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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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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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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DUMMY

비가 내린다. 동그란 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찰나의 시간, 공중에 있는 빗방울은 작은 별과 같다.

자기 스스로 빛나지는 않지만 굴절된 빛을 반사하는 동그란 몸체는 어두운 구름 아래 하나의 별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빗방울을 끌어당기는 중력은 블랙홀이라 말할 수 있을까? 비약적인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순히 끌어당기는 힘에 대해서

의미를 두고 이야기하자면 둘의 의미는 같다고 할수 있다.

지상의 모든 물체를 끌어당기는 중력처럼 우주의 모든 물질을 빨아당기는 검은 별, 블랙홀은 하늘의 구름 속에 떠 있던

빗방울을 땅에 떨어뜨리듯 우주의 별들을 끌어당겨 결국은 파괴하고 만다. 그리고 별과 함께 많은 것들이 죽음을 맞는다.


별은 성운이라는 곳에서 태어난다. 성운이란 우주의 먼지들이 구름처럼 모여있는 장소를 말한다.

마치 빗방울이 구름 속에서 응축되어 만들어지듯이 별 또한 성운 속에 우주먼지들이 응축되어 만들어진다.

별의 탄생을 빗방울에 빗대어 말하자면 비슷한 점이 또 하나 있다.

별과 빗방울을 만드는 씨앗이 그것이다.

빗방울이 처음 구름 속에서 뭉쳐지려면 처음이 되는 작은 알갱이가 필요하다. 보통 먼지라고 불리는 초미세 입자가 그것이다.

수증기 덩어리인 구름 속에서 초미세 입자가 씨앗이 되어 뭉쳐진 물방울은 비가 된다.

별도 마찬가지다. 구름과 같은 성운 속에서 하나의 개체인 별이 되기 위해 구심점이 될 씨앗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저 수증기를 덩어리로 뭉쳐내는 빗방울이라면 먼지 조각으로 충분하겠지만. 별은 빗방울처럼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크기부터 빗방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어마 무시하게 큰 놈이다. 그런 별의 씨앗이 되려면 아주아주 무언가 특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이야기는 별의 씨앗에 관한 이야기다. 혹은 그 씨앗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곳은 은하 외곽의 구상성단에서도 외곽에 있는 한 태양계이다. 중앙의 강렬한 푸른 태양이 불타고 있고, 그 태양을 중심으로 스무 개가 넘는

행성들이 원과 타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먼저 중앙의 푸른 태양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우리가 알고 있는 붉은 태양의 100배가 넘는 크기를

가지고 있다. 온도야 말할 필요도 없이 높다. 이렇게 크고 뜨거운 태양이 구성하고 있는 태양계의 행성이 겨우 스무 개 밖에 되지 않는 건

원시 태양계를 이루던 시절 푸른 태양의 높은 중력에 가까운 행성들은 모두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아있는 행성들은 태양과 멀리 떨어져 태양이 끌어당기는 중력과 안전한 거리를 두고 있는 행성들뿐이다.

그중 아스가르드가 대기하는 행성은 태양계의 가장 바깥을 돌고 있는 행성이었다. 태양계의 가장 바깥 행성이란 춥고 어둡고 황량하다는게 정설이다. 그러나 이 행성은 웬일인지, 따뜻한 온도에 정글과 같은 숲을 가지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냈기 때문이기도 하고, 땅속의 맨틀과 핵의 지열의 영향도 있다.

어떤 이유가 되었던 분명한 건 이 행성까지 전달되는 태양의 빛으로는 절대 이만큼 따뜻할 수 없다는 거다.

이 행성의 식물들도 이런 태양의 옅은 빛을 만족하지 못했던 거 같다.

행성의 식물들은 자이언트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커다랐다. 아마도 밝지않은 옅은 빛 때문이었던거 같다.

땅콩 크기 만하게 하늘에 걸려 흐릿하게 내려오는 태양의 빛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으려 식물들은 높이 그리고 크게 자라났다.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마법 콩나무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 행성에서 자라던 식물을 가져간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식물의 이파리는 축구장 만한 것도 있었다. 자신의 밑에 있는 식물에 줄 태양 빛은 하나도 없다는 뜻일 게다.

아스가르드가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서 있는 식물의 잎이 그러했다. 축구장 크기만큼은 아니었지만, 멀리뛰기나 3단뛰기 정도의 육상 종목은 가능한 크기의 잎사귀였다.


암청색의 하늘 한쪽에서 물감처럼 번져오는 밝은 빛의 태양이 머리를 내밀기 시작한다.

팔짱을 끼고 우두커니 태양의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아스가르드 앞으로 형광색의 푸른빛이 지평선과 수평을 이루어 갑옷과 검 그리고 얼굴을 비추어낸다. 아스가르드는 피식 웃음이 났다.

'푸른 태양이라..미쳤지 미쳐서 푸른 태양이라니.'

조르도와 처음 사냥 계획을 상의 할 때만 해도 형체가 없는 뜬구름같은 이야기라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그 대상을 앞에서 지켜 보고 있으려니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전에 없던 감정에 혼란스러웠다.

아스가르드는 가만히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시킨다.

'까짓거 안될 건 없잖아. 누구는 처음부터 푸른 태양을 사냥했던 건 아니었잖아.'

그리고 자신이 사냥하던 태양들을 떠올린다. 가장 처음 사냥했던 붉은 태양부터 기억을 되짚어본다.

별의 기준으로 본다면 붉은 태양은 이제 막 태어난 어리고 어린 천체이다. 지금의 아스가르드에게는 가벼운 사냥 대상이 되겠지만, 우주로 처음 나왔던 때만 해도 붉은 태양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별 사냥꾼들이 처음 상대하는 별이 태양이라고 부르기 모호한 갈색왜성이라는 것만 봐도 초보 별 사냥꾼이 붉은 태양을 사냥한다는 건 웬만한 자신감과 실력 아니라면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다.

아마도 아스가르드의 자신감은 그때부터 였을지 모르겠다. 아니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거만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아스가르드는 자신의 첫 푸른 태양 사냥이 될 사냥감의 빛을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너의 푸르른 빛이 우주를 비춰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표정으로

지평선을 뚫고 올라오는 푸른 태양을 바라보며 아스가르드 특유의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있을 때였다.

태양을 등지고 날라오는 물체 하나가 무지갯빛 그림자를 만들며 다가온다. 그리고 곧 아스가르드가 있는 잎사귀가 덜렁거리게 그의 앞으로 내려앉는다.

사람형상을 하고 있으면서도 사람이라 부르고 싶지 않은 이유는 그 모양새 때문이다. 반투명한 유리와 같은 몸을 가지고 있는 물체는 푸른 태양 빛을 난반사 시키며 아스가르드가 있는 잎사귀 위로 무지개를 만들어 놓았다. 무지갯빛 그림자를 가진 이 물체가 덜렁거리며 아스가르드 앞으로 다가온다.

"뭐냐? 그 몰골이."

"기습 때문입니다. 기습만 아니었으면 제가 그놈들을..."

"정말?"

"숫자도 많았습니다. 한 개 중대는 되었을 겁니다. 아니 대대급이었습니다."

대답을 하는 반투명한 물체의 얼굴이 어깨부터 가슴까지 벌어진 상처 때문에 45도로 기울어져 있다. 그리고 말을 할 때 마다 덜렁거리는 팔 한 짝이 작은 무지개 여럿을 더 만들어 아스가르드의 눈을 간지럽혔다.

"그렇다고 치고, 조르도에게 말은 전달하고 왔냐?"

"네 아스가르드 님이 출발하시면 곧 출발할 수 있게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그래! 넌 어떡할래 내가 치료해줄까?"

"아닙니다. 지난번에도 주인님이 치료해주신 부위가 어긋나 한참을 고생했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아스가르드가 빙그레 웃으며 상처를 감추는 하오니를 바라본다. 녀석의 몸은 얼음덩어리로 되어있다. 아스가르드의 검은 별 주위에는 추종자를 만들 행성이나 소행성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지나가던 얼음 혜성에서 떼어낸 얼음 조각에 빛에너지를 불어넣어 만든 녀석이었다.

암석이나 금속으로 만든 추종자보다 단단하지도 않고 열에 약해 금방 녹아내리기도 하지만, 반투명한 몸체는 정찰 할 때나 연락병으로 보낼 때 눈에 잘 띄지 않아 좋았다. 그리고 이번처럼 상처가 생기더라도 간단히 녹여 붙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복구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다.

"상처를 치료하면서 잠깐 기다리고 있거라."

아스가르드의 지시에 하오니는 넓은 이파리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벌어진 상처를 맞추기 시작했다.

조르도에게 공격 시작을 알렸다고 하니 태양이 떠오르는 대로 태양을 향해 날아가면 될 것이다.

지평선에 걸리듯 올라오는 푸른 태양이 점점 둥그런 형체를 갖추기 시작한다. 아스가르드가 푸른 태양을 사냥할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는 뜻이다.

약간 긴장됐던 몸은 하오니와 몇 마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풀렸다. 그렇다 해도 평소보다 가벼운 마음은 아니었다. 오늘따라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느껴지지만, 대수롭지 않게 바닥을 박차고 날아오른다.

행성의 중력 따위는 아스가르드에게 아무런 저항이 되지 못한다. 가뿐히 대기권을 돌파해 나간 아스가르드가 푸른 태양을 향해 방향을 잡는다.

우주로 나오자 푸른 태양의 빛이 한결 더 깔끔하게 보인다. 자신감이야 차고 넘칠 정도로 까칠한 성격의 아스가르드라지만 아직 능숙한 별 사냥꾼이라 말한 만큼 다양한 경험은 없었다. 푸른 태양의 빛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푸른 태양' 다시 한번 아스가르드 머릿속을 사로잡는 단어다.


--


우주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이 자리하고 있다.

빛이 나는 천체라는 공통분모를 제거하고나면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별들을 몇 가지 범주로 구분한다는게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리 지어 몇 가지 범주로 구분 짓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헤아려도 다 셀 수 없는 숫자의 별들이라 우리는 몇 가지 특징으로 구분 지으려 한다.

별을 구분 짓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위치에 따라 어느 은하의 어느 별이라고 할 수도 있고, 색상에 따라 푸른 별 붉은 별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크기로 구분할 수도, 모양으로 구분하거나, 별을 구성하는 원소의 성분으로 구분할수도 있겠다.

그중 우리의 별 사냥꾼들이 별을 구분하는 기준은 명확하다. 크기와 밝기 그리고 색상이다. 그리고 대부분 색상에 따라 그 크기와 밝기가 따라오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색상 하나로 구분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별 사냥꾼들의 기준이 되는 태양의 구분법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별사냥꾼들이 처음 별 사냥을 시작할 때 연습처럼 사냥하는 대상이 있다.

마치 정글의 어미 사자가 새끼 사자에게 사냥법을 가르치기 위해 산 채로 잡아 오는 새끼 누와 새끼 사슴처럼 정식 사냥감이라 부르기 모호하지만, 실전에 들어가기 전 연습 상대가 되는 천체가 우주 속에는 무수히 많다.

그 대표적인 천체가 갈색왜성이다. 누가 보아도 조금만 크거나 무거웠다면 충분히 붉은 태양이 되었을 거라 확신하는 이 갈색왜성은 가장 큰 행성보다는 크고 가장 작은 태양보다는 작은 애매한 크기로 용도 뱀도 되지 못한 이무기 같은 천체이다.

별 사냥꾼들이 우주로 나오면 가장 먼저 연습 삼아 싸워보는 이 갈색왜성은 그 밝기가 밝지 않아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찾기만 한다면 한두 명의 별 사냥꾼들이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상대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연습 상대는 연습 상대일 뿐 갈색왜성을 아무리 많이 사냥한다 해도 별 사냥꾼들은 경력으로 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자존심 강한 아스가르드는 처음부터 붉은 태양을 사냥했던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저 연습 상대일뿐인 갈색왜성을 제외하고 별 사냥꾼들이 구분하는 별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붉은 태양과

노란 태양 그리고 푸른 태양이다. 지금은 간단하게 세 가지로 나누었지만, 그 안에서도 또 그 밖에서도 수많은 종류의 태양이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번 밝혀두고, 간단하게 세 가지로 분류한 태양에 관해서 설명하겠다.


우선 붉은 태양은 우주의 별들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태양이고 갈색왜성과 더불어 우주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천체가 되겠다.

생명체의 시간으로 따지자면 엄청나게 긴 시간이 되겠지만 별들의 시간으로 아직 유년기라고 할 수 있는 붉은 태양은 먼지 성운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태양이다.

그리고 이 붉은 태양이 우주의 먼지, 원소, 희귀원소, 그리고 주위의 행성 같은 천체까지 빨아 당겨 몸체를 불리고 온도를 높이게 되면 점점 노란색 빛을 띠게 되는데. 이를 우리는 노란 태양이라 부른다. 태양의 주기로 봐서 청년에서 장년기의 삶을 사는 태양이라 할 수 있겠다.

별들은 이 노란색 태양이 될 때까지는 거의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마치 우리가 초등학교를 들어가 중 고증 교육까지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성년이 지난 후 각자 다른 직업과 목표를 갖는 것 처럼 별들도 노란 태양 이후의 삶이 달라질까?

결론은 그렇다 할 수 있다. 고등교육을 마친 우리가 건축가, 회계사, 회사원, 개인사업 또는 예술가와 같은 각자의 미래를 찾는 것처럼

태양도 노란 태양이후 여러 종류의 태양으로 갈라진다. 지금 여기서 하나하나 설명하자니 이야기가 길어질것 같으니 자세한 설명은 차후 천천히 설명하기로 하고 지금은 이름만 나열하자면 푸른 태양, 거대 푸른 태양, 적색 거성, 초적색 거성, 백색왜성, 암흑항성, 검은별, 중성자 별, 퀘이사, 등이 있겠다.

다시 기본적인 세 가지 색상으로 분류한 태양의 종류로 돌아가, 푸른 태양을 마지막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눈치껏 알아차렸겠지만, 별 사냥꾼들에게 푸른 태양이란 한 스테이지의 중간 보스와 같은 존재이다.

물론 푸른 태양 중에도 크기와 등급에 따라 또 나눌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색상으로만 분류하고 있으니 다른 크기의 푸른 태양은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다.


'벨로우니칸' 이 푸른 태양이 불리는 이름이다. 푸른 태양 중에서는 작은 편에 속하지만, 아무리 작아도 강력한 푸른색의 빛을 뿜어내는 태양이다.

이 푸른 별을 사냥감으로 선택하기까지 팀원들의 설전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니까 갑자기 왜?"

"금색 미즐 만져본지도 오래됐잖아? 안 그래?"

그레의 질문에 조르도가 태연스럽게 대답을 한다.

"금색 미즐이 아무리 좋다지만 그건 우리가 소멸하지 않았을 때 얘기야, 섣불리 푸른 태양을 공격했다가 외곽 방어군 정도에서 소멸할 수도 있어"

그레가 좀 더 강한 어투로 부정적인 의견을 조르도에게 이야기한다.

"그 정도 대책도 없이 푸른 태양 사냥에 나선다고 할 거 같아? 그리고 아무리 푸른 태양이라지만 우리가 외곽 방어군 정도도 뚫지 못할까?"

조르도가 손바닥 위에 푸른 불빛을 모아 푸른 태양의 형상을 만든다. 그리고 주위에 작은 불빛을 팽이 돌리듯 돌려 넣자 작은 태양계 모습을 한다.

"좋아 외곽 방어군을 뚫고 주 방어군까지 뚫었다고 치자. 우리 인원으로 푸른 태양 본체를 사냥할 수 있을거 같아?"

"상당히 오래전 일이지만 푸른 태양을 사냥한 적이 없는 건 아니야."

"그때는 우리 말고도 용병이.."

"알았다고 그만하자, 이제 막 이야기를 시작해서 이견 조율해 보자는 거니까. 너무 부정적인 말만 하지 말고 내 계획을 먼저 들어봐."

용병이란 단어를 꺼내려는 그레의 입을 조르도가 급하게 막고는 자신의 손바닥 위에 만들어 놓은 푸른 태양의 태양계 모형을 모두가 볼 수 있는

중앙 탁자에 올려놓으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계획은 순전히 얼마 전 합류한 아스가르드 때문에 계획한 일이야."

별 사냥꾼 팀원들의 눈동자가 태양계 모형에서 한쪽 구석 의자에 않아 팔짱을 끼고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아스가르드에게 몰린다.

그 시선을 받은 아스가르드가 팀원들을 한번 훑어본 후 콧방귀를 뀐다. 그러자 팀원들의 시선이 다시 조르도와 태양계 모형으로 몰린다.

"어쨌든 저 친구가 중요한 역할을 해주어야만 하니까. 잘 들어봐."

길고 지루할 거 같던 조르도의 설명은 의외로 간단했다.

팀원 중에서 빛의 힘이 가장 강한 아스가르드가 태양계를 휩쓸고 다니면서 시선을 끌고 있는 동안 나머지 팀원들 모두가 태양 본체 공격에 가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친구 아니면 이런 계획이 가능할 리가 없지"

조르도가 무표정한 아스가르드를 보며 빙그레 웃는다.

"분배 몫은 전과 같습니까?"

아스가르드의 물음에 미소짓던 조르도의 표정이 잠깐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아스가르드가 받아가는 배당량이 조르도나 다른 팀원들 입장에서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비율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아스가르드가 이 팀에 속해 계속 사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들어오면서 높아진 사냥 성공률 때문이었다.

아스가르드에 반을 떼어주고도 나머지 팀원들이 나눠 받는 배당량이 그 전보다 늘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거 아닌가.

"금색 미즐도 있는 겁니까?"

"금색 미즐은 푸른 태양을 사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거니까. 당연히 나오겠지."

태양의 중심핵에서 융합되는 미즐들은 압력과 온도가 높을수록 품질이 좋았다. 붉은 태양보다 노란 태양의 미즐 품질이 좋았고, 노란 태양보다 푸른 태양의 미즐 품질이 좋았다. 그중에서도 금색 미즐은 다른 미즐들보다 단단해서 갑옷으로 만들어 입고는 했다.

태양 핵의 압력과 온도가 가장 높은 푸른 태양에서만 만들어지는 금색미즐은 푸른 태양 사냥을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아스가르드는 직접 구해보지 못했던 미즐이다.

검은 우주를 날아가며 태양계를 둘러보던 아스가르드가 고개를 바로 하자 벨로우니칸의 푸른 태양 빛이 직선으로 눈 안에 들어온다.

아스가르드가 태양을 향해 나아가던 방향을 오른쪽으로 약간 꺾는다.

그가 바꾼 방향에는 조금만 더 컸다면 충분히 갈색왜성이 될 수 있었던 가스행성이 푸른 태양의 궤도를 돌고 있었다.

아스가르드가 검도 뽑지 않은 채 가스행성의 물결처럼 일렁이는 가스층에 작은 흔적을 남기고 날아 들어간다,

잠시 후 아스가르드가 들어갔던 반대 방향에 그가 들어갔던 흔적과 같은 구멍이 행성 가스층에 생기며 빠져나온다.

아스가르드가 갈색의 가스행성을 나온 후 가스행성은 중심부가 붉게 물들더니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며 중앙으로 허물어지더니 곧 폭발한다.

푸른 태양을 방어하는 방어군에게 선전포고와 같은 의미였다. 이렇게 요란하게 하지 않아도 이미 아스가르드의 별 사냥꾼 일행이 태양계 외곽에서 사냥준비를 하고 있다는걸 벨로우니칸의 방어군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스가르드는 조금 더 요란하게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자신이 맡은 역할이 방어군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스가르드는 다시 푸른 태양을 향해 방향을 잡는다. 속도를 내면 한걸음에 날아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방어군 보란 듯 갈지자를 그리며 천천히 날아간다. 아니나 다를까. 한 무리의 방어군들이 아스가르드를 향해 날아오는게 보인다.

황갈색의 꺼끌꺼끌한 표면, 어둡고 탁하며 고르지 못한 그림자를 만들어 아스가르드 앞으로 다가오는 방어군들은 암석으로 된 빛의 추종자였다.

빛의 추종자란 별의 신들이 자신의 빛을 나누어 만드는 초자연적인 물체를 말한다.

우주의 어떤 존재도 마찬가지겠지만, 넓고 어둡고 위험한 우주를 혼자서 살아가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움직이지 못하는 돌멩이가 아닌 이상 우주의 모든 것들은 자신의 세력과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한다. 태양의 신들이라고 다르지는 않다.

그들 또한 태양 즉 별에 의해서 만들어진 초자연적이며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 어디쯤의 존재이지만, 자신의 밑에서 심부름을 하거나, 허드렛일을 도와주고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충직한 부하로 가까이에서 도움을 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태양에게 자신들이 필요로 했듯이 말이다. 그래서 별의 신들이 만드는 게 빛의 추종자들이다. 태양에게서 받은 빛에너지를 조금 나누어 생물 또는 무생물에게 주면, 그 빛에너지를 따르는 충직한 동료가 되는 것이다.

아스가르드가 얼음에 빛에너지를 뿌려 만든 하오니가 그러하고, 지금 별 사냥꾼들의 공격을 방어하려는 벨로우니칸의 방어군들이 그러하다.

아스가르드를 가장 먼저 맞이한 방어군은 약 100여 기의 암석으로 된 빛의 추종자들이었다. 우락부락한 외형만큼이나 단순하고 무식한 종족들이다.

우주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여서 많이 만들 수 있지만 그만큼 쉽게 부술 수 있는 빛의 추종자이기도 하다.

그물망처럼 펴져서 다가올수록 조금씩 좁혀오는 방어군들을 보며 아스가르드가 싱긋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 날아가던 속도를 높여 방어군의 중앙을 향한다. 미쳐 공격준비를 하지 못했던 중앙의 방어군들이 당황하며 손에 들고 있던 미즐검으로 아스가르드를 막으려 하지만 이미

아스가르드가 커튼을 열듯 휘두른 양손 공격을 맞은 후였다. 첫 번째 방어군 대형은 그렇게 무너져 버렸다. 두 번째 세 번째 방어군들도 마찬가지 였다. 아스가르드는 마치 어린아이 어르고 달래듯 벨로우니칸의 방어군들을 몰고 다녔다. 열 개 정도의 방어군 군락을 농락하고 다닐 때였다.

아스가르드의 기분이 찜찜해진다.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의 이유를 아스가르드는 금세 알아차렸다.

그리고 심통한 표정으로 그동안 몰고 다니던 벨로우니칸 방어군들을 향해 중력 그물을 친다.

1000여 기에 가까운 방어군들이 우주 공간 한점에 이끌려 빨려간다.

순식간에 중력 그물에 달라붙은 암석 추종자들로 인해 동그란 행성 하나가 만들어진다. 자신을 쫓아다니던

방어군들이 한 덩어리로 뭉쳐지자 아스가르드가 손짓하여 멀리 우주를 향해 던져버린다. 중력 그물의 힘이 계속되는 동안 방어군들은 한 덩어리로 뭉쳐있을 것이다. 처음 빨려 들어간 중앙의 방어군들은 바깥에 쌓이는 동료들의 무게에 의해 뭉그러지고 파괴될 것이고, 바깥에 쌓인 방어군들도 아스가르드의 중력 그물의 힘에 갇혀 한동안 외 우주를 떠돌아 다닐 것이다.

파리 때처럼 자신을 쫓아다니던 방어군을 일순간에 치워버린 뒤 아스가르드가 잠시 숨을 돌린다. 그리고 자신을 찝찝하게 만드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보통 다른 별들(푸른 태양보다 작은 태양들)을 사냥할 때면 이쯤에서 별을 지키는 태양의 신들이 나왔다. 그래서 조무래기들을 정리한 뒤 본격적인 신대 신의 싸움을 하고는 했는데, 푸른 태양을 공격하는 지금까지 푸른 태양의 신을 하나도 마주치지 못했다.

조르도 말로는 자신이 미리 정찰하고 균형을 맞춘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방어군을 쓸고 다니라고 하기는 했다.

일곱 명 정도라는 벨로우니칸의 신들도 아스가르드에 비하면 현격히 떨어지는 빛의 힘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혼자서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도 했다.

하지만 저 많은 방어군을 몰아오는 동안 어떻게 단 한 명의 태양의 신도 나와보지 않는 것인지 찝찝할 따름이다. 아스가르드는 왠지 더럽고 힘든 하루를 보낼 거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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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 18.06.09 11 0 13쪽
26 26 18.06.09 13 0 13쪽
25 25 18.06.09 12 0 12쪽
24 24 18.06.09 15 0 13쪽
23 23 18.06.09 12 0 11쪽
22 22 18.06.09 12 0 9쪽
21 21 18.06.09 14 0 14쪽
20 20 18.06.06 14 0 10쪽
19 19 18.06.06 14 0 8쪽
18 18 18.06.06 12 0 13쪽
17 17 18.06.06 13 0 15쪽
16 16 18.06.06 11 0 12쪽
15 15 18.06.06 13 0 12쪽
14 14 18.06.06 13 0 12쪽
13 13 18.06.06 22 0 9쪽
12 12 18.06.06 15 0 9쪽
11 11 18.06.06 14 0 11쪽
10 10 18.06.04 25 0 9쪽
9 9 18.06.04 15 0 9쪽
8 8 18.06.04 15 0 9쪽
7 7 18.06.04 14 0 10쪽
6 6 18.06.04 16 0 10쪽
5 5 18.06.04 17 0 14쪽
4 4 18.06.04 21 0 11쪽
3 3 18.06.04 24 0 11쪽
2 2 18.06.04 30 0 9쪽
» 1 18.06.04 121 0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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