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과 마늘 없이 사람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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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중턱
작품등록일 :
2018.06.1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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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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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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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2)

DUMMY

저 정신 나간 중국인이 어느새 팔다리를 다시 붙여서 내게 언월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


···역시 중국어는 못 알아듣겠다. 그리고 놈의 표정이 여간 짜증나는 게 아니었다. 마치 내가 잘못이라도 하고 있다는 듯이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진짜···그만 하라니까.”


난 흑연단검을 놈에게 던졌다. 녀석은 그것을 쳐냈지만, 쳐내는 행동 때문에 빈틈이 생겼다. 난 녀석의 다리를 향해 흑연검을 찔러 넣었다. 그런데, 놈은 고통에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각오했다는 듯, 이를 악물고서 내 머리를 향해 양손으로 거꾸로 쥔 언월도를 찍으려 들었다.


물론 피했다. 그렇게 느려서야 누굴 잡겠다는 거야. 그리고, 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대로 놈의 멱살을 붙잡고 땅에 처박았다.


콱!!


“으극!!”

“이 아저씨야. 내가 말했잖아. 날 방해하면 저 년이랑 똑같이 해준다고.”


그리곤 흑연단검을 만들어 그의 오른손 중지에 잘랐다.


“으그극!!”


놈의 왼손이 내 얼굴을 향해 날아왔지만, 난 재빨리 잡아챈 다음 놈의 손을 붙잡은 손과 함께 땅에 처박아주고 손가락을 마저 자르기 위해 놈의 오른손으로 눈을 돌리던 중, 놈의 눈을 봤다.


놈은 두려움에 떨고 있지 않다. 신체를 잃을까봐 두려운 기색이 아니다. 잠깐만, 이 녀석 말고 그 옆에서 깔짝거리던 녀석 어디 갔어?


난 재빨리 그 년을 향해 눈을 돌렸다. 그러자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게 뭔지 알았다. 싸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지만 패배와 고통을 각오한 표정. 그리고 저 씨발년을 데리고 도망치려는 놈. 이 새끼, 저 년을 살리려고 했군.


“시도는 좋았어. 그런데···.”


난 저 남자의 마나를 읽었다. 그러자 놈의 몸에 흐르는 마나의 움직임을 따라 몸에 가려진 놈의 손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수 있었다.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려고 하는 움직임. 나는 저게 뭔지 안다. 스크롤 종류로군.


“그런 건 안 통하지.”


난 저 남자의 등 쪽의 척추에서 살짝 왼쪽에 자리 잡은 위치로 단검을 던졌다. 그러자 놈의 몸을 뚫고 -살을 꿰뚫은 것이 아니라 그냥 통과시킨 것이다- 놈의 손에 쥐여져 있던 인챈트 스크롤을 꿰어 멀리 떨어진 곳에 처박았다.


“무슨 스크롤인진 모르지만···!!”


난 천둥번개 마법을 하늘을 향해 쐈다. 이건 사람의 몸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천둥번개는 하늘을 타고 올라가 인챈트 스크롤이 있던 곳에 내리꽂혀 근처의 아스팔트와 함께 인챈트 스크롤을 재로 만들어버렸다.


“아···!!”

“그렇겐 못 한다고. 뭘 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장의 한 수라도 되나? 알게 뭐람. 이미 부숴버렸는데. 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볼까? 나는 염동력으로 이 세 명을 모조리 한 곳에 뭉쳐 쥐듯 내 눈 앞에 끌고 왔고, 그리고 검을 겨눴다.


“그러게 왜 방해를 하고 그래?”


그 와중에 저 스크롤 가지고 놀던 친구는 손에 마법을 캐스팅하고 있었다. 캐스팅을 할 거면 안 보이게 했어야지. 난 단검을 던져 캐스팅이 거의 끝난 걸로 보이는 손을 찔러 마나의 집중을 물리적으로 해제시켜 역으로 경련까지 일으켜줬다.


“으아아악!!”

“쓸 데 없는 짓 하지 말라니까.”


그리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가만히 있을 시간이 없다. 저 년이 어떻게 하면 더 고통스러워하고, 어떻게 하면 더 오래 고통스러워할 수 있을까, 그런 걸 고민해야한다. 생각해. 어떻게 하면 이 년을 더 고통스럽게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이 년이 더 오래 살아있고, 더 오래도록 죽고 싶게 만들 수 있을지.


“그래. 일단 혀부터 잘라야겠어. 뭐라도 말 하고 싶은데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아야 자기 처지가 더 비참하니까. 잘 알지? 내가 기사학교 애들한테 붙잡혀서 재갈에 묶여본 거. 직접 봤을 테니까 말이야.”


그 말에 이 년이 뭐라고 입을 열려고 하기에 염력으로 입을 틀어막아버렸다.


“읍!! 읍읍!!”

“시끄럽다니까.”


그리고선 흑연단검으로 턱 밑에서부터 찔러 올려서 혀를 잘라버리려는데, 갑자기 시선이 가로막혔다.


“···?”


뭐야 갑자기. 대체 뭐가 앞을 가로막···잠깐만.


“···아저씨?”


과장 아저씨였다. 과장 아저씨가 다시 날 막아섰다.


---


처음 널 만났을 때부터···이렇게 될 걸 걱정했던 걸지도 몰라. 아니, 걱정했어. 네가···저 여자를 죽이려는 것처럼 날 죽일 것 같다는 생각에 너무나 두려웠어.


“폴른 나이트.”


하지만, 넌 달랐어. 그렇게 하지 않았지. 하지만, 난 항상 두려웠어. 두려워서 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려고 노력했지. 사실, 너에게 도박을 걸었던 건 내가 널 믿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고, 살고 싶어서이기도 했지만······.


“비켜요.”


네가 무서웠기 때문이야. 네가 내 상식과 다르지 않을까봐. 네가 내 상식과 다를까봐. 가불기 -가드 불가능한 기술- 로 대하는 꼬라지가 별로 자랑스럽진 않네. 똥별들이 군대에 오래 있어서 머리가 망가진 거라면, 난 정말 군인답다고 할 수 있겠군.


“비킬 수 없어.”

“비키지 않으면 당신이라고 해도 벨 거예요.”

“미안. 그래도 못 비켜.”


그런데, 미안한데 폴른 나이트야···아니, 강찬아. 한 번만 더 억지 부려보자. 한 번만 더.


“살인은 꽤 중죄거든. 네가 살인을 저지르면 우린 정말로 빌런이 돼. 그러면 우린 끝이야.”

“···왜죠? 나만 끝나면 되는 거잖아요.”


너만의 일. 너만의 문제.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 8년, 아니 기사 학교에서의 너의 시간 동안 너는 혼자였으니까. 혼자만의 문제여도 됐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안 돼.


“그건 안 돼. 난 네게 모든 걸 걸었거든. 난 네가 저지른 행동의 책임을 전부다 질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널 여기서 막을 거야.”

“···개소리 마.”


녀석이 왼손으로 내 왼쪽 어깨를 붙잡아 걷어내듯 나를 치워버렸다. 그래서 난 민기에게 신호를 보냈다. 신호를 보내자 강찬이의 머리에 총알이 날아와 녀석의 머리를 가격했고, 나 역시 약간 뒤로 물러나 등에 메고 있던 총을 꺼내 녀석에게 연발 사격을 갈겨버렸다.


타타타타콰콰쾅콰콰쾅!!


총소리와 폭음이 동시에 울리는 통에 귀에 박아둔 귀마개가 무안할 정도로 귀가 아팠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피할 수 있음에도 녀석은 피하지 않고 내게 다가와 총알이 다 떨어진 틈에 내게 터벅터벅 걸어와 총을 뺏으려 들었다.


탕! 탕!


물론 민기 녀석이 그걸 가만히 볼 이유가 없었다. 녀석이 급하게 손을 놀려 폴른 나이트의, 강찬의 손을 맞추고 머리를 맞췄다. ···물론 통했단 이야기는 아니다.


탁!


“이제 총은 못 쏘시겠군요.”

“···그렇군. 그러면···.”

“···?”


녀석은 민기가 쏘는 총알을 쳐다보지도 않고 막아내면서 내 행동을 지켜봤다.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냐는 듯. 하지만 난 지금 꽤 처연한 걸음걸이와 표정과는 다르게 꽤 진지하고···비장했다. 나름.


난 저 중국인 헌터 팀의 앞을 막아서며 바지의 양쪽 주머니에 녀석을 도발했다.


“날 베고 가라.”

“······예??”

“녀석들을 죽일 거면, 나부터 죽이고 가라.”


날 죽이고 가라는 말에 녀석이 처음으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 모습에서 희망을 봤지만, 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절대로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결과는 없다. 실패가 아니면 성공. 보류 따위는 할 생각이 없다. 지금까지 계속 보류해왔다가 이렇게 된 거니까.


“···왜 이래요?”

“우리 길드 에이스가 고작 살인으로 자격을 잃는 게 싫어서 그런다, 왜.”

“집어치워요. 농담 같은 거 할 생각 없어요. 당장 비켜요.”


녀석이 다시 날 치우려 들었다. 하지만, 난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꺼냈다.


“!!”

“핀 뽑은 거야. 날 치우려 들면 바로 놓아버릴 거니까 알아서 해.”

“···미쳤어요?”

“암, 미쳤지. 미쳤고 말고. 미치지 않고서야 커럽터랑 협상을 할 생각은 못하지.”


그 말에 녀석의 눈꺼풀이 살짝 경련하듯 움찔거리는 것을 봤다. 녀석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안다. 나와 녀석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간 셈이다.


“거래를 하자. 저 년에 대한 복수를 하락하지. 그 대가는 저 년과 내 목숨이야.”


그 말에 강찬은, 폴른 나이트는 벙 쪄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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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1부를 마치며 +5 18.10.30 242 6 1쪽
83 에필로그 18.10.30 230 7 33쪽
82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6) +3 18.10.05 279 11 14쪽
81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5) 18.10.04 210 7 12쪽
80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4) 18.10.03 198 4 10쪽
79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3) 18.10.02 205 5 10쪽
78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2) 18.10.01 204 3 11쪽
77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1) 18.09.28 211 6 9쪽
76 13장 - 리바이어던(5) 18.09.27 220 7 11쪽
75 13장 - 리바이어던(4) 18.09.26 217 7 11쪽
74 13장 - 리바이어던(3) 18.09.25 216 6 9쪽
73 13장 - 리바이어던(2) 18.09.24 227 8 12쪽
72 13장 - 리바이어던(1) 18.09.21 214 4 14쪽
71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7) 18.09.20 225 5 10쪽
70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6) 18.09.19 223 5 10쪽
69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5) 18.09.18 228 5 11쪽
68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4) 18.09.17 232 2 9쪽
67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3) 18.09.14 241 8 13쪽
»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2) 18.09.13 220 5 9쪽
65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1) 18.09.12 265 5 10쪽
64 11장 - 기다림(4) 18.09.11 240 4 14쪽
63 11장 - 기다림(3) 18.09.10 222 3 10쪽
62 11장 - 기다림(2) 18.09.07 252 4 11쪽
61 11장 - 기다림(1) 18.09.06 204 6 10쪽
60 11장 - 세척(2) 18.09.05 229 3 13쪽
59 11장 - 세척(1) 18.09.04 219 4 11쪽
58 10장 - 계획을 세웠으면 빠르게 실천했으면 좋겠어(6) 18.09.03 224 6 11쪽
57 10장 - 계획을 세웠으면 빠르게 실천했으면 좋겠어(5) 18.08.31 234 4 11쪽
56 10장 - 계획을 세웠으면 빠르게 실천했으면 좋겠어(4) 18.08.30 238 6 11쪽
55 10장 - 계획을 세웠으면 빠르게 실천했으면 좋겠어(3) 18.08.29 24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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