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버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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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각
작품등록일 :
2018.07.02 21:35
최근연재일 :
2018.08.11 01:09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969
추천수 :
5
글자수 :
187,502

작성
18.07.2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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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유혹

부글부글 버블맨




DUMMY

심안구, 그는 지금 거울 앞에 서 있다. 검은 머리는 염색해야 될 정도로 새치가 늘었고 얼굴도 새하얗게 변해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번 씩 웃어 보였다. 차갑게 떨리는 입술 사이로 고르게 박혀있는 하얀 이빨이 싸늘하다. 안구는 순간 자신이 너무나 무섭게 변했다는 생각에 쏴 하니 뼛속까지 한기가 느껴졌다.


‘아, 이 모든 것이 불량비누의 부작용 때문이다. 불량비누의 부작용······.’


그는 종잇장처럼 얄팍해진 불량비누를 집어 들었다. 아무리 아껴 써도 이제 겨우 두, 세 번 정도 사용할까 말까. 비누를 내려놓고, 꺼이꺼이 울고 싶어졌지만 이를 앙다물었다. 주먹을 불끈 말아 쥐고 거울에 일직선으로 대보았다. 보기 싫은 듯 저절로 고개가 수그러들었다. 두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렇게 끝날 수만은 없었다. 이제야 겨우 떠오른 생각들을 행동으로 옮겨야만 한다. 옷을 벗었다. 그의 온몸도 하얗게 탈색되어 있었다. 차라리 사라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결국, 부글부글 거품 속으로 자신의 모든 실체조차 사라져버렸다. 이번에는 애마를 움직이지 않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깔끔히 연구소로 향했다. 뜨거운 여름 거리를 벌거벗고 걸어 다니는 기분은 참으로 묘하면서도 짜릿했다. 모든 거추장스러운 것들로부터의 자유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깔끔히 회사의 현관문을 통과하고 연구소로 가는 승강기 앞쪽에 다가가자 그 앞에 지난번처럼 강철 얼굴을 한 경비들이 검정양복을 빼입고 서 있었다. 안구는 승강기에 슬쩍 올라탔다. 넓은 복도가 있었고 연구실 문 앞이었다. 좀 더 기다려 연구원이 나올 때 안으로 슬쩍 들어갔다.


신 박사는 자신의 방 안 책상머리 앞에 앉아 돈 봉투를 어루만지며 고민에 잠겨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누군가가 나를 주시하고 있어. 누굴까? 경찰에 확 신고해버려. 아니지. 아니야. 경찰에 잘못 신고했다간 일이 더 커질 수도 있어.”


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머리를 감싸 쥐고 책상머리 앞에 놓여있는 아들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해맑은 웃음을 띠고 있는 어린 아들의 사진을,


그는 침울한 표정으로 아들의 사진을 쓸어 만졌다. 뿌옇게 서리 낀 안경 알 속으로 두 눈이 글썽거렸다. 안구는 난처해진 그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착 가라앉았다. 그가 고통스레 머리를 두 손으로 움켜잡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가 쪽으로 다가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축 처진 어깨에 텅 빈 등 뒤가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 중년의 남자 한 집안의 가장으로 성실히 살아왔던 그였다. 그가 그러는 사이 버블맨은 그 자리에 슬그머니 주저앉아 컴퓨터 자판을


“타타탁!!!”


두드렸다.


박사님, 문제가 있으면 답이 있는 법. 우리 둘이 의기투합하면 어마어마한 큰돈을 만질 수 있습니다. 그때는 아드님의 수술비 정도야 가볍게 쓰고도 남을 돈입니다. 나중에 정식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버블맨-


신 박사가 자판 소리에 깜짝 놀라 자리로 돌아와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이런 이게 뭐야. 도대체 누구야. 병원까지 왔다 가서 돈까지 주고··· 해커······?’


그는 화들짝 놀란 얼굴로 불안스레 주위를 둘러보았다.


“누구냐?! 어떤 놈이야?!”


공연히 소리를 쳐보았지만, 방안은 텅 비어있다. 그새 누가 들어와서 장난을 칠 리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창가 쪽에 놓여있던 화분이 공중으로 휙 솟구치다가 “쿵!”하고 바닥에 떨어질 것 같았지만 가볍게 내려졌다.


“누구냐?!”


그가 소리쳤다. 그러자 유리창에 갑자기 뿌옇게 김이 서리며 글자가 저절로 써졌다.


쉿! 조용, 비밀유지. 절 믿으십시오.

-절대적인 힘 버블맨.-


세상에는 믿지 못할 일들이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보고도 못 본 체 듣고도 못들은 채 하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 신 박사는 똑똑히 보았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서운 힘이 살아있다는 것을, 버블맨, 버블맨이라. 그는 믿기지 않는 현실에 머리를 내저었다. 지난 번 경찰들이 의심하는 것도 버블맨 때문에 그렇다면 그는 투명인간,


그가 지금 내 방 안에서 현미경처럼 모든 것을 내밀히 들여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등골이 오싹오싹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좀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었다. 은밀하고 절대적인 힘을 가진 제3의 누군가가 자신의 컴퓨터를 소리 소문 없이 해킹을 하여 중요한 정보를 빼내고 그것을 세상에 퍼뜨린다는 명목으로 백 회장에게 50억을 요구한다. 신 박사는 돈 봉투를 꼭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는 어린 아들이 생사를 오가고 있다.




거품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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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8.08.11 59 0 -
60 버블맨(완결본) 18.08.11 23 0 1쪽
59 공허한 메아리 18.08.10 41 0 8쪽
58 서미란 18.08.10 21 0 1쪽
57 움직이는 실체 18.08.07 33 0 11쪽
56 은폐되는 진실 18.08.05 34 0 7쪽
55 방송 18.08.05 20 0 5쪽
54 특종 18.08.05 22 0 11쪽
53 의심 18.08.05 29 0 6쪽
52 특별수사대 18.08.05 34 0 5쪽
51 실체가없는 존재 18.08.05 27 0 5쪽
50 강철얼굴들 18.08.05 34 0 18쪽
49 드러나는 실체 18.08.05 33 0 10쪽
48 소리없이 움직이는 것들 18.08.05 30 0 4쪽
47 보이지 않는 실체 18.08.04 27 0 8쪽
46 조여오는 수사망 18.08.03 55 0 7쪽
45 보이지 않는 힘 18.08.03 38 0 8쪽
44 댓가 18.08.03 25 0 5쪽
43 이 기자 18.08.01 31 0 7쪽
42 강 형사 18.08.01 23 0 12쪽
41 부작용 18.07.31 25 0 8쪽
40 곤지암병원 18.07.29 38 0 10쪽
39 불편한 만남 18.07.29 38 0 8쪽
38 방문자들 18.07.29 38 0 5쪽
37 위험한 거래 18.07.29 42 0 6쪽
36 보이지 않는 거래 18.07.29 35 0 9쪽
35 실종 18.07.29 29 0 5쪽
» 은밀한 유혹 18.07.27 31 0 5쪽
33 현서 18.07.27 35 0 6쪽
32 완전범죄 18.07.27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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