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재능 스토어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류승현
작품등록일 :
2018.06.25 14:47
최근연재일 :
2018.07.22 19:05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78,330
추천수 :
8,185
글자수 :
180,342

작성
18.07.08 19:05
조회
9,297
추천
301
글자
11쪽

7장. 진짜 인재(2)

DUMMY

나는 박 교수를 보며 즉시 질문했다.

“그런데 교수님은 그냥 의사 아닌가요?”

“네? 그냥 의사면 안 되나요?”

“아니, 의사도 물론 훌륭한 직업이지만 제 말은 그런 게 아니라······.”

“실은, 저는 그냥 의사가 아닙니다.”

박 교수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목소리를 낮췄다.

“저는 국가 안보실의 국가 위기 관리센터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비밀요원 같은 건 아니지만요. 기본은 자문역입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일을 맡아서 하고 있고요. 물론 본업은 의사입니다만.”

“아······.”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직책에 앞서, 그냥 환자 분에게 푹 빠진 한 사람의 팬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실제로 지금 이것도 정부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건 아니에요. 정부는 딱히 제게 아무 명령도 내리지 않았거든요.”

“정부의 명령이 아니라고요?”

“네. ‘다른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박 교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

“지금 중요한 건 환자분을 무사히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것뿐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행동하셔야 합니다.”

“반대요? 무슨 반대?”

“요원들에게 혹시라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 자체를 꺼내지 마세요. 오히려 그쪽에서 미국 본토로 병원을 옮기자고 하면 긍정적으로 대답하셔야 합니다.”

“에? 정말 그래도 되나요?”

나는 눈을 크게 뜨며 반문했다. 박 교수는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의심을 사지 않습니다. 그때까지의 시간은 제가 최대한 끌어 볼 테니······.”

똑똑!

그때 누군가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 박 교수는 몸을 일으키며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휴······ 저도 팔자에 없는 일을 하려니 엄청 긴장되네요. 아무튼 환자분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한국에 돌아가서 말씀드릴 테니 지금은 절 믿고 따라주세요.”

“믿겠습니다.”

나는 짧게 대답했다. 그녀 또한 내가 가진 ‘인재의 재능’에 끌린 인재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좀 더 놓였다.

“감사합니다.”

박 교수는 환한 미소와 함께 윙크를 하며 병실을 빠져나갔다.

덜컹.

열린 문 너머로 소총을 들고 있는 군인이 언뜻 보였다.

동시에 검은 양복을 입은 세 명의 남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병실 안으로 몰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 * *


FBI요원들과의 대화는 매우 화기애애했다.

정확히는 두 명의 FBI와 한 명의 CIA였다.

FBI는 비행기 테러사건을 시작으로 며칠 전에 벌어진 병원 테러사건까지의 경위를 조사했고, 특히 혈액보관실에서 벌어진 유리 가면과의 싸움을 자세히 확인하기 시작했다.

“우선 마음이 불편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번 사건은 미스터 심의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 미국 정부는 물론이고 세계의 그 누구도 당신의 죄를 묻지 않을 테니 염려 놓으십시오.”

“감사합니다. 마음이 좀 놓이네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아무리 끔찍한 짓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라 해도, 어쨌든 살인은 살인이라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던 건 사실이다.

“미스터 심의 목숨을 노린 테러리스트의 이름은 ‘글래스’라고 합니다. 확인된 것만 다섯 건의 테러 사건을 포함해, 암살이나 무기 밀매 등 20여건의 중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인터폴의 지명수배를 받고 있는 범죄자로, 흔히 ‘유리 가면’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릭’이라는 이름의 FBI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쓰고 있던 가면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유리 가면을 쓰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엄청난 거물이었나 보군요.”

“확실히 거물입니다. 그렇게 많은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확인된 사실은 성별이 여성이라는 것뿐이니까요. 이슬람 연합전선과의 연관성도 아직까지는 딱히 나온 게 없습니다.”

FBI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소속도 목적도 밝혀진 게 전혀 없습니다. 확실한건 전 세계적인 커넥션과 지하조직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스터 심이 아니었다면 전 세계에 더 큰 피해가 벌어졌을 겁니다. 역시 하와이의 기적은 다르군요. 솔직히 감동했습니다.”

FBI는 30대의 백인 남성으로, 떨리는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정확한 발음의 한국어를 구사했다. 나는 한쪽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것뿐입니다. 실제로 거의 죽을 뻔했고요.”

“당신이 죽었다면 전 세계가 함께 울었을 겁니다. 물론 저도 대성통곡했겠죠.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보호할 테니 걱정 마십시오.”

그러고는 내 손을 움켜쥐며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 나는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한국말을 정말 잘 하시네요? 목소리만 들으면 한국 사람인 줄 알겠습니다.”

“어렸을 때 8년 동안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덕분에 지금 이렇게 미스터 심을 담당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죠. 제 평생의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카고에 있는 아내와 아들은 물론이고 나중에 손자에게까지 자랑할 계획입니다.”

FBI는 싱글벙글 웃으며 행복해했다. 나는 새롭게 레벨을 높인 인재의 재능을 떠올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도 인재의 재능 덕분에 내게 끌린 사람인가? 확실히 FBI라면 유능한 사람이긴 할 텐데······.’

나는 속으로 입맛을 다셨다.

물론 FBI도 대단하다면 대단하다.

다만 실제로 내가 기대한 것은 전 세계의 유명한 스포츠 스타들이었다.

물론 한가한 생각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것은 내 직업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니까.

나는 스포츠 에이전시인 ‘유니스타’의 해외 사업부 주임이다.

만약 스포츠 스타들이 내게 끌려서 먼저 다가온다면, 나는 손쉽게 그들과 계약해서 엄청난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게 아니라도 상관없어. 나는 그냥 재능 있는 선수들을 좋아하니까······.’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쪽 길을 선택한 것도 현역 선수들과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이 와중에도 일 생각이 먼저 떠오르다니······ 나도 직장생활에 찌들긴 찌들었구나. 물론 앞으로 이 일을 계속 하리란 보장은 없지만.’

내셔널 항공 974편 테러 사건.

그리고 ‘재능 스토어’

이런 초월적인 무언가와 연관되어 버린 이상, 내 인생은 전과 같은 평범함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FBI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연신 이야기를 떠들어댔다.

“아!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미합중국에서 미스터 심의 인기는 팝스타나 NFL(National Football League)의 유명 쿼터백 이상입니다. 아니, 미스터 심은 야구를 하셨으니 메이저리그로 비교하는 게 좋겠군요. ‘오든 유칼리스’ 아십니까?”

“물론 압니다.”

나는 즉시 대답했다.

유칼리스는 작년에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에서 50개의 홈런을 때린 강타자로, 현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 선수 중에 한 명이다.

FBI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유칼리스도 지금 당신에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제 동료들도 기회가 되면 꼭 미스터 심의 사인을 좀 받아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싫다고 했습니다. 지금 미스터 심의 친필 사인이라면 분명 한 장에 만 달러는 넘게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만 달러요?”

나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FBI는 유쾌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말하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그 정도로 엄청난 인기에요. 당장 저만 해도 이렇게 당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그러고 보니 하와이 현지 경찰로부터 항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군요.”

“네? 왜요?”

“병원 주위로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서 경비가 어렵다고 합니다. 물론 마음은 저도 이해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이미 2차 테러가 발생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니······ 그러고 보니 하와이는 여러 가지로 미스터 심의 경호에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관광지라 통제도 어렵구요. 그래서 가능하면 당신을 미국 본토의 병원으로 옮기려고 하는데 어떠신가요?”

FBI의 이야기는 돌고 돌아, 결국 여기까지 왔다.

그렇다.

결국 목표는 이거였다.

물론 나를 향한 FBI의 호감이나 미국의 분위기는 거짓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내 신병을 미국이 붙잡아놓기 위한 수단의 하나일 뿐이었다.

‘살짝 기분이 나빠지는데······ 하지만 지금은 거절하지 말라고 했지?’

나는 박 교수의 말을 떠올리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저야 괜찮습니다. 아니, 오히려 제가 부탁드리고 싶네요. 이래 뵈도 안전에 꽤 민감한 성격이라······ 아무래도 하와이 보다는 미국 본토 쪽이 더 안전할 테니까요.”

“물론입니다. 그럼 전용기가 준비되어 있으니 지금이라도 바로 수속을 밟고 이동할까요?”

그것은 생각 외의 발언이었다. FBI는 일이 잘 풀려서 그런지 행복한지 활짝 웃었고, 나는 속으로 아차 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래도 지금 당장은 좀······ 제가 몸이 많이 회복되긴 했지만 그래도 당장 움직이긴 어렵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미스터 심의 몸에 그 어떤 무리가 가지 않도록 편안하고 완벽하게 모시겠습니다. FBI전용기는 퍼스트 클래스 그 자체니까요. 냉장고 안에 샴페인도 있다니까요? 병원 측에도 외상은 거의 치료되었다고 들었으니······.”

“그게 아닙니다.”

나는 급하게 FBI의 말을 끊으며 필사적으로 변명거리를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 음. 결국 어찌 되었든 ‘비행기’니까요.”

“네? 비행기요?”

“그런 사고가 터진지 얼마 안 돼서······ 당장 또다시 비행기를 타는 건 아무래도 두렵습니다.”

“오······.”

순간 FBI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스쳤다. 나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일부러 말을 더듬었다.

“무, 물론 평생 비행기를 못 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심장도 빠르게 뛰고······ 이런 상태로 당장 비행기를 타면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겠네요. 물론 몸은 안정됐지만 자칫 공황발작이라도 터진다면······.”

그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동시에 눈앞에 반짝이는 섬광과 함께 새로운 문자가 떠올랐다.


[설득(3레벨)]


‘지금 설득의 재능이 발동 중이구나!’

그것은 최근에 새롭게 얻은 능력인 ‘재능 알람’의 효과였다.

현재 어떤 재능이 발동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다.

그리고 확실히 재능이 힘을 발휘했는지, FBI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눈물까지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말

요즘 날씨도 좋고 공기도 맑아서 기분이 상쾌하네요. 독자님들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능 스토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 12장. 사로잡힌 사람들(1) NEW +9 14시간 전 2,560 137 14쪽
30 11장. 내 앞의 운명(3) +21 18.07.21 4,349 185 16쪽
29 11장. 내 앞의 운명(2) +20 18.07.20 4,700 196 16쪽
28 11장. 내 앞의 운명(1) +18 18.07.19 5,236 235 17쪽
27 10장. 분노의 존(ZONE)(3) +17 18.07.18 5,365 247 13쪽
26 10장. 분노의 존(ZONE)(2) +19 18.07.17 5,420 216 12쪽
25 10장. 분노의 존(ZONE)(1) +13 18.07.16 5,827 206 11쪽
24 9장. 비밀 수송 작전(3) +20 18.07.15 6,433 247 13쪽
23 9장. 비밀 수송 작전(2) +7 18.07.14 6,822 240 13쪽
22 9장. 비밀 수송 작전(1) +14 18.07.13 7,190 266 12쪽
21 8장. 연기의 재능(3) +15 18.07.12 7,619 252 11쪽
20 8장. 연기의 재능(2) +18 18.07.11 7,956 284 13쪽
19 8장. 연기의 재능(1) +19 18.07.10 8,395 292 13쪽
18 7장. 진짜 인재(3) +13 18.07.09 8,690 280 12쪽
» 7장. 진짜 인재(2) +19 18.07.08 9,298 301 11쪽
16 7장. 진짜 인재(1) +9 18.07.07 9,919 297 11쪽
15 6장. 스토어 룰(3) +13 18.07.06 10,092 294 13쪽
14 6장. 스토어 룰(2) +21 18.07.05 10,390 310 14쪽
13 6장. 스토어 룰(1) +18 18.07.04 10,638 309 15쪽
12 5장. 한 밤중의 풍선놀이(2) +15 18.07.03 10,702 295 10쪽
11 5장. 한 밤중의 풍선놀이(1) +19 18.07.02 10,891 275 11쪽
10 4장. 즐거운 쇼핑(2) +13 18.07.01 11,247 297 16쪽
9 4장. 즐거운 쇼핑(1) +17 18.06.30 11,373 295 15쪽
8 3장. 월드 히어로(3) +16 18.06.29 11,383 296 11쪽
7 3장. 월드 히어로(2) +23 18.06.28 11,395 315 10쪽
6 3장. 월드 히어로(1) +10 18.06.27 11,429 310 10쪽
5 2장. 그 비행기에서 벌어진 일들(2) +15 18.06.26 11,381 297 15쪽
4 2장. 그 비행기에서 벌어진 일들(1) +5 18.06.26 11,386 269 13쪽
3 1장. 재능 스토어에 어서 오세요(3) +19 18.06.25 11,877 254 14쪽
2 1장. 재능 스토어에 어서 오세요(2) +8 18.06.25 12,903 241 13쪽
1 1장. 재능 스토어에 어서 오세요(1) +23 18.06.25 15,465 247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류승현'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