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구름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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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ya
작품등록일 :
2018.06.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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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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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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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흑시장 경매 (2)

DUMMY

“자, 지금부터 나올 물건들은 오늘 경매의 주최 목적인 물건들입니다. 먼저, 해남(海南)에서만 난다는 철오죽(鐵烏竹)으로 만든 검입니다. 사실··· 철오죽으로 만든 검이 비싸기는 하지만, 저희 경매에 나올 정도는 아니죠. 하지만! 이 물건은 삼십년 전 돌아가신 전대 십대고수였던, 청월검객(淸月劍客) 이진수 어른의 무기였던 청월검(淸月劍)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자, 경매 시작가는 황금 100냥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입찰이 시작되자, 이번에는 여기저기서 붉은 깃발을 올리며 입찰전쟁을 하기 시작했다. 문득 궁금해진 유진운은 혁무월에게 조용히 물어봤다.


“저... 왜들 저렇게 열을 내는 거죠? 이미 죽은 사람의 무기일뿐인데. 철오죽이라는 재료가 귀중해서 그런건가요?”

“음. 철오죽이 나무이지만 단단하기가 철과 비교된다는 사실은 틀림없지만, 철오죽으로 만든 검은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검을 쓴 자가 전전대의 십대고수란 사실이지. 고강한 무공을 가진 고수가 쓴 무기는 그 고수의 고유의 내공을 잘 받아들여 길이 들여져 있기 때문에 일반 무기에 비해 적은 내공을 들이고도 쉽게 검기나 검강 같은 기술을 쓸 수 있지. 그리고 십대고수였던 자가 쓰던 무기라면 그 어마무시한 내력을 감당한 무기라는 말이니 강도야 말할 것도 없고.”

“아~ 그래서 다들 저 검을 가지려고 하는 거구나.”

“크큭, 왜 부럽냐?”

“아뇨! 뭐, 그래도 그런 검이라면 있으면 좋겠죠.”

“크큭. 넌 그보다 더 좋은 검을 이미 갖고 있잖아. 너희 형이 쓰던 검.”

“아... 호월검이요?”

“자꾸 까먹나 본데, 너희 형은 천하십대고수였어. 그것도 상위에 속했지. 그리고 넌 진일이와 같은 무공을 익힐 테니, 더 효과적으로 그 검을 쓸 수 있을 거다. 너한테는 호월검(護月劍)만큼 좋은 검은 없어. 크큭”

“네! 저한테는 형이 썼다는 이유만으로도 호월검은 소중해요! 하하”

“녀석.”


청월검은 결국 금 8천냥에 낙찰되어 사공지은에게 돌아갔다. 신예원은 금 만냥까지 입찰을 올릴 생각이었는데, 사공지은이 망설이는 것이 느껴져 팔천냥에서 멈췄다. 금 팔천냥이면 은자 16만냥으로 왠만한 대문파의 한달 예산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은자 열냥이면 일반 평민 가족이 한달 생활비로 빠듯하지만 먹고 살 만한 금액이니 정말 큰 금액이 순식간에 왔다갔다한 것이었다.


“자, 약 반 시진정도 쉬었다가 다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건물 밖으로 나가셨다가 재입장 하실 때에도 초대장이 필요하니, 잊지 말고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반 시진 뒤에 뵙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사람들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소란함을 틈타 신예원은 혁무월이 있는 방으로 왔다.


“수고하셨소, 신 소저.”

“아니에요, 소교주님. 호호. 사흑련에서 어느정도 자금을 갖고 있는지 파악을 했어요.”

“오, 얼마로 예상하시오?”

“네, 현재까지 사흑련에서는 총 은자 30만냥, 금자로 만 오천냥을 썼어요. 그런데 마지막 청월검 입찰에서 금자 팔천냥에서 망설이는 것을 보니, 앞으로 나올 만년설삼과 암화보의를 생각해보면 최대로 추정했을 때, 은자 30만냥정도가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암화보의는 쉽게 얻을 수 있겠군.”

“네, 소교주님. 아마 지금쯤 돈을 구하러 갔을지도 모르고, 혹시 모르니 다음 만년설삼에서 최대로 입찰가를 올려보도록 할게요.”

“마대주,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자금이 얼마지?”

“신 단주가 준비한 은자 오십만냥과 저희가 원래 갖고 있던 십만냥까지 총 은자 육십만냥입니다, 소교주님.”

“아, 할아버지께서 오늘 아침에 십만냥을 더 준비해주셨어요. 총 칠십만냥이네요.”

“흠... 그럼 만년설삼도 우리가 가져야겠소. 어차피 현재 자금에서 우리가 크게 앞서니 이번 경매는 내가 직접 참여하겠소. 신소저.”

“네! 소교주님.”


쉬는 시간이 끝날 때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자리에 앉자, 신예원도 자리로 돌아갔고, 광대탈을 쓴 사회자가 단상 위로 올라왔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다음 물건은 만년설삼입니다. 효능이야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시겠으니 설명은 따로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입찰 단위를 금 백냥으로 바꾸겠습니다. 자 시작가는 금 천냥부터 입니다! 입찰 시작하겠습니다!”


시작이 되자 목판에 이천냥을 적었다. 은수아가 목판을 들어올리자, 깃발을 들어 올리던 사공지은은 신경질적으로 깃발을 내던지더니 목판에 삼천냥을 적었다. 혁무월은 피식 웃더니, 사천냥을 적었고 둘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입찰 단위를 천냥으로 올리며 가격을 계속 높였다.


“자, 현재 만년설삼 입찰가 구천냥까지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네~ 만냥 나왔습니다!!! 오늘 최고가입니다!”


사공지은은 만냥을 적어 올렸고, 혁무월은 곧바로 만이천냥을 적었다.


“만~이천냥!!!!! 만이천냥 나왔습니다! 입찰하시겠습니까아? 셋을 세겠습니다. 하나, 둘! 셋! 만년설삼 만이천냥 낙찰되었습니다! 탕탕탕. 축하드립니다. 자, 이어서 바로 대망의 마지막 물건! 암화보의를 소개 드리겠습니다!”


사회자는 과열된 분위기가 식을까봐 쉬지 않고 곧바로 다음으로 진행했다. 사회자가 암화보의에 대해서 소개하는 동안, 마청운은 은수아와 함께 만년설삼의 가격을 지불하러 나갔다.


“자, 암화보의 시작가는 금 이천냥부터 하겠습니다. 입찰단위는 천냥으로 하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사공지은은 금 만오천냥을 적어 올렸다. 혁무월은 깃발을 들어 천냥씩 올렸고, 사공지은도 깃발을 들며 대응했다. 이만냥이 되자, 사공지은은 더 이상 깃발을 들지 않았고 자리를 떴다. 결국 암화보의는 혁무월에게 낙찰되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싱겁게 끝난 경매에 사람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고, 혁무월과 유진운도 암화보의의 가격을 지불하기 위해 건물 한 곳에 마련된 공간으로 갔다. 마침 계산을 마치고 일꾼들을 시켜 물건들을 수레에 싣던 사공지은 무리와 마주쳤다.


“흥! 천마신교에서 이번일에 꽤나 공을 들였나 보네요.”


그냥 지나치려던 혁무월은 사공지은이 먼저 아는 체를 하자, 사공지은을 마주보며 멈춰 섰다.


“무슨 소리이신지?”

“흥! 시치미 떼도 소용없어요. 이미 그쪽 정체에 대해서 다 알았으니까. 그쪽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크큭, 저는 그저 돈 많은 부친 덕에 놀고먹는 사람입니다. 여기 있는 제 동생이 몸이 허약해서 보약 한첩이나 지을까 싶었는데, 마침 만년설삼이 있다고 하기에 온 것뿐입니다만. 그렇지, 동생아? 크큭”

“아...네, 소교...아니, 형...님”

“크큭. 들으셨습니까? 형님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하하”

“흥! 끝까지 뻔뻔하네요. 오늘의 패배는 잊지 않겠어요. 흥, 가죠.”


사공지은의 일행은 수레를 끌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혁무월은 기분 좋은 콧소리를 내며 암화보의의 가격을 치뤘고, 만년설삼을 들고 오던 마청운과 은수아를 만나 경매장을 빠져나왔다. 경매장에서 나온 일행은 흑시장의 복잡한 골목을 지나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골목으로 들어갔다.


“휘유, 시원하다. 운아 이제 가면을 벗어라.”

“네! 하아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요!”

“크큭. 마대주는 이 길로 바로 물건들을 갖고 상단으로 돌아가. 나는 운이랑 흑시장 좀 더 둘러 볼테니. 그리고 잡아 놓은 놈들도 풀어주고.”

“안됩니다, 소교주님. 호위는...”

“아 괜찮아. 정 걱정되면 한두 명만 남겨두던가. 신 소저는?”

“네, 신 소저는 함께 있던 흑암대원들과 입구에서 대기 중이랍니다.”

“잘됐네. 합류해서 상단으로 돌아가도록.”

“존명. 그럼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대신 수아를 곁에 남겨두겠습니다. 수아는 소교주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말아라.”

“네, 대주님”


은수아는 혁무월의 바로 옆에 붙어 있을 생각에 웃으며 평소에 안 하던 대주님이란 호칭도 자연스럽게 하며 돼지가면을 벗어 던졌다. 마청운은 혁무월의 고집을 알기 때문에, 차라리 빨리 갔다 오는 편이 빠를 듯하여 만년설삼이 들은 상자와 암화보의를 들고 사라졌다.


“우린 우선 뭐 좀 먹고 둘러보자. 배고프네”


작가의말

아래 글에서 화폐에 대한 개념을 따왔습니다. 이런 출처를 남기는게 예의인거 같아서 남겨봅니다.
동전 1000냥 = 은 1 냥, 은 20냥 = 금 1냥, 쌀 1석 = 144kg, 은 1냥 =쌀 2석. 이 설정이 제 글에서의 물가입니다.
http://egloos.zum.com/rudla/v/1818506 , https://blog.naver.com/eppolice/200382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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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유진운, 흥분하다. +2 19.04.01 560 9 20쪽
123 만남. 19.02.12 802 17 21쪽
122 어떤 움직임. 19.02.10 739 14 23쪽
121 폭발하다. 19.02.04 751 17 22쪽
120 폭발 하루 전. 19.02.02 795 18 15쪽
119 <외전> 아이, 이름을 얻다. 19.01.28 762 16 12쪽
118 장족의 반란. (3) +2 19.01.28 831 18 26쪽
117 장족의 반란. (2) 19.01.25 821 19 28쪽
116 장족의 반란. (1) 19.01.23 941 15 22쪽
115 어설픈 친구보다 확실한 적이 되겠다. (4) 19.01.20 955 18 23쪽
114 어설픈 친구보다 확실한 적이 되겠다. (3) 19.01.18 942 20 19쪽
113 어설픈 친구보단 확실한 적이 되겠다. (2) 19.01.16 946 17 16쪽
112 어설픈 친구보단 확실한 적이 되겠다. (1) +4 18.11.14 1,341 26 22쪽
111 서장은 지금. +2 18.11.12 1,312 21 26쪽
110 서장으로 쏠리는 시선. +2 18.11.06 1,324 22 14쪽
109 혁무월, 대법왕을 만나다. (2) +3 18.11.05 1,307 22 29쪽
108 혁무월, 대법왕을 만나다. (1) +4 18.11.05 1,390 26 30쪽
107 장족의 과거와 미래. +2 18.10.31 1,528 21 20쪽
106 음모 중첩. +2 18.10.17 2,105 26 19쪽
105 은밀한 거래 (feat. 사공지은) +2 18.10.12 1,683 29 25쪽
104 무림대학관 (3) +2 18.10.11 1,750 22 23쪽
103 무림대학관 (2) +2 18.10.09 1,783 28 22쪽
102 무림대학관 (1) +2 18.10.08 1,947 32 26쪽
101 <외전> 혁무월, 틀을 깨다. 18.10.08 1,643 24 7쪽
100 그렇게 그들은 성장한다. +2 18.10.06 1,837 29 20쪽
99 청해호 혈투 (3) +2 18.10.04 1,883 28 25쪽
98 청해호 혈투 (2) 18.10.03 1,891 26 18쪽
97 청해호 혈투 (1) +2 18.09.28 2,011 29 21쪽
96 악연의 고리 (4) +3 18.09.27 2,034 2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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