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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재능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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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현
작품등록일 :
2018.06.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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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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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0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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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장. 진짜 인재(3)

DUMMY

“아··· 그렇군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확실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죠. 아니, 아예 비행기가 아니라 배편을 이용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미스터 심의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쨌든 며칠만 시간을 주세요. 그동안 의사 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마음도 추슬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저도 돌아가서 상부와 다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러니 미스터 심도 당장은 마음 놓고 푹 쉬시기 바랍니다.”

FBI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 여태까지 한마디도 안하고 앉아 있던 CIA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스터 심? 돌아가기 전에 하나만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쉬운 영어라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대머리인 CIA를 보며 같은 영어로 대답했다.

“네. 말씀하세요.”

“혹시 ‘존’이 뭔지 알고 있습니까?”

“존? 무슨 존 말인가요? 성이 뭔데요?”

전 세계에 ‘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만 수 만 명은 넘지 않을까?

“······.”

CIA는 잠시 동안 말없이 내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러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러고는 FBI들과 함께 병실을 나갔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병실 문을 바라보았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지? 존? 테러리스트의 이름인가? 아니, 잠깐······.’

그 순간, 반사적으로 재능 스토어에서 구입한 이상한 재능 하나가 떠올랐다.


-존 적응의 재능.


‘설마 그 ’존‘을 말하는 건가?’

나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나 역시 그게 정확히 무슨 재능인지는 모른다. 그저 루 사장의 강매에 의해 억지로 구입했을 뿐.

‘사람 이름인 존(john)이 아니라 구역을 말하는 존(zone)인 것 같은데······ 설마 CIA가 재능 스토어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이건 엄청난 일인데······. 다른 스토어의 고객 중 하나가 그쪽에 있다는 말이잖아!’


* * *


미국 중앙 정보국(CIA)의 해리스 요원은 병원 밖에 대기 중인 차량에 탑승 하자마자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네. 해리스입니다. 방금 심건과의 면담을 끝냈습니다.”

-좋아. 보고하게.

전화를 받은 것은 CIA의 국장이었다. 해리스는 매끈한 자신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고는 보고를 시작했다.

“우선 심건은 ‘존(zone)'에 대해 전혀 모르는 기색이었습니다.”

-정말인가?

“만약 그게 연기라면 오스카상이라도 줘야 할 겁니다. 그리고 곧 FBI측에서 연락이 가겠지만, 심건을 미국 본토로 옮기는 건 별 탈 없이 진행 될 것 같습니다.”

-그건 다행이군. 본인이 긍정적이던가?

“그렇습니다. 조사한대로 안전문제에 강박적으로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병원의 만능 카드 키를 부탁한 것도 혹시나 있을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 만능 키로 숨은 곳에서 유리 가면과 사투를 벌였지. 자네는 심건 같은 아마추어가 초일류 테러리스트와 사투를 벌여 승리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나?

“제로입니다.”

해리스는 즉시 대답했다.

“심건은 평범한 아마추어가 아닙니다. 육체적으로 중대한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빠른 재생과 회복 능력은 정상인의 한도를 아득히 넘어 섰습니다. 맹독에 중독되고도 스스로의 힘으로 해독시킬 정도니까요.”

-자세한 건 이쪽에서 테스트를 하면 확실해지겠지. 하지만 조금은 의아하군. 처음에는 한국의 정부나 기업이 비밀리에 개발한 유전자 치료의 성과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말이야.

“유전자 치료라면?”

-흔히 말하는 ‘슈퍼 솔저’같은 것 말이지.

국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피식 웃었다. 해리스는 잠시 생각하다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 순순히 미국 본토로 건너간다는 말은 안하겠죠. 제 생각엔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연적으로 태어난 초인이란 말인가?

“일종의 돌연변이일지도 모릅니다. 경우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쨌든 정치적으로도, 의학적으로도 중요한 존재인 건 확실합니다. 당장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랭글리에 있는 연구기관으로 옮기겠습니다.”

-부탁하네. 그런데 시간이 걸린다고?

“네. 당장 비행기를 타는 걸 두려워합니다.”

동시에 몇 초간 침묵이 이어졌다. 국장은 한참 만에 탄식을 하며 입을 열었다.

-오······ 하긴. 그건 그렇겠군. 그런 비행기 사고를 겪었으니 정신적인 충격이 엄청나겠지. 유리 가면을 제거했다는 소식에 그를 너무 초인처럼 생각했어.

“초인은 초인이지만 훈련받은 초인은 아닙니다. 정신적인 미숙함은 어쩔 수 없겠죠.”

-그래, 확실히 PTSD가 심하겠지. 급한 건 아니니 시간을 들여서 여유 있게 데리고 오게. 당장은 존과 관련된 문제가 훨씬 시급해.

“그렇습니다.”

해리스는 스마트폰을 움켜쥔 채 고개를 끄덕였다.

존(ZONE).

그것은 몇 개월 전에 미국 애리조나 주의 사막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현상이었다.

겉으로 보면, 그저 투명한 돔(dome)이 수 킬로미터의 구역을 덮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돔의 외부와 내부를 가로막는 어떠한 저항도 존재하지 않는다.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돔의 내부로 들어간 모든 것은, 마치 마법처럼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벌레도, 짐승도, 그리고 사람까지도.

처음 현장을 발견한 지역 경찰 세 명이 돔 내부로 들어갔다가 실종되었고, 곧 이어 조사를 나온 FBI요원 두 명도 함께 사라져 버렸다.

사태를 파악한 국토안보부와 CIA는 곧바로 현장을 봉쇄한 다음, 돔 주위로 30㎞내의 민간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그리고 그때, 국토안보부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마스크다. 현재 애리조나에 발생한 존(zone)은 점점 더 커지며 주변의 모든 것을 삼킬 예정이다. 사태를 해결하고 싶으면 나의 요구 조건을 들어라.


마스크(mask).

그것은 최근 몇 년 사이 국제적으로 급성장한 테러조직의 이름이다.

하지만 정확히 밝혀진 건 조직에 속한 테러리스트가 가면을 쓰고 활동하는 것뿐이었다.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CIA조차도, 아직까지 몇몇 말단 조직원들의 성별이나 연령대만을 파악한 수준이었다.

-이번 테러의 배후인 ‘이슬람 연합전선’은 ‘마스크’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만들어낸 유령 단체일 뿐이다. 그들의 진짜 목적은 아직까지도 불명이야. 후우······.

국장은 오랫동안 한숨을 내쉬었다.

-녀석들은 대체 왜 이런 대규모의 테러를 일으키고 다니는 거지? 우린 정보가 부족해. 하지만 마스크가 심건을 노린 건 틀림없다. 그래서 뜬구름이라도 잡을까 해서 연관성을 파악하려 한 건데······.

“아쉽지만 특별한 연관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해리스는 마른 침을 삼키며 말했다.

“당장 제 의견은 그렇습니다. 물론 좀 더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하겠지만요.”

-확실히 테러로부터 아이들을 구해낸 기적의 영웅과, 끔찍한 테러조직을 연관시키는 건 무리가 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때다. 내 말을 명심하도록.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보고하고.

그러고는 전화가 끊어졌다. 해리스는 스마트폰을 앞주머니에 집어넣으며 좌석에 등을 기댔다.

‘심건이라······ 절대로 테러리스트와 연관될 인물로는 안 보였어. 오히려 푹 빠져들 것 같은 매력적인 인간이었지. 그저 옆에서 대화를 지켜보기만 했는데도 말이야.’

해리스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삭막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조직인 CIA내에서 조차, 냉철하고 기계적이라고 소문난 인간이었다.

하지만 방금 전 병실에서는 어땠는가?

정신을 바짝 차려서 망정이지, 까딱했다간 자신도 모르게 CIA의 극비 정보를 심건에게 몽땅 털어놓을 뻔 했다.

‘특정 인물에게 이토록 끌리는 것도 처음이군. 하지만 지금은 국가의 비상사태다. 그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조국을 위해 헌신해야 해.’

해리스는 주먹을 움켜지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상대에게 진실을 감추는 행위 자체를 ‘희생’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미 그는 심건이라는 인간에게 푹 빠진 상태였다.


* * *


그날 저녁. 박 교수는 비닐도 뜯지 않은 새 태블릿 한 대를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

“자, 받으세요. 겨우 병원 측에 허락을 받았습니다. 환자분도 아무것도 안하고 지내시려니 심심하시죠?”

“심심해 죽겠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솔직하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 교수는 눈앞에서 직접 케이스를 뜯어주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SNS 계정 있으시죠?”

“네? 아······ 있긴 있죠. 거의 방치해 놓고 있지만.”

“그럼 다시 시작하는 게 좋겠네요. 무사히 회복 중이라고 가볍게 인사 정도만이라도 하는 게 어떨까요?”

“어차피 활동을 안 해서 보는 사람도 없을 텐데······ 그런데 왜요?”

“무사히 한국으로 귀국하기 위해서 입니다. 참고로 내일쯤에 인터넷에 엄청난 소식이 뜰 겁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너무 당황하지 마세요.”

“엄청난 소식? 그게 뭔데요?

“저도 모릅니다. 그냥 그렇게 전하라는 이야기만 들어서요.”

박 교수는 복잡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며 태블릿을 내 손에 쥐어 주었다.

“아, 그리고 친구 추가가 오면 모두 허락하세요. 그리고 태블릿에는 동영상 촬영기능이 있고, SNS는 찍은 동영상을 바로 올릴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냥 그렇게 알고 계시면 됩니다.”

그러고는 굉장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태블릿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무슨 원시인도 아니고, 설마 그걸 모를까봐?”

물론 박 교수도 뭔가 깊은 뜻이 있어서 이런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 거겠지.

아니면 박 교수의 뒤에 있는 다른 누군가의 뜻이거나.

어쨌든 무료함을 달래줄 새로운 장난감이 생긴 건 다행이다.

지금까지는 박 교수의 개인 태블릿을 가끔씩 빌려서 사용했다.

이제는 하루 종일 내 맘대로 원하는 만큼 문명의 이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우선 밀린 웹툰을 좀 보고······ 아, 그래도 먼저 하라는 것부터 해야겠지?’

나는 태블릿을 작동시킨 다음, 곧바로 기본으로 깔려 있는 SNS앱을 열었다.

그리고 계정과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 8년 전에 마지막으로 올렸던 근황 보고를 읽으며 피식 웃었다.


-오늘 부로 전역했습니다! 충성!


‘그게 벌써 8년 전인가?’

그와 동시에, 친구 추가 요청이 들어온 999+개의 알림을 보고 경악했다.

‘뭐지? 이 말도 안 되는 숫자는?’

아무리 드래그를 내리고 또 내려도 끝이 없다.

말이 999개지, 실제로는 셀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난 숫자였다.

‘활동도 안하는 SNS를 이렇게 주목하고 있었다니······.’

덕분에 새로 글을 올리는 게 엄청나게 부담스러워졌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라는 메시지를 한참 동안 노려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7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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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11장. 내 앞의 운명(1) +18 18.07.19 5,399 23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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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0장. 분노의 존(ZONE)(2) +19 18.07.17 5,550 217 12쪽
25 10장. 분노의 존(ZONE)(1) +13 18.07.16 5,960 207 11쪽
24 9장. 비밀 수송 작전(3) +20 18.07.15 6,569 248 13쪽
23 9장. 비밀 수송 작전(2) +7 18.07.14 6,953 242 13쪽
22 9장. 비밀 수송 작전(1) +14 18.07.13 7,325 268 12쪽
21 8장. 연기의 재능(3) +15 18.07.12 7,752 255 11쪽
20 8장. 연기의 재능(2) +18 18.07.11 8,091 286 13쪽
19 8장. 연기의 재능(1) +19 18.07.10 8,532 295 13쪽
» 7장. 진짜 인재(3) +13 18.07.09 8,831 282 12쪽
17 7장. 진짜 인재(2) +19 18.07.08 9,443 302 11쪽
16 7장. 진짜 인재(1) +9 18.07.07 10,066 300 11쪽
15 6장. 스토어 룰(3) +13 18.07.06 10,241 296 13쪽
14 6장. 스토어 룰(2) +21 18.07.05 10,553 311 14쪽
13 6장. 스토어 룰(1) +18 18.07.04 10,790 3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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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5장. 한 밤중의 풍선놀이(1) +19 18.07.02 11,036 27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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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3장. 월드 히어로(1) +11 18.06.27 11,586 3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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