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마왕이지만 알고보니 엑스트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조상우
작품등록일 :
2018.06.17 16:26
최근연재일 :
2018.11.07 06:00
연재수 :
148 회
조회수 :
67,272
추천수 :
991
글자수 :
746,705

작성
18.10.28 06:00
조회
158
추천
2
글자
16쪽

37화-푸른 매(1)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4부. 신화와 세계


2 - 묵시록의 마왕


37화-푸른 매(1)




에네레실이 그들을 떠난 후, 티라니아와 에제키엘은 혼자 별이나 산을 보며 생각에 젖는 일이 잦아졌다. 그것은 오스카르도 마찬가지였다. 오스카르는 코덱스 드라우마스를 힘겹게 읽어 나가고 있었다. 그것은 작은 우화로부터 시작했다.

<수많은 태양계에서 쏟아 부은 별들로 반짝거리는 우주의 외딴 어느 곳에 언젠가 영리한 동물들이 인식이라는 것을 발명해낸 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계사에서 가장 의기 충천하고 또 가장 기만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한 순간일 뿐이었습니다. 자연이 몇 번 숨 쉬고 난 뒤 그 별은 꺼져갔고, 영리한 동물들도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뒤의 내용은 너무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이 책은 태초의 신, 마법의 진실과 그 원천, 세계의 비밀과 원죄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환상, 정의, 진실, 마법, 의지. 이 책이 반복해서 말하는 단어들이었지만, 오스카르의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이 가르쳐주는 열 여덟 가지 마법은 하나같이 주문이 아니라 이야기 형태였다.

티라니아와 에제키엘은 오스카르보다 더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었다.

“도대체 그래서 어쨌다는 거지? 착하게 살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힘을 기르라는 거야 뭐야?”

“이건 자살하라는 뜻이야? 열심히 살라는 뜻이야?”

셋이 아무리 난상토론을 해도 책의 본연의 의미를 찾기란 힘들었다. 오스카르는 날이 갈수록 지쳐 갔다. 이 책의 비밀을 풀지 못하면, 오스칼레시우스가 위그드라실을 부수는 것을 막을 길은 없을 터였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궁극의 마법 ‘라그나뢰크’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었다. 라그나뢰크의 목적은 아주 간단 명료했다. 인과를 무로 되돌리는 것. 하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에 관해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오스카르의 생각의 방향만은 명확했다. 그는 매일 밤 생각했다. 인과를 무로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려야 한다고. 수많은 착한 사람들이 극소수의 사람들의 인과 때문에 죄 없이 고통받아야 한다면, 그런 세상은 다시 짜여져야만 한다고. 죄 없는 오스카르의 친구들, 스승님과 히스토리아, 그리고 오스카르 자신을 위해서.

인간은 왜 사는 것일까? 그리고 왜 죽도록 만들어진 것일까? 마법은 왜 있는 것이고, 운명과 인과는 왜 있는 것일까?

오스카르는 눈물을 참으려고 입술에 힘을 주었다. 에네레실의 입맞춤이 생각이 났다. 오스카르는 마음의 일렁임을 참으려고 미친 듯이 책에 몰두했다.

“어쨌든 확실한 게 하나 있어.”

코덱스 드라우마스의 수수께끼에 지쳐갈 때 즈음, 티라니아가 말했다.

“뭔데?”

“이 책에 확실한 게 있어?”

에제키엘이 지친 표정으로 되물었다.

“확실한 건, 용신과 테트라그라마톤, 정령왕이 힘을 합쳐야만 오스칼레시우스를 죽일 수 있다는 거야. 신마전쟁에서 오스칼레시우스의 선대왕도 그렇게 죽었으니까.”

“그야 그렇지.”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이 책을 통으로 이해하려 하지 말고, 세 명의 신의 힘을 끌어낼 수 있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읽어보는 거야.”

에제키엘과 오스카르의 얼굴이 밝아졌다. 에제키엘은 무염수태가 있는 부분만 종이에 베껴서 몇 날 며칠 별을 보며 생각에 잠겼고, 티라니아는 위그드라실이 나오는 부분만 통째로 외워다가 낮이고 밤이고 하루 종일 중얼거렸다. 오스카르는 용신이 나오는 부분만 접어 놓고 읽고 읽고 또 읽었다.

부분 부분만 발췌해서 이해가 안 되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쫙 읽어도 전혀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악마와 티라니아, 세라핌과 케루핌만 쓸 수 있는 10서클의 마법 부분도 건질만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디트리히.”

오스카르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팔에 안긴 여자는 에네레실이 아니라 세레니아였다. 브리태니커의 정장을 입은 그에게 흰색의 졸업식 피로연 드레스를 입은 금발의 세레니아가 안겨 있었다. 그녀의 붉은 립스틱이 오스카르의 가슴에 묻었다.

“가자고 하면 갈게!”

세레니아가 울었다. 세레니아가 오스카르의 손을 잡았다.

“말해 줘.”

오스카르가 말하지 못했다. 세레니아가 흐느꼈다.

“제발. 말해 줘!”

오스카르가 말없이 세레니아를 떼어냈다. 세레니아의 눈빛이 슬픔에서 증오로 바뀌었다.

“가는 거야?”

세레니아가 중얼거렸다.

“날 버리는 거야?”

오스카르가 등을 돌렸다. 그는 할 일이 있었다. 그리피스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스카르의 입 속에 금화와 굴욕의 맛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디트리히!”

세레니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 오스카르가 뒤돌아보지 않으려고 힘껏 달렸다.


오스카르가 눈을 떴다.

“꿈인가?”

그가 그의 머리칼을 만져보았다. 짧았다. 머리카락 하나를 뽑았다. 탁한 금발이었다.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티라니아와 에제키엘이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오스카르가 동굴을 빠져나왔다.

오스카르가 산을 달렸다. 나무 뿌리와 뾰족한 풀들이 그의 길에서 비켜섰다. 어렸을 적 호미미르의 숲을 달리던 시절이 생각났다. 위그드라실 아래로 돌아가 그렇게 영원히 달리기를 한다면 그 때처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무리 달려도 숨이 차지 않았다. 오스카르는 산 꼭대기에서 아바돈 궁을 내려다보았다. 마왕 오스칼레시우스의 고통과 슬픔이 느껴졌다. 세 아들을 잃은 그는 아직도 세레니아의 저주의 거미줄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오스카르가 고개를 저었다.

“그만 해. 누나.”

구원의 샘의 구덩이에서 솟아오른 남풍이 아발론을 덮쳤다. 아바돈 궁을 감싸던 고독과 비탄의 저주가 걷혀졌다.

- 용서했니?

용신이 물었다.

- 저들을 모두?

수천 킬로는 떨어진 아바돈에서 오스칼레시우스의 마법진이 일어섰다. 오스칼레시우스의 검은 육신이 아바돈 궁을 넘어 하늘까지 솟구쳤다. 오스칼레시우스가 남쪽을 노려보았다. 엘류드니르 성이 있던 곳에서 새로 태어난 정령왕의 인장이 빛나고 있었다. 오스카르가 마왕의 이글거리는 두 눈을 바라보았다. 아발론 수도의 땅이 갈라지며 피처럼 붉은 용암을 토해냈다.

“오스카르!”

오스칼레시우스가 온 아발론이 울리도록 포효했다. 마왕이 온 힘을 다해 디스트로피아를 던졌다. 오스카르가 올라선 호미미르의 산이 몸을 들어 올려 정령왕을 지켜 냈다. 디스트로피아가 비명을 지르며 흙을 파냈다. 드라마스 요르문드의 칼이 산을 뚫었다.

“죽어라!”

디스트로피아가 오스카르의 가슴을 꿰뚫었다. 오스카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가 심장에 박힌 디스트로피아를 조용히 뽑아 냈다.

마왕이 탄식했다. 오스카르가 구멍이 난 가슴을 손으로 짚었다. 그가 오스칼레시우스를 조용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마왕이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끝이란 말인가?”

마왕이 검은 눈물을 흘렸다. 온 세상에 아스트랄 사이드의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청천의 탑을 잃은 하늘이 고개를 저어 황사를 뿌리쳤다. 홍해의 기둥을 잃은 바다가 땅에서 뒷걸음질치며 물러났다.

위그드라실의 뿌리가 아발론과 루살리뭄을 덮쳤다. 오스칼레시우스의 치세에서 평탄한 삶을 누리던 풀과 꽃, 나무와 동물과 인간들이 순식간에 위그드라실의 뿌리를 뒤덮는 이끼가 되었다.

뿌리가 아바돈 수도에 이르기 전에 멈췄다. 뿌리 끝이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오스카르의 명을 기다렸다. 오스칼레시우스가 저 멀리에 있을 오스카르를 증오에 찬 눈길로 노려보았다.

“인정할 수 없다!”

오스칼레시우스가 소리쳤다.

“이건 불공평한 승부야!”

오스카르가 눈을 감고 베헤리트가 열리길 기다렸다. 베헤리트가 꽃잎을 열지 않았다. 이건 현실이었다. 앙그라뉴아와 초크스칼라가 성문 밖으로 뛰쳐나왔다. 세상의 바람이 바뀌고 있었다. 초크스칼라가 엎드려 흐느꼈다.

“또 이렇게 되고 말았구나!”

앙그라뉴아가 가슴을 내리쳤다.

“이를 어쩌면 좋으냐! 지옥에 계신 선왕께 뭐라고 변명해야 한단 말이냐!”

마왕이 눈물을 흘렸다.

“다 내 탓이다!”

마왕이 두 아들을 껴안았다. 오스카르의 얼굴이 흐려졌다. 그가 고개를 젓자, 위그드라실의 뿌리가 다시 구원의 샘의 구멍으로 물러났다. 초크스칼라가 남쪽을 노려보았다.

“지금 우릴 동정하는 거냐?”

앙그라뉴아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런 굴욕을 주다니! 아아, 치욕스럽구나!”

초크스칼라가 카타스크로아를 뽑아들었다. 태자가 카타스크로아를 남쪽으로 내던졌다. 카타스크로아가 디스트로피아에 꿰뚫려 그의 발 밑으로 되돌아왔다.

황제가 멍한 표정으로 남쪽을 바라보았다. 오스카르가 산에서 내려왔다. 동굴로 돌아가니 두 친구는 아직도 자고 있었다. 오스카르가 자리에 누웠다. 해가 뜰 때까지 두 친구를 깨우고 싶지 않았다.


잠에서 깬 티라니아가 눈을 비볐다. 햇살이 너무나 눈이 부셨다. 티라니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눈을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광원의 정체를 확인한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오스카르!”

그것은 햇살이 아니라 오스카르의 등 뒤에 나타난 정령왕의 문장이었다. 신마전쟁 이후 천 년 만에 현세에서 보는 아스트랄 사이드의 광채였다. 티라니아가 오스카르에게 엎드려 절했다. 오스카르가 고개를 저었다.

“이러지 마. 그래도 설거지 안 해.”

“체통 좀 지켜 줄래? 왕 주제에.”

티라니아가 오스카르의 오른손을 잡았다. 정령왕의 건틀릿에 박힌 에메랄드가 영롱하게 빛났다. 건틀릿의 가죽이 오스카르의 오른팔 전체에 단단히 뿌리박고 있었다. 건틀릿이 티라니아의 머리를 짚었다. 건틀릿이 티라니아에게 무언가 말했다. 티라니아가 눈물을 흘렸다.

“왕자님, 걱정 마세요. 전 잘 지내요!”

티라니아가 입고 있던 얇은 로브와 면바지까지 모두 벗어 던졌다. 태초의 알몸이 된 티라니아가 춤을 추었다. 티라니아의 어깨에서 투명한 날개가 돋아났다. 에제키엘이 티라니아의 춤을 보며 눈을 감았다. 아직 그에게는 천국의 음악이 들리지 않았다. 에제키엘이 애써 웃으며 박수를 쳤다.

“축하해, 티라니아!”

“고마워.”

티라니아가 웃었다.

“친구들도 기뻐하고 있어. 히스토리아가 제일 기뻐해. 오스카르.”

티라니아가 오스카르를 껴안았다.

“너한테 고맙대.”

오스카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셋은 동굴을 나왔다. 햇살이 쨍쨍했고 새소리가 그들을 반겼다. 동굴에 비친 그들의 그림자가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햇살이 동굴을 정면으로 비추자 그림자가 사라졌다.

오스카르가 세 친구의 손을 잡고 산 꼭대기로 오르며 말했다.

“있잖아. 어젯밤에 생각한 건데. 도덕이라는 거, 성실하고 정직하고 열심히 살라는 거, 그런 것보다는 내 마음이 훨씬 더 중요한 거였어. 거기에 마법의 진실이 있는 거였어. 나는 그렇게 하고 싶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해야 하는 사람이니까, 자기부정이나 겸손은 내 인생을 낭비할 뿐이었던 거야.”

티라니아와 에제키엘이 서로를 보며 웃었다.

“미안하지만 못 알아듣겠네.”

“멍충이들아!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나비 꿈을 꿨는데.”

오스카르가 계속 설명을 했다. 티라니아와 에제키엘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티라니아와 에제키엘, 오스카르가 산 꼭대기에서 3각형으로 섰다. 에제키엘이 갑옷을 모두 벗고 알몸으로 무염수태를 손에 들었다.

“나, 또 깨달은 게 있어.”

오스카르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어느 때보다 더 커져 있었다.

“말이라는 건 하나의 모래성이야. 우린 환상을 세상에 풀어놓고 퍼뜨려서 모든 것을 달콤한 꿈으로 만들고 있었던 거야.”

“오스카르.”

티라니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오스카르가 눈부시게 웃었다. 셋의 발 아래 흰 빛으로 천국의 문장이 그러졌다.

“우리는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말을 만들었어. 말은 환상과 현실을 섞어 놓았지. 우리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느라 달을 신경쓰지 못했어. 아니,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방향이 틀렸다는 것도 몰랐어. 그 곳에 우리가 환상으로 만든 달이 있었으니까.”

오스카르의 손 위에서 눈부신 빛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마음, 모든 환상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 있는 것이 우리야. 그 착각이 깨지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니까, 그래서 마법이 선물처럼 피어났던 거야. 이제 에네레실의 말을 이해했어. 진리는 마법이 아냐! 세상에 마법이란 없는 거야!”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마법진이 하늘 위로 둥실 솟아오르더니, 구덩이 전체를 덮을 만큼 거대해졌다. 마법진 안에서 수백개의 문장이 오고가더니 세 개의 문장이 티라니아, 에제키엘, 오스카르의 위에 떴다.

그 아래에서 푸른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아니, 물결이 아니라 푸른 하늘과 구름이었다. 구름을 헤치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용신이 머리가 나타났다.

“해냈구나!”

구덩이의 저 밑바닥에서 에네레실의 소리가 들렸다. 에네레실의 희게 빛나는 몸이 위로 불쑥 솟아올랐다. 에네레실을 본 용신의 눈이 벌개졌다. 에네레실이 용신에게 입을 맞췄다.

“8단계를 통과했어!”

“Θδ! ΧνΔΕΚ. ζφπρΥΧΩγεηζγΩΦΧμρπττδδΜ, ΚΛΩΓΔΕΓΣΤΣΤ, Ψσαγαζ, ΘβΩΦΦΩδρξ! ΨβεαττυυσσοΛΗΕΔΔΔΦοεεΛ···”

에네레실이 용신의 코를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웃었다.

“화 안 났어, 난.”

용신이 거대한 입을 벌리자, 에네레실이 웃으며 눈을 감았다. 용신의 큰 입이 에네레실을 흔적도 없이 집어삼켰다.

갑자기 용신의 머리 옆쪽이 움푹해지더니, 날카로운 부리를 가진 매의 머리로 변했다. 마법진 안에서 산등성이 하나는 될 만한 크기의 빛의 매가 서서히 거꾸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알에서 깨어나듯이, 온 몸을 푸드득거리며 날개와 몸통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마에 용신의 문장이 나타나더니 깃털 안으로 스르르 사라졌다.

“신화가 다른 신화로 전이되고 있어!”

에제키엘이 외쳤다. 천지를 뒤흔드는 폭풍에 그의 머리칼이 마구 요동쳤다.

“아주 오래된 인과의 사슬을 끊으려고, 용신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있어!”

“영겁을 거친 윤회의 사슬이야. 아주 오래 전, 다른 세계의 저주와 희망이 얽혀진 거대한 아이러니야!”

티라니아가 두 손을 모았다. 목소리가 평온했다.

“우리 모두는 저 하얀 매를 위한 존재였어. 세계는 지금까지 저 매를 기다려 왔던 거야!”

오스카르가 손을 들었다.

“스승님!”

하얀 매로 변한 용신이 길게 울었다. 그 소리에 맞춰 구원의 샘이 있던 구덩이에서 위그드라실의 뿌리가 수없이 위로 기어 올라왔다. 오스카르와 친구들을 넘어 온 산과 강과 들을 덮을 기세로 뻗어 나갔다.

“위그드라실의 뿌리가 땅을 뒤덮고 있어.”

에제키엘이 읊조렸다.

“그것이 신의 뜻이라면, 모든 것이 그렇게 되기를.”

“신의 뜻이 아니야.”

오스카르가 힘차게 말했다.

“그건 새 시대의 의지인 거야!”

하얀 매가 어느새 봉긋하게 올라온 위그드라실의 뿌리 위에 내려앉았다. 오스카르가 하얀 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오스카르가 외쳤다.

“스승님!”

하얀 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피스가 오스카르의 앞에 거대한 머리를 숙였다. 오스카르가 그리피스의 거대한 뿌리를 잡고 흐느꼈다. 에제키엘과 티라니아도 매의 부리를 잡고 함께 울었다.

“다행이야 다행이야!”

티라니아가 하얀 매의 부리를 쓰다듬었다. 하얀 매의 눈이 젖어들었다. 그 때 하늘에 떠오른 마법진이 초록색으로 변했다. 하얀 매가 휙 하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에제키엘, 기억나?”

에제키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그드라실의 마법진이야.”

“우리를 부르고 있어!”

하얀 매가 앞발을 쿵- 하고 앞에 놓았다. 셋이 앞발 위에 올라갔다. 부드러운 호미미르의 숲의 풀냄새가 났다. 오스카르는 그리피스에게 맨 처음 안겼을 때의 향기를 생각했다. 셋은 매의 등에 올라탔다.

티라니아가 이를 앙다물었다.

“끝을 내자, 오스카르!”

에제키엘이 무염수태를 꺼내들고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오스카르가 카타스크로아를 쥐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얀 매가 서서히 마법진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티라니아와 에제키엘, 오스카르가 서로 손을 움켜쥐었다.

“가자, 마지막 결전을 하러!”




재미있으셨다면 선독&추천&댓글 남겨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ss급 마왕이지만 알고보니 엑스트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이다ㅜㅜㅜ +3 18.11.07 902 0 -
공지 제 글은 연중 없습니다. +8 18.07.13 1,119 0 -
공지 수정사항 안내 +2 18.07.08 320 0 -
공지 목차 18.06.22 549 0 -
148 최종화-이름을 부수는 자 +3 18.11.07 643 6 11쪽
147 39화-파테이 마토스(5) 18.11.06 200 2 17쪽
146 39화-파테이 마토스(4) 18.11.05 109 2 19쪽
145 39화-파테이 마토스(3) 18.11.04 136 2 12쪽
144 39화-파테이 마토스(2) 18.11.03 140 1 17쪽
143 39화-파테이 마토스(1) 18.11.02 131 2 10쪽
142 38화-웃고 춤추고 노래하자(3) 18.11.01 137 2 12쪽
141 38화-웃고 춤추고 노래하자(2) 18.10.31 199 2 16쪽
140 38화-웃고 춤추고 노래하자(1) 18.10.30 117 2 17쪽
139 37화-푸른 매(2) 18.10.29 132 2 14쪽
» 37화-푸른 매(1) 18.10.28 159 2 16쪽
137 36화-코덱스 드라우마스(4) +3 18.10.27 145 2 17쪽
136 36화-코덱스 드라우마스(3) +1 18.10.26 142 2 19쪽
135 36화-코덱스 드라우마스(2) 18.10.25 151 1 18쪽
134 36화-코덱스 드라우마스(1) 18.10.24 140 2 11쪽
133 35화-저울과 고슴도치(4) 18.10.23 128 2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