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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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림자꾼
그림/삽화
sion422
작품등록일 :
2018.06.24 20:23
최근연재일 :
2019.07.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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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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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성녀 엘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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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 *


“사, 살려줘!”

“아서! 놈들이야. 젠장, 성기사잖아. 그런데 왜···!”


아서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안식처.

도시 중앙에 있는 병기고가 약탈당하고 있었다.


옛 신성 교단의 경비초소였던 곳이기에 거점으로 삼았었다.


무기가 많을뿐더러, 좀비들을 막을 담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자신들의 거점을 공격한 것은 좀비들이 아니었다.


성기사.


드디어 그들이 황궁을 나왔다.

그들이 거리를 걸으며 좀비들을 사냥할 때, 숨어 살던 생존자들은 환호했다.


드디어 때가 왔다!

성기사들이 황궁에서 나왔다는 것은 그들은 악마를 토벌할 준비가 되었고, 또한 자신들을 구원해줄 것이라고 여겼다.


아서 또한 희망을 품었다.

그래서 병기고 문을 활짝 열며 그들을 환영했고, 함께 싸우겠다고 말하려 했다.

잘하면 성기사로서 인생역전을 꿈꿀 수 있을 테니까.

헌데, 벌어진 일은 약탈이었다.


도심 곳곳에서 겨우 찾아낸 식량과 식수, 약들을 모두 훔쳐갔다.

그뿐인가, 저항하는 이들을 죽이며 억지로 황궁으로 끌고 갔다.

그들이 하는 말을 아서는 들었다.


“제물로 쓰일 것이다! 악마 소환에 사용한다!”


결국 아서는 일행들과 함께 도망쳤다.


‘악마 소환? 맙소사, 그놈들 악마들과 한패였어?’


이제 믿을 자가 없었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


아서는 생존자들과 함께 도망쳤고, 여관에 자리 잡았다.


30여 명 인원이 자신을 포함 8명밖에 되지 않았다.


아서는 시선을 돌렸다.

남자 5명과 여자 2.


‘젠장, 젠장!’


아서는 욕을 내뱉었다.


* *


빌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나가는 자리마다 모두 믿기지 못할 분위기였다.


‘뭐야, 이게···. 이게 정말 내가 있던 생존자들이 있던 도시가 맞아?’


빌은 골목길을 지나가는 중이었다.

엉성하게 쌓은 방책과 그 사이에서 수많은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다.

거리에 보이는 인원만 해도 500여 명이 넘는다.

건물 안까지 합치면 배가 되리라.


“몇 명이나 생존해 있는 겁니까?”


빌의 질문에 엘라이는 지팡이를 짚고 가면서 손가락으로 턱을 짚었다.


“어, 글쎄요. 아마도···2천명 정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생각에 빠진 모습이 아무리 봐도 어린 소녀였다.

이런 소녀가 이 커다란 생존자 집단을 지휘한단 말인가.

아니, 그전에 2천? 농담이겠지?


‘성녀라고 했던가.’


종교가 있다면 통제가 이루어지기 쉽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옥 속에서 이런 소녀가 모두를 통제하다니,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야.’


성자님이라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가 진짜 리더인 거겠지.


빌은 혼란스러웠다.


정말로 자신의 기도에 응답해 보낸 가이아의 사자일까, 아니면 자칭하며 속이는 사이비들일까.


곰곰히 생각하고 있던 빌은 사람들의 표정을 보았다.


절망에서 벗어난 얼굴들이다.


그들의 얼굴에는 희망이 담겨 있다.


‘그래도 믿을 수 있겠지.’


그때, 사내 하나가 다가와 엘라이에게 속삭였다.


“성자님이 외출이요?”


엘라이가 깜짝 놀란 눈빛을 내보냈다.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 만나실 신도가 있다고 하여.”

“그런가요.”


엘라이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힐끔 빌을 쳐다봤다.


“죄송해요. 성자님이 외출하신 모양이에요.”

“...이 도시에서 외출?”


빌이 깜짝 놀라 물었지만, 엘라이는 괜찮다는 듯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성자님이라면 괜찮아요.”

“...”

“아참, 혹 이 도시에서 벗어날 방법을 알고 계신가요?”


갑작스러운 말에 빌은 흠칫 놀라며 엘라이를 쳐다봤다.


“도시에서 벗어나다니? 그건 위험해!”


빌은 버럭 소리쳤다.

당연했다.

신성 교단의 수도 밖은 악마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까.


여행자, 용병, 성기사와 신관, 그 밖에 이 도시의 주민들까지.


모두가 똑같은 소리를 했다.


-밖에 무시무시한 흑색의 군단이 있었어!


바로 악마의 군단.

몬스터로 이루어진 군단이었다.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렇기에 신성 교단의 교황 미카엘은 밖을 나가는 걸 금지했다.


지금 도시 안만 해도 이 지경인데, 밖은 얼마나 더 위험하겠는가!


인육을 먹는 몬스터들이 있는 만큼, 오히려 이곳이 안전하리라.

그 말에 엘라이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 진실을 모르시네요.”

“뭐?”


빌이 멍청한 소리를 내뱉었다.

엘라이가 사내들을 보며 말했다.


“외벽 위로 갈 겁니다. 준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사내들이 로브를 뒤집어썼다.

그리고 고목나무로 만든 듯한 지팡이를 들었다.


방책 문이 열리고, 엘라이와 급조된 수도사들, 그리고 빌이 함께 걸어갔다.


빌은 겁에 질렸다.


좀비들이 잠드는 낮이라고 하지만, 도시를 걷는 건 위험할 테니까.


하지만.


땡-!


엘라이의 지팡에 매달린 종이 울렸다.


맑은 종소리에 거리를 배회하던 언데드들이 물러선다.


그 모습에 빌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좀비들이 스스로 물러서다니.”

“성자님의 가호니까요.”


엘라이가 방긋 미소를 지었다.


‘아니, 성녀님의 가호가 아니라?’


빌은 엘라이를 쳐다봤다.

그러고 보니 성자님을 만나게 해준다고 했지만, 그가 진짜 성자인지, 아니면 엘라이를 속인 사내인지 알 수가 없다.

어느새 외벽 근처에 도달했다.


빌은 마른 침을 삼켰다.


“올라가죠.”


외벽의 계단을 가리키며 엘라이가 말하자, 빌은 고개를 저었다.


“위험해! 밖에 악마들이···. 쳐다보기만 해도 미쳐서 날뛴다는···.”


엘라이가 손을 가슴 올리며 말했다.


“제가 있잖아요. 저를 믿으세요.”

“그, 그렇다면야.”


빌은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자신의 말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만난 지 겨우 하루조차 지나지 않았건만, 그는 어느새 엘라이를 신뢰하고 있었다.

아무리 신앙심이 깊은 빌이라고 해도 믿음이 너무 강했다.


빌은 조심스레 발을 내디뎠다.

한걸음, 한걸음 위로 올라간다.


‘괜찮을 거야.’


묘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래, 괜찮아. 분명···.’


분명 뭐?

빌은 마지막 계단을 오르지 못했다.

몸이 굳어졌다.


‘분명···. 악마가 있을 거라고?’


맙소사, 자신은 무의식적으로밖에 악마가 있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만약 밖에 악마가 없다면, 자신과 이곳 수십, 수백만의 시민들은 무의미하게 지옥에 갇힌 신세였을 테니까.


빌은 마른 침을 삼켰다.


시선을 위로 올릴 때, 엘라이가 손을 내밀었다.


“어서요.”

“...”


빌은 입을 다물며 손을 뻗어 엘라이의 손을 잡았다.


마지막 한 발을 내디뎠다.

외벽 위에 올라서고, 고개를 돌렸다.


빌의 눈이 커졌다.

표정이 굳어진 채 다리에 힘이 빠졌다.


“이게···. 뭐야.”


그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절망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옆에서 엘라이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이게 현실이에요.


빌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

그곳은 넓고 거대한 ‘도시’가 보였다.

신성 교단을 원형으로 둘러싼 도시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몬스터’가 보인다.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과 함께’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거리를 걷고, 시장 거리가 열려 있다.

몬스터와 인간이 조화를 이룬 이질적인 세상.

그 모습에 빌은 비명을 지르고 싶은 입을 다물었다.


빌은 그들의 표정을 살폈다.

행복한 듯 밝은 미소다.

몬스터도, 인간도 서로 분노하며 죽이려 하지 않았다.

돕고 협조하며, 공생을 이루고 있다.


“이게 가이아님이 원하는 세상. 신성 교단은...”


빌은 삐걱거리는 머리를 돌렸다.

엘라이를 쳐다보며 그녀의 말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몰라 공포에 질려버렸다.


“우리를...”


말하지 마. 제발. 부탁이야.


“속였어요.”


빌은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

멍한 표정을 짓고 머리를 감쌌다.


“무슨 말도 안 되는···.”

“가이아님을 믿으시는가요?”

“그야 당연히···.”

“성자님께서 말씀하셨어요. 교황 미카엘은 가이아를 저버린 사교도의 수장이다. 이에···. 재앙이 내려졌다.”


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교황을 옹호하는 자들은 악마 숭배자가 된 거예요. 그래서···.”


맙소사, 그렇담 자신들 지금껏 악마 숭배자인 교황을 지지했단 말인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그렇담 이단 재판이 벌어져 화형 당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아니, 잠깐만! 이 도시에 성자와 성녀가 있다고 했잖아···?

빌이 혼란스러워할 때, 엘라이가 말했다.


“가이아께서는 등을 저버린 신도들마저 구원하고자 저희를 보낸 거래요.”

“...”


빌은 시선을 돌렸다.


“그렇담···. 밖을 나가도 악마들에게 공격받지 않는다는···.”


엘라이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외벽 끝에 다가갔고, 지팡이를 뻗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벽에 가로막혔다.


“...결계에요. 악마 숭배자들이 나가지 못하게 만들어진.”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네?”


빌이 애원하는 듯 외쳤다.

충격적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엘라이를 쳐다봤다.


엘라이는 담담한 표정으로 지팡이를 내려찍었다.

그리고 빌을 쳐다보며 말했다.


“간단해요. 악마 숭배자."


지팡이를 황궁으로 뻗어 겨누었다.


“교황 미카엘을 죽이는 거예요.”


그 말에 빌은 시선을 돌려 황궁을 쳐다봤다.




오타 맞춤법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립니다. 선호작, 추천, 댓글 등을 달아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후원은 NO! 작가를 응원하는 후원은 오히려 작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후원보다는 댓글을 남겨주시는 것이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글 쓰는 게 느려지고 신경 써야할 것도 많은지라;;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옆동네에서 알바 안 써요! 그 돈으로 내 치킨이나 피자를 시켜먹고 말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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