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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재능 스토어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류승현
작품등록일 :
2018.06.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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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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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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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재능 스토어에 어서 오세요(2)

DUMMY

“아니······ 잠시만요.”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상품 리스트를 반복해서 읽었다.

“재능 스토어라는 게······ 정말로 재능을 살 수 있어서 재능 스토어인 가요?”

“물론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저보고 또 수명을 써서 이걸 구입하라고?”

“그렇습니다. 고객님.”

루 사장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강매는 아닙니다. 하지만 재능을 구매하시지 않고 한 시간 전으로 돌아가시면 똑같은 일이 다시 반복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렇겠죠. 근데 이걸 사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예를 들어 ‘설득의 재능’을 구입하면?”

“당연히 해당 재능이 실시간으로 발현됩니다. 고객님에게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재능이 생기는 거죠. 물론 효과가 강력하진 않습니다. 옆에 ‘레벨1’이라고 적혀 있는 거 보이시죠?”

“아······ 네.”

“레벨1은 말 그대로 재능이 막 개화한 상태를 말합니다. 적절한 동기와 상황이 맞아 준다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좋답니다. 설득에 재능이 없는 인간은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사람들이 믿지를 않으니까요.”

물론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내가 그런 타입의 인간이다. 덕분에 나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말로 설득하려는 생각 자체를 포기해 버렸다.

‘그렇게 생각하면 확실히 좋은 재능이긴 해. 설득 하나로 인간의 가치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일까?

만약 내게 사람을 설득하는 재능이 생긴다고 해도, 과연 그걸로 폭발하는 비행기 속에서 살아남는 게 가능할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루 사장은 생각을 읽은 듯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만약 폭발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면?”

“네?”

“그렇다면 건이 씨가 기내의 테러리스트를 찾아내서 폭발을 일으키지 않도록 설득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오, 그건 확실히 일리가 있다.

나는 살짝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잘만하면 폭발을 멈출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폭발이 정말 테러리스트가 일으킨 건가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네?”

“정확히는 알려 드릴 수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제가 고객님께 드릴 수 있는 서비스는, 그저 판매하는 제품의 올바른 사용 예시를 전달해 드리는 것뿐이니까요.”

루 사장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어이가 상실되는 기분을 느끼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아니! 명색이 신인데! 그 정도는 알려주실 수 있잖아요!”

“없습니다.”

“너무 해!”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지켜야 할 룰이 있거든요. 안 되는 건 안 됩니다.”

루 사장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떻게······ 안 되나요?”

“안 됩니다.”

“하아······.”

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한참 동안 좌절했다.

하지만 결국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인간이고, 루 사장은 신이니까.

이곳의 시스템은 그렇게 돌아가는 모양이다.

루 사장은 상품을 팔 뿐이고, 모든 판단과 선택은 내가 직접 해야 한다.

물론 그에 따른 결과도.

나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제품 리스트로 시선을 돌렸다.

“만약 폭발 사고가 테러리스트에 의한 걸로 의심된다면 설득의 재능을 구입하고······ 아니라면 구입하지 마라는 거군요?”

“바로 그렇습니다.”

루 사장은 가만히 웃었다.

“저는 그저 상황에 맞춰 도움이 될 법한 상품을 준비 했을 뿐입니다. 모든 선택과 결과는 고객님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테러가 아니라 그냥 비행기의 결함일지도 모르는데······ 아, 당연히 그럴 가능성도 있는 거죠?”

나는 질문의 방향을 바꿨다. 루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그쪽 가능성도 염두에 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럼 설득의 재능을 구입한 다음에, 그걸로 기장을 설득해서 폭발 전에 미리 비행기의 고도를 낮추라고 요구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그런 응용도 가능합니다. 당연히 확률은 높지 않겠지만요.”

“확률이요?”

“네, 확률.”

“그럼 폭발 사고가 비행기의 결함일 확률이 낮다는 말인가요?”

“아니요. 건이 씨가 기장을 설득할 확률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루 사장은 광고에 적혀 있는 ‘레벨1’이란 단어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건 레벨 1짜리 재능입니다. 이 정도 재능으로는 승객이 갑자기 기장을 찾아가 비행기의 고도를 낮추도록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난이도가 너무 높아요. 분명히 기장을 만나기도 전에 승무원들에게 진압되어 격리되겠죠.”

그건 그렇다.

갑자기 승객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비행기를 빨리 착륙시켜야 한다고 말하면 대체 누가 믿어주겠는가?

미친놈 취급을 받거나, 오히려 테러리스트로 간주될 게 뻔하다.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설득이 아니라 ‘세뇌’의 영역에 가까울 거야······.’

하지만 그래서 더욱 약이 오른다. 나는 양팔을 펼치며 소리쳤다.

“아니! 그럼 대체! 저 보고 뭘 어쩌란 겁니까!”

“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잖아요! 재능을 구입해 봤자 아무 짝에도 쓸데가 없는데! 테러건! 사고건!”

“죄송합니다. 저는 그저 상품을 판매할 뿐이라서요.”

“뭐 이런······.”

나는 뻗히는 혈압을 가까스로 억제하며 물었다.

“아니, 그럼 더 높은 레벨의 재능은 없나요? 1레벨 가지고는 여기서 뭘 더해도 상황을 바꾸지 못할 것 같은데요?”

“죄송합니다. 오늘은 스토어를 급하게 오픈하느라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루 사장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과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다음번에 오시면 보다 다양하고 좋은 상품을 준비해 놓겠습니다.”

“다음번이라니!”

나는 발끈하며 소리쳤다.

“그러니까 저보고 다시 한번 죽어서 여길 또 오라는 말인가요? 네? 그래서 또 뭔가 수명을 내고 사란 겁니까?”

“그건 아닙니다.”

루 사장은 고개를 들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는 첫 번째 방문이라 특별한 혜택을 드린 겁니다. 또다시 죽으면 그때는 거기서 끝입니다.”

“끝이라고요?”

“네, 저희 스토어와 건이 씨의 인연도 거기서 끝나는 겁니다.”

“그럼······ 다음번이 무슨 소용인가요? 어차피 죽으면 다 끝인데?”

“물론 살아남으시면 됩니다.”

루 사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리스트의 세 번째 목록을 가리켰다.


[충격 흡수의 재능(레벨1)-수명 10년 or 카르마 50]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한 야심찬 상품! 바로 충격 흡수의 재능입니다. 이 재능을 구입하시면 건이 씨는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쉽게 몸이 상하지 않게 됩니다.”

“충격 흡수라니, 그럼 몸이 단단해지는 건가요?”

“아닙니다. 오히려 부드러워진다고 해야겠죠?”

“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재능을 구입하시면 몸의 관절이나 근육이 부드러워집니다. 충격이 발생했을 때 몸이 반사적으로 경직되는 것도 막아주죠.”

“아······.”

“덕분에 약간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던가, 가벼운 교통사고가 난다던가 했을 때 몸이 적절하게 충격을 흡수해서 부상을 줄여줍니다. 어지간한 사고가 아니라면 큰 부상을 입지 않게 되는 거죠.”

한마디로 몸이 엄청나게 유연해진다는 말인 것 같다.

‘확실히 괜찮긴 한데······.’

나는 잠시 생각하다 눈살을 찌푸렸다.

“근데 이건 어지간한 사고가 아니잖아요? 비행기가 하늘에서 폭발해서 죽은 건데?”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사망 경위를 정확히 말씀드리면, 건이 씨가 탑승하고 계셨던 비행기는 기체의 어딘가에서 발생한 폭발에 의해 균형을 잃고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루 사장은 추락하는 비행기처럼 손바닥을 아래로 움직였다.

“다행이 비행기는 가까스로 지면에 동체 착륙했습니다. 하와이 섬의 어딘가에 있는 해변에요. 하지만 충격으로 기체가 박살 났고, 덕분에 큰 충격을 받은 건이 씨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의식을 잃었다고요? 죽은 게 아니라?”

“처음엔 확실히 살아 계셨습니다. 하지만 의식을 잃은 후에 기체가 2차로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건이 씨는 그 폭발에 휘말려 돌아가신 겁니다.”

이미 의식을 잃었던 내가 거기까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눈을 부릅뜨고 ‘충격 흡수의 재능’을 노려보았다.

“그러니까, 만약 제가 이 재능을 구입하면 동체 착륙 순간에 충격으로 의식을 잃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는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매우 높은 확률로 의식을 잃지 않습니다.”

“그럼 비행기가 두 번째로 폭발을 일으키기 전에 탈출할 수도 있고?”

“물론입니다. 심지어 건이 씨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이미 알고 계시잖아요. 공포에 떨지 않고 미리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은 꽤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루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확실히 그럴듯한 말이다.

비행기가 추락하던 순간, 나는 완전 패닉 상태로 새파랗게 질려 벌벌 떨었다. 마지막 충돌 순간에 정신을 잃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추락하는 내내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정신만 바짝 차리고······ 충돌 순간에 기절하지 않고······ 어떻게든 비행기를 빠져 나올 수만 있다면······.’

나는 머릿속으로 상황을 재구성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건 좋은 재능 같네요. 상황에 딱 맞는. 괜히 난동을 피우면서 사람들을 설득할 필요도 없고요.”

“그렇습니다. 그럼 [충격 흡수의 재능 (레벨1)]을 구입하시겠습니까?”

루 사장은 그렇게 물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딱!

동시에 눈앞에 빨간 구슬 같은 게 나타났다. 나는 구슬을 노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뭔가요?”

“사탕입니다. 저희 스토어의 재능은 모두 사탕 형태로 제공됩니다. 이걸 드시면 해당하는 재능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사탕이라.”

나는 입에 고인 침을 삼켰다.

물론 사탕이 맛있어 보여서 그런 건 아니다. 드디어 내가 살아날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나는 다시 상풍 리스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루 사장님? 저기 물건 가격에 수명 말고 ‘카르마’라는 게 있잖아요?”

“그렇습니다 고객님. 저희 스토어가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수명 말고도 카르마를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그 카르마가 뭔가요? 업보?”

“정확히 그런 뜻은 아닙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비슷한 개념을 따온 것뿐이거든요.”

루 사장은 한 발 앞으로 다가오며 내 가슴을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우웅!

그러자 몸이 떨리며 시야의 오른 쪽 아래에 하얀 색의 새로운 숫자가 떠올랐다.


7.


“지금 새롭게 보이는 숫자가 바로 건이 씨의 카르마 수치입니다.”

“7······ 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네, 여기서 카르마는 ‘선한 카르마’입니다. 건이 씨가 세상을 살면서 주변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을 수치로 계산한 거죠.”

“긍정적인 역할?”

“네.”

“자원봉사나 기부 같은 거?”

“그런 것도 선한 카르마를 쌓는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쉬운 일은 아니겠죠. 선한 카르마는 생각보다 쌓기 어렵거든요.”

실제로 쌓아놓은 카르마를 가지고는 리스트에 있는 그 어떤 재능도 구입할 수 없었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확실히······ 살면서 딱히 좋은 일은 한 적은 없었네요. 나 사느라 바빠서.

오히려 7이나 쌓여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내 인생은 그저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그러자 루 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꼭 좋은 일을 해야 쌓이는 건 아닙니다. 본인은 그저 자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게 결국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도 올라가게 됩니다.”

“긍정적인 영향이라, 예를 들면 운동선수 같은?”

“그렇습니다. 유명한 운동선수들은 대량의 선한 카르마를 쌓기도 하죠. 하지만 너무 자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건이 씨 같은 평범한 사람은 이 정도가 평균이니까요.”

“카르마 7이 평균인가요?”

“30살을 기준으로 보면 보통 5에서 10 사이의 카르마가 쌓입니다. 물론 이 정도로는 저희 스토어의 상품을 구입하시기 어렵지만요.”

“그러니까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선한 카르마를 쌓으면, 여기 있는 재능 스토어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수명을 쓰지 않아도 된다?”

“건이 씨는 이해가 빠르시네요.”

루 사장은 흐뭇한 듯 미소를 지었다. 나는 눈앞의 사탕을 보며 한동안 고민했다.

“하지만 당장은 목숨을 쓸 수밖에 없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결단했다.

“이 ‘충격 흡수의 재능’. 10년의 수명으로 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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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2장. 사로잡힌 사람들(1) +16 18.07.22 10,628 33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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