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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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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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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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작전(3)

DUMMY

빠르게 이곳까지 달려 온 모양인지 검은색 코트에 먼지를 잔득 묻힌 바위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위는 왼팔이 부러진 상태로 흥분한 다희를 보고, 사스까지 확인한 뒤에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일단 물러서. 고생했다. "

이미터에 달하는 덩치의 바위의 위세에 눌린듯 바위가 나타난 시점부터 눈알만 굴리고 있는 두꺼비는 먹이감들이 물러나려 하자 흥분한듯 하늘을 향해 괴성을 질렀다.

" 시끄럽군. "

바위가 한발짝 다가서자 그를 향해 두꺼비가 혓바닥 공격을 시도했다.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오는 그것을 담담히 지켜보던 바위가 손을 들어 혓바닥을 잡아챘다. 그리곤 그대로 줄다리기 하듯이 끌어당기자 당황한 두꺼비가 힘을 주며 버텼다.

하지만 혓바닥이 끊어지면서 줄다리기는 끝이 났다. 어짜피 줄다리기를 할 생각도 없었던 바위는 그 틈을 타 두꺼비에게 접근해 주먹을 들어올렸다.

두꺼비에게도 고통이라는게 있는지 난장판을 치고 있었고 다가선 바위는 그 짓거리를 보다 순간 몸을 띄우며 어퍼컷을 날렸다.

쾅! 주먹과의 충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타격음과 함께 거대한 머리통이 하늘로 향해 치켜올랐다. 하지만 그 덕분인지 정신을 차린 두꺼비는 몸을 훌쩍 뒤로 날리며 바위를 향해 두 눈을 굴렸다. 상대 파악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겉모습만으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지 뒷발에 힘을 주며 몸통 내리찍기를 하기위해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바위도 그런 모습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는 듯이 마주 허공을 향해 발을 굴렸다. 그 발디딤 소리가 두꺼비 못지 않게 울리며 쏘아지듯이 두꺼비보다 더 높이 하늘로 오른 바위는 당황한 듯 몸을 이리저리 비트는 두꺼비 대가리를 향해 발로 내려찍기를 시도했다.

꽈앙! 그대로 내려찍힌 두꺼비는 자신의 몸무게와 위에서 받은 타격이 그대로 운동에너지로 전환되면서 가속이 붙은 상태로 지면과 충돌을 했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울림과 충격음이 도시전체에 울려 퍼졌다.

먼지가 걷히고 드러난 풍경은 머리부터 땅에 파묻힌 두꺼비의 주변은 몇미터나 내려앉아 거대한 크리에이터를 만들고 있었다.

바위가 그런 두꺼비에게 다가서자 죽은듯 쓰러져 있던 두꺼비가 갑작스레 큰 입을 벌려 바위를 한입에 삼키려 들었다. 하지만 바위가 들어올린 손바닥에 막혀 입이 닫히지 않자 뚜꺼비가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 순간 바위가 그 두꺼비 괴물과 눈을 맞히고 처음으로 망치를 꺼내들어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말했다.

" 여기까지다. "

콰앙! 으직! 그대로 두 눈, 미간사이에 망치를 깊숙이 꽂아넣자 뼈를 부수고 뇌를 곤죽으로 만들어 버리자 두꺼비가 힘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듯 굴렀다. 그 사이에 무기를 회수한 바위가 사스와 다희를 돌아보며 물었다.

" 괜찮아? "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들을 보고 옆구리가 뚫린채 헐떡이는 개똥이와 어느새 슬그머니 다가온 콜레라에게까지 시선을 주었다.

다희는 그런 개똥을 쓰다듬으면서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고 사스는 화가 나는지 허공에 칼질을 하고 있었다. 그 사이로 콜레라가 두꺼비의 시체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서는 모습도 보였다.

콜레라는 뭔가 간절히 원하는 시선으로 두꺼비와 바위를 번갈아 쳐다봤다. 다이어울프, 개똥이도 비틀거리며 일어나 두꺼비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이들이 원하는 바를 알아챈 다희가 바위를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바위의 허락이 떨어지자 두꺼비의 시체로 다가선 두 애완괴물들은 허겁지겁 시체에 코를 박고 그것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이미 그런 모습을 전날 저녁에 보아온 그들은 새롭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회복되는 개똥이의 상처는 저들 역시 괴물과 비슷한 종자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맘에 드는지 다희는 개똥이가 회복되는 것을 보며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고 사스는 할 말이 있는듯 바위에게 다가왔다.

" 저기, 선착장에 배가 있어. 그리고 이상한 괴물들도.. "

" 위쪽에서 배가 발견되었어. 그것으로 움직일 수 있어. "

" 그래? 근데 큰 덩치를 가진 괴물들을··· "

방금 전투를 떠올리며 바위에게 묻는 사스는 오직 하나의 열망을 드러냈다.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겠다는 마음. 강해져야 한다는 마음 하나 뿐이었다.

천천히 이런 전투에서 사용해야 할 에너지 운용법과 전투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자 어느새 다가온 다희도 열심히 경청을 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비슷한 마음인 것이다.

바위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바코드를 체크한 사스가 놀란듯 말했다.

" 지금.. 성장치, 경험치가 엄청나게 올랐어. 이대로 가면 8단계도 금방찍겠는데..? "

그말에 다희도 점검을 하고는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어려운 상대인 만큼 경험치를 많이 주는 것은 당연했지만 그녀가 놀랄만큼 많은 경험치는 아마도 어제 전투와 오늘 전투까지 합산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사실을 말하자 수긍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들과 함께 복귀를 서둘렀다. 이미 그러는 동안 시간이 꽤 흘렀는지 아니면 저들의 식성이 대단한 건지, 머리와 내장을 거의 다 파먹은 개똥이와 콜레라를 부르자 이젠 먹을게 없다는 듯이 즉시 달려왔다.

그렇게 본 그 두 애완괴물들의 몸집과 기세가 한창 더 달라져 있었다. 개똥이는 덩치가 더 커지고 이빨과 발톱이 더 길어져 있었고 콜레라는 머리가 더 커져 있었다. 이젠 머리와 몸이 1:1일정도로 커져 있는 모습이었다.

콜레라의 시뻘건 두눈을 바라보며 사스가 왜 이거 머리만 커지냐고 물었지만 대답해 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상관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콜레라의 대머리를 툭툭 만지며 복귀하는 사스와 일행들은 곧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들이 사라지자 도시 안쪽에서 기형의 괴물들이 몰려나와 두꺼비의 남은 시체를 한조각도 남기지 않고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마치 하이에나처럼 재빠른 움직임이었다.

그렇게 뼈조차 남기지 못한 두꺼비 괴물을 뒤로 하고 바위는 애초 배가 정박해 있는 어촌에 들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평화롭던 아까와는 많이 달라진 풍경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 "

마을에 들어서기도 전에 중국말이 격하게 들려왔다. 마치 욕을 내뱉는 것처럼 거친 말소리들이 바위 일행의 귓가에 울렸다.

그 소리를 뚫고 마을 장내로 들어선 바위일행의 눈에 처참한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열댓명의 사내들로 누군가를 둥글게 감싸며 두손으로 철봉의 한면에 날카로운 쇠붙이를 붙여 창과 비슷한 무기를 들고 안쪽을 겨누고 있었다.

한차례 전투가 벌어졌는지 장내는 엉망이었다. 버너와 취사도구들이 사방으로 굴러다니고 있는 모습과 곳곳에 거슬린 자국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능력까지 쓴 듯 보였다. 딱봐도 폭발계열의 능력자인 왕첸이 저항한 흔적들이었다.

바위가 일부러 기척을 보이자 둥글게 포위하고 있던 남자들 중 몇명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그 소리에 황급히 나머지 사람들도 바위를 경계하며 포위를 푸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드러난 포위 안의 정경은 바위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춘봉의 어깨가 피투성이로 변한채 무릎을 꿇고 있었고 그 아래쪽에 어설프게 만든 창에 의해 가슴이 관통당한채 쓰러져 있는 인물은 분명히 왕첸이었다.

그곳에서 흘러 내린 피가 웅덩이를 이룰정도였고 왕첸의 가슴에 기복과 미동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방금 숨을 거둔 모습이었다. 춘봉은 두눈에 눈물을 흘리며 소장하고 있던 권총을 빼어들고 위협하던 도중이었는지 포위하던 사람들이 물러나며 대장의 얼굴이 보이자 권총을 내려놓으며 반쯤 넋을 놓은듯 중얼거리듯 말했다.

" 대장님! 왕첸이.. 죄송합니다. "

그 상황을 보면서 어떻게 된 것인지 그려진 바위는 그런 춘봉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 총을 들어라. 아직 너의 적들이 여기에 있다. "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급히 내린 권총을 들어올리는 춘봉이었다.

범상치 않은 바위의 모습을 지켜보던 사내들중 대장격인 사내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 너는 누구냐? 저기 쓰러져 있던 신세계의 악마와 한통속이냐? "

그 사내는 이마에 푸른색 바코드를 가지고 의아한 시선으로 바위를 보며 묻는다. 그도 바위의 이마에 새겨진 푸른색 바코드를 본 상태였다.

하지만 이미 신세계 악마를 처단했기에 저기 왕첸과 같이 있던 사내와 동료인듯 보이는 바위를 적인지 아군인지 구분하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중국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바위였기에 별다른 대꾸없이 춘봉의 얼굴을 보자 춘봉이 통역을 해주었다.

그리고 춘봉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사내들에게 중국어로 뭐라고 외쳤다.

" 내가 너희들에게 말하지 않았나, 우린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이 개새끼들아! "

" 개소리하지마라, 너희와 같이 있던 저 악마는 신세계의 하수인이다. 만약 너의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너희는 속고 있던지, 아니면 그들과 한통속인것이다! "

춘봉의 말을 비웃듯이 가로채며 대꾸를 한 사내는 매서운 눈빛을 번뜩였다. 어짜피 이방인이었고 신세계의 하수인과 같이 움직이는 인간들이다. 비록 푸른색 바코드를 가진것이 걸리기는 하지만 결국 자신들의 적이 틀림없다고 결론을 내린듯 보였다.

그렇게 결정한 사내는 막 지시를 내리려 입을 떼려는 순간, 바위의 뒷편으로 거대한 늑대그림자가 드리웠다. 웬만한 말보다 높은 위치에 존재하는 거대한 늑대 주둥이에서 그르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뚝뚝 떨어져 내리는 침, 살기가 번뜩이는 붉은 눈빛, 거대한 송곳니는 그 사내들이 잘 알고 있는 괴수의 모습이었다.

" 식,식인랑(食人狼)! "

그곳에 모인 사내들은 혼비백산하며 창을 들어올린다. 하지만 창 끝이 덜덜 떨리는 모습은 이미 공포에 잠식된 모습이었다.

" 갈(喝)! 정신차려! 진형을 유지해! "

푸른색 바코드를 가진 사내가 소리치며 동료들에게 정신집중을 요구했다. 그런 사내의 외침이 먹혀들었는지 진정을 한 사내들이 넓게 퍼지며 창을 앞으로 내밀며 진형을 갖추었다.

그런 모습에도 별다른 제스처없이 상황을 주시하던 바위와 그 옆에서 개똥이가 머리를 쪼아리며 몸을 낮추자 그 위에 타고 있던 다희가 내려서며 물었다.

" 바위, 너무.. 빨라.. 저것들은··· 뭐야? "

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장내를 돌아본 다희는 창끝을 자신에게 향한채 잔뜩 움츠러든 사내들을 가리키며 묻는다. 대답은 바위가 아닌 다른 쪽에서 들려왔다.

" 뭐긴, 뭐야. 곧 죽을 것들이지. 쉽게 말해 걸어다니는 시체들. "

한쪽에 위치한 집의 옥상에 도착한 사스의 말이었다. 그녀는 숨을 고르며 용케 잘 따라온 콜레라의 큰 대가리를 툭툭 치면서 재미있다는 눈빛으로 장내를 쓸어보고 있었다.

" 역시! 네놈들은 신세계 악마들과 한패거리였구나! "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보이던 사내가 망설이고 있었다. 세명의 사이퍼와 괴물들이 추가된 상대를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이리라. 그렇다고 정당한 복수였지만 이미 살인까지 저지른 자신들과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최대한 머리를 쓰고 있었다.

그런 상대를 지긋이 노려보던 바위가 춘봉에게 뭔가를 말하려는 순간, 사스가 그 일당들에게 몸을 날렸다.

어느새 빼어든 쌍칼은 눈에 보이지도 않게 휘둘러져 춘봉의 뒷편에서 접근하던 사내 둘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다시 순식간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 인질극은 재미없어. 안그래? 콜레라? "

키익,키키킥! 사스의 말에 콜레라가 마치 맞다고 말하는 듯이 행동을 취하며 톱날같은 이빨을 드러내며 입꼬리를 올린다.

푸쉬익! 자신들도 스스로의 머리가 날아간지 모른채 다시 한발을 옮기는 와중에 붉은 핏물이 분수처럼 솟구쳐 올랐다. 그제서야 자신의 죽음을 깨달았는지 그대로 바닥에 처박히듯 쓰러졌다.

장내에 있던 모든 일당들은 그 모습에 땅에 못박힌듯 고정되어 눈동자만 떼구르르 굴리며 자신들의 대장격인 사이퍼 사내에게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그 사이퍼 사내조차 그녀의 움직임을 캐치 못한듯 식은땀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도대체.. 너희들은 누구길래. 한국이라고? 그런 소국에 너희같은 실력자들이 존재한다는? "

횡설수설하는 그 사이퍼사내를 보며 바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너희들이 신세계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도, 우리 계획에 큰 지장을 줬다. "

그런 바위의 말을 춘봉이 그대로 통역해 주었다. 말투에 거친 악센트가 많은 것으로 봐서는 다소 감정적으로 전달한 모양이었지만 바위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 계획? 무슨.. 우리의 적은 신세계뿐. 너희들과 적대할 생각이 없다. "

춘봉은 그런 사내의 말에 이를 뿌드득 갈며 노려보았지만 이내 통역해 그 말을 바위에게 전달했다. 그런 춘봉의 감정과 별개로 바위는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했다.

그들의 말과 행동등을 종합해 보면 이들은 신세계에 대항하는 일종의 게릴라 조직에 속한 이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바위모임도 신세계와 그리 좋은 관계가 아니었고 바위는 그들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포로라고 할 수 있는 왕첸을 죽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배를 운행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그 유용함이 컸다. 거기에 동향인 춘봉과 제법 친해진 모양으로 아직도 그 일당들을 노려보고 있는 춘봉이 보였다.

하지만 자신들도 벌써 두명이나 그들을 두명이나 죽였다. 영화나 소설처럼 내 편이 더 목숨이 소중하고 남들의 목숨은 파리목숨인 것이 아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바위는 결정을 내렸다.

" 춘봉, 왕첸이 죽은 것은 억울하나 그가 신세계에서 저지른 범죄가 우리와 같은 편이 되었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댓가로 저들은 목숨 두개를 잃었다. 그만 그 분노를 거둬. "

춘봉을 바라보며 나지막히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자 혼란스런 눈빛으로 바위를 바라보던 춘봉이 고개를 숙이며 오열을 했다. 생각보다 둘의 친분이 깊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춘봉의 울음소리만 울려퍼지던 그때 마을 외곽지역이 소란스러워졌다. 그것을 가장 먼저 느낀 다희가 슬그머니 장내를 벗어나 외곽으로 달려갔다. 그 뒤를 개똥이가 소리없이 따르고 있었다. 그 덩치를 생각하면 놀라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잠시동안 사라졌던 다희가 다시 모습을 보였다. 귀신같은 움직임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더더욱 전의를 상실한 일당들은 아예 무기를 내려버렸다. 저항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가 느낀 것이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개똥이의 입에는 무언가 물려 있었다. 이미 숨이 끊어진 그것은 아까 그 두꺼비 괴물이 살던 도심지에서 봤던 그 변질된 인간형태의 괴물이었다. 개똥이가 마치 불량식품처럼 그것을 퉤 뱉자 그 존재를 본 일당들 중 누군가 소리쳤다.

" 벌크! "

마치 이 존재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이 소리친 그와 그 일당들은 모두 똑같은 눈빛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공포였다.

그것들은 금방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을 포위한채 사방에서 다가오는 모습은 결코 보기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비정형적인 이목구비, 생선비늘처럼 보이는 아가미와 피부들은 무엇을 베이스로 만들어 졌는지 도저히 짐작을 할 수 없었다.

왕박사의 정보대로라면 수라지란을 설계할때 그 베이스가 되는 생물이 존재한다고 들었기에 이 괴물들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런 끔찍한 외모에 비해 그리 강해보이지 않는 움직임과 딱히 강력한 무기도 보이지 않았기에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공포에 떨게 하는지 궁금했다.

그 의문은 사스가 풀었다.

" 이거 그 두꺼비가 먹고 스스로 자가치유하던 그 먹이들 아냐? 이것들 도시 밖으로도 돌아다니는 건가? "

그녀가 자신이 본 내용을 바위에게 알렸다. 그리고 저들이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깨달았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춘봉에게 두꺼비에 대한 말을 꺼내들어 통역시켰다.

그러자 그 일당중 대장격인 사이퍼 사내가 줄줄이 정보를 풀어냈다.

그 괴물을 지칭해 부르는 말은 섬서왕(蟾蜍王). 그 악명은 이 주변에서 살고 있는 인간, 괴물, 신세계 악마들에게까지 자자하게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이 주변으로 신세계 악마들이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은 여담이었다.

저 비정형적인 괴물의 이름은 벌크라고 불리는 일명 쓰레기 괴물들이었다. 저 괴물들은 인간의 냄새를 잘맡아 어느순간 갑자기 나타난다. 문제는 그리 강하지 않지만 이 벌크가 죽으면서 내뿜는 소리와 냄새는 그 섬서왕을 불러들인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이 괴물이 출현하면 죽이지 않고 숨어든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개동이가 물어죽인 벌크로 인해 곧 들이닥칠 섬서왕에 대해 공포를 느낀 일당들이었다.

" 그거 잡았어. "

" 네? "

멍청하게 되묻는 춘봉은 지금 듣고 있는 정보들이 정리가 안돼 혼란스런 얼굴이었다. 왕첸이 죽은 충격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듯 보였다.

" 섬서왕인지 두꺼비왕인지 그거 잡았다고. 잡아서 쟤들이 먹어치웠다고 전해. "

" 아, 네! 대장님. "

그 사실을 그 일당에게 알리자 사실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넙죽 엎드리며 외쳤다.

" 고맙습니다. 그 섬서왕에게 당한 사람들의 숫자가 신세계 악마들에게 잡혀간 숫자보다 많아, 이 지역을 벗어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그런 모습에 사스가 피식거리며 말했다.

" 이것들 지들 목숨을 구하려고 오버하는것 같은데? 우리 길잡이를 죽였으니 책임을 져야지? 안그래? "

키엑! 콜레라가 대가리를 흔들며 소리친다. 아무래도 진짜 말귀를 알아먹는듯 보였다. 춘봉은 그녀의 말을 굳이 통역할 필요가 없었지만 냉큼 그 소리를 일당들에게 통역을 했다.

그 소리를 듣자 고개를 번쩍 들어 바위를 바라봤다.

" 우리측에 예전 어선, 배를 몰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시는지 몰라도 이 황하의 물길을 그들만큼 잘 아는 자들은 없습니다. 부디.. "

미간을 구긴 춘봉이 퉁명스럽게 그 말을 통역해 바위에게 들려주었다. 그런 정보를 들은 바위는 고개를 끄덕이며 결정을 내렸다.

" 좋다, 오늘 출발 예정이니 사람을 구해서 데려오도록. "

바위의 허락이 떨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 남자 사이퍼가 일행들을 불러모아 몇마디 지시를 내렸고 몇몇이 시체를 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들이 나서기 전에 사스와 다희, 그리고 애완괴물들의 합공으로 수십에 달하던 벌크들은 순식간에 시체가 되어 있었다.

쌍검에 묻은 녹색의 체액을 천으로 닦아내며 사스가 남자 사이퍼를 바라봤다.

" 너희들은 사이퍼, 바코드를 가진자들이 많아? "

" 아닙니다. 저를 포함해서 두명밖에 없습니다. 모두 저 신세계 악마들에게 잡혀가거나 죽임을 당했습니다. 크윽.. "

" 억울해? "

" 네? "

" 억울하냐고? 근데 왜 너희들은 그렇게 나약한거야? 스스로 강해질 생각은 없어? 그렇게 질질짜다가 강자를 만나면 이렇게 목숨을 구걸할 생각이야? "

사스는 별뜻 없이 말을 건것이겠지만 듣는 입장은 뼈때리는 직언이었다. 그것을 통역하는 춘봉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세어나왔다. 하지만 그 사이퍼사내는 별다른 반박을 할 수 없었다. 그게 현실이었으니까.

그것을 끝으로 사스는 그들을 더이상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인간들은 밥벌레만도 못한 새끼들이었으니까.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사내들은 복잡한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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