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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전드급 낙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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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작품등록일 :
2018.06.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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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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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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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2

DUMMY

사건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드워프들과 대치하고 있는 놈들은 오크 종족이었다. 이것들은 튜토리얼 세계에서 NPC로도 가끔 만나본 일이 있지만, 주로 적으로 등장했던 놈들이었다. 베어 넘기는데 한 치의 망설임도 필요 없는 놈들이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대검을 빼어들었다. 내가 적의를 보이자, 오크들은 움찔 놀랐다.


그러나 갑자기 시스템 메시지가 흘러나와, 나는 일단 공격을 멈췄다.


[돌발 퀘스트]

- 의뢰인 : 크리스티나

- 종류 : 제압

- 난이도 : ?

- 임무 내용 : 난폭한 오크 강도들을 제압하라!

- [주의!] 살해하면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 보상 : 제압한 오크 강도 한 명당 금화 10개(+100%), 기여도 10(+100%)


퀘스트? 살해하면 안 된다고? 오크들을?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그 시간이 오래지는 않았다. 내가 검을 빼든 것을 보고 오크들도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간파]


개중에는 벌써 내게 망치를 던진 놈도 있었다. 간파는 성공적으로 작용했고, 나는 날아오는 망치를 왼손으로 잡아채었다.


“좋군. 그냥 직감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나아.”


능력치인 직감이 적의와 살의, 공격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간파]는 확실하게 공격에만 반응해주었기에 대응하기 훨씬 좋았다. 날아오는 망치를 여유 있게 잡아챈 것도 그 덕이었다. 사실 간파 없이도 해낼 자신이 있었지만 어쨌든.


잡아챈 망치를 보니 대장장이용 망치라는 메시지가 떴다. 오크들이 드워프의 장비를 노획해서 무기로 쓰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 망치를 가볍게 던져 드워프들에게 넘겨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두프르프의 외침이 들렸다. 나는 그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감사한 줄 알면 이제부터 너희들은 끼어들지 마라.”

“에, 예?”

“이 놈들은 다 내 거야.”


퀘스트 보상도, 전리품도, 반격가 스킬 수련치도 전부 다 내 거다. 드워프들에게 넘겨줄 거라곤 원래 그들 것이었던 노획물뿐이다.


“이 자식이!”


오크들이 오크답지 않게 별로 험하지 않은 욕을 하면서 나무 몽둥이나 돌도끼 등을 내게 겨누었다. 나무 몽둥이라니. 무장수준이 너무 조악한 거 아닌가? 보통 오크라면 도끼나 글레이브 정도는 들어줘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불을 못 쓰는 건 드워프 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오크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초절강타나 투척 등을 써서 선공하면 손쉽게 잡아낼 수 있지만, 이들 상태를 보아하니 그런 스킬을 썼다간 다 죽어버릴 것 같았다. 게다가 어차피 나는 스킬 수련치를 채워야 하는 입장이었다.


“감히 우릴 얕봐?! 죽어라!!”


[간파]


사실 너무 대놓고 들어오는지라 간파를 쓸 필요도 없었지만, 어쨌든 간파는 작용했고 수련치는 쌓였다. 좋아, 간파 F랭크. 나는 공격이 날아오는 도중에 간파 스킬 랭크 업을 달성하는 여유를 부렸다.


“음? 수련치가 쌓이면서 경험치도 같이 오르는 건 전직해도 똑같군.”


그럼 경험치 100% 부스터를 안 쓸 이유가 없지. 나는 인벤토리에서 경험치 부스터를 꺼내 뜯은 후, 원래 쓰려고 했던 스킬을 사용했다.


[막고 던지기]


터억.


오크가 휘두른 나무 몽둥이가 내 녹슨 대검에 의해 막히고, 나는 왼손으로 오크의 멱살을 잡았다.


“간파했다(Predictable)!”


쿠웅!


오크 전사의 거구를 지면에 메다꽂자 묵직한 소리가 났다. 머리부터 메다꽂은지라 죽지 않았을까 살짝 걱정되었지만 퀘스트가 아직 실패가 아니니 안 죽었겠지. 기절한 채 입에서 거품을 내고 있긴 하지만, 뭐 살아만 있으면 됐다.


“음, 좋아. 수련치가 잘 차는군. [막고 던지기] F랭크!”


두 스킬을 연습 랭크에서 F 랭크로 올리면서 스킬 포인트가 10씩 빨아 먹혔지만 아직도 내 스킬 포인트는 999+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몇 포인트나 쌓여있는 거지? 나도 모른다.


- 스킬 수련치와 랭크 업 보너스로 반격가 경험치가 상승합니다.

- 레벨 업! 반격가 2레벨에 도달했습니다.

- 직감 +3, 근력 +1, 민첩+1, 배분 가능한 능력치 +3. 스킬 포인트 +10.


반격가 레벨 업으로 인해 튜토리얼 기본 레벨과는 비교도 안 되게 능력치가 상승했고, 스킬 포인트도 대량으로 들어왔다. 이러니 튜토리얼 빨리 깨고 나와서 전직부터 하라는 말이 나오지. 뭐, 이미 만렙을 찍은 지금의 내게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다음! 덤벼라!!”


레벨 업으로 인해 고무된 나는 다른 오크들을 향해 외쳤다.


“으, 으아아아!!”


그러자 이번엔 오크 두 놈이 동시에 내게 달려들었다.


[간파]는 문제없이 작용했고, 나는 두 놈의 공격을 동시에 [막고 던지기] 했다. 두 놈을 동시에 던지기 위해 대검을 버려야 했고 나무 몽둥이를 팔로 막아내야 했지만 아무 문제없었다. 두 놈의 공격은 내 피부조차 상하게 하지 못했으니까.


한 놈은 바닥에 메다꽂고, 다른 한 놈은 위로 날려버렸다.


휘리릭, 쿠웅!


“다음!”


나는 신이 나서 소리 질렀지만 오크들의 안색은 핼쑥해졌다. 이런······.


“설마 이대로 도망칠 건 아니지?”


걱정 되서 그렇게 물어봤더니 오크 놈들 중 하나가 격분했다.


“오크는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아주 좋아! 마음에 드는군! 그럼 덤벼라!!”


내가 희희낙락하며 대꾸해주자 오크들의 표정이 더 안 좋아졌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이윽고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한꺼번에 덤벼!”

“와아아아악!!”


오크들은 악에 받혀 한꺼번에 내게 덤벼들었다.


[간파]

[막고 던지기]

[간파]

[막고 던지기]

[간파]

[막고 던지기]······.


“야! 신난다!!”


수련치가 오르고 스킬 랭크가 오른다! 수련치를 채우면서 얻는 경험치로 반격가 레벨이 오른다! 오크들이 안 죽도록 힘 조절을 하는 건 약간 신경 쓰였지만 그 대가로 금화와 기여도도 쭉쭉 쌓인다!!


“오크 최고다!!”


오늘은 오크 축제다!


*


시간이 흐르면 좋은 세월도 가기 마련이다.


모든 생명이 울창하게 우거지는 여름도 언젠간 끝나고, 밤하늘을 수놓았던 아름다운 은하수도 자취를 감춘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인 것은 알고 있으나,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크억······.”


결국 마지막 오크가 기절하면서 신나고 즐거웠던 오크 축제도 종막을 맞이하고 말았다.


- 오크 강도들을 모두 제압했습니다.

- 퀘스트 완료! 보상을 지급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십시오.

- 제압한 오크의 숫자 : 21명. 금화 210(+100%), 기여도 210(+100%)


- 드워프들을 구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 퀘스트 완료! 보상을 지급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십시오.

- 구출한 드워프의 숫자 : 19명. 금화 190(+100%), 기여도 190(+100%)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아쉬운 건 처음인 것 같았다. 나는 입맛을 다셨다.


“좋은 경험치원이었는데······.”


힘 조절을 해서 오크를 기절시키지 않으면 다시 한 번 공격을 받아낼 수 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기절시킨 오크는 10번 이상 던진 것 같은데, 오크 전원을 상대로 이 정도로 수련치를 뽑아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뭐,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하나.”


[간파]는 C랭크, [막고 던지기]는 B랭크까지 성장했다. 두 스킬의 성장도에 차이가 있는 건 간파가 훨씬 수련치를 많이 요구했기 때문이다.


반격가 레벨은 4레벨. 나보다 훨씬 약한 오크를 상대하면서도 3업이나 한 건 어디까지나 수련치를 쌓으며 얻어낸 경험치 덕이었다. 저레벨에선 레벨 업에 요구하는 경험치가 낮았던 덕도 있었고.


“아니, 난 아직 만족 못하겠어.”


어디 오크만한 것들이 또 있을까? 강적을 상대로도 겁먹지 않고 계속해서 덤비는 근성에, 지능도 낮지 않아서 공격 패턴을 바꾸거나 페이크를 넣거나 해주기도 한다. 체력도 좋고 내구력도 뛰어나다.


반격가 스킬 수련에 이만한 상대도 또 없다!


[캠프파이어]


화르륵.


나는 캠프파이어를 피웠다. 어느새 땅거미가 지고, 해는 서산을 넘어갔다. 여기서 드워프들의 야영지로 돌아가는 것도 뭣하니, 오늘 밤은 여기 머물 생각이었다.


그제야 멀리서 내가 하는 걸 보고 있던 드워프들이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내게 절을 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인이시여!”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인이시여!!”


어느새 드워프들의 대표가 된 두프르프가 선창하자, 다른 드워프들이 따라서 복창했다.


- 방랑 드워프의 우호도가 25 상승합니다!

- 이미 우호도가 한계에 달했습니다······.

- 한계돌파!

- 방랑 드워프의 우호도가 280으로 상승합니다!

- 방랑 드워프들이 당신을 평생의 은인으로 여깁니다.


드워프들의 우호도가 천장을 뚫었다. 내 고유특성인 한계돌파가 이런 것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몰랐다.


“음, 그래.”


하지만 퀘스트도 없고 보상도 없는 드워프들의 우호도에는 큰 관심이 가지는 않았다. 나는 그들의 감사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하며 작업에 몰두했다.


“그, 그런데 이진혁님······. 혹시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지금 뭘 하고 계신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두프르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뭐, 드워프들 입장에서야 내가 하는 일이 어이없어 보이기도 할 거다. 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붕대를 휘릭휘릭 감으며 대답했다.


“치료.”


그래, 치료다. 나는 오크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오크들은 기절한 것일 뿐, 아직 망가진 게 아니다. 캠프파이어도 피워줬겠다, 붕대 감고 좀 쉬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뭐다?


발할라라는 게 있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일종의 천국 같은 것인데, 그 천국에선 전사들이 낮 동안엔 끝도 없는 전투를 즐기고 밤이면 연회를 벌이다가 해가 뜨면 다시 싸운다고 한다.


나는 오크들을 발할라로 데려가 줄까 한다.


단, 아쉽게도 해가 져도 연회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들은 밤에도 내게 덤벼들어줘야 하니까.


“으, 으으······.”


오, 마침 이 밤의 첫 제물······이 아니지. 첫 도전자가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S랭크 응급치료가 상태이상 [기절]을 해제시킨 덕이었다.


“정신이 드나?”


나는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깨어난 오크에게 말을 걸었다.


“너, 너는······. 아니, 당신은······.”

“그래, 나는 네 적이다.”


나는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자, 덤벼라.”


함께 피가 끓고 살이 타는 밤을 보내자꾸나!


그러나 나의 욕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크가 그 자리에 넙죽 엎드리고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대장!”

“대장?”

“예, 대장!”


오크는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저를 제압하고도 죽이지 않았으니, 그것은 곧 저를 부하로 부리기 위한 것이 아닙니까?”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수련치를 채우기 위한 용도이긴 했지만,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대장!”

“음, 좋아.”


나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명령’했다.


“덤벼라.”


바뀐 건 없었다. 억지로 덤비든, 명령받아 덤비든. 수련치만 채울 수 있다면 어느 쪽이건 좋았다. 그러나 명령받은 오크의 입장은 좀 다른 듯, 당황해 눈알을 굴렸다.


“대, 대장?”

“내 명령을 받는다고 했지? 그럼 내 명령에 따라라. 나한테 덤벼! 공격해!! 아니면 뭐냐, 날 대장으로 섬긴다는 말은 그냥 허언이었냐?”

“아, 아닙니다!”

“그럼 덤벼.”


오크는 각오를 굳힌 듯 이를 악 물었다.


“으, 으아아아아!”


덤벼드는 오크의 눈 끝에 눈물이 살짝 맺혀 있었던 것 같지만 기분 탓이겠지.


[간파]

[막고 던지기]


오, 좋아! 부하 상대로도 수련치는 찬다!!


나는 희희낙락하며 오크를 메다꽂았다. 단번에 기절하지 않도록 힘 조절을 잘 하면서.


캠프파이어의 힘에 의해 다른 오크들도 하나씩 기절에서 깨어났으며, 나는 그들에게도 같은 명령을 내렸다.


그래, 흘러간 세월은 어쩔 수 없지만 시간이 가면 봄은 다시 찾아온다. 살아만 있다면 작년에 봤던 그 꽃을 올해 또 볼 수 있다. 이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으오오오오!”

“크아아아악!”


드워프들은 내가 오크들과 나뒹구는 꼴을 두려움이 깃든 눈동자로 힐끔거리며 보고 있었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크들의 기합소리와 비명소리가 밤새 울려 퍼졌다.


*


작가의말

고금동서 언제나 그랬듯 오크는 좋은 경험치원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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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 +11 18.07.19 9,182 3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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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32 +23 18.07.17 10,053 384 12쪽
31 031 +26 18.07.16 10,351 366 13쪽
30 030 +16 18.07.15 10,739 393 11쪽
29 029 +14 18.07.14 11,101 384 12쪽
28 028 +23 18.07.13 11,152 383 11쪽
27 027 +22 18.07.12 11,433 411 12쪽
26 026 +8 18.07.12 10,980 348 12쪽
25 025 +19 18.07.11 12,066 387 14쪽
24 024 +14 18.07.10 12,477 388 13쪽
23 023 +9 18.07.09 13,388 40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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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021 +22 18.07.07 15,026 4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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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17 +6 18.07.04 15,504 411 12쪽
16 016 +14 18.07.03 15,767 402 11쪽
15 015 +13 18.07.02 16,198 440 13쪽
14 014 +15 18.07.01 16,581 45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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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2 +10 18.06.29 17,993 45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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