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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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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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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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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




DUMMY

빛의 풀장은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에 있었다.

태양계를 돌고 있는 행성 중 가장 작은 크기 이기도 한 이 행성은 한 쪽만 태양을 바라보며 돌았다. 그래서 한쪽은 밝고 뜨거운 낮이 계속되고 반대쪽은 어둡고 차가운 밤이 계속되는 행성이었다. 상당히 가혹할 거라 생각되는 이 행성의 환경에서도 생명체는 살았다.

행성에는 풍부한 물과 두꺼운 대기가 있었다. 그 덕분인지 밤과 낮의 경계가 되는 완충 지대에는 꽤 많은 종류의 생명체들이 살 수 있었다.

그곳은 항상 저녁 또는 아침과 같이 해가 지평선 가까이 붙어있었다. 이 행성에 있다면 시간이 멈춘듯한 착각이 생길것이다. 공전과 자전이 같은 행성은 항상 같은 자리에 해가 떠 있기 때문이다. 빛의 풀장이 있는 곳은 항상 하늘 중앙에 태양이 떠 있는 곳이었다. 행성의 중앙에 위치한 빛의 풀장은 태양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행성의 정점에 만들어졌다. 다른 어떤 곳보다

별빛 에너지를 받기 좋아 보였다.

"별빛을 받는 장소라고 이렇게 뜨거울 필요가 있는 거야?"

아스가르드가 도착하여 처음 본 것은 태양 빛에 끓고 있는 뜨거운 바다였다.

수증기조차 뭉쳐있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태양 빛이 일직선으로 내리쬐는 빛의 풀장에는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는 뜨거운 지옥 같았다.

그 뜨거운 바다 한가운데 돌기둥을 깎아 세운 신전 하나가 외로운 섬처럼 떠 있었다.

"다른 태양도 빛의 풀장이 이렇게 되어 있어?"

"아니 모두 그렇지는 않아. 넌 기억나지 않겠지만 예전에... 지금은 검은별이 되어버린 우리 어머니 태양의 빛의 풀장은 꽤 아름다운 행성에 있었어. 주위에 꽃이 피고 풀벌레와 새들이 날아다니는 낙원 같은 장소였지."

소화는 희미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 빛의 풀장에서 자신이 처음 만났던 행성과 태양과 우주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잊고 지냈지만 잊혀질 수 없는 아름다운 기억이었다.

"여기도 처음부터 이렇게 뜨거웠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 어머니 태양이 세 번째 신을 만들다가 생긴 이상 때문에 행성이 충격을 받아 지금처럼 변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 태양계의 신들이 별빛을 나누는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기도 하고,"

무엇을 이해하는 것인지. 고개를 끄덕거리는 아스가르드를 데리고 신전안으로 들어섰다. 신전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중앙 회당에 온조와 성무가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소화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허락을 이미 구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막으러 온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고 있을 때였다. 어머니 태양의 목소리가 들린다.

[왜 나에게 직접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니?]

"아... 어머니..."

어머니태양의 목소리는 야단치듯 화가 나 있다. 당황한 소화가 고개를 들어 태양을 바라본다.

돌기둥으로 둘러싸인 신전은 지붕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있어 태양 빛이 중앙 회당을 바로 비추었다.

열기에 이글거리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회당 안 모든 것들이 밝고 화사한 빛을 반사한다.

[아직도 우리 사이에 넘지 못하는 벽이 있는 거야?]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그럼 이런 일은 온조나 성무를 통해서 들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왜 나에게 직접 말하지 않은 거니?]

"온조 님이 말씀드린 건가요?"

소화가 고개를 내려 온조를 바라본다.

[빛의 풀장을 사용하면서 내가 모르길 바란 거니?]

"아시더라도 일이 끝난 다음 아시길 바랬어요... 이 별빛은 어머니께서 채우신 건가요?"

어머니태양의 다그침을 들으며 온조를 바라보던 소화의 시선이 온조를 지나 성무가 잡고 있는 크리스털 원기둥 하나에 집중된다. 크리스털

원기둥에는 어머내 태양의 별빛이 가득 차 있었다.

[너 또한 나의 빛을 받는 신인데 위험한 일에 빠지게 할 수는 없단다. 얘야 네가 내게로 온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구나. 그동안 네가 우리에게 했던 행동들은 가족 이상의 것이었다. 항상 우리를 먼저 생각하고 너를 희생하려 했던 너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아마도 지금 일도 너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해 벌린 일이겠지, 하지만 네가 잘못 생각하는 게 하나 있다.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넌 항상 우리 안에 있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빛이 네 몸속에도 같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네가 하는 일은 우리가 하는 일이고 네가 잘못되는 것도 우리가 잘못되는 것이라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크리스털의 별빛은 내 것으로 채워 놓았다. 네가 계획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때가 되면 내게도 설명해주었으면 좋겠구나. 부디 네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나에 대해 걱정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용히 정리되어 네 마음을 보여줄 때까지 기다리마.]

"고맙습니다."

소화는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머니 태양의 말은 그대로 끝이 났다. 크리스털을 채우느라 소진한 별빛 에너지가 보충될 때까지 한동안 가사 상태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어머니 태양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희가 소화님께 사과를 드립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성무와 함께 별빛이 채워진 크리스털 원기둥 옆에 서 있던 온조가 아스가르드에까지 가볍게 목례를 하며 사과한다.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모두 제 잘못입니다. 어머니 태양의 말씀대로 조금 더 현명하게 생각하고 판단했어야 했는데, 감정에 휘둘려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한 제 잘못이에요. 괜히 어머니 태양에게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소화는 아스가르드를 만난 이후 처음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스가르드를 치료하는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점도 있지만, 이 태양계 안에서 구성원으로 살던 소화가 아스가르드를 만나며 과거의 기억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던 마음을 어머니 태양이 확실한 선을 그어주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아스가르드가 회복하는 데로 빨리 이 일을 마무리 지어야겠다 생각했다.

크리스털 원기둥에 아스가르드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온조와 성무가 빛의 풀장을 나왔다.

아스가르드의 몸이 크리스털에 완전히 잠길 때즘, 빛의 풀장에는 아스가르드와 소화 단둘만 남게 되었다.

아스가르드는 이런 식으로 별빛을 받는 게 어색했다. 검은별에는 빛의 풀장과 같은 별빛을 따로 받는 장소가 없었다.

검은별 주위에 이런 시설을 만들 행성이 없다는게 이유 이기도 했고,

검은별의 신들은 검은별에게 직접 내려가 별빛에너지를 받는 이유이기도 했다.

소화는 크리스털에 완전히 잠겨 있는 아스가르드에게 별빛을 받으며 발생할 수 있는 일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별빛의 파장이 완벽하게 동일한게 아니라서 처음에는 약간의 거부 증상이 나올 수도 있어."

"어떤 거부증상이 나온다는 말이야?"

“약간의 간지러움부터 온몸을 바늘로 쑤시는 통증까지 어떤 증상이 나올지는 나도 몰라. 그냥 넘어갈 수도 있으니까. 꼭 그런 증상이 나온다는 말은 아니야."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스가르드는 온몸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찾아왔다. 불면증이 찾아온 날 이불 속에 들어가 잠을 청할 때 근원을 알수없는 간지러움에 잠을 설치는 느낌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간지러움은 조금씩 통증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혹시 너도 이 별빛을 받을 때 이상 증상이 있었냐?"

소화는 별빛 에너지를 받는 동안 생겼던 통증이 뒤에도 한동안 계속되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안됐지만, 지금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치료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통증이 계속될 거야. 내 기억으로는 참을만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때?"

"견딜 만은 하지만 신경 쓰이는 일인걸."

"소멸하는 거보다는 나으니까 참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어머니 태양의 별빛을 받음으로 이제부터 너도 이 태양계의 일원이 되는 거니까, 잘 행동해."

"무슨 말이야? 태양계의 일원이 되다니."

"당연한 자연의 이치 아닐까? 네가 받아들이든 아니든, 네 몸속에 어머니 태양의 별빛이 들어가는데, 이 태양계 신들과 다를 수 없잖아."

"그럼 뭐야? 나 보고 이 태양계의 태양을 모시고 살라는 이야기야?"

소화는 조금은 떨떠름해 하는 아스가르드의 말을 들으며 그보다 더 떨떠름해 할 온조와 성무의 표정이 머릿속에 그려져 작은 웃음이 났다.

"조금 따지자면 태양계의 일원이 되고 안 되고는 네가 선택할 문제는 아니야, 어머니 태양의 빛을 받고 있지만, 온조나 성무가 같은 빛을 나눈 형제로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별로 반갑지 않은 선택인데, 나한테 거부권은 없는 거야?"

"또다시 외톨이가 되고 싶어? 나도 이렇게 이 태양계의 일원으로 살고 있잖아. 너도 할 수 있을 거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검은별의 복수를 해결하고 생각해 보자."

브리즈드칸의 주검을 뒤로하고 도망쳤던 기억이 떠올랐다. 늙은 신의 거지 적선하듯 자신을 살려주자는 말소리가 옆에서 들리는듯하다.

아스가르드는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리고 통증도 조금 더 심해졌다.

"너... 몸이 회복되면 브리즈드칸을 파괴한 별 사냥꾼들을 찾아 갈 거니?"

"살아야 한다면 그 일이 목적이 되지 않을까? 너도 나와 같은 생각 아니었어?"

아스가르드에게 검은별의 죽음을 전해 들은 소화는 같이 분노하며 슬퍼했다. 검은별로 변해버리기는 했지만, 자신을 만들어준 어머니 태양이었기에 그녀 역시 아스가르드와 함께 복수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어머니 태양 로메로더칸과 대화를 나눈 뒤 그 별 사냥꾼들을 찾아 복수하는 것보다 살아남은 아스가르드만이라도 자신과 함께 안정적으로 이 태양계에 머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하면 지가르데와 브리즈드칸이 돌아올까?"

"지가르데는 모르겠지만 검은 별은 어쩌면 되살릴 수도 있다고 했어."

아스가르드는 페이다에게 그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 물론 페이다도 장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아다마스의 검에 대한 전설을 이야기하면서

들려주었던 이야기다. 아다마스의 검은 검은 별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했다.

"브리즈드칸을 살릴 수 있다고?"

"확실한 이야기는 아니야...으... 백색왜성의 늙은 신을 하나 만났었는데... 으... 이거 통증이 이렇게 심해?"

브리즈드칸의 죽음을 떠올린 뒤로 조금씩 높아지던 통증이 대화가 어려울 정도까지 다다랐다.

"그렇게 심하지는 않을 텐데,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

소화는 편안한 마음으로 별빛을 받아야 될 텐데 괜한 감정을 끄집어내 치료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시작된 통증은 쉽게 없어지지 않아. 남은 이야기들은 네 몸이 정상이 된 후에 하고 지금은 치료하는데 집중하자."

크리스털 원기둥으로 들어갈 때만 하더라도 몸을 감싸는 따스한 별빛이 싫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따스함이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더욱 높이는 것 같았다.

"...아. 진짜 참을만 했던 거 맞지?"

"참지 못할 정도의 고통이었다면 내가 여기 있을 수 없었겠지."

고통에 일그러지는 아스가르드의 얼굴을 보면서 검은별의 신이 되어 별빛의 파장이 완전히 바꿔 버린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스가르드가 잘 참아주기만을 바랐다.

"넌 우리 셋 중에 가장 강한 아이였어. 제일 마지막에 만들어 졌으면서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서고는 했지,

그런 너를 브리즈드칸은 항상 든든해 하셨어."

"으... 그건 지금도 바뀌지 않았어. 난 강한 신이아... 으... 그렇지만 이 고통과는 상관없잖아... 진짜 참을 수 있는 거 맞지?"

아스가르드의 몸이 배배 꼬여간다. 이제 입에서 말보다 신음이 더 많이 나온다.

아스가르드가 너무 고통스러워 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손쓸 방법이 없을 때였다.

당황한 소화는 크리스털 원기둥안에서 몸부림치는 그를 붙잡을 수도 밖으로 빼어낼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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