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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현
작품등록일 :
2018.06.25 14:47
최근연재일 :
2018.08.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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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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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장. 한 밤중의 풍선놀이(2)

DUMMY

‘전기가 나간건가?’

동시에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나는 즉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다음, 급하게 이불을 대충 정리했다.

그리고 팔에 꽂힌 링거를 치켜들고는 병실 밖으로 빠져나왔다.

붉은 비상등이 켜져 있는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왜 병실 앞에 경비원이 없냐고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아예 5층 전체가 봉쇄됐거든요. 경비들은 5층과 연결된 모든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지키고 있어요. 그러니까 각 병실을 따로 지킬 필요가 없겠죠?


나는 박 교수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복도 너머의 카운터 쪽에서 간호사들의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나는 5층의 중앙 라인을 향해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여기가 혈액 보관실인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대충 ‘Blood storage room’이라고 적혀 있는 문이 보인다.

나는 잽싸게 카드 키로 도어락을 연 다음 보관실 안으로 들어갔다.

‘좋아, 1단계는 성공이다.’

만약 지금 정전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신호라면, 저들은 내가 있는 병실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 올 것이다.

‘소란이 없던 걸 봐서는 1층으로 진입한건 아니야. 미리 병원 내에 잠입해 있었나? 아니면 헬기를 타고 옥상으로?’

물론 헬기처럼 엄청난 소음을 내는 물건을 타고 오진 않았겠지만, 어쨌든 병원의 경비들이 상상도 못할 방법을 사용했음은 확실하다.

물론 이 모든 게 내 착각이고, 실제로는 전기계통의 문제로 잠깐 정전이 왔을 수도 있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는데······.’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보관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물건을 미리 챙겨 놓았다.

“큭······.”

급하게 움직여서 그런지 온몸이 쑤셨다.

비록 엄청난 속도로 회복중이긴 하지만, 움직일 때 마다 왼쪽 발과 허리 쪽에 칼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진통제를 이렇게 맞고 있는데도 아프다니······.’

벽시계를 올려다보니 새벽 2시 40분이었다. 나는 문에 귀를 댄 다음 바깥 상황을 확인했다.

‘어째 조용한데······ 역시 내 착각인가?’

그때, 퓩퓩거리는 작은 소음과 함께 뭔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이건?’

동시에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톡···

톡···

톡······.

집중하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들 만큼 작은 울림이다.

이것만으로도 상대가 병원 관계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의도적으로 발자국 소리를 감추고 있어. 그런데 엄청 빨라.’

세상에 어떤 간호사가 오밤중에 적막한 병원 복도를 소리도 없이 질주할까?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어.’

나는 입술을 깨물며 팔에 꽂힌 링거를 뽑았다.

그리고 챙겨 놓은 스테인리스 쟁반을 양손으로 치켜들었다.

물론 이게 위협적인 흉기는 아니다.

그래도 전력으로 머리를 내려치면 적어도 기절 정도는 시킬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격투의 재능을 구입하긴 했지만······ 되도록 육탄전은 피해야 해. 처음 한 방으로 쓰러뜨리는 거야. 상대가 테러리스트라면 총이나 칼을 들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잠시 후, 누군가 보관실 바로 앞에 멈춰 섰다.

꿀꺽.

나는 입에 고인 침을 삼키고, 문 바로 옆에서 대기했다.

띠릭······.

동시에 도어락에 카드키를 대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진다.

그 순간 문이 열렸고.

삐그덕······.

누군가 열린 문 안쪽으로 몸을 쑥 밀어 넣는 게 보였다.

‘지금이다!’

나는 치켜들고 있던 금속 쟁반을 전력으로 내리쳤다.

부웅!

허공을 향해.

‘어?’

상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집어넣은 몸을 다시 밖으로 빼냈다.

‘말도 안 돼!’

그렇게 내 공격을 피한 다음, 다시 안으로 진입하며 내 배를 걷어찼다.

엄청난 속도로.

빡!

“······.”

순간 눈앞에 빛이 보였다.

어둠 속에서 자잘하게 점멸하는 빛이 끝도 없이 펼쳐졌다.

나는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뒤에 있던 선반을 들이 받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콰앙!

선반 위에 있던 수많은 잡동사가 머리 위로 쏟아진다.

쨍그랑!

파직!

빈 유리병, 앰플, 주사기······.

덕분에 알 수 있었다. 정말 세게 얻어맞으면, 진짜로 눈앞에 별이 보인다는 사실을.

“솔직히 상상도 못했어.”

상대는 보관실 안으로 들어오며 문을 닫았다.

“내가 오늘 풍선을 두 개나 쓸 거라곤 말이야.”

목소리는 여자였다. 나는 영어로 말하는 여자를 올려다보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컥······. 꺽···, 푸······ 풍선?”

“그래. 풍선.”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나는 깜빡거리는 의식을 억지로 움켜쥐며 여자를 노려보았다.

“으······ 윽······ 어떻게······ 어떻게 내가······.”

“어떻게 여기 숨어 있는걸 알고 있냐고?”

여자는 권총에 달린 라이트로 날 비추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야 봤으니까. 네가 이 방에서 나오는 걸 봤거든.”

이건 또 대체 무슨 소릴까?

‘나오는 걸 봤다고? 들어간 걸 본 게 아니라?’

하지만 복통이 너무 심해 입에서 말이 안 나온다.

여자는 뭔가 억울한 듯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방심했어. 여기 어디에 웅크려서 숨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설마 거기서 흉기를 들고 날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끄윽······.”

“척추의 손상이 심해서 반신불수가 될 거라고 하지 않았나? 이래서 급하게 찔러 넣은 정보원을 믿으면 안 된다니까? 역시 의사를 포섭했어야 했어. 괜히 아까운 풍선을 두 개 씩이나 날렸다고. 이거 어떻게 책임져 줄 거야?”

“아윽······.”

“뭐, 당신이 좋은 사람인건 알겠어.”

철컥!

여자는 코웃음을 치며 권총의 탄창을 확인했다.

“솔직히 나도 거기서 진짜로 기어 나올 줄은 몰랐거든. 아무리 총을 난사하며 병원 사람들을 다 죽인다고 협박했다고 해서······ 정말 자기 목숨을 내 놓고 튀어 나올 줄이야. 하긴, 그러니까 추락한 비행기에서 사람들을 구한 거겠지?”

대체 이 여자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총을 난사했다고?

사람들을 다 죽인다고 협박했다고?

하지만 내 귀는 멀쩡하다. 그런 소란이 벌어졌는데 못 들을 리가 없다.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이라곤, 그저 병실의 불이 꺼진 순간 여기 있는 보관실까지 도망쳐 숨은 것뿐인데······.

“그러고 보니 아프지? 걷어차인 곳 말이야. 이거 보여?”

여자는 갑자기 한쪽 발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

“이 신발, 앞굽에 나이프가 달려 있거든. 그리고 독이 발려 있어. 진짜 끝내주는 독이야. 내버려두면 몇 분 안에 반드시 죽어. 그것도 엄청 고통스럽게.”

덕분에 지금 내 배에서 검은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여자는 그대로 권총을 내밀며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

억지로 올려다본 여자의 얼굴은 광택이 있는 가면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고통스럽지 않게 끝내줄게. 당신은 좋은 사람이니까.”

그리고 총구에 달린 소음기가 불을 뿜었다.

퓩! 퓩!

퓩! 퓩!

모두 네 발을.

“······.”

나는 손으로 가슴을 움켜쥔 다음, 몸을 웅크리며 앞으로 축 늘어졌다.

엄청난 피를 쏟아내며.

“제아무리 하와이의 기적이라도 말이야. 머리에 두 발, 가슴에 두 발 맞고 살아나진 못하겠지?”

여자는 권총을 집어넣으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허공을 보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여기는 글래스(glass). 목표를 제거했다. 작전 종료. 모든 팀은 진입로로 철수한다. 그래. 교전은 최대한 피해. 최대한 소리 없이 탈출한다. 마치 아무도 여기 온 적이 없던 것처럼······ 응?”

그 순간, 여자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웃기시네.”

내가 말했다.

그리고 손에 쥐고 있던 깨진 유리병 조각을 사선으로 내리 그었다.

촥!

동시에 여자의 목덜미에서 피가 뿜어졌다.

“어어······.”

여자는 묘한 소리를 내며 다시 총구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순식간에 새빨갛게 된 여자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며 침묵했다.

“후아······.”

나도 한숨을 내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살았나······.’

깨진 병 조각을 쥐고 있던 덕분에 손바닥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머리와 배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그런지 손바닥에선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품속에서 터져 버린 혈액 팩들을 억지로 끄집어내며 중얼거렸다.

“망할······ 어떻게 진짜······ 총으로 사람 머리를 쏠 수 있냐?”

내가 굳이 혈액 보관실로 숨어 든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오러를 발동시키면 방탄복을 입은 효과가 있다고 하니, 여차하면 총에 맞아 죽은 것처럼 위장을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머리를 맞은 건 예상 외였다.

총알을 맞은 자리는 마치 송곳으로 찔린 것처럼 끔찍하게 아팠다.

‘방탄복이라고 해서 충격을 완전히 막아내는 게 아니구나.’

어쩌면 재능의 레벨이 아직 낮아서 일지도 모른다.

나는 여자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닥을 붉게 물들이는 노려보며 한숨 쉬듯 중얼거렸다.

“카르마 비전.”

그러자 여자의 몸에서 숫자들이 떠올랐다.


선한 카르마: 11

악한 카르마: 4128


“하······.”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옥에나 떨어져라. 개 같은 놈들. 네놈들 때문에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백 명도 넘게 죽었어······.”






(5장 끝)


작가의말

후원금을 보내주신 꽁치맛사탕님께 감사드립니다. 왠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할 것 같은 사탕이네요.

후원금을 보내주신 knam2442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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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2장. 사로잡힌 사람들(1) +16 18.07.22 10,628 336 14쪽
30 11장. 내 앞의 운명(3) +24 18.07.21 11,170 342 16쪽
29 11장. 내 앞의 운명(2) +22 18.07.20 11,156 354 16쪽
28 11장. 내 앞의 운명(1) +20 18.07.19 11,627 37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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