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카드깡으로 발롱도르

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이창모
작품등록일 :
2018.06.06 12:23
최근연재일 :
2018.08.15 12:26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796,008
추천수 :
17,058
글자수 :
196,370

작성
18.08.10 17:23
조회
10,771
추천
360
글자
10쪽

#48. 포지셔닝이 너무 어렵다.(2)

이 글의 모든 이야기는 허구입니다.




DUMMY

0.


느낌이 좋았다. 오른 발등으로 시원하게 때린 공.

골이 될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골키퍼 선방. 코너킥이다.

김형석이 코너킥을 준비하러 달려가는 사이, 김우진이 불쑥 말했다.


- 그래도 특성 빨이 좋긴 좋아. 골키퍼가 몸을 날리면서 겨우 슈팅을 막아 내고.

“특성 빨이라니. 원래 제 킥력이죠.”

- 아니지. 원래 킥력 이었으면 골키퍼가 아마 가볍게 잡았겠지. 이렇게.


직접 공을 끌어안는 시범을 보이는 김우진. 그리고 입모양으로 뻐끔. 한 글자씩 내뱉는다.


- 소.녀.슛.


이 양반이 진짜.

세상 행복해하는 김우진을 노려볼 틈도 없었다. 주심의 휘슬을 곁들여 날아오는 공. 손형민에게 향했지만, 짧다.

별 거 아니라는 듯이 골키퍼가 뛰어올라 능숙하게 잡는다.


- 저 골키퍼. 보통이 아니네. 아까 네 중거리도 그렇고, 이번 코너킥도 그렇고. 세트피스에도 강해.


나는 페널티 박스를 나와 제 자리로 찾아가며 대답했다.


“그러게요. 쉽지가 않네요.”

- 어떡하냐. 기껏 틀 안에 가둬놓았더니, 수비가 저리 단단한데.

“그러면 차근 차근 벗겨내야죠.”


바레인의 골킥. 모하메드 후바인 헤딩에 자연스럽게 이스마엘의 발밑으로 공이 굴러 떨어진다. 어디로 갈까? 왼쪽은 손형민. 중앙은 나. 오른쪽은 나상욱. 이 틀에서 토끼몰이를 해야 한다. 빙빙. 그래야 틀 안에서만 뛰어 놀 테니까.

공을 치고 달리는 이스마엘. 놀이는 시작됐다.


“그럼 한번 신나게 뛰어볼까?”


1.


[대한민국의 아쉬운 공격이었습니다. 차선우의 중거리 슈팅에 이어 코너킥 모두. 역전골을 노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처져있던 분위기를 끌어 올렸고, 후반 15분.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대한민국. 이대로만 간다면 무승부가 아니라 승리도 한번 노려볼만 합니다.]

[공을 잡고 있는 이스마엘. 중앙으로 직접 돌파를 하지만, 길목에 차선우가 떡하니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김형석. 혹여나 차선우가 뚫릴까? 백업까지 잘 된 상태다.


[전반전과는 다르게 안정적으로 경기를 잘 이어나가고 있는 대한민국.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가요? 공을 뒤로 살짝 빼는 이스마엘.]

[공격 미드필더. 모하메드 후바인이 공을 받습니다.]


그리고 공을 넘긴 이스마엘은 전반전에도 그랬듯, 왼쪽 사이드를 노렸다. 공백을 메꿨다 치더라도, 선수들이 밀집한 중앙보다는 나았으니까. 그런데.


[이스마엘을 막아서는 손형민과 윤진영. 치열한 마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죠. 이스마엘 선수가 공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저렇게.]


한성호 해설위원이 들고 있는 펜으로 이스마엘을 가리키며 말을 덧붙였다.


[상대의 핵심 선수들은 쉴 틈 없이 견제를 해줘야 합니다. 저희가 전반전에 당해봐서 알지 않습니까? 바레인의 공격은 저 이스마엘로부터 시작 됩니다.]


한성호 해설위원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아, 이뤄지는 공격.

아니나 다를까. 후바인의 패스는 이스마엘로 향한다.


[스루패스. 손형민이 손쉽게 가로챕니다.]

[딱 하프라인까지 이뤄진 바레인의 역습. 다시 역습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입니다.]

[달립니다. 손형민. 그렇죠 달려야죠.]


테니스 경기 속 랠리마냥 공격을 서로 주고받는 템포가 빨랐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의 라인이 전체적으로 올라가 있는 상태. 그리고 한성호 해설위원은 그 점을 콕 집었다.


[아. 라인. 이제야 알겠네요.]

[어떤 점 말씀이십니까?]

[사실 저는 이해가 가질 않았거든요. 왜. 후반전에 들어와서 라인을 올렸을까? 1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비라인을 포함해전체적으로 올려버리면 힘들어지는 건 대표팀인데. 왜 올렸을지 말입니다. 수비가 불안정해지니까요. 그런데.]


한성호 해설위원은 펜 똑딱이 끝으로 모니터 위 하프라인 따라 땅따먹기 하듯 선을 긋는다.


[1명으로 부족한 수비를 손형민 선수까지 채우고, 뭐랄까요. 바레인을 우리 안에 가둬놓는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라인을 경계 삼아 가둬놓는다면 확실히 경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겠죠. 빠른 공수 전환에도 좋구요.]

[그렇습니다. 한 해설위원님 말씀을 잘 듣고 경기를 보면 이스마엘 뿐만 아니라 중앙 오른쪽에서도 선수들이 바레인의 공격 선수들을 철통수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손 쓸 새 없이. 아니죠. 발 쓸 새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바레인.]

[손형민 선수. 바레인 페널티 박스 사이드 끝까지 달립니다.]


2.


사이드.

전반전 우리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던 걸 돌려줄 때다.

크로스 플래그. 손형민이 페널티 박스 안쪽을 살피며 공을 끌고 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쳤고, 크로스가 시원하게 올라온다. 너무 높은데.


[몽안의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래서 볼이 바운드 되기를 기다렸다. 한번 통 굴려 내 발 인사이드에 걸릴 때까지.

슈팅자세를 잡자, 벌떼 같이 몰려있던 수비수들이 날 에워싼다. 각은커녕, 앞도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엎어지면 코 닿을 데, 골대가 저기 있는데.

그래서 바운드 되는 공. 오른발로 페이크 모션을 취하며 왼발로 힐로 뒤로 밀었다.


“형석이형!”


내가 바로 슈팅을 날릴 줄 알았는지, 수비수들은 모두 앞을 막았고 우리의 형석이형은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잔디를 쓸어가며 뒤로 굴러가는 공. 내 페이크 모션에 속아 뛰었던 수비수들은 타이밍을 놓쳤다.


“때린다!!”


굳이 안 알려줘도 되는데, 외침과 함께 오른발로 공을 세게 때린다. 아웃사이드 프론트. 그리고 오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공. 반대편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던 골키퍼는 멍하니 날아가는 공을 바라본다.

펑!

그물을 흔드는 소리와 함께 축포가 터졌고, 스코어는 2:1.

후반 35분에 드디어 역전골이 터졌다.


3.


“자. 인터뷰는 이쯤이면 된 것 같은데?”


박병수가 열심히 메모하고 있는 권희정을 바라보며, 압박 아닌 압박을 주며 끝을 알린다.


“네.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이사님.”


권희정은 수첩을 덮으며, 고개를 숙이고 그제서야 박병수가 악수를 건넨다.


“그래요. 기자님도 수고했어요.”


그리고 고개를 돌려, 창 밖 스코어를 확인하더니 중얼거린다.


“2:1. 그래도 끝은 기분 좋게 마무리가 되네.”


속을 알 수 없는 오묘한 숨을 내쉰 박병수가 검지를 한번 흔들자, 김 비서가 태블릿을 들어 한창 중계를 하고 있는 DMB 방송을 틀어준다. 그러자 흥분하다 못해 목이 터져라 외치는 배성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 골!!!!!!! 터졌습니다. 역전 골입니다! 이제 경기시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차선우의 환상적인 백힐 어시스트에 이은 시원한 김형석의 중거리 슈팅입니다.

- 차선우의 앞이 꽉 막혀있자, 뒤로 공을 돌리는 패스. 아주 창조적인 패스가 나왔습니다.


“됐어.”


박병수가 나지막이 중얼거렸고, 또다시 검지를 흔들었다. 대한민국이 이겼다는데, 보기 싫다는 티가 팍팍나게. 그나저나 저 검지가 리모컨이야. 손짓 한 번에 모든 게 가능하네.

권희정이 빤히 검지 손가락을 바라보자, 내심 민망했는지 박병수가 손을 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겉옷을 들며 김 비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제 내려가면 되는 건가?”

“그렇습니다. 지금이 경기시간이 35분쯤 됐으니까, 내려가면 시간 딱 일 듯 합니다.”

“그래. 권 기자도 데려가지. 이왕 그림 그릴 거 좋게 그려야지.”

“네?”


그림을 그리다니. 이건 또 뭔 소리래? 예정된 인터뷰는 여기까지였다. 주어진 대본 질문에 주어진 대답. 그래서 아쉬웠다.

뭐, 한 가지는 건지기는 했지만.

그나저나 장 회장이란 사람이 누군지. 누구나 선수 선발에 의심을 갖고 있어도 심증만 가지고 있을 뿐. 확실한 물증이 없었다.

이 짜여진 대본으로는 밝히기는 개뿔. 오히려 더 의심을 덮어주기만 할 뿐이었다.


“아. 오늘이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라. 이사님께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기자님도 같이 내려가셔서 오늘 올리실 기사에 첨부할 사진 몇 컷 찍으면 좋으실텐데요.”


김 비서가 시간을 확인하며 의사를 물었다. 뭐, 나쁠 건 없었다. 어쩌면 콩고물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네.”


VIP룸을 나와 박병수 이사, 김 비서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한창 태연하게 옷을 갈아입는 선수들. 하도 이런 일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당황해하는 몇몇 선수들을 빼면 아무렇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을 향해 차례대로 악수를 건네며 덕담을 건네는 박병수 이사.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선수 앞에서 멈춰섰다. 멈칫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차선우.


“오늘 뛰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던데. 이렇게만 다음 월드컵도 잘 부탁드려요.”

“그래야죠. 그런데 그때도 화성건설이 같이 합니까? 여기."


차선우가 들어올린 물병. 거기에는 화성 건설에 로고가 박혀있다.

이건 또 무슨 다이내믹한 전개야.

순간, 일그러지는 박 이사의 얼굴. 화성건설 장준욱 회장.

그 장 회장이 그 장 회장이었어? 일주일 동안 묵혀있던 변비가 싹 가시는 시원한 기분.

역시 따라오기를 잘했다니까.

떨어져도 아주 제대로 된 콩고물이 떨어졌다. 콩가루 아주 잔뜩 묻혀서.




재밌게 봐주세요.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카드깡으로 발롱도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2 #51. 어디로 (3) +10 18.08.15 7,421 280 8쪽
51 #50. 어디로(2) +12 18.08.13 10,066 317 8쪽
50 #49. 어디로. +15 18.08.12 10,717 334 7쪽
» #48. 포지셔닝이 너무 어렵다.(2) +12 18.08.10 10,772 360 10쪽
48 #47. 포지셔닝이 너무 어렵다. +16 18.08.08 11,702 366 10쪽
47 #46. 시원하게 +15 18.08.07 11,838 379 10쪽
46 #45. 푸른 심장. +18 18.08.06 11,759 362 8쪽
45 #44. 말이 씨가 된다더니. +27 18.08.05 12,731 371 8쪽
44 #43화. 골라가는 재미. +6 18.08.04 12,475 344 6쪽
43 #42화. 낚시 아니야? +12 18.08.02 13,106 330 9쪽
42 #41. 내 맘대로야. (2) +10 18.08.01 12,673 349 9쪽
41 #40. 내 맘대로야. +21 18.07.31 13,273 348 10쪽
40 #39. 달리기 +13 18.07.30 13,089 288 7쪽
39 #38. 다 너만 바라본단 말이야. +19 18.07.28 13,887 369 7쪽
38 #37. 위대한 유산(3) +15 18.07.27 13,164 343 8쪽
37 #36. 위대한 유산(2) +22 18.07.25 13,816 310 9쪽
36 #35. 위대한 유산. +21 18.07.24 13,616 337 9쪽
35 #34. 꿩 먹고 알 먹고(2) +24 18.07.23 13,734 305 8쪽
34 #33. 형이 거기서 왜 나와? (2) +11 18.07.22 13,679 288 9쪽
33 #32. 꿩 먹고 알 먹고.- 수정. +20 18.07.20 14,169 296 9쪽
32 #31. 템빨 +11 18.07.19 13,647 328 10쪽
31 #30. 술래 잡기 +4 18.07.18 13,684 314 7쪽
30 #29. 선우 코인 떡상하다. +14 18.07.17 14,548 326 11쪽
29 #28. 적재적소. +12 18.07.16 14,045 339 11쪽
28 #27. 마! 이게 점프력이다. +15 18.07.14 14,539 333 7쪽
27 #26. 현질은 적당히 +15 18.07.13 14,328 318 7쪽
26 #25. 인생 한방이지 뭘. +7 18.07.12 14,448 334 10쪽
25 #24. 시간과 공간의 특성. +13 18.07.11 14,877 328 10쪽
24 #23. 나야 나! 나야 나! +8 18.07.10 14,805 316 7쪽
23 #22.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21 18.07.09 15,016 334 11쪽
22 #21. 형이 왜 거기서 나와? +12 18.07.08 15,601 335 10쪽
21 #20. 내가 국가대표라고? +10 18.07.07 15,602 321 7쪽
20 #19. 마에스트로! 마에스트로! +10 18.07.06 15,731 317 10쪽
19 #18. 응. 나왔쥬 +12 18.07.05 15,370 351 8쪽
18 #17. 목표를 포착했다. +5 18.07.04 15,726 347 8쪽
17 #16. 작은 고추가 맵다. +10 18.07.02 15,803 316 8쪽
16 #15. 선발입니다. +11 18.06.29 16,349 348 10쪽
15 #14. 몸은 하나. 자리는 둘 +6 18.06.28 16,344 347 9쪽
14 #13. 누구냐? 넌. +6 18.06.27 16,663 326 9쪽
13 #12. 니가 알던 내가 아냐. +9 18.06.26 16,825 304 8쪽
12 #11. 프리킥 마스터. +13 18.06.25 17,321 361 9쪽
11 #10. 자. 주인공 등장이다! +4 18.06.24 17,846 310 9쪽
10 #9. 끈기와 진드기는 종이 한장 차이 +5 18.06.23 18,029 301 9쪽
9 #8. 엄마가 이상한 사람 따라가지 말랬는데. +8 18.06.22 18,602 301 8쪽
8 #7. 폼은 떨어져도 클래스는 영원하다. +3 18.06.21 18,712 302 10쪽
7 #6. 마. 사나이 자존심이 있지. +11 18.06.19 18,864 317 8쪽
6 #5. 자. 이제 시작이야. +10 18.06.17 19,624 323 9쪽
5 #4. 못 먹어도 고! +10 18.06.16 19,736 333 7쪽
4 #3. 축구는 끝까지 봐야 한다. +10 18.06.14 20,503 308 9쪽
3 #2.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9 18.06.13 22,020 323 9쪽
2 #1. 유령치고 나쁜 녀석은 없다. - 수정 +9 18.06.12 26,004 370 9쪽
1 프롤로그. - 수정. +7 18.06.11 27,052 251 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이창모'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