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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전드급 낙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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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작품등록일 :
2018.06.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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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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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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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DUMMY

드워프는 자신의 이름을 두프르프라 밝혔다. 두프르프가 이름을 밝힌 시점에서 크리스티나에게 받아두었던 접촉 퀘스트가 반응했다.


[퀘스트]

- 의뢰인 : 크리스티나

- 종류 : 접촉

- 난이도 : 안전

- 임무 내용 : 이 지역의 인류 사회를 찾아내고 구성원과 접촉하라!

- 1. 인류 사회 찾아내기

- 2. 구성원과 접촉하기 (완료)

- 보상 : 금화 10개, 기여도 10


세부 조건 중 하나를 만족시켰지만 지도 퀘스트와는 달리 중간 보상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두프르프가 사는 곳까지 가서 그들 사회와 접촉해야 완전히 보상을 얻을 수 있게 될 것 같았다.


두프르프로부터 자초지종을 듣자하니 이랬다.


그들의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인류는 불을 피우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인류를 어여삐 여긴 어떤 거신이 다른 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류에게 불을 전해주었고, 그 때부터 인류는 불을 피울 수 있게 되었다고.


그렇게 받은 불을 이용해 드워프들을 비롯한 이 세계의 인류는 번성하고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다. 특히 드워프들은 대장장이 일에 능해 쇠와 불의 민족이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자화자찬을 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그들이 소유하고 있던 모든 불들이 꺼져버렸고 새로 피워내는 것도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당연히 그들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다 써서 불을 피우려고 노력해봤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고 한다.


결국 자포자기한 드워프들은 자신들이 신의 진노를 사 태초의 불을 빼앗겼다 여기기에 이르렀다.


분명 그랬는데······. 내가 여기서 떡하니 캠프파이어를 하고 있었으니.


눈이 돌아가서 구울들이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이 위험천만한 황야를 목숨 걸고 횡단하는 모험까지 해가며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게 두프르프가 밝힌 자초지종이었다.


그렇다 보니 두프르프가 내게 청한 자비니 은혜니 구원이니 하는 것도 당연히 이거였다.


[퀘스트]

- 의뢰인 : 크리스티나

- 종류 : 연계

- 난이도 : 안전

- 임무 내용 : 두프르프의 드워프 부락에 불을 전해주기

- 보상 : 금화 10개, 기여도 10


자기네 부락에 방문해 불을 피워달라는 것.


내 입장에서 보자면 캠프파이어 스킬 한 번 써주는 것만으로 금화 10개를 챙길 수 있으니 꽤 쏠쏠한 퀘스트였다. 게다가 어차피 기존의 접촉 퀘스트를 깨려면 드워프 부락까진 가야 하니 일석이조다.


“어려울 것 없는 부탁이로군.”


그러므로 나는 두프르프의 부탁과 크리스티나가 제시한 퀘스트를 양쪽 모두 받아들였다.


‘정보도 더 모아야 하고.’


드워프의 부락이라고는 해도 어쨌든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부평초처럼 황무지를 혼자 떠돌아다니는 것보다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건 물과 식량을 보급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퀘스트를 받긴 했지만 그 보상만으로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드워프들로부터도 불을 피워준 대가를 받아낼 생각이었다. 물과 식량, 그리고 정보로 말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진혁님!!”

“해가 뜨면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두프르프의 이야기를 듣느라 이미 꽤 시간이 지나 있었고, 곧 동이 틀 터였다.


“밤새 오느라 피곤했을 텐데 좀 쉬어두도록 해. 자도 좋아. 내가 불침번을 볼 테니.”

“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앞으로 내게 길 안내를 해줘야 하는데,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헤맬 셈이야? 말 들어. 자라.”

“······그, 그럼 염치불구하고······.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이진혁님.”


시종일관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고 하대하는 말투를 썼음에도 두프르프는 조금도 기분나빠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 배려에 감동하는 듯했다. 본래 드워프라는 종족은 자존심이 강하고 낯을 가려 친밀도를 높이는 작업이 귀찮고 불쾌한데, 꽤나 이례적인 경우였다.


‘그만큼 불을 바라는 마음이 큰 것이겠지.’


드워프의 강한 자존심은 그들의 실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종의 장인정신이라고 해야 할까. 뛰어난 대장기술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자존심으로 이어진 거라 봐도 됐다.


그런데 불이 없으면 쇠를 녹이지도 두들기지도 못한다. 하루아침에 무능한 실업자가 된 셈이다. 내게 비굴할 정도로 몸을 낮추는 이유도 이것일 테지.


두프르프는 노곤한 몸에 불을 쬔 탓인지, 금방 꾸벅꾸벅 졸더니 잠들어버렸다. 나는 그가 잠들어버린 걸 확인한 후에 레벨 업 마스터를 인벤토리에서 꺼냈다.


“링링.”

= 아, 헤! 후르릅!! 고객님의 코디네이터 링링이랍니다!


레벨 업 마스터가 켜지자마자 링링의 이름부터 부르니, 링링이 놀라며 튀어나왔다. 짜장면을 먹고 있었는데, 급하게 삼키곤 음식을 숨기는 모습이 코믹했다. 코믹한 건 둘째 치고 나도 짜장면 먹고 싶다. 하지만 참아야지.


“스타터 세트에 붙어 나오는 부스터 말인데, 퀘스트 보상에도 적용되냐?”

= 물론이죠!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링링의 표정에서는 화색이 돌았다.


“좋아.”


나는 욕망으로 얼룩진 미소를 입에 걸었다.


*


스타터 세트 C.


금화 50개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의 세트 상품이다.


하지만 스타터 세트 C에 함께 붙어 나오는 금화 부스터를 뜯으면 퀘스트 보상이 2배가 된다는 설명에 나는 구입을 결정했다.


드워프 부락의 퀘스트 2개를 해결하면 금화 20개가 들어오는데, 부스터의 효과로 보상이 2배가 되니 금화 40개. 가는 동안에도 지도 작성 퀘스트를 깰 수 있으니 기대수익은 더욱 불어난다.


여기에 기여도도 추가로 얻을 수 있고, 경험치 부스터에 레어 장비 대여권과 스킬 뽑기권까지 따라온다.


물론 지금 난 레벨이 너무 높아 경험치를 얻을 수 없으니 경험치 부스터야 나중에 전직한 후에 쓰는 걸로 하고, 스킬 뽑기권도 행운 능력치를 얻은 다음에 긁을 생각이다. 레어 장비 대여권도 당장 쓸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일단은 그냥 다 쌓아놓아야겠다.


이럴 거면 그냥 금화 부스터와 기여도 부스터만 따로 구입하는 게 더 경제적이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링링에게 부스터 가격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7일짜리 금화 부스터가 금화 20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금화 200개분의 구성이라더니 과연.


= 복 받으실 거예요, 고객님!


실적을 올리게 된 링링은 방실방실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렇게 좋을까? 괜히 따라서 기분이 좋아진다.거래상대의 기분이 좋아지는 거래는 하는 게 아니라는 속설이 있다만, 아무리 그래도 기념할 만한 첫 거래인데 그렇게 까칠하게 굴 것도 없겠지.


링링과의 거래를 마치자 동이 트기 시작했고, 나는 드워프 두프르프를 깨웠다.


돈 벌 시간이다!


*


두프르프가 잠들었던 시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야 한 시간도 넘지 않았으나, 그는 개운한 표정으로 일어났다.


“간만에 불을 쬐며 자서 그런지 몸이 아주 가뿐합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S랭크 캠프파이어의 효과 덕이었으니까.


“다행이군.”


가볍게 두프르프에게 대꾸해주고, 나는 캠프파이어를 해제했다.


훅.


단 한 순간에 불은커녕 불을 피운 흔적마저 완전히 사라진 것을 본 두프르프가 놀라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하긴 스킬이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걸 처음 봤다면 놀랄 법도 했다.


“출발하지.”


나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스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아, 알겠습니다.”


*


두프르프의 걸음은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다. 종족적 특성상 다리가 짧기도 했지만, 진짜 원인은 그가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며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탓이 컸다.


“이 황야에는 구울들이 죽은 자의 시체를 찾아 헤매고 있습죠. 시체가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먹을 놈들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사람을 죽여서 먹는다는 소리다. 나도 구울 놈들의 습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기에 두 번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위협이 되는 건 구울들 뿐인가?”

“제가 알기론 그렇습니다. 강철 무기가 있다면 어렵지 않게 상대할 놈들입니다만,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강철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이 필요하다 보니······.”

“구울들 뿐이라면 큰 문제는 없군.”


저쪽에서 꿈틀거리는 사람 그림자가 여럿 보였다. 두프르프와 달리 몸을 숨기지도 않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기색도 아니다. 아마 구울들일 것이다. 사람이라면 더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았다.


“잠깐 다녀오지.”

“예?”


나는 두프르프의 대답을 끝까지 듣지 않고 바로 몸을 숨기고 있던 바위 그림자에서 뛰쳐나갔다. 질주 스킬을 활성화시킨 탓에 사람 그림자들과의 거리는 순식간에 훅 줄어들었다.


“크리스티나.”


눈으로 구울들의 모습을 직접 확인한 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크리스티나의 이름을 불렀다.


= 네, 이진혁님.


뭘 해달라고 할 필요도 없었다. 바로 구울 처치 퀘스트가 발주되었다.


[돌발 퀘스트]

- 의뢰인 : 크리스티나

- 분류 : 토벌

- 난이도 : 보통

- 임무 내용 : 구울 집단을 토벌하라!

- 보상 : 구울 한 마리당 기여도 2(부스터 효과 +100%), 금화 2(부스터 효과 +100%)


“좋아!”


뜻하지 않은 부수입이다! 그것도 두 배로 짭짤한!!


*


구울을 몇 마리 잡았는지는 나도 모른다. 도중부터 세는 걸 관뒀으니까. 어제는 남은 돌의 숫자로 몇 마리 잡았는지 가늠했는데, 오늘은 그것도 불가능하다. 돌을 다 써서 발로 차 죽여야 했으니까.


원칙대로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위다. 구울 놈들의 이빨, 손톱, 그리고 날카로운 갈비뼈에는 치명적인 독이 묻어있으니까.


그러나 강건이 99+에 달한 내게 구울의 독은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


아니, 그 이전에 애초에 한 대도 안 맞았다. 하이킥으로 대가리를 날려버리면 아무 것도 못하고 움직임을 멈췄다.


그 덕에 내 주변엔 대가리가 날아간 구울 시체가 그득히 쌓여있었다. 날아간 대가리는 황야 어딘가에 나뒹굴고 있겠지. 뭐, 내 알 바는 아니다.


= 너무 많이 잡으셨는데요. 역시 다음부터는 구울 토벌 난이도를 조정해야겠어요.


크리스티나가 그렇게 불평을 해올 정도로 잡은 건 분명했다.


“내 탓은 아니잖아.”


그렇다. 내 탓은 아니었다.


구울들을 잡아 죽이는 도중에 신이 나서 “아뵤오~!”. “호와타~!”, “아쵸오~!” 같은 괴성을 내지르며 싸우다 보니 주변의 구울들도 소릴 듣고 몰려오긴 했지만, 그건 내 탓이 아니라 소릴 듣고 몰려온 구울들 탓이었다.


“그래서 몇 마리나 잡은 거야?”

= 이 일로 상부에서 감사 나오면 어쩌지······. 으으으······. 난이도 책정에 오류가 있었다고 밀어붙이는 수밖에······.


전전긍긍하는 크리스티나에게는 물어봐도 바로 답이 나올 것 같진 않았기에 나는 그냥 시스템 로그로 보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 퀘스트 완료! 보상을 지급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십시오.

- 금화 224개(+100%), 기여도 224(+100%).


작가의말

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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