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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8.06.12 00:39
최근연재일 :
2018.12.03 20:1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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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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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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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지옥이 된 에덴

후원은 NO! 작가에게 부담이 됨으로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DUMMY

<지옥이 된 에덴>


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백색의 토가를 입은 백발 머리의 노인은 앞에 놓인 장난감 블록을 쌓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백색의 공간 속에서 바닥에 앉은 노인은 블록을 쌓다가 무너진 것에 아쉬워하면서도 인자한 얼굴로 소년을 바라봤다.


-깨어난 모양이군.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 순간 무너졌던 블록이 시간이 되돌아간 듯 다시 세워져 있었다.

노인은 먼지도 없건만 옷을 터는 시늉을 했다.


-놀란 얼굴이구나? 하긴, 그럴 만도 하지. 하지만 넌 죽은 게 아니란다. 네게는 아직 수많은 기회가 있단다.


소년은 노인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걸 아는 듯 노인이 미소 짓고 말했다.


-나? 글쎄, 모르겠구나. 그냥 인간을 사랑하는 존재, 그렇게 생각해주렴. 그래, 그 표현이 옳겠어. 이름은 아주 많지만, 그건 넘어가자꾸나.


노인은 부드럽게 소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원래라면 관찰자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이겠지만, 그래도 작은 생명 하나를 살리는 것과 작은 기적쯤은 괜찮겠지. 이건 너에게 있어 축복이자 저주가 될 거란다.


노인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건 네게 게임과도 같겠지. 다른 점이 있다면 죽음에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란다. 아주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이 되겠지만, 난 항상 곁에서 너를 지켜볼 거란다. 그러니 넌 내가 하고자 했던,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주렴. 그것이 네가 해야 할 일이란다.


노인의 말에 소년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도통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노인의 말을 이해했을 때는 그를 원망했다.


‘세이브’.


그것이 노인이 소년에게 준 힘이었다.


* * * *


“이봐! 저것 좀 옮겨! 멍하니 있지 말고!”


먹구름 사이로 눈과 비가 뒤섞여 내린다.

열악한 환경임에도 시끄러운 건설현장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강혁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안전모가 불편한지 고정끈을 목에 단 관리자가 고래고래 소리쳤다.


“뭐하냐! 저거 좀 옮겨. 씨발, 바빠 주겠는데 어리바리 깔래?”


안전 관리자가 안전모도 제대로 쓰지 않은 채 난간에 손을 잡고 기대며 손가락질한다. 여간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강혁은 그런 관리자를 아니꼬운 얼굴로 쳐다보다가 몸을 움직였다.

그는 관리자가 가리킨 철근을 쳐다봤다.

아무리 봐도 건장한 성인 대여섯 명이 모여도 들지 못할 거 같은 물건이다.

강혁은 손을 뻗어 철골을 들어 올렸다.


윙이이이이잉-!


그가 현재 입고 있는 것은 쇠로 된 기계였다. 노란 바탕의 굵직한 쇠봉이 뼈대처럼 감싸진 산업용 슈트.

엑소 스켈레톤 슈트라는 것이었다.

산업용에 맞게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을 증폭해주면서 철골을 올리도록 도와줬다.


“자, 잠깐, 뭐 하는 거야! 위험···!”


기계음을 내며 걷던 강혁은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올렸다.

순간, 그의 눈앞을 가리는 것이 있었다.

커다란 철골 끄트머리.


“...아.”


그걸 인식하고 한 마디 내뱉었을 때는 머리통이 철골에 터져 날아가고 육체가 무너져 땅에 내려꽂히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찾아온 죽음과 침묵.


시커먼 어둠 속에서 고요했던 침묵이 깨지며 희미하게 소리가 들려왔다.

눈앞이 다시 시야가 잡히며 건설현장의 소리가 들려왔다.


“자, 잠깐, 뭐 하는 거야! 위험···!”


귀에 익은 목소리,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말.

그 소리를 들은 강혁은 급히 들고 있던 철골을 던져버리고 뒤로 몸을 뺀다.

순간, 그의 바로 정면 앞으로 철골이 떨어져 지상에 박혀버렸다.

뿌연 먼지가 주변을 감쌌고, 강혁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입을 다물어야 했다.

숨조차 쉬지 못하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목에서는 애써 마른침을 삼켜다.


“괘, 괜찮은 거냐!”


“어이, 너희 뭐 하는 거냐! 사고라도 나면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혁은 고장 난 기계처럼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봤다.

건설 중인 ‘벽’ 위에서 작업복을 입고 건설 기계를 조정하던 사람들과 관리자가 소리치고 있었다.


“어이, 신입! 괜찮은 거냐?”


관리자가 외치자 강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괜찮지 않았다.

그는 이미 ‘죽음’을 경험했으니까. 결코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건설현장은 24시간이 돌아가고 있었다.

새벽이 돼서야 강혁의 작업이 끝나고 하루 일급을 받기 위해 사무실에 들렀다.


“고생했다. 자, 수고비.”


눈빛 하나 주지 않으며 돈이 담긴 봉투를 내던진 관리자.

머리가 벗어지고 고집이 센 얼굴을 가진 중년 남성이었다. 인상과 행동에서 그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되는 듯 벌레를 쫓아내거처럼 손을 흔들고 있었다.

보통 때보다도 억지로 시선을 외면하는 것도 조금 전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암묵적 표현일 것이다.

실제로 다치지 않았으니 책임을 질 생각도 없다는 거겠지.

그렇다고 따질 수도 없었다. 내일도 이곳에 나오려면 대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니까.


“후우···. 고생하셨습니다.”


강혁은 한숨을 내쉬며 하루 일급을 받아들고 사무실을 나왔다.

그는 봉투 안에 있는 금액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루 죽고 번 돈치고는 너무 짜잖아.”


그는 한번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시간대로 ‘회귀’했다.

어떻게 된 원리인지는 모른다. 25년간, 그는 죽음을 맞이하면 아슬아슬한 선에서 ‘죽음을 피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것이 어떤 기적인지, 마법인지, 혹은 저주인지도 알 수 없었다.

또한, 그 사실을 다른 이들에게 말하고 조언을 구할 수도 없었다.

그런 소리를 하는 강혁을 보며 재미없는 농담이라거나, 혹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거나, 만약 믿는다고 해도 분명 온갖 윤리와 도덕을 파헤친 생체실험대상으로 쓰일테니까.

그건 만큼은 사양이다.


“생체실험이라···. 전혀 현실성 없는 이야기도 아니네.”


지금의 시대에서는 불법적인 일들이 판을 쳤다.

겉으로는 윤리와 도덕을 챙기지만, 속으로는 이미 그것을 벗어난 행위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듣기론 동물의 유전자를 이용해 만든 전투병기도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윤리, 도덕을 버리는 게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인류는 지금 궁지에 몰려 있으니까.


강혁의 시선이 아직도 건설 중인 ‘거대한 벽’으로 향했다.

30m에 이르는 거대한 벽.

인간 유일의 안전지대인 ‘에덴’이라는 도심을 감싼, 인류의 유일한 방어체계였다.

국가라는 개념이 무너져 내리고, 도시가 하나의 국가가 되어버린 현시대.

도시를 다스리고 관리하는 시장이 법과 질서, 군대를 관리하는 세계.

그것이 현 시대의 상황이다.

그리고 강혁은 그런 시대의 가장 안전한 인류의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는 ‘에덴’에 있다.

강혁은 커다란 벽의 보수 공사를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여기라면 그 무서운 것들에게 쫓기지도 않아.”


‘바깥’에서 벗어났던 강혁은 속으로 안도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 * *


‘화인’이라는 기업이 만들어낸 에덴 도시는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인구 5만, 군과 경찰은 3000명 정도였다.

화인이 건설한 에덴이 5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더욱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고 도심을 확장하기 위해 바깥 세상에 벽을 세우고 있었다.

요즘 들어 다른 에덴 도시들이 건설되고 있으니, 견제를 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의 인구를 받아들여 확장해나갈 생각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난민은 ‘도시(국가)’의 힘을 늘려주는 좋은 도구인 셈이다.


어느 정도 막바지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벽을 지키던 군인들은 긴장감이 풀리고 있었다.

벽의 출입문 쪽에는 장갑차 한 대와 소총을 든 무장 군인 7명이 지키며 길게 하품을 내쉬었다.

군인 중 하나가 문에 용접 작업을 하는 인부들을 보며 말했다.


“거, 작업 얼마나 걸립니까?”


인부는 땀을 닦아내며 지친 듯 한숨을 내쉬었다.


“한 달쯤 걸립니다. 지금 작업량을 말하는 거라면 한두 시간이면 되니 좀 참으시죠. 저희도 최대한 빨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험한 바깥에서 작업하는 건 저희도 사양이라고요.”


인부들은 긴장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늦은 새벽, 달빛마저 먹구름에 가려졌다.

보이는 건 대형 헤드라이트로 비추고 작업 중인 에덴의 안쪽으로 향하는 문뿐이었다.

간혹 숲속도 비추고 있지만, 나무들 사이로 어둠은 가려졌다.

인부들의 시선이 힐끔힐끔 ‘바깥’ 세상으로 향했다.


한때 도심지로 보이는 높은 고층 빌딩들이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시점에 있었다.

이미 오랫동안 방치하고 ‘괴물’과의 전쟁이 있었던 터라 건축물들은 금이 가거나 무너져 내린 게 대부분이며,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아 자연스럽게 숲이 형성되어 있었다.

10m 정도 떨어진 무성한 나무들을 바라본 인부들은 고개를 저었다.

신경을 저런 곳에 쓰다간 작업 속도가 늦어지고 만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곳에 벗어나는 것이 그들이 할 일이었다.


-...흐흑···. 흐흑···.


“으응?”


경비를 서고 있던 군인 중 하나가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바깥세상에 있는 숲속에서 작은 소리가 들리며 풀숲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왜 그래?”


“무슨 소리 못 들었어?”


“아니, 못 들었는데, 겁먹어서 헛것이라도 봤냐?”


동료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군인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가 갸웃거리며 숲을 다시 바라봤다.

풀숲이 한 번 더 흔들렸다.

흠칫 놀란 군인이 긴장한 얼굴로 마른 침을 삼켰다.


“...역시 뭔가 있는 거 아니야?”


“뭐?”


“...확인하고 올게.”


인간에게 있어서 호기심은 참으로 무서운 감정이었다.

공포마저 앞선 호기심에 군인은 풀숲 근처로 다가갔다.


“어이, 가지마! 뭘 확인하겠다는 거야? 그러다 ‘놈들’이면 어쩌려고!”


“그러니까 확인하려고 하는 거잖아!”



“젠장, 미친놈. 꼭 공포 영화에서 먼저 죽는 행동을 하는구먼.”


“시끄러워.”


긴장해 이성을 잃은 것인지 ‘그들’이 소리에 민감하다는 것조차 잊고 소리를 지르는 군인이었다.

군인은 총에 든 라이트를 켜고는 허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숲을 향해 걸어갔다.

풀숲이 흔들린다.


저벅, 저벅···.


조심스레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오른손이 총기를 잡고 왼손이 시야를 가리는 나뭇잎들을 천천히 걷어냈다.


-끼익. 끼익.


이상한 소리도 들린다.

무슨 소리지? 신음인가?

군인은 입을 굳게 다물며 양손으로 총기를 잡았다.

소리가 가까워진다. 풀숲도 흔들린다.

소음기가 달린 총기가 흔들리는 숲속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퉁퉁-!


소음기 특유의 공기 음이 터져 나왔다.

소리를 막아준다고 해서 총기의 큰 소음을 완벽히 차단해주지는 못했다.


털썩!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와 함께 풀숲의 움직임이 멈췄다.

군인의 굳어진 얼굴에서 조금이나마 미소가 걸렸다.


‘...좋았어! 큰소리칠 게 생겼군!’


만약 자신이 잡은 게 ‘그놈들’이라면 별거 아닌 거 같은 모험담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오늘 퇴근하여 술을 거하게 마시고 동료들에게 크게 자랑할 수 있다.

군인은 자신이 맞춘 표적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리고 표적을 확인했을 때는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뭐야···. 사슴이었나?”


덫에 걸린 사슴이 탄환에 맞아 죽어 있었다.

아마도 바깥에서 짐승을 사냥하거나 혹은 ‘놈들’을 사냥하는 ‘헌터’들이 내려놓은 덫인 모양이다.

군인은 김이 빠져버렸다.

괜히 긴장한다고 식은땀까지 났건만···. 덕분에 추운데도 몸이 뜨거워졌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땀에 찌든 옷소매를 말아 올렸다.


“아나, 괜히 졸았네! 씨발. 에덴에서 300m 근처에 덫을 설치하는 게 불법이라는 것도 모르나.”


덕분에 모험담은 물 건너간 모양이다. 아니, 오히려 덫에 걸린 사슴을 잡는 데 총을 사용했다며 상부에서 질책이 내려질 지도 모른다. 또한 동료들에게는 겁쟁이라고 불릴 것이다.

군인은 허탈감에 총기를 내렸다.

고개를 젓고는 혀를 차며 뒤를 돌아봤을 때, 그의 바로 눈앞으로 두 개의 검은 눈알이 보였다.


“흐으으으으흐읍-!”


군인의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동공이 없는 눈알 전체가 검은색인 눈.

일정 피부가 썩어들어가 있다. 얼굴은 뒤틀려 있었고 있는 팔은 축 늘어져 있다.

기이한 메마른 성인 사내가 바로 군인의 코앞에, 정면에,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에 있었다.

‘좀비’라고 불리는 이 존재는 휘청거리며 제자리에 서 있다.




작가가 꼴리는 데로 쓰는 작품입니다. 많이 부족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또한 오타 맞춤법을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립니다!


작가의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근 미래의 지구, 그리고 평생 세계의 지구입니다. 즉, 작가가 꼴리는데로 세계관을 구성하면 된다는 말!

간간히 백과사전으로 세계관, 그리고 구성 요소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다크 월드 백과사전>


 [에덴]- 인류가 만든 안전지대. 벽을 쌓고, 안쪽에 도시를 건설해 안전하게 그리고 평범한 일상 생활을 누리며 살 수 있는 하나의 요새 도시이자 국가. 도시의 시장이나 의원, 원로인 등이 법과 질서, 그리고 군 경찰을 움직일 수 있는 권력을 가질 수 있다.

에덴을 제외한 도시는 붕괴되었다. 모두 수십년 간 방치되어 숲이 만들어졌고 괴물과 동물, 난민들의 터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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