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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전드급 낙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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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작품등록일 :
2018.06.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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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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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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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9 (수정)

DUMMY

내가 뚜벅뚜벅 드워프 부락으로 걸어 들어가자, 모든 드워프들의 시선이 내게 몰렸다.


“여기가 좋겠군.”


부락의 한가운데, 광장이라고 부르기엔 좀 좁지만 뭐 일단 마을광장이라고 할 만한 곳에 도착한 나는 적당히 좌표를 잡고 캠프파이어 스킬을 사용했다.


“여기서 불이 안 피워지면 참 곤란할 텐데.”


화르륵.


그러나 만약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캠프파이어 스킬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불꽃이 피어올랐고, 소란스러웠던 드워프 부락은 금세 정적 속에 빠져버렸다.


“부, 불이야!”


정적을 누군가의 외침이 깼다.


“불이야? 진짜 불이야?”

“환상이 아니고 진짜 불?”


아직 불의 존재를 믿지 못한 이들이 웅성거리는 와중에 회색 수염의 드워프가 무서운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불 속에 손을 쑥 넣었다.


“앗, 뜨거!”


아니, 미친. 불 속에 손 넣으면 당연히 뜨겁지. 내가 황당해하는 와중에, 다른 드워프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뜨겁단다!”

“진짜 불인가보다!”

“와아아아!!”


그러더니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불쪽으로 와 손을 쑥쑥 집어넣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단체로 미쳤나?


“으악! 진짜 뜨겁다!”

“우하하하! 화상, 화상이다!!”

“이거 부풀어 오른 거 봐! 진짜 화상이야!!”


단체로 미친 게 맞나 보네. 나는 미친 드워프들에게 더 이상 참견하지 않기로 하고 뒤로 물러나 완료된 퀘스트의 보상을 확인했다.


금화 10개. 보너스를 받아 20개. 기여도도 20. 음, 쏠쏠하다.


[퀘스트]

- 의뢰인 : 크리스티나

- 종류 : 관계

- 난이도 : 안전

- 임무 내용 : 방랑 드워프들과의 우호도를 올려라!

-목표치 : 50

- 보상 : 금화 40개(+100%), 기여도 40(+100%)


게다가 연계 퀘스트가 떴다.


“구세주시여!!”


그 때, 검은 수염 드워프가 나를 향해 소리를 꽥 질렀다. 그러더니 팔다리를 쫙 펴고 땅바닥에 몸을 던졌다.


“이 어리석고 무지몽매한 자의 무례를 부디 용서하소서!!”


푸다닥.


마치 개구리가 뻗은 것처럼, 검은 수염이 그 자리에 뻗었다. 낙법도 안 치고 몸을 던지니 저렇게 되지. 내 참. 그러나 나에겐 혀를 찰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아니, 왜 저러지?


그러나 놀랄 일은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으어어, 으어어······.”


구울처럼 신음소릴 내던 회색 수염 드워프가 갑자기 눈물을 펑펑 쏟으며 내 앞에 엎드려 절을 하는 게 아닌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울먹거리면서 하는 소리라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지만, 어쨌든 내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회색 수염 드워프만이 한 짓은 아니었다. 다른 드워프들도 섧게 울며 내게 절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두프르프마저도 말이다.


“감사······, 감사합니다······. 이것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렇게 드워프 부락이 울음바다가 된 가운데 곤혹스러운 마음으로 혼자 서 있으려니.


띠링.


시스템의 알림 메시지가 떴다.


- 방랑 드워프들의 우호도가 255 상승했습니다.

- 방랑 드워프들과 [확고한 동맹] 관계가 되었습니다.


이것만으로? 하기야 불을 피워주는 것만으로 ‘구세주’라고 했으니, 단번에 우호도가 급상승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 퀘스트 완료! 보상을 지급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십시오.

- 퀘스트 완료! 보상을 지급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십시오.

- 퀘스트 완료! 보상을 지급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십시오.


그런데······. 이게 뭐지? 왜 퀘스트 완료가 세 개나 떠 있어?


뭐, 확인해보면 되지. 내가 막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하려던 때였다.


울음바다가 된 드워프들 사이에서 두프르프가 분연히 일어나더니 웅변조의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이보게들, 이진혁님께선 우리에게 불을 피워주셨네. 그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원수인 구울 무리도 처치해주셨지!”


얘가 갑자기 왜 이러지? 그러나 듣기 나쁘진 않았기에 나는 잠자코 놔뒀다. 퀘스트 완료 메시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알아봐야겠군.


“그렇다면 우리도 이진혁님께 뭐라도 해드려야 하는 것 아닌가!”


두프르프가 계속해서 주장했다.


그래, 맞다! 보상! 퀘스트 보상 말고!! 너희들도 줘야지!!


나는 내심 생각했지만 그냥 조용히 앉아만 있었다.


“우리의 특기를 살려 보은하고 싶은 마음이야 나도 굴뚝같네만, 지금 우리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두프르프의 말을 받은 건 회색 수염이었다.


“쇠를 내리칠 망치와 모루도 구울들로부터 도망치는 와중에 다 내버리고 말았지 않은가?”

“명색이 대장장이인데, 모루와 망치를 내버리다니······. 그것도 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거였는데······.”

“우리가 버린 게 비단 모루와 망치뿐이었겠는가? 명예와 신의도 저버렸지! 그저 목숨을 부지하는데 여념이 없었을 뿐이었네!”


회색 수염의 변명 섞인 한탄에 다른 드워프들도 동조했다. 그러나 두프르프의 눈 속에서 타오르는 불길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아니, 아직 늦지 않았네. 잃어버린 것은 되찾으면 그만이고, 흩어진 것은 다시 모으면 그만일세! 부러진 신념은 불로써 다시 벼려낼 수 있어!!”

“그게 무슨 소리인가?”

“지금 우리에겐 이진혁님께서 주신 불이 있네! 쇠만 되찾으면 돼! 그리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 아닐세. 되찾으러 가세!!”


뭔가 상황이 묘해지고 있었다. 두프르프의 선동에 다른 드워프들도 하나하나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래, 맞아. 정말로 구울들이 없다면 우린 잃었던 것들을 되찾을 수 있어.”

“설마 구울들이 우리 망치를 가져다 쓰진 않았을 것 아닌가?”

“우리가 버려둔 자리에 그대로 있겠지. 그냥 가져오기만 하면 돼.”

“가능하다면 우리 대신 죽은 동포들의 유해도 수습하고 싶군.”


누군가의 말에, 불가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숙연해졌다.


“······우리가 되찾아야 할 것은 우리의 도구뿐만이 아닐세. 우리는 살아남은 이들이 당연히 져야 할 의무조차 방기하고 있었지. 이제는 그 의무를 이행해야 할 때도 되었네.”


두프르프가 그 말을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기어이 회색 수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런 말까지 듣고 일어나지 않는다면 인의를 저버린 자가 될 것 같군.”

“어, 어? 그런가?”


마지막으로 검은 수염까지 다소 당황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일어났다. 이로써 19명의 드워프들이 모두 일어난 셈이 되었다.


“이진혁님! 부디 저희로 하여금 받은 은혜를 갚을 기회를 주십시오!! 비록 저희가 지금은 무력하나 도구들을 되찾고 이진혁님께서 주신 불을 이용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니, 그걸 왜 나한테 허락을 구하지? 나는 속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무겁게 고개를 한 번 끄덕여 보였다.


내 고갯짓을 본 드워프들은 마주 고개를 한 번씩 끄덕이더니 결의에 찬 표정으로 외쳤다.


“다녀오겠습니다!”


잘 다녀오라고 해줘야 하나? 약간 고민됐지만 진짜로 말하지는 않았다.


*


드워프들은 도망치느라 버린 짐과 동포들의 유해를 챙기러 떠났다.


“그럼 난 퀘스트나 완료할까.”


- 퀘스트 완료 보상 : 금화 40개(+100%), 기여도 40(+100%)

- 퀘스트 완료 보상 : 금화 60개(+100%), 기여도 60(+100%)

- 퀘스트 완료 보상 : 금화 100개(+100%), 기여도 100(+100%)


“뭐야, 이거. 보상이 대단한데?”


단번에 금화 200개를 벌었다. 기여도도 마찬가지. 부스터 덕이라고는 하지만 대단한 성과. 문제는 이 금화와 기여도가 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찜찜한데······.”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시스템 메시지를 닫자마자, 크리스티나가 달뜬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축하드려요, 이진혁님! [유망주 연맹원]으로 진급하셨어요!

“유망주?”


일반 다음에는 상급이나 상위 같은 타이틀이 달릴 줄 알았던 내 예상을 살짝 빗겨간 명칭이었다. 뭐 어쨌든 일반 연맹원보다는 더 낫겠지.


= 네! 이렇게 빨리 유망주로 진급하신 건 제가 아는 한 이진혁님이 처음이에요!

“그래?”


크리스티나의 그런 평가에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아까 퀘스트 완료가 세 번이나 연속으로 뜨던데, 그거 뭐야?”

= 아, 그건 우호도 50, 150, 250을 달성할 때마다 퀘스트를 드려야 하는데 이진혁님이 한 번에 250을 뚫으셔서 발생한 사고예요. 단번에 확고한 동맹이 뜨는 건 쉽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미처 대응하지 못했어요. 뭐, 따로 대응할 방법이 없기도 했지만요.

“그렇게 된 거군.”


혼잣말 비슷하게 중얼거린 거였는데, 크리스티나는 내 말을 호들갑스럽게 받았다.


= 물론 제가 퀘스트를 잘못 내드린 덕도 없진 않았지만, 이진혁님이 정말 빠른 시일 내에 낙오된 인류사회와의 확고한 동맹을 달성해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해보이셔서 불문에 붙여졌답니다. 제 진급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어졌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호들갑스럽게 나오는 이유가 그거였냐. 하지만 이런 속물적인 모습 싫지 않다. 그만큼 솔직하게 나를 대하고 있다는 뜻도 되니까.


= [유망주 연맹원]으로 진급하셨으니, 상점에서 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구매하실 수 있고 더불어 이진혁님의 전직을 도와드릴 [직업소개소]에도 접속하실 수 있게 되었답니다!

“링링이 말했던 공짜 전직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인가······.”


다른 플레이어들은 전직에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들었다. 금전적인 것에 국한하지 않고, 전직 퀘스트를 수행해야 한다거나 특정 아이템을 구해 와야 한다거나, 하다못해 전직 신청을 넣고 오래 기다려야 한다거나.


돈과 시간, 노력, 때로는 운까지 지불해야 간신히 전직이 가능하다고 그랬다. 튜토리얼에 납치당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지나가면서 본 바로는 말이다.


그래서 링링이 ‘기여도를 쌓으면 공짜로 전직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사실 좀 의심했었다. 아무래도 너무 파격적인 서비스였기에.


= 뭐, 정확히 말하면 공짜는 아니지만요. 전직에 드는 비용을 연맹에서 부담해주는 형식이에요. 유망주로 올라오셨기에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크리스티나도 내 혼잣말을 정면으로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링링이 거짓말을 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유망주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는 건 이 인류연맹이라는 단체가 날 성장시키려고 한다는 점이다. 아니, 그거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좀 더 확실해졌다고나 할까.


인류연맹의 목적이 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무료 전직은 내 성장에 투자해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도 될 듯했다.


“이용할 수 있는 건 이용해야지······.”

= 아, 직업소개소를 이용하시겠어요? 담당자를 불러드릴게요!


내 혼잣말을 듣고 크리스티나가 멋대로 반응했다.


아, 혼잣말하는 버릇도 없애야 하는데.


어쨌든 레벨 업 마스터의 화면에서 크리스티나의 모습이 사라지고, 그 대신 허름한 사무실이 나타났다. 그리고 금테 안경을 쓴 까칠해 보이는 인상의 아가씨가 안경을 밀어 올리는 동작과 함께 내게 말을 걸었다.


= 연맹의 새로운 유망주시로군요. 환영합니다. 저는 레벨 업 컨설턴트, 주리 리라고 합니다.


작가의말

2018년 6월 28일 0시 46분 : 수정이 조금 되었습니다. 스토리의 큰 줄기에 영향을 주는 수정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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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5 +31 18.07.20 8,369 339 14쪽
34 034 +11 18.07.19 9,179 349 12쪽
33 033 +17 18.07.18 9,864 363 11쪽
32 032 +23 18.07.17 10,052 384 12쪽
31 031 +26 18.07.16 10,346 366 13쪽
30 030 +16 18.07.15 10,733 393 11쪽
29 029 +14 18.07.14 11,097 384 12쪽
28 028 +23 18.07.13 11,151 383 11쪽
27 027 +22 18.07.12 11,431 411 12쪽
26 026 +8 18.07.12 10,976 348 12쪽
25 025 +19 18.07.11 12,064 387 14쪽
24 024 +14 18.07.10 12,477 388 13쪽
23 023 +9 18.07.09 13,387 401 13쪽
22 022 +11 18.07.08 14,073 413 13쪽
21 021 +22 18.07.07 15,022 451 13쪽
20 020 +11 18.07.06 15,214 433 12쪽
19 019 +16 18.07.05 14,982 473 11쪽
18 018 +2 18.07.05 14,434 392 11쪽
17 017 +6 18.07.04 15,500 411 12쪽
16 016 +14 18.07.03 15,765 402 11쪽
15 015 +13 18.07.02 16,197 440 13쪽
14 014 +15 18.07.01 16,579 45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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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11 (수정) +16 18.06.28 18,512 431 12쪽
10 010 +25 18.06.27 18,683 461 12쪽
» 009 (수정) +9 18.06.26 19,241 439 12쪽
8 008 (수정) +20 18.06.25 19,918 46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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