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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연예기획사 사장의 아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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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작가
작품등록일 :
2018.05.3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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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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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이름은?

DUMMY

2층 댄스 연습실 앞.


밤 10시. 보통 사람들은 슬슬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를 준비할 시각이지만, 연습실 안은 아직 네 명의 소녀가 뿜어내는 활기로 가득했다.


그녀들은 바운스와 그루브 중심의 올드스쿨 힙합을 추고 있었다. 석태지와 아이들 그리고 현진형이 올드스쿨 힙합 스타일의 댄스를 췄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냥 그 말대로 스타일일 뿐이었고, 진짜 올드스쿨 힙합의 전형을 보여준 팀은 바로 이한도와 김승재의 힙합 댄스그룹 듀오였다.


“어때?”


연습실 투명 유리문으로 네 명의 소녀들을 지켜보고 있을 때, 누군가 내 등을 툭 치며 물었다. 돌아보니 김승재가 특유의 크고 순박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예담에서 데뷔한 김승재는 전생과 달리 너무나 무사히 잘 살고 있다. 서로 다른 음악색을 찾기 위해 듀오란 그룹이 해체 된 것은 전생과 같다. 솔로 앨범을 내고 ‘말을 하자면’이란 곡으로 활동 한 것도 전생과 똑같이 흘러갔다.


다만, 1집 첫 공개방송이 있던 날, 그날 밤 있지도 않은 행사가 있다고 속여 그를 강릉 정동진역으로 보내 버렸다. 새벽 해돋이 행사가 있다고 보냈는데, 해돋이 명소로 한참 각광받던 곳이라 아무런 의심 없이 속았다. 그때가 해돋이하곤 일절 관계도 없는 11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음날 새벽, 행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김승재가 씩씩거리며 회사로 돌아왔고, 난 꿈에서 들은 이야기를 잘못 말 했다고 하며 사과했다. 그 일로 곧 중학생이 될 녀석이 어처구니 없는 짓을 했다며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많이 듣긴 했지만, 이렇게 김승재가 아직 예담에 남아 있으니 꾸지람이 아니라, 회초리질을 당했어도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사귀던 여자 친구는 김승재가 가수 활동으로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한다는 것을 서운해 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졌다고 한다.


그나저나,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난 김승재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고 말했다.


“지난 달 보다 좀 좋아지긴 했네요. 체력도 좋아졌는지 벌써 세 곡째 커버하고 있는데. 별로 지친 기색도 안 보이고.”


“좀 좋아졌다고?”


김승재는 내 대답에 황당하다는 듯 되물으며 갑자기 내게 헤드락을 걸었다.


“요, 요녀석이. 무슨 욕심이 이렇게 많아. 이만하면 솔직히 웬만한 남자 애들하고 배틀 붙여도 안 밀린다고.”


“아아아, 아, 아파요. 아, 알았어요. 알았어. 이 정도면 완벽해요!”


내가 고통에 겨운 신음을 흘리며 말을 했다. 진짜로 아프거나 한 건 아니였다. 그냥 우리끼리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식이랄까? 김승재는 그제야 피식 웃으며 내 머릴 놓아 주었다.


“당연하지. 얼마나 완벽하냐. 그나저나, 처음 만났을 땐, 겨우 가슴에 오던 녀석이 벌써 나보다 커져서. 이제 내가 올려다봐야 할 판이네? 너 키가 몇이냐?”


김승재는 키를 재듯 내 정수리에 손을 올리며 물었고, 난 장난스럽게 다리를 벌려 키를 낮추며 말했다.


“183이요. 형이랑 겨우 3센티 차이 나는데 올려다 볼 정도는 아니죠.”


“흠, 그래. 어쨌거나 그만 커라. 네가 정말 내려다보면 좀 기분 나쁠 것 같다. 사람이 잘나도 적당히 잘나야지.”


김승재는 그렇게 말하며 장난스럽게 내 턱을 검지로 툭 건드렸다.


“이 얼굴에 키 크고, 춤 잘 추고, 노래 잘하고 거기다 돈은 좀 많아?”


“아, 역시 형님 말씀에 틀린 게 하나도 없네요. 돈 많다는 것만 빼고요. 제가 돈이 어디 있어요? 다 어머니 돈이지.”


내가 그렇게 말하며 씩 웃자, 김승재는 날 슬쩍 흘겨보곤 피식 웃었다. 그리고 이제 신소리는 그만하자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연습실 안의 네 소녀를 보며 말했다.


“확실히 실력이 많이 늘었다. 춤 실력만으로는 이미 데뷔한 애들보다 나아.”


김승재의 말대로 확실히 네 사람의 춤 실력은 이미 수준급이다. 박시연, 이하얀, 이유진, 김유안 모두 댄스 재능 스탯이 80이 넘는다. 특히 막내인 김유안은 97이다. 보컬로 치자면, 7, 8년 전, 데뷔시절 신숭훈과 김검모와 비슷한 수치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여자 연습생들 중 단연 돋보이는 재능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수준엔 아직 못 미친다.


“걸 그룹만 놓고 비교하면 그렇겠죠.”


“그럼, 설마 남자 애들하고 비교 하려고?”


“네. 어중간한 실력으론 안 돼요. 안무 하면서 노래도 소화하려면 아직 모자라요. 연말까지, 형만큼은 못하더라도 웬만한 남자 아이돌만큼은 출 수 있게 스파르타식으로 교육해 주세요.”


“지금도 힘들어 죽겠다는 애들을 어떻게 더 빡세게 가르쳐? 그러다 포기하고 연습생 그만 둔다고하면 어떡하려고? 쟤들만큼 외모, 노래, 춤 세 가지 조건이 완벽한 애들을 또 어디서 찾아?”


걱정스러워하는 김승재의 말에 난 어깨를 으쓱했다.


“뭐, 그만 둔다면 어쩔 수 없죠. 지금도 일주일에 몇 개나 되는 아이돌 그룹이 데뷔했다 사라지는데. 이 정도도 못 참으면···.”


일 년에 몇 십개나 되는 아이돌 그룹들이 데뷔하지만, 그들 중 살아남는 그룹은 많아 봐야 대여섯 개도 되지 않는다. 이미 전생에서 성공한 아이돌이라고 검증 받은 아이들이라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교육시키지 않겠지만, 박시연, 이하얀, 이유진, 김유안. 이 네 명은 다르다. 최소한 실력을 최상급으로 만들어 둬야 성공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아니, 애초에 전생에 성공한 아이돌 중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는 아이돌은 거의 없었다. 이미 운명적으로 성공하게 되어 있는 아이돌을 이기려면, 운명 이상의 실력이 필요하다.


그때, 김승재가 뭔가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뭐, 솔직히 내 마음 같아서는 ‘더는 내게 배울 게 없으니, 이만 하산하라’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며칠 전에 나 말고 쓸 만한 선생을 찾았다. 걔한테 애들 각기 좀 가르쳐 달라고 하려고.”


“각기요? 팝핑 말이에요?”


내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묻자, 김승재는 그런 반응을 기대했다는 듯 씩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영턴스 클럽’ 객원 멤버였던 앤데, 며칠 전 클럽에서 봤는데, 환상적이더라. 이름이 남한준이라고, 다음 주부터 얘들 가르칠 거야.”


팝핑이라···. 2000년대 접어들면서 그루브나 바운스 중심의 올드스쿨 힙합 댄스 보단, 정교하고 세밀한 팝핑 댄스가 주류가 되긴 한다. 그걸 뉴스쿨 힙합이라고 하던가···?


“괜찮겠네요. 아직 걸그룹 중에 팝핑으로 화재 된 팀은 없으니까. 춤은 그럼 다음 단계가 정해 졌고, 보컬은? 박문정 선생님이 가르치고 계시죠?”


“어. 그렇지.”

흐음, 이참에 보컬 트레이너도 바꿔볼까? 어떤 음치도 3개월이면 가수 뺨치는 실력으로 만들어 준다는 그 보컬 트레이너한테···.


“형, 혹시 ‘스페이스K’ 소속사가 어딘지 아세요?”


“스페이스K? 어딘 줄은 아는데, 작년에 스페이스K 1집 실패하고 망했다는 소문 돌던데.”


“헉, 정말요? 익준이 형한테 한번 알아봐 달라고 해야겠네.”


“그런데 거긴 왜?”


“아, 스페이스K에서 탈퇴한 멤버 한 명이 요즘 보컬트레이너를 한다는 소문을 들어서요. 실력이 상당하다고 해서 한번 만나볼까 하고요.”


“그래? 아무튼, 형은 이만 연습 마무리시키고 애들 돌려보내야겠다. 곧 전철 끊기겠네.”


“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요?”


“그래. 너도 내일 학교 가야지. 그만 들어가라.”


“네 알았어요. 아무튼, 내년 상반기에 데뷔 시킬 거니까 맞춰서 잘 좀 가르쳐 주세요.”


“내년? 그래. 근데 쟤들 그룹명은 뭐로 할지 정했어?”


“아뇨. 아직···.”


“데뷔 시기보다, 그룹명부터 정해라. 일일이 이름 부르고, 애들아 하는 것도 힘들다.”


“네. 알았어요. 들어가세요.”


“그래. 바이!”


김승재는 인사를 하고 급히 연습실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연습을 하고 있던 네 소녀의 시선의 입구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내 모습이 보였는지, 모두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땀에 젖어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환하게 웃는 소녀들을 보고 있으니 내 얼굴에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박시연, 이하얀, 이유진, 김유안.


섹시하고, 귀엽고, 청순하고, 씩씩한.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아름다운 소녀들.


이 소녀들의 그룹명을 뭐라고 지어야 할까?


이름을 짓는 건 신중해야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연예계에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배우는 영화나 드라마의 제목을 따라가고, 가수는 노래의 제목을 따라간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야기다.


전생에 윤시원이란 남배우는 ‘굿바이 마누라’란 드라마를 찍고 난 뒤, 이혼을 했고, 이지수란 여배우는 16살이나 어린 연하 남친과의 연애를 공개한 날, ‘사랑을 다시’란 영화에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


내 주변에도 신숭훈 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란 곡을 불렀다가, 벌써 몇 년 째, 사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날개를 잃어버린 천사’란 노래로 가요계 최정상에 섰던 ‘랄라’라는 그룹은 그 후에 정말 날개를 잃어버린 것처럼 다음 앨범이 표절 파문에 휩싸이며 추락하고 말았다.


물론 이런 건 우연의 일치로 일어난 비과학적인 미신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해도 제목이나 이름을 짓는 건 신중해야 한다.


독특하면서도 한 번 들으면 인상에 강하게 남는 그런 이름이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팀원들의 특징은 물론, 읽었을 때 느껴지는 어감과 글로 썼을 때 문자의 디자인 등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HAT, UPPA, NRZ, SIXKIES 등 영문 약자를 쓰거나 그럴 듯해 보이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게 유행 아닌 유행이다. 하지만 그들을 따라 영문으로 팀명을 정하는 건, 조금도 독특하지 않다. 게다가 2000년에 들어서면 팀명을 짓는데 또 다른 조건들이 붙는다.


바로, 앞으로 올 한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은 바로 중국과 일본이다. 후에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와 중동, 그리고 유럽까지 전 세계적으로 퍼지긴 하겠지만, 그것은 조금 더 후의 일이고, 당장은 중국과 일본을 대비한 팀명을 정하는 것이 좋다.


바로, 한중일 삼국이 다 사용하는 한자로 표기가 가능한 팀명이다.


당장 떠오르는 걸로는, 사색미인(四色美人)이나, 신비소녀(神祕少女), 동방소녀(東方少女) 정도가 떠오른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지으면, 삼국 어디에서나 의미가 바로 전달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메탈리카를 금속제품합창단(金屬製品合唱團), 롤링스톤즈를 곤석합창단(滾石合唱團)으로 바꿔서 적는다고 한다. 내가 키우는 걸그룹이 이런 식으로 불리는 건 아무래도 싫다.


흐음, 어떤 팀명이 좋을까···?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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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그대들은 운명의 한 쌍 +27 18.08.03 18,987 546 12쪽
44 정기 오디션 +29 18.08.02 19,062 572 14쪽
43 noise man VS jem +19 18.08.01 18,975 559 10쪽
42 저흰 그렇게 안 해요. +27 18.07.31 19,726 567 13쪽
41 불행과 행운의 교차점 +34 18.07.27 21,249 586 14쪽
40 공연의 신(수정) +38 18.07.23 22,385 633 15쪽
39 매니저? 보디가드? 비서? (수정) +26 18.07.22 21,849 573 12쪽
38 대가는 천재를 알아본다 +28 18.07.20 22,124 56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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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아는 노래와 모르는 문자 +24 18.07.06 25,929 639 13쪽
30 기대 +28 18.07.04 25,716 64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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