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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지금 출세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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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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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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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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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우정

DUMMY

조대표는 상대로 하여금 뭔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분명 그건 그가 가진 재주였고, 또 대표라는 타이틀이 가진 파워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고, 더불어 카사 그란데의 대표라는 그의 위치를 120퍼센트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경험 많은 조대표의 입장에서 출세를 꿈꾸는 야망 있는 서른 한 살의 나와 동호는 경쟁을 붙이기에 쉬운 상대가 틀림없었다.

그리고 나와 동호는 비록 친구 사이지만 조대표가 원하는 대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분명 나와 동호는 이건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각자가 가진 욕심 때문에 최소한 그의 앞에서 만큼은 그 어떤 불만도 표현할 수가 없었다.

회사의 오너는 미스 송이지만, 우리의 보스는 조대표였으니까.

바르셀로나 출장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비행편이 이른 아침이어서 난 짐을 챙겨 하루 전날 프라이부르크로 향했다.

카사 그란데 본사와 가까운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그를 만나러 본사로 갔다.

이미 조대표의 사무실엔 동호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동호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조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내가 도착하자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날 대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마음이 불편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자리에서 난 내가 장담했던대로 전월대비 30퍼센트 매출 성장을 한 7월보다 30퍼센트 더 매출을 성장시킨 호텔 암 파커의 8월 매출 보고를 해야했다.


"와인 판매에 따른 팀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나서부터 와인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곧 판매량이 급속도로 올라가는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조대표는 당연한 결과라는 듯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키친 스테프를 뽑는 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6명이 인터뷰를 보고갔는데, 하나같이 조건이 맞지 않거나 제가 바라는 인재상이 아니었습니다. 부득이하게 쉐프인 발트 씨와 의견을 조율해서 레스토랑 메뉴를 전체적으로 단순화 시켰고, 그간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지, 실질적인 매출은 월 6천 유로 미만이었던 바(bar)를 샌드위치 섹션으로 변경했습니다."

"샌스위치 섹션?"

"레스토랑에서 점심 장사를 포기하는 대신, F&B(식음료) 쪽에서 다르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내야 했습니다. 월 매출 6천 유로. 사실 직원들 인건비도 안나오는 업장이었습니다, 바(bar)는. 그 부분을 과감하게 없애고, 대신 간단한 테이크 어웨이용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미리 만들어서 냉장고 안에 넣어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그 공간을 변경시켰습니다."


조대표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내가 보여주는 노트북 화면을 주시했다.


"라두가 손재주가 상당히 좋습니다."

"라두라면 약간 정신지체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을 말하는 건가? 하는 일 없이 계속 호텔만 돌아다니는..."

"네, 바(bar)에서 사용하던 화이트 와인 냉장고를 이렇게 샐러드, 샌드위치 냉장 진열장으로 만들어놓더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 알아보니까 냉장 진열장도 돈 주고 사려고 하면 최소 2만 유로 이상은 줘야 하던데, 이걸 이런식으로 리폼을 시켜버리더라고요."

"감쪽같네. 근데 호텔 투숙객들 중에 샌드위치를 사가는 사람들이 많아?"

"객실을 단체 그룹이 아닌 일반 고객들 위주로 판매하다보니까 재밌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박이 늘었습니다."

"연박이라면?"

"보통 여행사를 통해서 오는 단체 그룹은 하루 머물다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유럽여행을 하는 단체 그룹이 아닌, 며칠씩 여유를 두고 유로파 파크를 방문하는 유러피안들의 경우 보통 이틀 연속 객실을 사용하더라고요. 그 부분을 눈여겨 봤습니다. 과연 저 사람들은 점심을 어떻게 해결을 할까...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의 저녁 장사 같은 경우는 호텔 객실 투숙객 뿐 아니라 유로파 파크가 폐장을 하는 순간 일제히 쏟아져나오는 일반 손님들까지 합세해서 웨이팅(테이블을 기다리는 행위)이 금방 걸리는데, 그때엔 홀도 키친도 전쟁이죠. 테이블 회전률이 평일엔 최소 3번, 금요일과 토요일엔 4번까지도 돌아갑니다."

"흐음..."

"키친에서 과부하가 걸리면 홀 서비스 직원들이 손님들에게 미리 준비되어 있는 샌드위치 섹션으로 유도를 하게끔 교육을 시켰습니다. 사실 웨이팅이 너무 길게 걸리게 되면 사람 심리상 다른 곳을 찾거나, 아님 원하는 메뉴가 아니더라도 빨리 나오는 메뉴라도 얼른 먹고 나가려고 하죠. 샌드위치 섹션으로 손님을 분산시키니 자연스럽게 레스토랑 홀에도 여유가 생기고, 키친에서도 주문이 꼬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샌드위치 섹션 같은 경우는 일반 편의점처럼 포스기(계산대 캐셔)를 다룰 줄 아는 직원 한 명만 세워놓으면 끝이거든요. 샌드위치와 샐러드는 문을 닫는 점심 시간대에 미리 만들어서 냉장고 안에 넣어두었다가 꺼내주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죠. 그간 레스토랑 저녁 장사때 테이블이 없어서 놓쳐야했던 손님들을 모두 다 잡을 수 있었습니다."


보고를 끝내기가 무섭게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조대표가 말했다.


"확실히 신 실장이 자신있게 추천할만 했어."


조대표의 말에 동호는 미소를 지었고, 난 동호의 눈치를 살피며 노트북을 덮었다.


"이제 회사가 좀 자리가 잡히는 거 같애. 사실 그동안 신 실장 혼자 얼마나 여기 뛰어다니고, 저기 뛰어다니며 고생을 했는지 몰라."


머쓱해하는 동호와 날 번갈아쳐다보며 조대표가 말했다.


"처음 주방 용품 아울렛 매장을 열었을때, 사람이 없었어. 판매 직원이야 많지. 하지만 이 회사를 내 회사처럼 생각하며 책임감있게 일을 해주는 사람을 찾는 건 상당히 어려운 거거든. 당시 나한텐 신 실장 밖에 없었어. 나한테 욕 많이 얻어먹었다, 신 실장. 안 그러냐?"

"아직도 얻어먹고 있죠. 하하하."

"그때랑 비교하면 지금 내가 너한테 하는 잔소리가 욕이냐? 내 입장에선 신 실장이 조금만 더 잘해주면 좋을 거 같은데, 그 당시 신 실장 나이가 스물여섯, 일곱 그랬을 거야. 그지?"

"스물 일곱이었죠."

"그래. 뭘 알 거야, 스물 일곱살 짜리가. 당시 독일어도 지금처럼 완벽하게 되지 않는 스물 일곱살 짜리를 관리자 자리에 앉혀놓았으니, 아무리 신 실장이 뛰어나다 한들 내 눈에 찰 수가 없지. 자기보다 10살 이상 많은 판매 직원들 관리는 또 무슨 능력으로 할 것이며...하지만 내 입장에선 또 신 실장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동호는 마치 지난 시간들이 눈 앞으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듯 그때를 추억했고, 난 그저 듣기만 했다.


"벌써 5년이 지났네. 시간 참 빠르다. 그 5년 동안 신 실장이 지금처럼 성장한 거 보면 놀라울 정도야. 거기다 이제 안 과장처럼 대기업 시스템에 익숙한 실력있는 후임까지 들어왔으니, 얼마나 든든할 거야?"


처음엔 조대표가 지난 5년간 자신의 옆에서 묵묵히 일해온 동호를 칭찬하고, 날 독일로 부른 동호의 안목을 높게 사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심을 했다.

어쨌거나 난 동호와 경쟁이란 걸 하고싶지 않았다.

물론 꼭 해야하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동호가 내게 독일이란 기회를 준 걸 떠나서 선의의 경쟁을 할 의향은 있다.

그건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고 일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하는 의무고 책임이니까.

하지만 누군가가 만든 저울 위로 동호와 나란히 올라서서 분명 맡은 업무와 포지션이 다른데, 서로가 가진 존재감의 무게를 경쟁해야 한다면 사양하고 싶었다.

난 그러려고 독일에 온 게 아니니까.


"이제 조만간 한국에서 사람이 하나 더 오지? 이름이 뭐랬지?"

"기성입니다, 임기성."

"어쨌거나 안 과장 밑으로 들어오는 거고, 또 안 과장은 신 실장이 데리고 왔으니까 철저하게 신 실장 사람이 되어줘야 한다는 거 알고 있지?"

"물론입니다."

"우리 회사만큼 편한 회사가 없어. 우린 라인이 하나 밖에 없잖아. 안그래? 프라우 송, 그리고 나. 그 아래로 신 실장이 있는 거고, 안 과장이 들어왔어. 난 신 실장도 알겠지만, 회사 체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걸 상당히 싫어하는 사람이야.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서론이 상당히 길다는 생각을 하며, 하지만 그 속마음을 완벽하게 숨기며 그의 말을 들었다.


"안 과장 오기 전에 신 실장과도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동안 신 실장이 해오던 일을 안 과장이 대신 좀 해주면 좋을 거 같아. 조만간 안 과장 밑으로도 사람이 하나 들어오잖아."

"..."

"난 개인적으로 신 실장이 주방 용품 사업에만 올인을 해줬음 좋겠어. 회사의 핵심 사업부잖아. 거기서 현금을 못 만들어내면, 사실 와이너리 사업부나 인카사 사업부, 그리고 호텔 사업부도 휘청거릴 수 밖에 없는 거거든."


동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고, 난 아직 이 회사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게 없었기 때문에 듣고만 있었다.


"그동안 상당히 불안불안했어. 내가 어딜 갈 때마다 신 실장이 따라다니며 옆에서 날 보좌해왔는데, 신 실장이 자리를 비우면 주방 용품 매장이 비어버리는 거잖아. 그렇다고 한 회사의 대표씩이나 되어서 출장이나 미팅 자리에 혼자 나가는 것도 사실 좀 이상한 거고. 앞으로 신 실장은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그리고 프라이부르크에 있는 주방 용품 아웃렛 매장에 100퍼센트 집중하면서 회사 현금을 만들어주고, 특별한 일이 없을 때엔 안 과장이 날 좀 도와주면 어떨까?"

"구체적으로 어떤..."

"어차피 미네르바 호텔을 인수하면 안 과장은 독일과 스페인을 계속 왔다갔다 해야 할 거 아냐. 그러겠다고 지금 한국에서 사람을 데리고 오는 거고. 아냐?"

"네,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 안 과장은 호텔 암 파커와 미네르바 호텔에 관리자를 따로 둔 다음 호텔 사업부 전체 관리만 해주면 되는 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지금까지 신 실장이 해오던 출장 스케쥴 관리라든지, 프라우 송 러스트 방문에 관한 부분을 앞으로 당분간만 안 과장이 대신 좀 챙겨주면 좋을 거 같은데, 괜찮겠어?"


말 그대로 말장난이었다.

조대표의 말이 끝나는 순간, 결국엔 지금껏 자신의 오른팔 역할을 해오던 동호의 핵심 업무를 내게 맡겨보겠다는 소리였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동호는 조대표의 생각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출장 일정도 많이 줄어들 거야. 바르셀로나 별장도 이미 계약이 끝났겠다, 미네르바 호텔도 이번에 가서 계약을 할거고...거기다 프라우 송 역시 유로파 파크가 피크 때인 여름 시즌에나 레이첼을 데리고 러스트에 가시지, 겨울엔 갈 일이 없을 거거든. 근데 또 겨울엔 안 과장이 마땅히 할 일이 없잖아. 1월과 2월엔 호텔 암 파커가 문을 닫고, 또 미네르바 호텔도 그때쯤에 맞춰서 레노베이션 들어가야 하지 않겠어?"


난 몰래 곁눈질로 동호를 훔쳐봤다.


"근데 또 그 겨울철에는 주방 용품 쪽이 상당히 바빠. 신제품 입고되고, 전체 인벤토리 하고, 한 해 프로모션 제품 선별하고, 그걸 또 신 실장이 직접 프랑크푸르트와 묀헨까지 가서 업장 매니저들한테 교육까지 해야하지."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네요."


내가 너무 앞서가는 생각을 하고있었던 것일까?

동호는 오히려 조대표의 결정에 힘을 싣는 입장이었다.

누가봐도 자신의 밥그릇을 남에게 넘겨주라는 말인데, 동호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왜 대답이 없어? 싫어?"

"...아닙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어제 너무 많은 독자님들께서 덧글로 축하를 해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시고, 전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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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나 혼자선 절대 못해, 네가 와야 돼. +32 18.06.11 30,110 1,116 12쪽
26 바뀌기 시작하는 미래 +52 18.06.10 30,778 1,089 13쪽
25 아저씨랑 같이 가자. +55 18.06.09 30,479 1,0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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