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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축구는 상태창으로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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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조
작품등록일 :
2018.06.0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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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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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신예

DUMMY

피지컬이 좋은 대형 스트라이커 중에는 민첩성이 떨어지거나 발 밑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다.

모든 능력치가 완전한 육각형 형태를 지니고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발기술 좋은 대형 스트라이커는 그 희소성으로 더욱 대접을 받을 받기 마련.


하지만 전형적인 피지컬형 공격수라 해서 경쟁에서 항상 밀리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피지컬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효용가치가 있으니까.


단, 발 밑이 '심하게' 나쁜 경우는 곤란하지만 말이다.


사실 누가 봐도 피지컬형 공격수로 보이는 윤남이 박지호보다 느릴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한 것이었다.

윤남이 이것마저 빠르게 해낸다면 제대로 된 사기유닛일 가능성이 높을 테니.

하지만 문제는 윤남의 퍼포먼스가 예측 범위를 좀 많이 벗어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 분위기 어쩔 거야? 박지호 바로 뒤에 하니깐 비교체험 극과 극이잖아.]


그래서 박지호 때와는 다른 의미로 대표팀 선배들은 충격적인 광경을 보게 되었다.


'느리다. 심하게 느리다. 키퍼보다도 느릴 듯.'

'아까 보니까 달리기는 빠른 거 같던데.'

'도대체 다른 장점이 얼마나 뛰어나면 드리블이 저 따위지?'


다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비슷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볼을 몰고 가는 윤남의 폼만 봐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공 참 지저분하게 찬다.'


아무리 고교 선수라 해도 그들이 보기에 윤남의 볼다루는 모습은 평범, 아니 평범 이하.​

사실 이곳에서 평범 이하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긴 대한민국에서 축구로 날고 기는 사람들만 모인 대표팀이니까.


탁!


심지어 윤남은 세워 놓은 콘을 건드리는 실수까지 저저르고 말았다.


[아아악! 미치겠어. 내가 미칠 거 같아. 숨고 싶어. 제발 좀 끝내달라고!!!]


메날두는 어서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

그런 메날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남은 태연하기만 했다.


'뭐 축구가 드리블 자랑 대회는 아니니까.'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심하게 긍정적인 윤남이었다.



*



"오늘 소집 첫 날인데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 거 같아?"

"예전과 크게 다를 건 없습니다 감독님. 다들 이번 홈에선 이란을 꼭 잡자고 벼르고 있고요, 의욕도 넘칩니다."


장태원 감독은 취침 시간 전에 주장 박선우를 불러다 개인 면담을 진행 중이었다.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이것은 장 감독이 가장 중요시 하는 덕목 중 하나였고, 이렇게 선수들을 불러다가 면담을 하는 일은 대표팀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다.

특히 이런 기회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올림픽 대표팀 주장 박선우.


그렇다고 이런 개인 면담이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장감독은 특유의 격식 없는 대화 스타일로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고급 스킬이 있었으니까.


"이번에 새로 소집된 훈련생들은 어떤 거 같아? 다들 잘 챙겨주고 있나?"

"네, 둘다 성격도 원만하고 선배들한테 깍듯한 모습이라 잘 적응할 거 같습니다."


혹시라도 이번에 훈련생을 선발한 것이 선수단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 살짝 고민했던 장태원이었다.

현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올림픽 최종예선. 민감한 시기인 만큼 작은 것 하나하나도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선수단 내에선 막내 훈련생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감독님. 특히 박지호요."

"박지호?"

"네. 실제 시합 뛰는 걸 봐야 알겠지만 기대 이상의 기량을 가진 것 같다는 분위기입니다."


장태원 역시 오늘 박지호의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선배들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당차게 자기 할 것을 다 하는 모습.

그리고 볼 다루는 센스는 모든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어쩌면 즉시 전력감이 될만한 기량일지도.'


피지컬이 좀 아쉽지만 확실히 기술적인 면은 다른 선배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오히려 우위에 있는 부분도 있다는 느낌.


"윤남은 어떤가?"

"윤남이요?"


박선우는 조금 머뭇거리는 것이 대답하기 곤란한 모양이었다.


"괜찮아. 선우 너나 다른 아이들이 느끼는 그대로를 한 번 말해 봐."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래 솔직히 말해봐."


박선우는 머릿 속의 내용을 최대한 순화시켜 말하도록 노력하였다.아무리 훈련생이라 해도 어디까지나 장태원 감독이 직접 보고 선발한 선수.


자칫 잘못하면 감독의 안목을 무시하는 발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온 더 볼 상황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타입이라는 생각입니다."

"아까 두번째 훈련 코스를 보고 이야기 하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신체 조건은 우수하긴 한데 볼다루는 모습이 공격수 치곤 살짝 실망스러운게...아. 죄송합니다 감독님."

"아니야 아니야. 죄송할 거 없어."


사실 오늘 첫 훈련을 마쳤을 뿐이지만 선수단 내에서 윤남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냉정했다.

더군다나 박지호가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 비교되기도 했고.

 

- 아마도 윤남은 전형적인 피지컬로 찍어 누르는 타입인 거 같아.

- 그 녀석에겐 미안하지만 고교 무대를 벗어나면 절대 통할 스타일은 아닐 듯.

-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런데 감독님은 대체 뭘 보고 그런 녀석을 뽑은 걸까?

- 신체 조건 좋고 발이 빠르니깐 한 번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드셨나 보지 뭐.

- 아마 오늘 감독님도 뽑아 놓고 보니 꽝이라는 걸 느끼셨을 듯.


장태원 감독은 평소에도 선수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감독.

처음 선발한 훈련생들을 과연 선수단 내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 지 궁금할 뿐이었다.


"윤남에 대해선 다른 녀석들 생각도 비슷한 거지?"

"네. 사실 그렇습니다."


박선우는 대답하는 내내 민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다.


"사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네?"


장태원은 박선우의 반응에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녀석아. 나라고 선수 보는 눈이 너네랑 크게 다르겠어? 같은 생각이라고."

"아아. 네에." 


 박선우는 이런 장태원 감독의 의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누구 말대로 뽑아 놓고 보니 꽝인 걸 느껴셨을 지도.'



*


[오늘 대표팀 첫 훈련을 마친 소감은?]

"좋았어요. 그냥 막 좋았어요. 제가 여기서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도 않고요.]

[그랬냐? 난 널 확 쥐어박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헐! 왜요? 제가 뭘 잘못했다고."

[그냥 박지호랑 너무 비교되니까 꼴보기 싫어지더라고. 특히 드리블 훈련 때는 정말 가관이었어. 난 네가 실수하는 모습이 나오면 재밌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허접한 네 놈의 모습을 보니 짜증이 막 나더라고.]

"제가 그 정도였습니까?"

[하아.]


메날두는 그렇게 한숨을 한 번 쉬더니 말을 이었다.


[아까 다른 선수들 표정 못봤지?]

"어땠는데요?"

[일단 박지호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어. 경계하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한 마디로 인정을 받았다는 거야. 너랑은 다르게.]


하지만 윤남은 개의치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잘 된 일이라 생각했다.

워낙 기대치가 낮아 앞으로는 올라갈 일들만 남았을 테니.


[잘 좀 해봐라. 이래가지고 어디 장감독 눈도장 받겠어?]

"내일 자체 청백전 있잖아요. 눈도장 콱 받을 기회."

[하아. 그래.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거니까.]


하지만 메날두의 한숨에선 잔뜩 걱정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 * *


대표팀 훈련 둘째날.

오늘은 자체 청백전이 있는 날이었다.


문제는 중국파 수비수 두 명이 아직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아 백팀에 중앙 수비수를 볼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


"윤남. 너 원래 센터백도 봤다고 했지?"

"네 감독님."

"좋아. 그럼 일단은 그 위치에서 시작한다. 별도의 지시가 있기 전 까진 자리 잘 지켜."


쭉 호흡을 맞춰온 박지호와 한 팀이 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수비수를 보게 될 줄은 예상도 못한 일이었다.


"윤남! 라인 컨트롤은 내가 할테니 부담 갖지 말고 잘 따라와 봐."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 서재영.

말은 부드럽게 하지만 사실 윤남에게 가장 비판적인 선수였다.

그가 보기에 윤남은 절대 고교 무대 이상에서 활약할 수 있는 그릇은 아니었다.

그동안 수많은 공격수들을 상대해 왔지만 윤남처럼 공다루는 것이 어설픈 선수도 드물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중앙 수비수로 시작된 자체 청백전.

'아! 이러면 공격수로 어필할 기회가.'

상당히 멀어진 느낌이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래도 죽도록 뛰어야지.


[고교 무대랑은 느낌이 완전 다르지?]


메날두의 말대로였다.

마치 그라운드가 꽉 차 있는 느낌.

심지어 11 대 11의 경기가 아닌데도 말이다.


후방에서 경기를 보고 있자니 정말로 차원이 달랐다.

비록 자체 연습 경기지만 압박하는 수준이 달랐고 템포 자체가 달랐다.


[쫄지마.]

"물론이죠."


마냥 주눅들어 있을 윤남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매의 눈으로 가로채기(C)가 발동됩니다. 경기를 읽는 눈이 좋아집니다.>

<상대편 패스의 흐름을 예측합니다.>


업그레이드 된 레전드의 특성이 몸 안에 흐르고 있었으니까.


다다다다다!

탁!

윤남은 재빠르게 뛰어가 상대의 패스를 차단했다.


"메날두! 역시 성능이 더 좋아진 건가요 아니면 기분 탓일까요?"

[홍영보의 패시브 스킬은 앞으로 발동빈도가 높아질 거야.]


확실히 그런 느낌이었다.

잠시 후 또 한번 성공했으니까.


- 오오! 윤남 좋아좋아. 중간에서 끊어 먹기!

- 패스! 이 쪽으로!


결국 하프라인 아래 후방까지 내려온 박지호에게 가볍게 패스.

경기 초반이지만 산뜻한 출발이었다.


- 나이스 수비!


옆에서 지켜보던 서재영도 방금 플레이는 칭찬해줄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경기의 흐름 정도는 읽을 줄 안다는 건가?'


그리고 생각해 보니 수비수로서 스펙 자체가 괜찮았다.

큰 키에 빠른 발.


탁!


이렇게 공중볼 경합도 좋았고.


'뭐...뭐야 이 녀석. 막상 시합에 들어 오니까 생각보다 괜찮잖아?"


서재영은 윤남에 대한 평가를 즉각적으로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수비수 출신이라길래 어느 정도 기본은 할 거라 기대했지한 윤남의 지금까지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수비에서 너무 잘해도 걱정인데.]


농담반 진담반인 메날두의 발언.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수비가 쉽게쉽게 잘 되었다.

마치 홍영보의 특성이 버프를 받은 것처럼.


그때 윤남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일이 일어났다.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은 박지호가 개인 돌파를 시작한 것.


휘휙.


박지호의 헛다리 페인팅은 이 곳에서도 먹혔다.


- 오오!

- 빠르다!


선배들을 앞에 두고 당찬 플레이를 펼친 박지호.

수비수 하나를 벗겨낸 뒤 과감하게 드리블 질주를 시작했다.


급기야.

퍼엉-

날카로운 중거리 슛까지.


골은 아니었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 주기엔 충분했다.


장태원 감독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피었다.

'이 놈 봐라?'


쉴새없이 빠르게 펼쳐지는 공방전.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고 드디어 윤남에게도 기회가 찾아 왔다.


"윤남! 후반엔 전방에서 뛴다."


후방에서 준수한 플레이를 펼쳤던 윤남.

장태원 감독은 본 포지션에서 뛰는 모습이 무척 궁금해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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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외모 전쟁 +25 18.07.14 9,148 355 12쪽
36 영혼의 단짝 +12 18.07.13 10,340 357 11쪽
» 무서운 신예 +12 18.07.12 11,074 377 11쪽
34 새로운 도전 +14 18.07.11 11,645 331 11쪽
33 그린 라이트 +11 18.07.10 11,579 338 12쪽
32 윤남의 엄마 사랑 +13 18.07.09 12,312 346 12쪽
31 맨 오브 더 매치 +20 18.07.07 13,166 376 10쪽
30 완전체 +27 18.07.06 12,851 354 9쪽
29 킬러 +6 18.07.05 12,762 335 9쪽
28 윤남은 쎄게 때린다. +20 18.07.04 12,732 356 10쪽
27 준결승전 +8 18.07.03 13,114 339 9쪽
26 내기 +10 18.07.02 13,316 309 10쪽
25 거침없이 대포킥 +11 18.06.30 13,942 338 10쪽
24 16강전 +14 18.06.29 14,006 331 11쪽
23 자존심 대결 +10 18.06.28 14,092 331 10쪽
22 카더라 통신의 진위는? +14 18.06.27 13,927 325 9쪽
21 우아한 퍼스트 터치 +15 18.06.26 13,956 333 9쪽
20 다섯 경기만 더 +8 18.06.25 14,028 327 9쪽
19 고민에 빠진 감독 +8 18.06.23 14,624 298 10쪽
18 멀티 플레이어 +7 18.06.22 14,413 313 9쪽
17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13 18.06.21 14,493 316 10쪽
16 편파적인 하이라이트 +18 18.06.20 14,811 322 10쪽
15 회귀? +8 18.06.19 14,813 326 10쪽
14 당신의 예술 점수는... +8 18.06.18 14,605 295 9쪽
13 출격 +6 18.06.16 14,887 269 9쪽
12 대회 시작 +9 18.06.15 15,481 321 10쪽
11 나의 축구 요정은 설명충 +8 18.06.14 15,680 311 9쪽
10 수련의 필드(2) +23 18.06.13 15,573 30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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