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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8.06.12 00:39
최근연재일 :
2018.12.03 20:19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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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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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232

작성
18.07.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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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미정

후원은 NO! 작가에게 부담이 됨으로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DUMMY

유마의 말에 놀라며 반응을 보인 건 헌터, 흑묘였다.


“꼬마 악마···? 당신이 꼬마 악마야?”


10년 전부터 전해지는 옛 괴담과도 같았다.

인류에게 있어, 에덴의 바깥은 ‘지옥’이었다. 제대로 된 식량도 없을뿐더러, 전기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퇴화한 문명, 빙하기와 같은 추위속에서 생존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춥고, 배고프며, 산자를 잡아먹고 사는 망자들이 우글거리는 지옥!

그런 지옥 속에서 망자들조차 죽이지 못하는 소년이 있었다.


[수백, 수천 마리의 좀비 웨이브가 일어나도, 그 어떤 빠르고 강한 괴물들이 나타나도 그들을 피해 달아나는 생존자.]


아무리 많은 좀비가 우글거리고, 생존자 캠프에서 좀비 웨이브가 일어나도 그 소년만큼은 만신창이가 될지언정 ‘죽지’를 못했다.


[생존자의 생명을 먹어치워 살아가는 꼬마 악마.]


악마에게 저주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신에게 은총이라도 받은 건지, 그 소년만이 ‘생존’하고, 그 주변의 인물들은 모두 죽어 나갔다.

그래서일까?

‘생명을 잡아먹고 사는 꼬마 악마’가 있다는 소문이 에덴의 바깥, 난민들에게 퍼져나갔다.


[그게 자네가 아닌가?]


“...”


강혁이 아무 말 없이 눈살만을 찌푸렸다.


“...진짜인가 보네.”


흑묘의 눈근육이 실룩거렸다.


“당신이 진짜 꼬마 악마야? 하긴, 더럽게 질기더라! 그 정도면 진짜로 악마 같잖아. 당신 진짜 인간이 아닌 거지?”


“내가 보기엔 네놈들이 악마야.”


강혁의 말에 무전기에서 유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정은 하지 않는군. 어린 소년이 지옥 속에서 혼자 생존했고, 이렇게 살아남아 멋진 청년이 되어 에덴에 왔다니! 하지만 안타깝군. 그 에덴이 지금은 좀비 웨이브가 터지다니 말이야. 자네는 진짜...]


무전기 속에서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주받은 놈이로군.]


그 말이 심기가 거슬렸는지 강혁은 이를 악물었다.


[뭐, 저주니 뭐니 오컬트적인 건 믿지 않는 나로서는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말이야. 꼬마 악마와 이렇게 직접 대화를 나누는 영광을 얻게 되었군. 마음에 들어. 다시 한번 묻지. 우리와 함께할 텐가? 월급은 두둑하게 주겠네. 덤으로 합법적으로 인간 사냥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지.]


“거절하지.”


[하하! 이거 망설임도 없이 차버리는군! 젊은 아가씨였다면 상처받았을 게야. 혹, 인간 사냥이 마음에 안 드나? 그럼 스펙터 사냥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네. 난 자네를 원해.]


“늙은 놈은 내 취향이 아니야.”


강혁의 말에 흑묘가 손톱을 치켜세웠다. 날카롭고 뾰족한 손톱이 강혁의 눈 근처로 향했다.


“말조심해, 아저씨. 다시 한 번 입을 잘못 놀리다간 눈알을 파버릴 거야.”


“그때는 내가 네년의 눈알을 파주마.”


강혁이 매섭게 노려보며 말하자, 흑묘는 흠칫 놀라며 손톱을 거두었다.


“농담이야. 재미로 한 농담에 목숨 걸지 마. 아저씨 농담도 못 해?”


아무리 봐도 농담으로 안 들리는데 말이지.

강혁은 혀를 차며 무전기를 쳐다봤다.


[이거 계속 거절하면 자네는 죽을 텐데? 현재 자네의 목숨은 나에게 걸려 있다네.]


“네놈들이 100번을 죽여봐야 난 죽지 않아. 죽는 건 네놈들이지.”


[허, 살아남을 자신이 있을뿐더러, 우리에게 보복할 힘조차 가지고 있다는 건가? 듣자 하니 몸이 말이 아니라던데, 게다가 붙잡혀 있는데 무슨 수로 우리를···.]


“듀라한조차 죽였다. 가디언 한 마리랑 사람 하나를 죽이는 것쯤은 일도 아니야.”


“...”


흑묘는 부정하지 않는지 아랫입술을 깨물며 묵묵히 있었다.

한동안 무전기에서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유마가 입을 열었다.


[으음, 그렇군. 좋아. 그럼 포기하도록 하지. 자네는 그냥 살려주겠네. 아니 풀어준다는 말이 되겠지. 다만, 조건이 있네.]


“...?”


[자네도 우리를 포기하게. 그럼 샘샘이로 쳐주지.]


‘뭔 헛소리야. 마치 내가 따라다닌 거처럼 말하네.’


하지만 이걸로 되었다. 상대방은 강혁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좀비와 구울 따위는 헌터에게는 사냥 가능한 존재지만, ‘듀라한’ 에 해당되는 레벨 3는 헌터들이 두려워해 피하는 존재였다.

듀라한도 죽인 인간을 쫓을 만큼, 그들도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난 네놈들처럼 스토커 따위가 아니야.”


[좋군. 그럼 합의가 된 거로 알지. 흑묘, 풀어주게.]


흑묘는 어색한 표정으로 무전기를 바라봤다.

대화가 시원시원하게 흘러가는 건 좋지만, 정작 보복을 당할 수 있는 본인이 앞에 있는 상황이다.

흑묘로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진짜로 풀어줍니까?”


[그럼 묶은 채 내버려 둘 텐가?]


“그건 아닙니다만···.”


흑묘는 강혁을 힐끔 쳐다봤다.

그녀는 애써 여유 있는 척을 했지만, 사실 강혁에게 두려워하고 있었다.

지금 묶어 둔것으로 간신히 마음이 진정이 되었건만, 저 괴물이 풀어주라니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괜히 풀어주었다가 장난친 자신에게 해코지라도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고민하던 흑묘는 입맛을 다지며 강혁의 구속복을 손톱으로 찢어냈다.

날카로운 나이프처럼 구속복이 벗겨지며 강혁은 등에 있는 상처에 고통을 느껴 신음을 흘렸다.

강혁의 반응에 흑묘는 안도했다.

다행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니 자신에게 위해는 가하지 못할 것이다.


[되었나? 그럼 또 다른 제의를 하지.]


강혁은 무전기를 쳐다봤다.


“미안하지만 네 놈과 친하게 지낼 생각 따위는 없어. 대화도 이것으로 끝이야.”


[자네에게도 아쉬울 게 없는 이야기야. 간단한 일일세. 도와주게.]


강혁, 그리고 흑묘마저 깜짝 놀라 무전기를 쳐다봤다.

그녀가 알고 있는 대장 유마는 부탁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이번 좀비 웨이브는 상당히 위험해. 지금이야 조용하지만, 보다 많은 녀석들이 찾아올 거야. 듀라한 보다도 더한 괴물이 있었던 모양이더군.]


“듀라한보다 더 한 녀석?”


[문을 뚫은 녀석이 있더군. 그놈, 상당히 강해. 전차가 와도 아슬아슬할 정도겠지. 아니, 전차도 한 두 대로도 제압하는 게 무리일 정도로 강력한 놈이야.]


“...”


설마, 부탁이라는 것이 그런 놈을 상대하라는 건가?


“내가 무슨 슈퍼 히어로라도 되는 줄 아나 보지?”


강혁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을 알기라도 하는 듯 무전기에서 말이 이어졌다.


[내가 부탁하는 건 그놈을 잡는 게 아니야. 그런 놈도 있다는 거지. 듀라한, 그리고 그 괴물 놈, 그밖에도 득실거리는 좀비와 구울들, 생각보다 감염도 그렇고 스펙터 놈들의 힘이 너무 강해. 사람 서너 명 정도 납치하다 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조차 사라졌다네. 우리의 최우선 상황은 생존이라네. 그러니···. 이곳에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하네.]


“협력하라는 말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자네도 이곳을 탈출할 생각이 아니었나? 좀비 웨이브가 일어난 도시는 바깥보다도 더 위험한 곳이야.]


강혁은 고민했다.

헌터의 말대로, 그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곳을 나가는 건 훨씬 쉬워질 것이다.

하지만···.


“미안하지만, 거절하지.”


[...이유는?]


“아저씨, 설마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협력하지 않는 건 아니지? 지금 더운밥 찬밥 따질 때가 아니잖아.”


흑묘가 불쾌감이 물든 얼굴로 말하자 강혁은 그녀를 무시한 채 무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구해야 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구해야 할 사람? 친구인가?]


“아니.”


[그럼 가족?]


“아니.”


[그럼···?]


“생존자.”


[...]


“이곳에 있는 생존자를 되도록 많이 구할 생각이다.”


“...대장이 미친놈이라고는 했지만, 이거 완전 정신병자 수준이잖아!”


흑묘가 버럭 소리를 쳤다.


“싫다면 싫다고 그냥 말해! 되도 안 되는 변명을···.”


[생존자를 구한다라···. 몇이나?]


흑며는 말을 하던 것을 멈추며 입을 다물었다.

대장인 유마가 무전기로 계속 말을 했기 때문이다.


“되도록 많이.”


[숫자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로군. 그래, 자네 말대로 구한다고 치자. 어떻게 빠져나갈 거지? 한두 명이면 몰라도 수십 명이 된다면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해.]


“대피소가 있다더군. 그곳에서 한 달간 농성할 생각이다.”


[...농성? 무슨 생각이지? 따로 계획이 있나?]


“알 거 없어. 나도 모르니까.”


애매한 대답이 들려오자 유마가 말했다.


[대피소라, 그곳에 생존자가 얼마나 있지?]


“모르지. 한두 명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수십 명이 될지도 모르고.”


[흑묘, 네 말이 맞는듯하구나. 이 녀석은 위선자야. 그리고 완전 미친놈이지!]


유마의 말에 흑묘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놈은 꼬마 악마가 아닐 겁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생존하는 꼬마 악마가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할 리가 없어요. 이놈은 그냥 내버려두고 우리끼리···.”


무전기 속에서 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그 대피소로 향하는 데 얼마나 걸리지?]


흑묘는 굳어진 얼굴로 무전기를 쳐다봤다.

강혁 또한 의외라는 듯 말했다.


“무슨 뜻이지?”


[자네에게 협조한다면 우리에게도 협조해줄 텐가? 우리를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주느냐 말일세.]


“저기···. 대장님?”


흑묘는 무전기를 쳐다봤다.

왠지 모르겠지만, 무전기 너머로 유마가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을 거 같았다.


[솔직히 나로서는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네. 인간 서너 명만 잡아다 빠져나갈 생각이었건만, 가까운 입구가 막혀 버렸어. 이대로라면 생존은커녕 좀비의 밥이 되거나, 그들의 동료가 되어버리겠지. 차라리 생존에 능하다는 꼬마 악마에게 도움을 주고, 또한 도움을 받고 싶군. 그리고 혹시 아나? 그 과정 중 마음에 들어 우리 쪽으로 넘어올지.]


“그럴 일은 절대 없어.”


[결정권은 자네에게 있네. 승낙할 수도, 거절할 수도 있지. 우리가 도와주길 원하나? 그럼 도와주지. 그리고 자네도 우리를 도와주게.]


강혁으로서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상 생존자를 챙기지 않은 채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이 헌터에게는 생존율을 높이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


-문을 뚫은 녀석이 있더군. 그놈, 상당히 강해. 전차가 와도 아슬아슬할 정도일 게야.


헌터가 한 말 중에서 문을 뚫었다는 괴물이 있다고 해다.

그 괴물이 그만큼 위험한 존재일까?


‘얼마나 강력한 놈이길래 그러는 거지.’


게다가 그 괴물과 싸우기보단 피해 도망치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저렇게 말하는 건 강혁의 도움 없이는 빠져나가기 힘들기 때문 일 것이다.


[자, 결정은 자네가 하게.]



* * *


“더럽게 아파죽겠네.”


강혁은 등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고통에 몸을 휘청거렸다. 얼굴은 창백했고, 온몸은 저체온증임에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쇠파이프를 지팡이 삼아 몸을 지탱하며 겨우 발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을 앞서가던 흑묘가 보며 혀를 내둘렀다.


“다 죽어가네. 약 바르고 한숨 푹 자면 나을 텐데, 아직도 끙끙거리는 거야?”


“내가 네년과 같은 줄 알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처야. 조잡하게 꿰매서 출혈을 막은 정도로는 살아 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그래, 살아있는 게 기적이다. 그리고 죽는 것은 정상일 것이다.


‘며칠 내로 죽겠군.’


등에 있는 듀라한의 상처는 깊다.

사실상 움직임이 불가능한 데도 이렇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은총이 내려준 ‘평범한 인간보다 더 좋은 신체’를 주는 능력치 덕분일 것이다.


‘이 상태라면 며칠 내로 죽음이 찾아올 거야. 젠장, 그냥 죽고 살아나는 게 편하지.’


죽고 살아난다면 몸 상태가 ‘리셋’ 될 것이다.

차라리 그냥 목숨을 끊을까도 생각도 했지만, 역시 무리였다.


“그래서, 대피소가 어딘데?”


“그전에 갈 곳이 있어.”


“어디?”


“지하철역 창고.”


“세상에···. 그 끔찍한 듀라한이 나타난 곳을 다시 가겠다고? 환장하겠네!”


흑묘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자, 강혁이 말했다.


“일행이 있어.”


“일행? 아, 아저씨를 졸졸 따라갔던 또 다른 아저씨?”


흑묘는 강혁과 함께 있던 일행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 아저씨 아직도 살아 있어? 몸이 엄청 둔해 보이던데.”


“그야 모르지. 일단 가봐야 알 테니까. 그분이랑 같이 대피소로 갈 예정이었었어.”


강혁과 흑묘는 지하철로 향했다.

환풍구와 연결된 창고를 향해 갔고 문을 열었지만, ‘기다리겠다’라던 김태섭과 소녀, 그리고 신부가 보이지 않았다.


“죽었어?”


흑묘의 말에 강혁은 창고 주변을 둘러봤다.

핏자국이 나 있다.

하지만 핏자국 위로 얼어붙은 벌레들이 있었다.

그 말은 생존자의 것이 아닌, 스펙터의 것이라는 말이 된다.


“아니, 시체가 없는 걸 보면 도망쳤겠지.”


“찾을 방법은 있어? 추정장치라던가.”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강혁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방법은 하나뿐이네.”


강혁은 흑묘를 쳐다봤다.


“대피소라는 곳, 어디야?”




작가가 꼴리는 데로 쓰는 작품입니다. 많이 부족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또한 오타 맞춤법을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립니다!


작가의말

끄응, 아마도 30화까지는 이래저래 불균형한 연재가 지속될 거 같습니다. 그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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