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마지막 왕자(3)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1화-마지막 왕자(3)
“신 범려.”
범려가 바닥에 엎드려 고두를 올렸다.
“높으신 태자 전하를 뵈옵니다.”
“......”
부차는 범려에게 일어나라고 말하지 않았다. 범려는 바닥에 엎드려 꼼짝 않았다. 부차의 나이 올해 32세, 범려는 올해 20세였다. 하지만 나이와 기세는 다른 문제였다.
“...일어나시오.”
부차가 마침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범려는 태연한 얼굴로 일어섰다. 범려가 묵묵히 이마에 묻은 모래 몇 톨을 털었다. 그걸 본 부차가 버럭 화를 냈다.
“이 죽일 놈들이! 지고한 태자궁을 뭘로 보고!”
부차가 소리를 질렀다.
“오늘 청소를 맡았던 종들을 모두 처형하라!”
주변의 시종들이 일제히 엎드렸다. “태자 전하, 제발 용서해 주시오소서!”
범려가 시종들을 무표정한 얼굴로 휘둘러보았다. 시종들이 어깨를 떨며 빌었다. “태자 전하, 용서해 주시옵소서!”
부차가 칼을 뽑아들었다. 범려가 그런 부차를 가만히 관찰했다. 태자가 시종 중 하나에게 다가갔다. 시종이 비명을 질렀다.
“이 놈!” 태자가 칼을 들어올렸다. 그가 범려를 흘끗 보았다. 범려의 눈동자가 고요했다.
부차가 당황했다. 그가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고 일부러 기둥을 향해 칼을 휘둘러 댔다. “범대인! 이들을 어찌하면 좋겠소?”
범려가 길게 읍했다. “높으신 전하의 종들이오니,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니옵니다.”
부차가 잠시 고민했다. 그가 칼을 내리고 시종들에게 손을 휘저었다. “물러가라.”
범려가 그런 그를 도발했다. “사내대장부는 칼을 뽑으면 무라도 벤다는 옛말이 있사온데, 태자 저하께서는 어찌하여 칼을 거두시옵니까?”
부차가 범려를 향해 칼을 겨누었다.
“내가 무엄한 그대를 베어야 그 입이 만족하겠는가?”
부차의 마음을 꿰뚫어 본 범려가 웃었다. “비질하는 시종들의 잘못을 핑계 삼아 저를 베시는 전하의 깊은 뜻을 죽어서 헤아려 보겠나이다.”
부차는 정말로 화가 났다. “이 놈! 감히 내 칼 앞에서 웃느냐?”
범려가 크게 웃었다. “하하하! 죄 없이 신하를 죽이시면서, 마지막으로 한 번 웃는 것도 핍박하시옵니까?”
부차가 범려를 노려보았다. 범려는 입가에 웃음을 건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부차가 천천히 말했다.
“그대는 왕자를 대하는 태도가 미숙하군.”
“전하께서 이 충신 범려를 종처럼 다루셨으나, 신은 종이 어찌 행동하는지 몰라 멋대로 굴었나이다.”
“나와 말싸움을 하러 여기까지 왔는가?”
“전하께서 신이 필요하시다는 사도의 말씀에 시문산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옵니다.”
“뭘 하느라 3일이나 걸려 왔는가? 내 부름을 가볍게 봤구나.”
“전하께서 저보다 더 나은 신하를 찾으시라고 일부러 천천히 왔나이다.”
부차가 바닥에 칼을 던졌다. 쨍, 하고 태자의 칼날이 대리석 바닥에 흠집을 냈다.
“이만 가보라.”
범려가 부차를 가만히 보았다. 범려가 소매에 손을 넣었다.
“뭐 하느냐? 물러가라! 정말 베어 버리기 전에!”
부차가 눈을 치떴다. 범려가 바닥에 엎드려 고두했다.
“신 범려, 이만 물러가옵니다.”
부차가 인상을 쓰며 손을 휘저었다. 범려가 조용히 일어나 사라졌다. 부차가 소리를 쳤다.
“건방진 놈! 왕손록은 어디 있느냐!”
시종들이 왕손록을 호명했다.
“왕손록은 어디 있느냐!”
“왕손록은 어디 있느냐!”
시종들의 목소리가 담을 몇 개나 타고 넘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왕손록이 태자궁의 문턱을 넘어 고두했다.
“왕손록이 여기 있사옵니다.”
“왕손록!”
부차가 미친 듯이 화를 냈다. “저런 미친놈을 내 앞에 데려오다니, 네가 감히 나를 능멸하느냐!”
왕손록이 쿵 하고 고두했다. “전하! 범려의 오만함을 용서해 주소서. 분명 태자께서 그 자를 쓸 곳이 있나이다!”
부차가 발을 쿵쿵거리며 왕손록의 머리맡에 섰다.
“닥쳐라! 내 사도인 네놈의 면을 보아 저 놈을 죽이지 않은 것이다! 다시는 내 앞에 저런 놈을 들이지 말라, 알겠느냐!”
“알겠나이다. 노여움을 거두시오소서!”
왕손록이 부차의 발 아래 깊이 고개를 조아렸다. 그가 바닥에 떨어진 봉투를 집어들었다.
“그럼 이것은 버리올까요?”
“그게 뭐냐?”
“범려가 두고 간 것이 아니옵니까?”
“뭐라?”
부차가 왕손록의 손에서 봉투를 빼앗았다. 그가 봉투 안에 든 종이를 거칠게 빼냈다.
“이게 뭐냐?”
“신도 모르옵니다.”
부차가 종이를 읽기 시작했다. 노기에 그득했던 그의 미간이 점점 펴졌다. 왕손록은 죽은 듯이 가만히 있었다.
부차가 평상에 걸터앉아 계속 종이를 읽었다. 왕손록이 고개를 들었다. 부차가 고개를 끄덕이며 종이를 두 번, 세 번 다시 읽었다.
“전하. 무슨 내용이옵니까?”
글을 다 읽은 부차가 종이를 잘 접어 봉투에 넣었다.
“사도 대인.”
“예, 전하.”
“지금 당장 범려를 척살하시오. 아무도 모르게. 알겠소?”
“예?”
왕손록이 입을 떡 벌렸다.
“전하! 어찌?”
“그리고 이것.”
부차가 왕손록에게 편지를 다시 건넸다.
“이걸 다듬어서 이다볼 국에 던져주시오. 이 정도의 계획이면 베르단디와 드라마스가 침을 흘리게 만들기 충분하오! 하마터면 앞뒤를 다 아는 나도 당장 운하를 파라고 명할 뻔하였소.”
“전하. 어찌하여 범려를 쓰지는 않으시고 죽이려 하시옵니까?”
“범려는 날 마음에 들지 않아 하오. 구천에게 붙기 전에 죽여야 내 마음이 편하겠소.”
부차가 손을 내저었다.
“당장 시행하시오!”
범려는 씁쓸한 기분으로 태자궁을 걸어나왔다.
“아! 역시 수도는 갑갑하구나.”
범려가 헛헛한 마음을 달래려고 중얼거렸다. “빨리 시문산으로 돌아가자! 역시 난 시골이 체질이야.”
하지만 그 말은 거짓이었다. 그는 능력과 상관없이 6급인 현령 이상의 직위에 오를 수 없었다. 그의 아버지가 흰 피부의 금발인 이다볼 왕국 출신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늘 그에게 죄인 같은 표정만 지었다. 그는 그게 진력이 나서라도 꼭 수도에서 출세하고 싶었다.
범려가 참고 참았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바닥에 두고 온 운하 계획은 초안에 불과했고, 부차가 기회만 준다면 좀 더 다듬어 대작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부차는 신하를 제대로 대우하는 성격이 아닌 듯했다. 그런 사람 밑에서는 범려도 신나게 일하지 못할 터였다.
궁 밖에서 기다리던 늙은 수레꾼이 범려를 발견했다. “아이구! 대인! 어떻게 되셨습니까요.”
범려가 일부러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 곧 기회가 오겠지!”
수레꾼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성격 좀 죽이시지 않구.”
범려는 대꾸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실망할 어머니의 얼굴을 생각하니 자꾸만 우울해지려 했다. 범려는 마음을 달래려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객잔에 들어갔다. 사방에서 몰려든 호걸들이 왁자지껄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모두 군대에 들어가려고 온 자들이었다.
진 제국은 이다볼 왕국보다 농업이 발달해서 군대로 쓸 수 있는 남자의 수가 많았다. 농업의 발달은 뛰어난 진 제국의 문신들이 주도했는데, 이다볼 왕국은 상대적으로 문신들을 박대해서 진 제국보다 농업의 발달이 더뎠다.
사근사근한 아낙이 물었다. “대인. 뭐 드릴까요?”
범려가 돈을 두툼하게 올려놓았다. “술하고 국밥 주시오! 제일 좋은 걸로.”
아낙이 치맛자락 안으로 돈을 쓸어 넣었다. “금방 올립니다!”
두둑한 동전 덕분인지, 말이 끝나자마자 음식이 나왔다. 엄청난 크기의 국밥과 술 한 동이었다.
범려와 수레꾼이 술 한 사발을 들이켰다. “캬! 좋다.”
“좋지요?” 옆에서 아낙이 눈웃음을 쳤다.
범려는 밥을 아예 안 사먹을지언정, 밥을 사먹을 때는 늘 값을 더 쳐주었다. 그래서 어딜 가나 대우를 받았다. 그게 그의 성격이었다. 그런 성격을 부차가 건드렸으니 좋게 말이 나왔을 리가 없었다.
범려는 금방 술을 비웠다. “오늘은 기분이 안 좋소. 그러니까 한 병 더 주시오!”
“예이!”
수레꾼이 그를 말렸다. “아니 대인! 아직도 대낮입니다요. 왜 이러십니까요!”
“자네만 안 취하면 되는 거 아닌가! 말리지 말게! 오늘은 자네 등에 업혀서 가야겠으니까!”
범려가 수레꾼의 손을 걷어 냈다.
한밤중, 범려는 자기가 예고한 대로 엄청나게 취해 수레꾼의 등에 업혔다. 아낙은 범려한테 질릴 대로 질린 듯 손을 내저으며 소리를 쳤다. “빨리 가세요!”
늙은 수레꾼은 다리를 후들거리며 겨우겨우 객잔 앞의 수레까지 왔다. 수레꾼이 짜증을 내며 수레 위에 범려를 갖다 버렸다. 범려가 끙 하고 수레에 떨어졌다. 아낙이 짜증을 내며 객잔의 문을 잠그고 사라졌다.
“고마워요! 고마워!”
늙은 수레꾼이 아낙에게 인사를 했다. 아낙은 대답도 않고 사라졌다. 주변의 등이 다 꺼져서 사방이 산속처럼 깜깜했다.
“아이구! 죽겠네. 도련님은 도대체 이 나이 먹고도 애같아!”
수레꾼이 투덜거렸다. 수레를 끌던 소들이 눈을 끔뻑거리며 일어섰다.
“일어나라! 이 놈들아. 개털 됐다. 빨리 시문산으로 가자!”
“으음...”
범려가 술김에 손을 내저었다.
“쫌만 자고 더 마시세!”
“헛소리하지 마십쇼!”
수레꾼이 허연 수염을 쓸며 혀를 찼다. “마님이 절대로 술 드시지 않게 하라고 했는데. 이 놈이 채찍을 맞겠습니다요. 당장 출발하십시다요!”
“내가 맞으면 될 거 아닌가!”
“자꾸 그런 소리 하시면 버리고 갑니다요! 달이 어둡습니다요. 당장 잘 곳을 찾아야 합니다요! 안 그러면 길에서 주무셔야 합니다요.”
수레꾼이 짜증을 냈다. 범려가 수레 위에서 신음했다. “속 쓰려 죽겠구만. 물 한 잔만 갖다 주오.”
수레꾼은 말이 없었다. 늙은 수레꾼은 조금만 짜증이 나면 말을 않았다. 범려가 수레바닥을 탕탕 쳤다.
“물! 물을 달라니까!”
슈우, 하는 소리가 났다. 똑똑똑 물이 떨어진다. 범려가 술김에 하하 웃었다.
“그렇지! 당장 주시오.”
범려가 팔을 후들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가 깜깜한 어둠 속에서 눈을 깜빡였다. 달이 흐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
“시문산의 범대인이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범려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 그가 수레 안으로 엉거주춤 몸을 낮췄다.
“누, 누구시오?”
“시문산의 범대인 맞소?”
범려가 거짓말을 했다. “아니오.”
남자가 하하 웃었다. “그럼 죽어 줘야겠다!”
“으악!”
범려가 숨을 삼키며 수레 안으로 기어들었다. 우악스러운 손이 범려의 발목을 잡았다. 범려가 마구 발길질을 했다. 윽 하고 남자가 신음했다.
“이 새끼가!”
남자가 수레 안으로 칼을 밀어 넣었다. 범려가 기겁을 하며 수레 안쪽에 등을 붙였다. 범려가 계속 비명을 질러 댔다. 칼이 몇 번 더 안으로 들어왔다. 범려가 고개를 수그리고 부들부들 떨었다.
범려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 더 이상 칼이 들어오지 않았다. 범려가 작게 목소리를 냈다.
“할아범.”
범려가 더 크게 불렀다. “할아범!”
수레꾼은 말이 없었다. 범려가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밖으로 기어 나왔다. 껌껌한 어둠 속의 발 아래가 축축했다.
칼 주변에는 가까이 가본 적도 없는 책상머리 도련님인 범려가 몸을 떨었다. 궁성 주변이 왜 이렇게 어두운 것인지, 군사들은 왜 순찰 한 번 안 다니는 것인지 알 것 같았다. 범려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도성에 오는 게 아니었어.”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겨우 이 정도로 겁먹은 거요?”
“누, 누구시오?”
“시문산의 범대인이시오?”
범려가 잠시 주저하다 대답했다.
“그렇소. 태자 전하가 보내시었소? 아니면 구천 왕자께서 보내시었소?”
“구천 왕자님께서 보내시었소.”
“그랬군.”
범려가 몸을 떨었다. “날 죽이려 하오?”
“죽이려 한 건 태자요. 난 그대를 데려가러 왔소.”
“그대는 누구요?”
단단한 손이 범려를 붙잡았다. 범려가 일어났다.
“내 이름은 이용이요. 구천 왕자님의 종이지.”
범려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범한 척 말했다. “무슨 종이 이렇게 칼을 잘 쓴답니까? 수도는 칼을 못 쓰면 밤길에 오줌 누러도 못 가겠구려.”
“말은 가서 하시오. 일단 여기를 피합시다.”
창백한 초승달빛 아래 이용의 얼굴이 드러났다. 하얀 얼굴이 범려 또래나 되어 보였다. 범려가 그제서야 약간 마음을 놓았다.
“어디로?”
“어디긴? 왕궁이지.”
이용이 씩 웃었다.
“한동안은 구천 왕자님의 침대 밑이 대인 잠자리가 될 거요. 왕자님이 태자가 되실 때까지, 아주 죽은 듯이 계셔 주셔야겠소!”
왕손록이 첩자에 손에 들려 보낸 범려의 편지는 한 달 만에 아발론 궁에 도착했다. 야심찬 운하 계획을 일임 받은 반역자는 베르단디가 믿고 부리는 심복 중 하나였다.
반역자는 베르단디의 접견실에 엎드려 범려의 운하 건설 계획을 바쳐 올렸다. 베르단디는 아무 의심 없이 글을 읽었다.
“정말 위대한 계획이군요.”
베르단디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이 계획이 시행된다면, 우리 나라의 국력은 10년 안에 두 배는 늘 거예요!”
반역자가 맞장구를 쳤다. “공주님 말씀이 맞습니다. 우리나라가 진 제국에 비해 국력이 약한 것은 곡식이 자라지 않기 때문이지요. 운하가 건설된다면 홍수와 가뭄을 막아내어 곡식이 훨씬 잘 자랄 겁니다.”
베르단디가 문 앞에 부복한 반역자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반역자를 일으켰다. “그대가 날 돕는 건 이다볼 왕국의 복이에요! 도대체 이 생각을 해낸 게 누구죠?”
반역자가 웃었다. “저라면 믿으시겠습니까?”
베르단디가 입을 떡 벌렸다. “링구부 중령. 당신이?”
전략부의 링구부 중령이 웃었다. “네! 제가 만들었습니다.”
베르단디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대가 적국 출신만 아니었어도 재상이 되었을 텐데.”
링구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아니옵니다. 공주님께서 포로가 되어 죽어가던 저를 받아주신 것만으로도 큰 은혜를 입었사옵니다.”
“그대를 당장 대령으로 승진시키겠어요.”
링구부의 얼굴이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신을 이렇게 아껴 주시니 감사하옵니다. 하지만...”
중령에서 대령으로 승진하려면 최소 5년 이상의 복무기간을 채운 후 대원수의 재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베르단디의 사람인 링구부가 재가를 받을 수 있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전 괜찮습니다.”
“일어나세요!”
베르단디가 말했다. “그대는 대령 자격이 충분해요. 드라마스가 고작 내가 두려워 조국의 인재를 진흙 속에 버려둔다면 내 가만 있지 않겠어요.”
“공주님, 지금은 율리우스를 상대하는 게 중요합니다.”
링구부가 베르단디의 손에 입을 맞췄다. “그런 작은 일로 군부를 더 이상 자극하지 마십시오. 군부의 마음을 공주님께 돌리려면 무리한 일은 금물입니다. 참으십시오.”
베르단디가 링구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래요. 알았어요. 그대 말대로 할게요.”
링구부가 미소를 지으며 일어났다. “영명하시옵니다.”
베르단디가 미안함을 감추려고 애써 웃었다. “적국의 동태에 대해서는 들어온 게 있나요?”
“합려가 부차에게 또다른 기습 임무를 주었습니다. 자세한 것은 파악 중입니다. 일주일 안에 파악해 보겠습니다.”
“그렇군요. 드라마스한테는 언제쯤 보고가 올라갈 거죠?”
“10일 후입니다.”
베르단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드라마스가 팔콘기사단을 없앤 건 실수였어요. 이제 군의 정보부대는 전략작전부 하나밖에 남지 않았죠. 드라마스는 내 손 안에서 놀아나게 될 거예요. 그대가 조금만 더 수고해 줘요.”
링구부 중령이 가만히 웃었다. “다 조국을 위해서입니다. 수고랄 게 뭐가 있겠습니까. 공주님이 왕위에 오르시는 것만이 제 유일한 소원이옵니다. 공주님, 무너지지 마옵소서!”
베르단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 같은 충신이 있는 한, 난 드라마스에게 지지 않을 거예요!”
마음에 드셨다면 추천&선독&댓글 부탁합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