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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전드급 낙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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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작품등록일 :
2018.06.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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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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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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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DUMMY

응? 코디네이터? 흐음, 상점에 담당자가 따로 붙는 식인가.


링링은 생글생글 웃으며 빠른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 고객님께서는 일반 연맹원이시기에 고르실 수 있는 상품에 제한이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지금 막 일반 연맹원이 되신 고객님만 고르실 수 있는 상품도 있죠!


링링이 손을 펼치자 화면에서 띠리링하는 소리와 함께 금빛 반짝이로 장식된 상자 하나가 나타났다.


= 제가 추천드릴 상품은 바로 이거예요! 지금 막 연맹에 참여하신 분을 위한 스타터 세트 C! 겨우 금화 50개로 금화 200개분의 상품을 한 번에!! 고민하지 마시고 지르세요!!

“어디 보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추천해주는대로 살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러는 대신 상자 아이콘 우상단에 위치한 아주 작은 빨간색 동그라미를 눌렀다. 그러자 스타터 세트 C의 내용물이 안내문 형식으로 주르륵 나열되었다.


“15일짜리 경험치 부스터, 금화 부스터, 기여도 부스터에 레어 장비품 대여권? 여기에 무작위 스킬 뽑기권 다섯 개?”

= 최고 슈퍼 레어까지 나오는 특별상품이에요!

“1% 확률로 말이지.”

= 확률까지 써두지 말라고 미리 담당자에게 말해뒀는데!!


다 기간제한에 대여, 거기에 뽑기까지. 이 녀석은 마케팅을 한국 게임회사에서 배웠나? 입은 옷은 중국풍인 주제에······. 그나마 확률은 공개된 걸 보니 한국 게임회사보다 양심이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링링은 내 눈치를 보더니, 다급하게 변명하듯 외쳤다.


= 그, 그치만 일반 연맹원 고객께선 일반급 스킬까지 밖에 못 산단 말이에요! 그런 걸 사느니 1% 확률로라도 슈퍼 레어를 뽑아보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응, 아니야. 내가 살면서 운이 좋아본 게 손에 꼽히거든.”

= 아, 그러시다면야 추천해드릴 만한 상품이 하나 있어요!


논란의 스타터 세트 C가 슥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신 반짝이는 알파벳 세 개가 나타났다.


LUK.


= 특별 능력치, 행운! 빈 능력치 칸에 장착하시면 행운이 찾아온답니다! 지금이라면 단돈 금화 50개에 모십니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괜찮은 것 같지만 분명 함정이 있을 거다.


“빈 능력치 칸이라니? 그게 뭔데?”

= 가장 쓸모없는 능력치 하나를 빼고 그 자리에 대신 넣으셔도 돼요.


이 녀석, 너무 대놓고 말을 돌리는데? 게다가 당연히 내게 쓸모없는 능력치는 없다. 근력, 강건, 민첩, 솜씨, 직감. 모두 99+를 찍은 필수능력치들이다.


“그런 거 없다.”

= 그럴 리가······. 보통 막 튜토리얼을 졸업한 플레이어라면 하나쯤은 덜 키운 능력치가 있을 텐데요?


그럴 리가 있지. 내가 보통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크리스티나에게도 안 밝힌 내 이력을 링링에게 줄줄이 읊어줄 생각은 없기에,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젓기만 했다.


“아무튼 없어.”

= 그럼 빈 능력치 칸, 그러니까 슬롯을 사서 달아야 되는데 이건 무리예요. 가장 싼 거라도 금화 25개는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건 싼 걸 사면 안 돼요.


지금 내겐 금화가 70개 밖에 없으니 무리긴 무리다. 그러니 행운 사서 달고 뽑기 돌리는 건 패스.


“그보다 필요한 게 있는데.”

= 뭐든지 말씀해보세요! 이 링링이 뭐든 구해다 드리죠! 등급에 맞는 거라면요!!


의욕은 불태우는 것 같은데, 영 신뢰가 가질 않는걸. 그래도 일단 말은 해봐야 했다. 내게 꼭 필요한 거였으니까.


“물이 필요해. 그리고 먹을 거.”


이 황무지에 얼마나 머무를지 모르겠지만, 상점을 통해 안정적으로 물과 식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면 생존 가능한 기간이 확 늘어날 것이다.


= 아······. 그렇군요. 알았어요.


아까까지 타오르던 의욕이 확 식어버린 것 같은 반응이다. 그래도 일은 제대로 한 건지, 링링의 오른쪽에 아이콘이 몇 개 나타났다.


= 물은 맑은 물, 맛있는 물, 몸에 좋은 물 세 종류가 있고요. 음식은 찐 쌀, 주먹밥 세트, 중화요리 코스가 있어요. 그 외에도 요리 스킬 세트가 있는데요. 요리 스킬 북과 요리도구 일습, 식재료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런데 물이랑 음식은 금화가 아니라 GP로 결제되는데, 이건 뭐지?”

= 물 몇 리터를 금화로 거래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GP로 쪼개서 거래하실 수 있어요. 금 쪼가리(Gold piece)라는 뜻이랍니다! 금화 하나에 100GP를 사실 수 있고, GP를 도로 금화로 바꾸시려면 102GP가 필요해요.


깨끗한 물 10L가 10GP, 찐 쌀 1kg이 10GP였다. 금화 하나를 백만 원이라 치면 겨우 물 10L에 10만원이나 줘야 하는 셈이지만, 황무지라는 환경적 특성을 생각하면 비싼 거라 할 수가 없다.


“깨끗한 물과 맛있는 물의 차이는 뭐지?”

= 맛있는 물에는 과즙이 들어있어서 더 맛있어요!

“설마······, 2% 들어있다고 하진 않겠지?

= 어떻게 아셨어요?!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뜨는 링링의 표정이 귀엽긴 했지만 귀엽지 않았다. 아무리 예쁜 연예인이라도 여동생이면 이런 느낌일까. 좀 다른가. 연예인 여동생을 가져본 역사가 없으니 정확히 모르겠다.


“그럼 몸에 좋은 물은?”

=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요!


약수란 소리군.


가격은 맛있는 물이 15GP, 몸에 좋은 물이 20GP였다.


······그냥 깨끗한 물을 먹는 게 낫겠어.


“중화요리 코스는 대체 뭐야?”

= 짜장면, 탕수육, 군만두로 이뤄진 고급 중화요리 코스예요!


고급이 아니라 고오급이겠지. 아무리 ‘내 세계관’을 반영했다지만 중화요리 코스 상태가 이런 건 좀 아니지 않나?


맥이 탁 풀리는 것과는 별개로 입에는 침이 차오른다.


짜장면!


튜토리얼의 고된 생활을 보내면서 그 기름진 면 요리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분명 호화롭진 않지만 내게 있어선 현실적으로 강렬한 유혹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짜장면 한 그릇 먹겠다고 20GP나 지불할 수는 없다. 현실적인 유혹은 현실의 벽에 의해 막혔다.


황무지에서 빠져나가 물과 음식을 안정적으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낭비는 금물이다. 이 황무지가 얼마나 넓은지도 모르고, 여기 언제까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퀘스트로 금화를 벌 수 있다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넘겨짚는 것도 별로 현명한 태도는 아니리라.


그러니 금화 20개짜리 요리 스킬 세트는 애초부터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링링도 열심히 팔아볼 생각은 그리 없어 보였고.


어쨌든 상점을 통해 물과 식료품 보급이 가능한 걸 알게 된 시점에서 나는 만족했다. 이미 빵 99개와 물주머니 99개를 갖고 있으니까.


이걸 다 먹은 후에나 금화를 GP로 쪼개는 게 나을 것 같았다. GP를 다시 금화를 합치려면 2GP를 더 내야하기도 하고.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수수료와 설탕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지 모르지.


“그렇군······. 그보다 링링.”

= 네? 중화요리 코스에는 관심이 없으신가요?


있다! 있지만 무시한다.


“혹시 전직 아이템이나 그런 건 없어?”


00레벨을 찍긴 했지만 내 클래스는 아직 무직이다. 기본 스킬과 높은 기본 능력치로 생존을 도모할 수는 있어도, 더 이상 레벨 업으로 인한 성장을 보장받을 순 없다.


하지만 전직을 하면 직업 레벨을 올려 다음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직업 스킬과 전용 능력치로 더 강력해질 수도 있고.


= 있긴 한데요······. 별로 추천 드리고 싶지 않네요.


그런데 링링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겐 상당히 의외의 말이었다.


= 이 세계에서 전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아니면 기여도를 더 모으셔서 레벨 업 마스터의 전직 기능을 여시면 무료로 전직하실 수 있게 되거든요. 굳이 상점에서 금화로 전직 아이템을 구매하는 건 별로 효율적이지 못해요.


랜덤 아이템을 팔아먹으려고 든 주제에 내 등을 안 쳐 먹겠다고? 그냥 팔겠다고 하면 살 텐데?


“그러냐······.”


나는 링링을 오해했음을 깨달았다. 그녀가 랜덤 아이템을 팔아치우려 한 건 날 호구 잡아 먹으려 한 게 아니라, 진짜로 1% 확률에라도 거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가치관의 차이가 빚어낸 비극이었다.


“좋아, 링링. 기여도와 금화를 더 모은 뒤에 다시 보자. 네 말대로 능력치 슬롯과 행운, 스타터 세트 C를 다 사려면 내 재산이 좀 부족하니까.”


그렇다고 지금 당장 스타터 세트 C를 지를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그건 그거, 이건 이거다.


= 알았어요. 대신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 바로 링링을 불러주세요.


실적을 올리지 못해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링링은 애써 밝은 목소리로 다시 불러달라고 말한 뒤 화면에서 사라졌다.


“이상하게 지쳤군.”


정신적 피로를 느껴본 것도 오랜만인 것 같았다. 하긴 튜토리얼에서는 제대로 된 거래 같은 걸 한지도 오래 됐으니. 푹 늘어져 한숨 자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참기로 했다. S랭크 캠프파이어와 S랭크 휴식이 합쳐지면 사실 잠을 잘 필요도 없다.


[휴식]

- 등급 : 일반(Common)

- 숙련도 : S랭크

- 효과 : 비전투 상태에서만 사용가능. 편하게 쉬어 생명력과 체력을 회복시킨다. 랭크가 오를수록 생명력과 체력이 빠르게 차오른다.


휴식의 S랭크 특전이 바로 수면에 준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캠프파이어까지 합쳐지면 잠깐 눈을 붙이는 것만으로 8시간 수면을 취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나는 눈을 붙이지 않는 대신 밤 동안만 쉴 생각이었다.


해 뜨면 바로 다시 탐색에 나서야지. 돈 벌어야지.


나는 그런 생각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 세계에서도 달은 하나였다. 하지만 별자리는 달랐다. 별로 지구의 별자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북두성도 북두칠성도 보이지 않으니 아마 다르긴 다르겠지.


“아, 할 거 진짜 없네.”


밤하늘을 올려다보기에도 질려, 그냥 다시 레벨 업 마스터를 꺼내 크리스티나와 수다나 떨까 생각했을 때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느라 반응이 늦은 건 아니었다. 그저 내 직감은 위험할 때만 발휘될 뿐이다. 반대로 말하면, 어느새 불가로 다가온 저 인간형 생물이 내게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이럴 수가······. 불이다······. 진짜 불이야······!”


그 작은 인간형 생물은 눈 끝에 눈물까지 매단 채, 아련한 목소리로 그렇게 속삭였다. 딱히 내게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작다고 해도 무슨 개미나 쥐처럼 작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나보다 작은 것뿐이지.


150cm 정도? 중학생처럼 보일 키지만, 입 주변에는 덥수룩한 갈색 수염을 매달고 있는 게 다소 언밸런스했다. 키가 작은 대신 어깨는 떡 벌어졌고 팔 근육이 우락부락한 게 강인하게 보이는 인상이다.


나는 이 종족이 뭐라고 불리는지 알고 있다. 왜냐하면 튜토리얼에서도 만난 적이 있었던 종족이었으므로.


드워프다.


당연하지만 드워프는 지구인이 아니다. 아예 다른 차원의 주민이다. 그런데도 내가 드워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건······, 뭐 아마 시스템이 통역해주기 때문이겠지. 튜토리얼 세계에서도 그랬으므로 크게 이상해할 일은 아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확인해보러 온 가치가 있었어! 진짜 불이라니, 진짜 불이 있다니!!”


내 앞에서 흥분한 듯 수염을 떨며 말하는 드워프. 내 존재는 아랑곳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불에 눈이 팔려 알아채지도 못한 걸지도 모른다.


“크흠!”


그래서 나는 헛기침을 했다.


내 존재를 알아챈 후 이 드워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모르지만, 만약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내 판단보다 먼저 직감이 반응할 것이다. 만약 직감이 반응한다면 바로 베어버릴 생각이었다.


다행히 직감은 반응하지 않았다. 드워프는 내 존재를 뒤늦게 알아채고 시선을 들어 날 보았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게, 매우 부담스러웠다.


“혹시 이 불······. 귀인께서 피우신 겁니까?”


귀인이라니. 어이도 없고 민망하기도 해, 나는 살짝 헛기침을 한 후 대꾸했다.


“그렇다.”


하지만 반말을 했다. 아니, 사실 NPC 상대로 높임말을 쓰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필요하다면 못 쓸 것도 없지만, 상대가 날 귀인이라 부르는데 굳이 말을 높일 이유가 없었다.


“그럴 수가! 어, 어떻게!!”


드워프의 두 눈이 화등잔처럼 커져 있었다. 딱 봐도 엄청 놀란 것 같았다.


왜지?


나는 본능적으로 진실을 밝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피웠는데. 왜? 여기 불 피우면 안 되오?”


완전 반말에서 살짝 하오체로 높인 건······, 혹시나 해서다. 그러나 내 대답을 들은 드워프는 내 말투에 태클을 걸기는커녕, 어째선지 그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위대하신 분이여, 인류가 신을 분노케 해 태초의 불을 빼앗긴 이후로 우리 중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 그러니 귀인께서는 분명 신이나 그와 비슷한 분이시겠지요!!”


드워프는 머리를 조아렸다.


“부디 자비를! 부디 은혜를! 부디 저희를 구원하소서!!”


*


작가의말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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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17 18.07.18 9,864 363 11쪽
32 032 +23 18.07.17 10,052 384 12쪽
31 031 +26 18.07.16 10,348 366 13쪽
30 030 +16 18.07.15 10,735 393 11쪽
29 029 +14 18.07.14 11,101 384 12쪽
28 028 +23 18.07.13 11,152 383 11쪽
27 027 +22 18.07.12 11,431 411 12쪽
26 026 +8 18.07.12 10,978 348 12쪽
25 025 +19 18.07.11 12,064 387 14쪽
24 024 +14 18.07.10 12,477 388 13쪽
23 023 +9 18.07.09 13,388 401 13쪽
22 022 +11 18.07.08 14,073 413 13쪽
21 021 +22 18.07.07 15,024 451 13쪽
20 020 +11 18.07.06 15,214 433 12쪽
19 019 +16 18.07.05 14,983 473 11쪽
18 018 +2 18.07.05 14,434 392 11쪽
17 017 +6 18.07.04 15,502 411 12쪽
16 016 +14 18.07.03 15,765 402 11쪽
15 015 +13 18.07.02 16,198 440 13쪽
14 014 +15 18.07.01 16,580 452 13쪽
13 013 +16 18.06.30 17,462 449 12쪽
12 012 +10 18.06.29 17,989 45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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