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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전드급 낙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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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작품등록일 :
2018.06.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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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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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

DUMMY

[섬전신속 (Lightning Flash)] +5

- 등급 : 유일(Unique)

- 숙련도 : S+랭크

- 효과 : 짧은 거리를 찰나 간에 이동한다.


융합의 결과물로 유일급 스킬이 나와 버렸다. 심지어 랭크도 S랭크 스킬을 2개 융합시켜서 그런지 S+로 책정되었다. 아무리 수련치를 꽉 채워도 S+랭크에 도달할 수 없었던 걸 생각하면 정말 파격적인 결과다.


아니, 아무리 등급이 높고 숙련도 랭크가 높아도 허당일 가능성은 존재하지. 세부효과를 열어보지 않는 한, 이게 정말 좋다고 미리 확신하는 건 금물이다.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면서 [섬전신속]의 세부효과를 열람했다.


[섬전신속] S+/+5 세부효과

- [공기저항 무시] : 공기저항을 무시하고 이동가능

- [관성 무시] : 관성을 무시하고 이동가능

- [이중도약] : 이동 도중, 한 번에 한해 원하는 방향으로 도약 가능

- [재사용 대기시간 초기화] : 한 번에 한해 100% 확률로 재사용대기시간이 초기화된다. 연속적으로 초기화될 확률이 있다. 연속해서 사용할수록 초기화 확률이 낮아진다.

- [관통] : 섬전신속으로 이동 중 목표를 관통했을 시, 목표에게 타격을 주고 해당 공격에 민첩 보너스 1000% 위력을 더한다.

- [깜박임] : 섬전신속 사용 중 찰나 동안 [깜박임]효과를 얻는다.


“히익!”


이게 다 몇 개야? 한 눈에는 못 셀 정도다. 아니, 사실 바로 셌지만 못 센 척 했다.


세상에, 옵션이 여섯 개라니! 처음 봤다! 이게 유일급 스킬의 진면목인 건가? 아마 아니겠지. 이것도 S+랭크와 +5강 덕이다. 원래대로라면 3개 정도 붙고 말았을 터였다.


“지금 나, 운 좋구나.”


나는 뒤늦게 행운 50의 위력을 자각했다. 0.1%의 전설급 유물에 당첨된 거야 요행으로 칠 수 있지만, 이렇게 연타석 홈런을 치고 난 뒤에도 요행이니 어쩌니 하는 건 스스로를 기만하는 거나 다름없다.


“하하······.”


헛웃음이 나온다. 너무 좋아서. 스킬의 옵션들을 다 읽고 숙지하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배부른 고민이지. 어쨌든 숙지는 해야 된다. 이렇게 좋은 스킬을 뽑아놓고도 성능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해서 죽어버리면 그것만큼 억울한 것도 없을 테니.


“자, 보자!”


기존의 번개 질주가 갖고 있던 공기저항 무시, 관성 무시 특성이 모조리 붙은 건 물론, 도약의 S랭크 보너스였던 이중도약이 적용되어 허공에서 마음대로 방향을 틀수도 있다. 이건 융합이 지닌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였다.


그런데 여기에 낮은 확률로 얻는 특성변화도 적용되었다. 변화한 것은 번개질주의 특성과 겹쳤던 질주의 S랭크 보너스 특성이었다. 확률적으로 재사용 대기시간이 초기화되는 것으로, 처음 한 번은 100% 확률로 적용된다.


희박한 확률로 얻는 새로운 특성도 생겼다. [관통]이 바로 그것인데, 섬전신속 중에 적을 꿰뚫고 지나가면 민첩 기반 대미지를 덧붙여주는 특성이었다. 5강을 해서 그런지 배율이 1000%나 됐다. 물론 10000%인 초절강타에 비하면 낮지만 애초에 섬전신속은 이동기술이지 공격기술이 아니니 만족할 만했다.


S+랭크 보너스가 따로 붙었는데, 사용 중 [깜박임(Blink)]의 효과를 얻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깜박임]도 슈퍼 레어 스킬인데, 매우 짧은 시간동안 차원의 틈새 속에 몸을 숨겨 완전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까지 번개 질주와 깜박임 사이에서 고민하다 더 멀리 도망치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번개 질주를 골랐는데, 결과적으로는 일거양득을 하고 말았다.


“어쩌다보니 궁극기가 생겼네.”


애초에 번개 질주 자체는 위험할 때 도망치려고 고른 스킬이었는데, 융합으로 새로 얻게 된 섬전신속은 기습 및 선제공격에도 용이한 그야말로 유니크급 스킬로 부족함이 없는 스펙으로 완성되었다.


융합 직전에 응급치료 5강을 실패한 보람이 있다고 해야 하나? 미신이긴 하지만, 믿을 만한 미신인 것 같다. 이렇게 또 한 번 손바닥을 뒤집게 되는군. 괜찮다, 나 손바닥 뒤집는 거 좋아하니까.


어쨌든······.


“올리길 잘 했다, 행운.”


결론은 이거였다. 과연 행운을 따로 올리지 않고 그냥 질렀으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멋모르고 그냥 다녔을 때라면 모를까, 내 원래 행운이 2라는 걸 알게 된 지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을 수 있었다.


나는 좀 더 링링에게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내게 두 번째로 추천해준 상품이 행운 능력치였으니 말이다.


“직접 말로 표현할 일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고맙다. 링링.”


그렇게 나는 혼자 조용히 링링에게 고마워했다. 물론 그녀는 내가 감사를 표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이진혁이 혼자서 한창 스킬 강화에 몰두하고 있을 무렵, 그가 들어가 있는 동굴의 주변의 설원에 사람 그림자가 여럿 모여들었다.


그들의 모습은 단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하얬다. 옷과 장구류를 모두 흰 것으로 착용한 건 그들의 선택이지만, 피부와 머리칼, 다른 체모까지도 온통 하얀 것은 그들의 선택인 것은 아니리라. 그러나 눈동자만은 검어 매우 인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들은 설원 엘프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사실 ‘진짜’ 엘프들과는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지만, 키가 크고 마른 체격에 외모가 아름답고 마법에 능하다는 점 때문에 다른 종족들은 그들을 설원 엘프로 취급했고, 그들도 그런 호칭을 그냥 받아들였기에 어느새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눈 위에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은 채 사뿐사뿐 이진혁이 있는 동굴 쪽으로 접근한 설원 엘프들은 부자연스럽게 눈이 파헤쳐진 자리를 찾아 접근했다.


말할 것도 없이, 그 자리란 이진혁이 60mm 마법포를 방열하고 쏴대던 자리였다. 마법포가 발사되면서 눈이 흩날렸기에 그런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눈이 계속 내려 흔적이 계속 지워지고 있었지만, 설원 엘프들은 귀신 같이 그 자리를 찾아냈다.


설원 엘프들은 이진혁이 쏴댄 포의 굉음을 듣고 놀라 나타난 거였다. 그리고 그 포탄의 궤적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그들의 마법에 대한 민감성은 포탄의 궤적조차 파악해낼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설원 엘프 중 하나가 나서서 이진혁이 60mm 마법포를 방열했던 자리를 손으로 슬슬 훑었다. 눈이 또 내려 방열했던 자국은 다 지워져 있었지만, 그는 확신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틀림없군. 마력의 움직임이 느껴져.”

“그렇다니까요. 제가 맞았죠!”


가볍게 흥분한 목소리로, 그들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해 보이는 설원 엘프가 말했다.


“마법사예요. 전설의 마법사! 예언자가 말했던, 우리를 구원해줄 그 마법사 말이에요!!”

“그 노친네는 사기꾼이야. 말은 잘 해서 듣다 보면 홀리는데, 뒤돌아서 잘 생각해보면 그 말 중에 하나라도 맞는 게 없었다고.”


다른 설원 엘프가 듣다듣다 참지 못하겠다는 듯 끼어들었다.


“아니······!”


그에 젊은 설원 엘프가 발끈해서 뭐라고 반론하려고 하자, 리더처럼 보이는 설원 엘프가 손을 내밀어 제지했다.


“그만. 그 점쟁이 말을 믿는 건 아니지만, 이 아이가 마법의 흔적을 찾아낸 건 사실이다. 그리고 식인거미들이 어젯밤에는 사냥하러 나오지 않았어.”


젊은 설원 엘프는 리더의 말에 실실 웃으며 자신의 말에 반론한 설원 엘프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 설원 엘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어쨌든 이게 젊은 설원 엘프의 공적임은 인정하는 까닭이었다.


“무장해라.”


리더가 그렇게 명령하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리더의 명령에 대항하기 때문이 아니다. 긴장감, 공포심, 그리고 결의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아까까지 웃던 젊은 설원 엘프도 바로 표정을 굳혔다.


“······오늘 우리는 목숨을 버려서라도 이 통로를 뚫어야 한다. 다들 각오는 되어 있겠지?”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결연한 시선이 모일 뿐이었다.


평소라면 결코 실행하지 않을 작전이다. 성공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데 귀한 목숨을 칩이라도 되는 양 써버릴 수야 없으니까.


그런데 오늘, 젊은 설원 엘프가 이 통로를 통해 마법사가 빠져나왔다고 보고했고, 실제로 마력이 사용된 흔적도 발견되었다. 그리고 식인거미도 오늘따라 사냥을 나오지 않았다.


그 정체모를 마법사와 식인거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음은 확실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마법사가 식인거미들을 섬멸하고 통로를 빠져나왔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 마법사가 식인거미를 풀어놓은 장본인일 수도 있다.


젊은 설원 엘프는 전자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다른 설원 엘프들의 입장은 달랐다. 그들은 오랫동안 절망 속에서 살아왔고, 그 절망은 그들을 보수적으로 판단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다른 설원 엘프들은 후자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동굴에의 진입을 결심했다.


이 설원 엘프 결사대 다섯 명의 힘을 모두 합쳐봐야 식인거미 한 마리를 상대하기도 힘들다. 즉, 식인거미가 단 한 마리라도 동굴 안에 존재한다면 그들 중 누군가는 죽게 되리라.


그러나 성공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존재하는 한, 설원 엘프들은 거기 걸어야 했다.


식량은 이미 떨어졌고, 물도 그렇다. 허기와 갈증을 참다못해 눈을 녹여먹은 이들이 병에 걸려 줄줄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죽음의 설산으로부터 빠져나가야 했다.


그것이 결사대가 목숨을 걸고 이 동굴에 진입하기로 마음을 정한 이유였다.


그나마 생존확률이 높은 강인한 결사대가 탐색을 마치고 길을 뚫으면 마을에 남은 다른 설원 엘프들을 데려와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었다.


“자, 가자.”


설원 엘프들은 왼손에는 단검, 오른손에는 짧은 검을 들어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동굴 안은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으나 그들은 조명을 준비하지 않았다. 설원 엘프들은 어둠 속을 바라보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발소리는 물론 숨소리까지 죽인 채 다섯의 설원 엘프 전사가 동굴 안을 나아갔다. 긴장을 끌어올린 상태로 첫 번째 코너를 돌고, 두 번째 코너까지 돌았을 때였다.


“어?”


가장 선두에 선 설원 엘프가 갑자기 목소릴 냈다. 다른 설원 엘프들은 그 설원 엘프의 갑작스런 행동에 기겁했다. 실수를 저질러버린 설원 엘프도 뒤늦게 스스로의 입을 틀어막았지만 이미 늦었다.


“누구냐?”


동굴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그 목소리는 그렇게까지 적대적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함정일지도 모르지만······.


모두가 다 리더를 보았다. 리더는 결단해야 했다.


잠깐 고민하던 그는 손에 든 단검과 단도를 두 자루 모두 다른 이들에게 넘겼다. 그리고 시선으로 이렇게 지시했다.


모두 뒤로 가라. 나 혼자 간다.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 난 후, 그는 뒤도 보지 않고 바로 코너를 돌았다.


“어?”


그리고 그는 방금 전에 부하가 저지른 실수를 본인이 그대로 반복하고 말았다. 그야 그럴 법도 했다. 그는 이 동굴에 목숨을 걸고 싸우러 왔다. 그런데······.


타닥타닥.


따뜻하게 타오르는 캠프파이어 곁에 앉아 불을 쬐며 짜장면을 먹는 사내의 모습을 봤으니.


*


작가의말

남자의 정체는 과연 누굴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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