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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SSS 다크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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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8.06.12 00:39
최근연재일 :
2018.12.03 20:19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8,975
추천수 :
366
글자수 :
14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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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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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24쪽

미정

후원은 NO! 작가에게 부담이 됨으로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DUMMY

시민들은 쇠파이프, 각목, 그밖에 부서진 돌 등을 주워 시장이 있는 방으로 향해 달려갔다.

소란이 일어나자 경찰들이 빠르게 진입용 방패를 들어 시민들을 막아냈다.


“지금 당장 해산하기 바랍니다!”


200여 명의 시민의 폭동, 100여 명의 경찰과 30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군대로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휘하던 군인은 주변을 둘러봤다.

조용히 잠들고 있던 시민들이 깨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불안에 떨며 시선을 피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폭동에 가담하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들이 있었다.


200명조차 되지 않는 군·경찰로는 4천 명이 넘는 패닉에 빠진 시민들을 통제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무, 무슨 일이야!”


갑자기 일어난 소동에 문을 벌컥 열고 밖으로 나온 시장은 군 경찰이 막고 있는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시장의 안색이 하얗게 질리고는 그들이 들고 있는 각종 살벌한 염장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저, 저놈들 도대체 뭐야! 포, 폭동? 폭동인 게냐!”


시장은 이성을 잃었는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손가락질했다.


“쏴! 쏴버려!”


“저, 저놈이 우리를 죽이려고!”


시장의 말에 시민들은 더욱 거칠어졌다.

급기야 경찰들의 방패벽을 뚫고 군인들을 덮쳐 무기를 빼 들었다.


“꼼, 꼼작 마!”


시민과 군인이 총격 겨누며 대처했다.

시민들의 폭동에 깨어난 강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시끄럽게. 전부 죽여버릴까 보다.”


흑묘는 몽롱한 시선으로 손톱을 치켜세웠다.


“이거 너무 소란스럽군. 이 늙은이도 참고 잠을 자는데 젊은 놈들이 뭘 그리 불만이 많은 건지.”


인간 사냥꾼 유마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재밌는지 입꼬리를 말아 올리고 있었다.

유마는 대치한 시민과 군인을 보며 휘파람을 불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떻게 할 텐가? 이대로 있다간 희생자가 나올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통제에서 벗어나 대피소를 나가려고 하는 놈들까지 나오게 될 게야. 전에도 말했지만 출입구에 놈들이 있어. 지금 막아야 할텐데. 막을 텐가?”


“...통제할 수 있다는 말투로군.”


“없는 건 아니라네.”


유마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는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다만, 내 마음대로 행동하면 동료로서 섭섭해할까 봐 허락을 맡으려고 하는 거지.”


강혁은 ‘동료’라는 말이 불편해 눈살을 찌푸렸다.


“통제할 수 있다고?”


“적어도 하루 정도는 막을 수 있지. 다만 방법이 꽤 거칠다만, 괜찮겠나?”


“...지금 무너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강혁의 말에 유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 모두 진정하십시오! 다들 무기를 내려놓고 침착하게···.”


김태섭은 무기를 든 시민과 군인들 사이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그들을 제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바깥세상에는 좀비들이 널려 있건만, 내부에서도 이와 같은 분쟁이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남은 2, 3일은 절대로 헤쳐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형씨가 무슨 수를 써서든 남은 이틀간은 버티라고 했으니···.’


태섭으로서는 이곳 시민과 군인 그리고 시장의 안전보다도 자신의 가족이 최우선 상황이었다.

강혁의 말이 미심쩍은 구석이 한둘이 아니지만, 현재 믿을 수 있는 건 그뿐이었다.


“잠시 좀 비켜주겠나?”


혼란 중에 유마가 끼어들었다.

총기를 빼앗고 연장을 든 시민과 진압용 장비를 든 무장한 군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오오! 그, 그래. 유마씨. 잘 왔어. 정말로 잘 왔어!”


시장은 그를 환영했다.

‘헌터’라는 직업군으로 김태섭에게 소개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스펙터에게 위험에 처한 시점에서 헌터는 귀중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태섭은 유마를 탐탁지 않아 했지만, 이렇게 나섰다는 것은 해결 방안이 있다고 생각해 말리지 않았다.

그가 나타나자 시민들은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


“넌 또 뭐···.”


“앙?”


유마가 고개를 치켜들며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는 시민들을 노려봤다.

눈이 마주친 시민은 깜짝 놀라 움츠러들며 시선을 피했다.

눈빛만으로 기선을 제압을 하자, 지켜보던 시장은 더욱 신이 나 시민들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잘 했다. 잘했어! 역시 유마씨. 헌터는 역시 다르구먼! 좋아. 지금 폭동을 일으킨 놈, 그리고 선동한 놈들을 잡아다가 두들겨 패버려. 아니, 아예 본보기로 죽여버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될 테니까!”


시장이 소리치자 시민들은 다시 무기를 들어 올렸다.

경찰들이 대열을 이루고 단단히 벽을 치고 있는 상태, 또한 헌터마저 나타났으니 눈에 뵈는 게 없는 것이다.

유마는 시장을 쳐다봤다.


“문제를 해결하면 되는 겁니까?”


“그래, 그냥 쳐 죽여버려!”


“저, 저놈이 진짜···!”


시민들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려고 하자 그들의 앞에 흑묘가 우뚝 섰다.

그녀는 머리에 쓴 빵모자를 벗어버리고는 짐승의 귀와 꼬리를 세웠다.

인간이 아닌 이질적인 존재이며, 또한 대전차 라이플을 움켜쥐고 있으니 시민들로서는 또다시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해결이라. 좋습니다.”


유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누가 본다면 이웃집에 있는 인상 좋은 할아버지 같았지만, 그가 하는 행동은 정반대였다.

그가 쥐고 있는 시커먼 권총이 타인의 머리를 향해 겨누어졌다.


“어?”


시장은 시퍼런 총구가 자신을 향해 뻗어있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슬금슬금 옆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총구가 따라서 그의 머리를 향해 겨누어졌다.


“유, 유마씨? 이, 이게 무슨 짓이지?”


시장이 굳어진 얼굴로 유마를 쳐다봤다.


“문제해결을 위해 원인을 쳐 죽이려고 하는 겁니다.”


“자, 잠깐, 그럼 나에게 겨누면 안 되잖아. 자네 지금 무슨···!”


“새파랗게 어린놈의 새끼가 어르신이 말하는데 말대답을 하는 거냐?”


총구가 시장의 이마를 툭툭 건들기 시작했다.

군인들이 깜짝 놀라 그를 총기를 향해 겨누었다.

그러자 흑묘도 라이플을 군인과 경찰에게 겨누며 킥킥 웃어댔다.


“역시 대장은 미쳤다니까.”


“...자, 잠깐 다들 뭐 하는 짓입니까!”


태섭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분위기가 더욱 살벌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강혁은 이마를 짚었다.

해결해달라고 했지, 누가 일을 더 크게 벌리라고 했던가?


“유, 유마씨. 지금 실수하는 거야! 나를 죽이면 자네도 죽어!”


“어? 이상하군. 난 네놈을 죽이고 여기에 있는 군·경찰 전원을 죽이고도 생존할 자신이 있는데 말이야. 아니면 내기할까? 나 도박을 좋아하거든. 응? 할래? 어?”


총구가 쿡쿡 찌르다 못해 점차 내려가더니 말을 하던 시장의 입에 집어넣었다.

시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말을 잘못하다간 진짜로 죽기 때문이다. 물론, 입이 막혀 말도 못 하겠지만.

기가 죽어 무저항인 시장의 모습에 유마는 입맛을 다졌다.


“...재미없군. 사내가 배짱이 있으면 대들어야 할 판국인데 말이야.”


유마는 총구를 빼고는 시장의 입안에 고여있던 침이 묻은 걸 확인했다. 그는 기분 나쁜 듯 혀를 찼다.

군·경찰이 안도하며 총구를 내렸다. 시민들도 안도하며 자신들도 모르게 염장을 내려놓았다.

유마가 고개를 틀 때, 강혁과 눈이 마주쳤다.


“아, 그러고 보니 네놈이 문제해결을 하라고 했지?”


유마는 미소를 짓고는 총구를 시장의 이마에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 * * *


“...망했군.”


유마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누가 할 소리.”


강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장, 어떻게 할까요? 뚫어요? 그리고 싹 다 죽여버릴까요?”


유마와 강혁, 그리고 흑묘는 쇠창살 안에 갇혀 있었다.

시장이 죽자, 군 경찰이 그들을 가둔 것이다. 저절로 지휘권은 군인의 최상급 지휘관이 이임 받았다.


“...형씨, 조금만 참아. 일단은 형식상 갇힌 거니까.”


태섭은 식은땀을 흘리며 쇠창살 밖에서 그들을 쳐다봤다.


“뭐 어떤가? 이렇게 함으로써 폭동은 잠재워졌으니, 한 일주일 정도는 잠잠하겠지.”


“...덕분에 대피소 안의 사람들은 더욱 불안해졌지만 말입니다.”


태섭은 손수건으로 식은땀을 닦으며 유마를 노려봤다.

유마를 추천했던 건 그였기에 자칫 잘못했다간 같은 공범으로 갇힐 뻔했다.


“며칠 남았나?”


유마는 시선을 강혁에게 돌리며 물었다.


“앞으로 하루...하고 몇시간.”


“하하! 좋구먼.”


“지금 좋다고 할 때가 아닌···.”


쿵···!


그때 대피소가 흔들렸다.

작은 지진이라도 난 듯 천장에서 흙먼지가 떨어져 내렸다.


“지···. 진인가?”


태섭이 불안한 듯 중얼거렸다.


쿵!


하지만 흔들림이 이상했다.


쿵!


반복적인 흔들림이다.


“...이거 큰일 났구먼.”


유마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놈이 찾아온 모양이야.”


“그놈?”


강혁이 유마를 쳐다보자 유마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한마디 했다.


“오우거.”



* * *


특수 합금으로 된 문이 휘어지더니 고정대가 견디지 못해 나가떨어졌다.

커다란 나사와 금속 파편이 튀기며 흙먼지를 뿌렸다.

그런 대피소의 강철 문을 거대한 발이 뭉개버리며 밟아버린다.


-후우···.


하얀 입김을 내뿜는 5m의 거인이 눈동자를 돌렸다.


-끼아아아악!


그 주변으로 수백, 아니 이제는 수천에 이르는 좀비 군단이 뒤를 따르고 있었다.

생명체의 냄새를 맡은 듯 다음 쇠문을 향해 달려든다.


거인은 다음 문을 쳐다봤다.

이미 3개나 되는 강철 문을 부스고 들어왔다. 이제 몇 번이나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명체의 냄새가 점점 강해지고 진해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조금만 더 가면 맛있는 고기들이 널린 뷔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후후···. 후후후.


입꼬리에 미소를 지은 오우거는 손에 잡힌 것을 질질 끌고 갔다.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굵은 철사에 묶인 철거용 쇠공이 그에 따라 끌려갔다.

오우거의 팔뚝에서 힘줄이 꿈틀거리더니 쇠공을 있는 힘껏 문을 향해 던졌다.

지름이 3m나 되는 쇠공이 강철문을 때렸다.


쿵!


단 한 번을 휘두름에 따라 문이 흔들리며 일그러졌다.

그 모습에 오우거는 미소를 지었다.

여러 번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난다. 또한, 계속하다 보니 팔 힘이 단련되는 느낌이다.


-쿠오오오오오오!


오우거는 있는 힘껏 철문을 향해 다시 한번 쇠공을 휘둘렀다.


* * *


“...어, 어떻게 할겁니까?”


대피소의 상황 통제실에서 CCTV를 지켜본 지휘관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현재 비치는 모습은 마지막 방어선 건너편의 철문이 흔들리며 휘어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가까이에 접근하고도 상대에 대해 몰랐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빌어먹을 부실 공사 같으니!”


시설의 비용을 최대한 아낀다고 대피소의 입구마다 불량품에 가까운 CCTV를 설치했기 때문.

노후된 CCTV는 작동조차 되지 않아 근처에 접근한 거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처럼 좀비 웨이브가 발생할 때까지 점검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시장이 문을 열어 CCTV를 확인하는 걸 막았기에 일어난 사태였다.


‘유마씨가 가까이에 왔다고 말은 했지만, 이 정도로 가까울 줄은 꿈에도 몰랐어!’


“쓰벌...”


“어떻게 하실 거냐니까요!”


태섭은 욕을 내뱉으면서도 군 지휘관이 질문하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걸 왜 나에게 묻는 건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 일단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


“그럼 패닉이 일어날 겁니다! 폭동으로 오히려 대피소 안이 피범벅으로 난리가 날것이라고요!”


지휘관의 말에 태섭은 움찔거리며 말을 바꾸었다.


“아니, 그···. 전문가들에게 말입니다.”


“전문가라면?”


“...당신들이 붙잡은 헌터들 말입니다.”


“맙소사. 시장을 살해한 정신 나간 놈들을 풀어주자고요?”


“그럼 다른 수가 있습니까? 그들은 전문가입니다. 적어도 우리보다는 훨씬 더 저놈들에 대해 알 거라고요.”


“차, 차라리 저희가 막겠습니다.”


“메뉴얼만 보고 배운 자와 실전으로 배운 자가 다르다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태섭의 말에 지휘관은 자존심이 상한 듯 이를 악물었다.

태섭은 문이 흔들리는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들이 한 마리라도 침입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


“이곳은 놈들의 뷔페가 될 거란 말입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구분 없이 먹히거나 혹은···. 저들과 똑같이 망자가 되겠지요.”


태섭은 지휘관을 노려보며 말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전문가인 헌터들입니다. 적어도 그들을 풀어준다면···.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휘관은 태섭의 말에 관자놀이를 눌렀다.


* * *


“불가능해.”


유마가 한 마디 내뱉고는 실실 웃었다. 단순하게 시원한 그 말에 군인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가장 당황한 것은 그들을 직접 꺼내주기 위해 찾아온 지휘관이었다.


“이, 이 개자식!”


지휘관은 이성을 잃었는지 권총을 꺼내 유마의 머리에 겨누었다.


“저놈들을 막아. 아니면 너희는 총살이야!”


“오! 이거 어딘가에서 들어온 대사 같은데? 아, 떠올랐다. 3류 전쟁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에서 꼭 포함된 대사로군. 그런 말을 하던 놈이 제일 먼저 죽던데 말이야.”


유마는 킥킥 웃었다. 그를 보며 지휘관이 더욱 위협을 가하려 했지만, 유마가 먼저 선수를 쳤다.


“그런데 말이야.”


유마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지휘관이 잡은 권총의 안전장치를 풀고 슬라이더를 재꼈다.

그 모습에 지휘관은 깜짝 놀라 권총을 뒤로 빼려고 했지만, 유마가 그의 팔을 잡고 정확히 자신의 이마를 겨눈 채 지휘관을 노려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제대로 머리에 펑크를 내려면 기합을 팍팍 넣어야지. 젊은이. 아니면 살인조차 못 해본 건가? 쯧쯧, 그래서 쓰겠나. 자, 당기시게. 난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모르니 총살을 하라고.”


“뭐, 뭐···?”


“힘드나? 무서워? 그럼 내가 도와주지.”


유마가 권총의 방아쇠 부분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지휘관은 비명을 지르며 억지로 권총을 빼내려고 했다.

옆에 있던 군인들이 창백해져 허둥지둥거리며 그저 지켜볼 뿐이다.

그 모습이 뭐 그리 재밌는지 흑묘는 입을 가리며 킥킥 웃어댔다.


“장난은 그쯤 해둬.”


강혁이 말하자 유마는 그를 힐끔 쳐다봤다.

그가 유마를 노려보자, 유마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지휘관의 손을 놓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장난이라네. 장난. 내가 아무리 정신이 나갔어도 자살은 하지 않아.”


지휘관은 힘이 빠졌는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보며 유마는 혀를 차며 옆에 있던 태식을 쳐다봤다.


“아까 했던 말은 사실이라네. 방법 따위는 없어. 저놈을 막으려면···. 그래, 전차 두 대, 아니 세대나 네 대가 동시에 포탄을 갈겨야 할 게야. 그것도 한 두발이 아닌, 동시다발적으로 계속 말이지.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그 정도의 화력을 가진 무기는 없어. 오우거를 없앤다고 해도···. 그 주변에는 듀라한, 구울, 좀비들이 우글거리지. 그놈들을 전체로 상대해서 살아남을 방법이 있을 리 없지 않은가?”


유마의 말에 군인들은 희망을 잃은 듯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이 맞지? 꼬마 악마.”


유마가 강혁을 쳐다보며 묻자 강혁은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확실히···. 방법 따위는 없다.

딱 하루다. 앞으로 24시간. 아니, 조금 더해서 27시간 정도만 버티면 된다.

하지만···. 무리다.


“아저씨, 이제 방법이 없다는 거 알지?”


흑묘가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강혁에게 슬금슬금 다가가서는 귓속말로 속닥거렸다.


“지금이라도 도망치자. 똥통에 빠지는 것도 내가 참아줄게. 응? 우리만이라면 도망칠 수 있어.”


“하루···.”


“...?”


“...만 버티면 돼. 그럼 모두가 괜찮아져.”


흑묘는 이마를 짚었다.


“아나, 이 고집불통! 대장, 저희만이라도···!”


유마는 놀랍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


“...자네, 진짜 제정신이 아니군. 뭔가 생각이 있어 버티는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었나? 도대체 그런 정신머리로 어떻게 그 지옥을 살아온 거지? 정말로 꼬마 악마가 맞나? 아니면 사칭범? 지금에서는 의심마저 드는군.”


“버틸 수 있어.”


유마는 처음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버티다니. 아무리 그래도 무리이지 않나? 여태껏 자네의 의견을 존중했지만, 지금은 아니라네. 상황이 너무 달라졌어.”


강혁은 유마를 보며 말했다.


“똥통, 변소와 연결된 지하로로 몇 명이나 들어갈 수 있지?”


유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단 하루다. 단 하루만 버티면 돼.”


유마는 그를 쳐다봤다.

집착에 가까운 눈빛. 광적인 믿음이 그의 눈빛에서 느껴졌다.

도대체 뭘 믿기에 ‘단 하루’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도대체 자네는 뭘 믿고 있는 거지?”


“...인간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악마를 믿고 있지. 더럽게 재수는 없지만, 그놈이 의뢰를 완수할 때만큼은 믿음이 갔거든.”


“...악마? 미쳤군. 미쳤어!”

유마는 그를 지그시 쳐다보고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모르겠군. 이게 그 지옥에서 무조건 살아 생존한다는 꼬마 악마라고?’


저 정도 집착이라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헛된 망상, 헛된 꿈, 헛된 희망에 빠진 것일 터.

유마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이렇게 도박에 실패한 건 처음이었다.


‘이건 더 이상 생존할 수 있는 좋은 패가 아니군.’


오히려 목숨을 위협하는 최악의 패다.


‘도박은 잘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목숨에 걸린 도박만큼은 자신 있지.’


강혁의 생존력을 믿고 지금껏 따라왔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강혁은 생존을 위해서 버려야하는 최악의 패였다.


‘...이놈을 버린다.’


같이하다간 목숨이 남아돌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꼬마 악마만이 생존했다는 소문도, 사실상 그 주변의 모든 이가 ‘전멸’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를 희생양으로 혼자 살려는 걸지도 모르지. 어쨌든 더는 이자와 함께해서는...’


유마가 그렇게 생각을 할 때였다.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짚었다.

웬 노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말로 살기 싫은 겐가? 자네가 저지른 죄를 속죄할 기회인데?


순간, 유마는 몸이 굳어졌다.

깜짝 놀란 그는 자신의 어깨를 잡은 이를 향해 시선을 돌렸지만, 어리둥절하게 서 있는 군인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대장?”


흑묘가 말을 걸었지만, 유마는 주변을 계속해서 훑어봤다.

기분···. 탓인가?

하지만 그의 심정에 변화가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고의로 ‘마음’을 침식해 조정하는 거처럼 최악의 패인 강혁을 ‘따르도록’ 지시하는 거 같다.

유마는 이마를 짚었다. 빈혈이 찾아오며 정신이 혼미해진다.


“왜 그래요? 대장.”


흑묘가 걱정스러웠는지 그에게 다가왔다.


“아무것도···. 아니라네.”


유마는 손을 올려 흑묘가 다가오는 것을 제지했다.

그는 강혁을 쳐다보며 말했다.


“...피난민을 지하수로 보내란 말이로군. 똥통이야. 다친 자가 있다면 오물에 의해 상처가 오염될 수도 있어.”


“적어도 좀비가 되거나 죽는 것보다는 괜찮겠지.”


“...그곳에 좀비가 없다는 보장도 없지.”


“당신이 이곳까지 오면서 그곳에서 발견하지 못했잖아. 또한 입구도 막아놨고.”


“...그야 그렇지. 하지만 뚫고 들어오지 않았다고도 할 수 없어.”


“하루면 돼.”


“...무엇이 그리 자네를 이끄는지 모르겠군.”


“저, 저기 대장.”


이때쯤이면 ‘이놈을 배신하고 튄다.’라고 말할 유마였다. 말이 이상하게 길어지고 있다는 점에 흑묘는 불안감을 느꼈다.


“놈들이 이곳까지 왔다고 치자, 막을 방법은 없네. 그놈들의 코는 장난이 아니야. 변소와 연결된 지하로 내려올지도 모르네. 그때는 어찌할 거지?”


“막아야지. 내려오지 못하도록.”


“누가?”


강혁이 침묵하자, 유마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내가 대피소에서 놈들을 최대한 막지. 적어도 이 넓은 공간이라면 도망치면서 시간은 끌 수 있어. 대신, 네놈과 저 고양이 년은 유일한 연결구인 화장실만을 막아. 그 정도로 좁은 입구라면 오우거는 들어오지 못할뿐더러, 좁은 통로라면 듀라한도 대전차 라이플을 피하지 못해 저격당하겠지. 군인들이 가진 화기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테고.”


“...아! 진짜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아니, 이미 미친 건 알지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아저씨! 제발 현실을 직시하라고!”


흑묘는 고개를 저으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아무리 아저씨가 듀라한도 상대했다지만, 저 수백의 좀비랑 구울, 듀라한까지 있고 오우거마저 저지한다고?”


“못 이겨. 하지만 시간은 끌 수 있어.”


“하루를? 그건 나조차 못 하는 일이야. 아니, 나 같은 가디언이 수십 명이 있어도 불가능해. 애초에 나랑 아저씨가 듀라한을 처치한 것도 거의 운빨에 가까웠잖아!”


“가능해. 아마도.”


강혁은 가능하다고 보았다.

세이브라는 능력. 그것을 끊임없이 사용한다면 될지도 모른다.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 사라졌어. 그 점을 이용한다면 어떻게든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어차피 죽지 못할 불사의 몸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운 감정마저 사라졌다면 무서울 게 없었다.


“하, 하하! 참 어이가 없어서. 대장. 이 미친놈이···.”


“지금 당장 움직여야겠군.”


유마의 말에 흑묘는 마지막 희망마저 버려야 했다.


“저, 저기 대장?”


“여기서 그냥 죽을 수도 없는 노릇이야. 밖에 다친 동료들도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앞으로 하루가 지나면 그놈들은 나를 버리고 튀겠지. 내가 그 꼴을 그냥 볼 거 같은가?”


유마는 실실 웃으며 태식을 쳐다봤다.


“지금 당장 피난민들을 옮겨주게. 만약 말을 듣지 않는다면···.”


유마는 총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죽여버려서라도 옮기게. 아, 그중에 죽어도 개의치 않을 놈들을 선발해주게나. 시간을 끌 수준이면 돼. 말하자면 고기 방패지. 뭐, 감염되면 문제지만 말이야. 그리고 시멘트, 철골 등을 준비하게나. 화장실로 연결된 입구를 막아야 할 테니.”


“아, 알겠습니다.”


태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마는 강혁을 쳐다보며 말했다.


“자네가 선택한 일이라네. 입구를 막아도 되겠지?”


유마는 강혁을 쳐다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강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야.”


“무섭지 않아? 아저씨, 백 퍼센트 죽어.”


흑묘는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이를 악물고 있었다.


“안 죽어. 죽고 싶어도 못 죽어. 그리고···.”


‘놈들을 상대할 무기는 세이브밖에 없어.’


죽음에 대한 감정이 둔해졌다.

어쩌면 ‘은총’이 이번에 준 마지막 기회로서 서비스한 걸지도 모르는 일이다.


‘...제발, 두려움이 없어졌던 것이 우연이 아니길.’


“그럼 한 번 해보도록 하지. 자네가 말한 하루. 최대한 버텨보자고.”


유마는 미소를 짓고는 강혁을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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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1_164930.png

신작 연재중입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려요~!




작가가 꼴리는 데로 쓰는 작품입니다. 많이 부족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또한 오타 맞춤법을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립니다!


작가의말

저번주에는 쉬었으니, 2편짜리로 1만자를 올립니다! 어떻게든 완결을 내리라~!!


아, 그리고 현재 [마신 유희]라는 신작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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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미정 +7 18.07.09 550 10 14쪽
13 미정 +5 18.07.06 543 15 14쪽
12 미정 +6 18.07.02 607 9 11쪽
11 <듀라한> +4 18.06.29 638 11 11쪽
10 인간 사냥꾼 +3 18.06.26 673 13 11쪽
9 인간 사냥꾼 +3 18.06.23 663 15 12쪽
8 인간 사냥꾼 +5 18.06.23 698 14 14쪽
7 인간 사냥꾼 +3 18.06.21 776 18 13쪽
6 인간 사냥꾼 +7 18.06.19 893 16 13쪽
5 지옥이 된 에덴 + 인간 사냥꾼 +3 18.06.18 1,063 20 13쪽
4 지옥이 된 에덴 +3 18.06.16 1,181 17 13쪽
3 지옥이 된 에덴 +6 18.06.15 1,425 25 12쪽
2 지옥이 된 에덴 +6 18.06.14 2,243 25 13쪽
1 <프롤로그 - 한 연구원의 일기> +9 18.06.13 3,410 5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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