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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조상우
작품등록일 :
2018.06.17 16:26
최근연재일 :
2018.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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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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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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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8쪽

25화-무염수태(3)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너의 모습을 내게 다오.”


아이가 검은 구름으로 변해 경비병을 에워쌌다. 순식간에 경비병의 영혼이 오스칼레시우스의 손에 들어갔다. 오스칼레시우스가 경비병의 몸 안에 자리 잡고는 눈앞을 가로막는 경비병을 모조리 도륙 냈다. 천사군이 한 명도 없어서 정말 쉬웠다.


4층, 교황의 침실에 도착한 오스칼레시우스가 경비병의 육신을 찢고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자 롬 궁의 십자가가 빛을 잃었다. 롬의 시민들이 수군거렸다. 경비병들이 황급히 궁 안으로 뛰어들었다.


오스칼레시우스는 느긋이 교황의 옥좌에 앉아 기다렸다.


“누구냐!”


집무실에 들어온 경비병들이 옥좌를 차고 앉은 검고 긴 머리의 젊은 남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스칼레시우스가 웃으며 손을 들었다.


“너희들의 새 주인이다!”


마왕이 주먹을 쥐자, 우르릉, 하고 롬 궁이 무너져 내렸다. 경비병들이 붕괴에 휩쓸렸다. 잔해에 깔리고 뒤집어지고 넘어지며 건물의 부서진 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롬 궁에서 멀쩡한 건 오스칼레시우스가 앉아 있는 집무실 뿐이었다.


“경치가 좋구나.”


오스칼레시우스가 뼈대만 남은 침실의 옥좌에 앉아 여기저기 매달린 경비병들을 입김으로 떨어뜨렸다. 성벽에 있다가 그 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케루핌이 외쳤다.


“전군 회군하라! 궁으로 회군하라!”


빛의 크루세이더 60만 군이 제리코 성벽을 남겨두고 우루루 롬 궁을 향해 뛰어들었다. 케루핌도 날개를 펼치고 쏜살같이 날아왔다. 케루핌이 도착했을 때, 마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 간 거냐! 나와라!”


케루핌이 칼을 빼들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마왕은 이미 롬 궁의 지하 10층, 성체조배실에 다다라 있었다. 마왕이 성체조배실에 담겨 있는 성배를 꺼내자 성배가 와장창 깨져 나갔다. 마왕이 성배에 담겨 있던 테트라그라마톤의 피가 묻은 손가락을 쪽쪽 빨아먹고, 그 옆에 놓인 구멍 뚫린 손을 와드득 와드득 씹어먹었다. 맛이 별로 좋지 않았다.


마왕이 이빨을 혀로 닦아내며 디스트로피아를 휘두르자 성체조배실 뒤의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테트라그라마톤이 남긴 묵시록이었다. 마왕이 묵시록을 펄럭펄럭 넘겨가며 읽었다. 오스칼레시우스의 이름과 그의 인과가 나와 있었지만 테트라그라마톤과 다른 신들의 이름이나 정보는 없었다. 분명 테트라그라마톤은 마왕이 이 곳까지 찾아올 것까지 예상했던 것이다. 묵시록은 마왕이 자신의 인과에 의해 죽는 것을 예언하며 끝났다. 앙그라뉴아가 바친 드라마스 요르문드의 붉은 책 안의 내용과는 끝이 달랐다.


“제 맘대로 썼겠지.”


마왕은 묵시록을 박박 찢어서 와구와구 씹어 먹었다. 속이 더부룩하니 좋지 않았다. 마왕이 주변을 이리저리 휘둘러보며 칼로 탁탁 찔러 보았다. 유난히 디스트로피아가 빛나는 곳이 있었다.


저 위에서 구릉구릉 소리가 났다. 마왕을 찾아서 케루핌이 필사적으로 땅을 파는 모양이었다. 마왕이 후후 웃으며 묵시록이 모셔져 있던 기둥을 칼로 베자, 갑자기 기둥 뿌리에서부터 어마어마한 새 기둥이 천장을 뚫고 저 위까지 솟아올랐다. 위에서 비명 소리가 났다.


“이것이 홍해의 기둥 우트가르드군. 뭐, 절반의 수확이로구나.”


마왕이 홍해의 기둥을 만지자 테트라그라마톤의 문장이 나타나며 기둥이 부르르 떨었다. 마왕이 기둥에 칼을 콱 박아넣고 아래로 긁어 내렸다. 기둥이 반으로 쪼개지더니 산산이 부서져 나갔다.


“마왕이여!”


케루핌의 분노에 끓는 목소리가 지하까지 들렸다. 마왕이 기둥의 반쪽을 잡고 위로 들어올렸다. 으아아아아, 하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렸다. 묵시록과 성체 성혈이 어느정도 소화가 되자 뱃속에서 부글거리는 힘이 느껴졌다.


마왕이 위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롬 궁의 잔해가 사방으로 흩뿌려지며 케루핌과 십자군이 저 멀리로 내던져졌다. 마왕은 밤하늘의 구름을 뚫고 공기가 없는 곳까지 날았다. 차가운 우주를 마음껏 유영하다가 다시 밑으로 몸을 내리찍었다.


“으아아아악!”


루살리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 마왕은 내키는 대로 롬을 밟아 부쉈다. 교황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네 이놈, 당장 멈추어라!”


멀리 가진 않았었나 보다. 저 멀리서 흰 별이 보이는 것이, 교황이 죽을 힘을 다해 날아오는 모양이었다. 마왕이 날개를 힘껏 펼쳤다. 십자군이 비명을 질렀다. 마왕의 크기가 이전보다 두 배는 더 커져 있었다.


“그래. 칼슘을 먹어서 키가 좀 컸구나. 이제 한 160 되나?”


마왕이 농담을 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저 멀리서 가프의 기겁한 얼굴이 보였다. 마왕이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 롬의 잔해 위에 우뚝 섰다.


“빨리빨리 오질 않고 뭘 하느냐?”


교황이 화살을 쏘아댔다. 마왕이 입으로 화살을 잡아채 뚝 부러뜨렸다. 교황과 세라핌, 998기의 천사 대군이 롬 궁의 잔해 앞에 내려섰다.


“내가 오늘 잘 곳이 없어 친구인 네놈 집을 살짝 빌렸다. 너희 아빠가 너 먹으라고 천년 동안 아껴 둔 게 있는 모양인데 내가 다 먹어치워 버렸지 뭐냐! 얼마나 맛있던지 내가 너희 집을 다 부술 만큼 키가 컸다!”


황제가 퉤, 하고 무언가를 교황의 발 밑으로 뱉어 냈다. 천년 전 신마 전쟁 때 현신했던 테트라그라마톤의 뼛조각이었다.


“다 먹고 그것만 남았다. 주워 먹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라!”


“네 이놈!”


교황이 몸을 부르르 떨며 하늘 높이 몸을 띄웠다. 교황이 거대한 빛의 호랑이로 바뀌었다. 교황의 포효에 천사군들이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드디어 제대로 상대할 마음이 났구나. 이 전까지는 나를 가지고 놀았겠다!”


마왕이 훌쩍 호랑이 앞에 섰다. 사람으로 현신한 마왕의 크기는 호랑이의 발톱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스트랄 사이드에서 느낀 그의 크기는 교황인 빛의 마름모보다 두 배는 컸다. 그의 거대한 검은 영혼이 이다볼 평원의 하늘을 완전히 덮어 버렸다.


“이번에는 내가 가지고 놀아 주마. 세라핌, 어서 하프를 뜯어라!”


세라핌이 칼을 뽑아들었다. 마왕이 그를 보며 피식 웃자 홀리 디바이너가 산산조각 났다. 세라핌이 당황했다.


“하프를 뜯으라고 하지 않았느냐? 저 놈 때문에 흥이 깨졌으니 가프 네놈이 책임져라. 이번에는 네가 저놈의 장단에 춤을 춰야 할 것이다!”




가프와 60만 빛의 크루세이더, 천사군은 오스칼레시우스를 맞아 일주일을 싸웠다. 오스칼레시우스는 빛의 크루세이더를 모조리 먹어치우면서 천사군을 도륙 냈다. 천사군은 끝없이 살아났으나 빛의 크루세이더는 예외였다. 그들은 60만에서 40만으로 줄어들었다. 오스칼레시우스는 머리칼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디스트로피아를 휘둘러 댔다.


저 멀리서 아우성과 함성 소리가 났다. 가프가 기진맥진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오스칼레시우스의 네 사도가 무서운 속도로 짓쳐들고 있었다.


“폐하! 저희가 왔사옵니다!”


초커의 목소리가 들렸다. 초커와 다리우스가 첫 번째 철벽을 몸으로 부딪쳐 부쉈다. 이어 두 번째 장벽에 가로막히자, 다리우스의 인도에 따라 일곱 개의 결계 모서리를 부수러 갔다.


“아마 세네 시간이면 제리코의 벽이 다 무너질 것이다.”


오스칼레시우스가 칼로 땅을 짚고 가프와 천사단을 내려다보았다.


일주일 간 쉼 없이 싸웠건만 오스칼레시우스는 여유로웠다. 용신의 사리와 성체 성혈을 집어삼킨 마왕의 힘은 몇 개월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가프의 화살이 무수히 오스칼레시우스의 몸을 겨냥했지만 단 하나도 맞추지 못했다. 가프는 절망이 피어오르는 마음을 겨우 추슬렀다.


“그러면 롬을 무엇이 지켜주겠느냐? 교황이여. 이제 다 끝났다. 항복하라.”


“항복하라고?”


그 말을 들은 가프가 고개를 들었다. 가프가 다시 화살을 매겼다. 태양빛이 흐려지며 가루베이라에 눈부신 빛이 일었다. 화살촉이 다시 한 번 오스칼레시우스를 겨누었다.


“그만 하라. 무의미한 싸움이다.”


오스칼레시우스가 부드럽게 말했다.


“무염수태를 내놓아라. 신복하면 너를 롬의 제후로 삼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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