 뭐 그냥 잡으면 되겠네.’

그대로 이두사에게 달려들어 난도질을 시작했다.

이두사는 김수혁을 상대로 공격을 몇 번 해보지도 못한 채 천천히 잘려나갔다.

몇 번 성공한 공격마저 김수혁의 갑옷으로 막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처음에 얻은 철갑쥐의 갑옷은 레벨 3 던전에서는 아주 큰 활약을 해주고 있었다.

이두사를 쓰러뜨리자 그 뒤에 작고 오래된 상자가 하나 보였다.

‘피리를 불 줄 몰라도 그냥 입에 대면 된다는 거지?’

상자에서 피리를 꺼내 입에 갖다 대었다.


<늪지대를 클리어하셨습니다.>

<4 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히든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민첩의 신발]

-아이템 설명: 레어. 몸이 가벼워진다.

-아이템 효과: 민첩 +15


일반 스킬이나 아이템은 등급이 설명에 나오지 않는다.

레어 이상, 즉 레어, 에픽, 레전더리는 설명이 나오게 된다.

반나절 만에 김수혁은 목표하던 신발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래 민첩의 신발···. 이걸 지금 얻어야 좀 재밌게 싸울 수 있지.”


신들에게 제대로 된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향상된 회피력과 반응속도가 필요했다.

게다가 지금 시점의 민첩을 올리는 것은 체력보다 큰 방어적인 효과도 있었다.

서둘러 던전을 나온 김수혁은 박 사장의 차에 올라탔다.

낮잠을 자다 일어나서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던 박 사장이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에? 벌써 오셨네요. 역시···”

“아 네 박 사장님 덕분이죠. 자 다음 던전 가볼까요?”

“역시 맨티스님답습니다. 하하하!”


자연스럽게 뒷좌석에 앉은 김수혁은 영상을 편집해 신튜브에 올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


“야 이거 봐 쥐왕이랑 맞다이를 뜨네 얘는 하하하하”

“이렇게 초반부터 적당하게 정신 나간 정도로 노는 인간은 없었던 거 같은데···”


신들의 대화대로였다.

각성한 지 얼마 안된 플레이어들은 매우 조심스럽거나 무모했다.

조심스러운 플레이어들은 흥미로운 전투를 보여주지 못했고, 무모한 이들은 겁 없이 싸우다가 죽거나 후퇴했다.

하지만 김수혁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누가 보면 무모하다고 볼 수 있었겠지만, 김수혁의 전투 자체는 무모하지 않았다.

신중하게 계산된 쇼맨십이었을 뿐이다.

단지, ‘왜 저러지?’라는 의문을 부를 뿐이었다.


“뭐야 이 또라이 그 요즘 돌아다니는 철갑쥐 영상에 걔 아냐?”

“어허··· 이 또라이를 보시게나 이 맛으로 우리가 던전을 만든 게 아니겠어?”


신들이 김수혁의 쇼를 즐기는 소리가 천계에서 울려 퍼진다.


“근데 우리한테 이렇게 대놓고 말을 하는 놈은 처음 아니냐?”

“그러게, 인간들은 거의 다 각성하고 나서 새로운 삶 적응하기에 바쁘던데. 우리를 의식해주니까 기분이 뭔가 색다르지 않아?”

“우리한테 대놓고 말하니까 흥미롭긴 하네. 전투도 나름 계산적으로 좀 잘하는 것 같고.”

“난 얘 구독해야겠다!”


신들이 왜 던전이라는 공간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대화가 오갔다.

그들은 인간들의 전투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신들은 본인들이 인간의 관심을 은근히 좋아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모로 김수혁에게 빠져가는 천계의 신들이었다.


“얘 꽤 빵빵한 길드에 들어간 거 같은데?”

“그런 거 같네. 던전을 다 꿰뚫고 있어.”

“에이 그냥 길드 빽으로 나대는 애였어?”

“아니야 잘 봐봐 얘 혼자서 던전을 도는데 이건 그냥 좀 잘하는 애야. 던전 내용 알고도 이렇게는 아무나 못 해”

“그렇긴 하지.”


실력도 따라주는 김수혁이 신들에게 관심도 주며 신튜브 영상을 만들어 올리니 신들은 자연스럽게 그에게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신 중 후원에 빠져서 큰돈 쓴 거로 유명한 신이 하나가 김수혁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성장 속도가 꽤 빠른데 얼마나 진국인 놈인지 한번 시험해볼까?”


신튜브 닉네임 ‘갓스피드’.

그는 레벨 100 이상의 고수들의 전투 위주로 신튜브를 즐겨 보는 신이다.

그때까지 살아남아 치열하게 활동하는 플레이어들의 전투는 보는 맛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숨은 고수를 찾아 돌아다니기도 한다.

갓스피드는 얼마 전 한 탑텐 랭커가 포함된 미국 길드의 멋진 전투를 보다가 기분에 취해 길드 전체에 말도 안 되는 양의 재산을 뿌린 적이 있다.

신의 재산이 어떻게 플레이어에게 보상이 될 수 있을까?

던전에서 나오는 아이템들은 모두 천계의 물건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던전에는 하찮은 아이템은 많았던 것이고 귀한 아이템은 적었던 것이었다.

큰 재산을 별풍선처럼 쏴버린 갓스피드는 요즘 저렙 플레이어 중 후원을 할 만한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래야 후원하는 맛이 있었으니까.

레벨이 높은 놈들한테는 웬만한 보상을 줘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을 해 준 것 같지가 않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레벨이 낮은 놈들이 후원받고 흠칫흠칫하며 미소짓는 보는 맛이 있었다.

일반 신들은 전투 장면뿐만 볼 수 있었지만, 후원하는 신들은 후원을 받는 플레이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갓스피드같이 후원중독 증세를 보이는 신이 생길 만했다.


“지금 얘 레벨에는 뭘 줘도 좋아하겠지? 근데 내 후원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놈인지 좀 더 지켜보고 이것저것 시험도 해봐야지 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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