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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미드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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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치
작품등록일 :
2018.07.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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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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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 22화: 축구 기술자(1)

DUMMY

제 22화: 축구 기술자(1)




선수 또한 한번 올무에 걸려들면 못 빠져 나온다.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 것이다.

운동장에서 그 선수를 대하는 타 학교 선수들 또한 공격적이고 증오적이다.

자신들과는 상관없는데도 그게 아니다.

네가 그렇게 잘났냐면서 시비조로 태클을 걸고 거칠게 나온다.

이쪽에서 맞대응 하다보면 당연히 더 싸가지 없는 놈으로 규정된다.

그렇게 왕따가 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다.

많지는 않지만 돈 문제로 구설에 휩싸였다가 조용히 무너진 선수 몇이 있었다.

어린 선수가 이겨내기에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올무가 너무 질기고 강하다.


* * *


‘드리블의 생명은 퍼스트 터치에서 부탁 시작된다. 나에게 날아오는 공을 어떻게 끌어안느냐에 따라 다음 플레이가 결정됨으로 퍼스트 터치는 생명이다.가장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잡아야 왼발 앞에 놓을 수가 있다.’



사흘째.

백팔십도 달라졌다.

사흘 전 이종수가 아니었다.

세라피스는 이종수의 퍼스트 터치를 보며 끊임없이 놀라고 있었다.

자신의 능력을 직접 몸에 심어 주긴 했지만 경이적인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흔히들 신들린 플레이라는 말을 한다.

지금 이종수가 그러했다.

가르쳐 준 것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 있었다.

“이종수라고 했느냐?”

세라피스가 공을 멈췄다.

흘깃!

별들이 총총한 하늘을 올려다본다.

“헤어져야 겠다.”

이종수는 마음 같아서는 며칠 더 지도를 요청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닌 지옥의 신이다.

“기다리겠다.”

지옥으로 오라는 뜻이다.

피식!

이종수는 웃음을 지었다.

“왜 웃느냐?”

지옥!

사람이라면 모두가 두렵고 공포스러워 하는 곳을 자신은 지금 아무런 감정 없이 입에 담고 있다.

“지옥에서 내 포지션은 어디요?”

“물론 미드필더이다. 사실 쓸만 한 미드필더가 없어서 널 찾아 나선 것이다.”

“염려 마십시오. 빚은 갚고 사는 성미니까요.”

“그래야지.”

히죽!

세라피스는 약간 멋쩍다는 듯 웃었다.

“행운을 빈다.”

세라피스는 천천히 등을 돌려 걸어갔다.

그리고 한 순간 어둠으로 동화되어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종수는 양손으로 얼굴에 흐르는 땀을 세수하듯 훔쳐 내고 천천히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인천공항이다.

많은 취재진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입구 쪽을 흘깃 거리는 것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몇시 비행기라고 했지?”

“11시 반!”

“올 때가 됐는데, 어, 왔다!”

누군가 외쳤고 문이 열리며 청사로 들어서는 화순중 축구선수들 모습이 보였다.

기자들이 우르르 좇아갔다.

다른 이용객들까지 무슨 일인가 싶어 몰려들면서 공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다.

배웅을 나온 협회 관계자들과 공항 경찰들이 사람들을 막아섰다.

“밀지 마세요.”

연맹회장인 이철희가 손 나팔을 만들어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끼약, 이종수다.”

“대박!”

이종수를 알아본 여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핸드폰을 꺼내들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하 감독, 안되겠다. 그냥 여기서 하자.”

연맹회장 이철희가 끝없이 밀려드는 사람들을 보며 하태훈에게 말했다.

“간단하게 질문 몇 개 받고 정리하지 뭐.”

“그렇게 하겠습니다.”

“자자! 질문 딱 세 개만 받습니다. 다시 말합니다. 세 개만 받습니다. 그 이상은 절대 안됩니다. 노코멘트, 아시죠.”

“회장님 지금 그걸 말씀이라고 합니까? 기자들이 이렇게 많은데 고작 질문 세 개라뇨?”

“안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요. 무조건 세 개만 받ㅅ흡니다. 세 개.”

“질문은 누가 합니까?”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떡해요. 가위 바위 보를 하든지 제비뽑기를 하든지 그건 당신들 알아서 할 일이잖아.”

기자들이 떠들고 싸우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끝내 제비뽑기로 의견을 모으고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기자들만 입이냐? 우리에게도 질문 권을 달라.”

“달라! 달라!”

둘러싼 축구 팬들이 연좌농성 하듯 주먹 쥔 팔을 들며 소리쳤다.

“시끄러워요. 좀 조용히 못해요?”

이철희가 버럭 소릴 질렀다.

“무슨 기자도 아닌 사람들에게 질문권이 있어. 사진이나 실컷 찍어 가요.”

“당신 말 다했어? 싸가지 없이.”

“뭐 싸가지. 당신 누구야? 보아하니 축구협회 쪽 사람 같은데 막 말 해도 되는 거야.”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협회 직원이 이철희와 시비가 붙은 남자에게 손을 들며 고개를 꾸벅 했다.



당첨된 세 명의 기자가 앞으로 나왔다.

“질문에 소설 쓰지 마세요. 잘못하면 세 개로 취급당할 수 있습니다.”

여러 내용이 들어간 긴 질문 하지 말라는 뜻이다.

“스포츠 대한입니다. 맨유 프리미어 컵은 유소년 월드컵이라고 불릴 만큼 유럽에서는 관심도가 높은 대회인데 이종수 선수에게 묻겠습니다. 우리나라 역대 최고의 성적이 5위입니다. 이번 대회 10개팀중 몇 위나 할 것 같습니까?”

“우승요.”

“지금 뭐라고 하셨죠?”

“질문 끝, 다음 하세요.”

“회장님.”

“왜요. 잘못하면 다른 분 질문 못하게 됩니다.”

“아이씨 뭔 인터뷰가 이래.”

기자가 투덜거리며 나왔고 두 번째 기자는 여자였다.

“저도 이종수 선수에게 묻겠습니다. 상급학교, 즉 고등학교 진학은 결정 되었나요? 결정 되었다면 어느 고등학교로 가는 거죠?”

“아직 결정된 것 없습니다.”

“대진고등학교 진학설이 있던데.”

“다음.”

이철희가 여기자를 가로막아 버린다.

“뭐하는 거예요? 너무 해요 진짜.”

“빨리 빨리 물어 보세요. 전라도 화순에서 새벽차 타고 올라온 어린 선수들입니다. 지금 무진장 피곤해요.”

세 번째 기자가 질문지를 펴자 재촉했다.

“저도 이종수선수에게 질문 하겠습니다. 예 그러니까. 만약 말입니다. 이건 만약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많은 유럽 구단들의 관계자와 거물 에이전트들이 경기를 볼텐데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면 응하겠습니까?”

“생각 안해봤습니다.”

“끝, 경찰 뭐해요. 길 뚫어요.”

이철희는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화순중 선수들을 휴게실로 데려갔다.


* * *


오로지 비틀즈야.

우린 리버풀에 결코 밀린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맨체스터보다 리버풀을 먼저 생각 하는데 빌어먹을 비틀즈 때문이다.

비틀즈로 인해 입는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우리도 알고 보면 상당히 많은 가수와 밴드를 배출한 도시이다.

1970년대 전설의 펑크 팝 밴드 버스콕스가 활동했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서서 더 스미스, 조이 디비전을 시작으로 뉴 오더, 스톤 로지즈, 제임스 등의 여러 재기발랄한 밴드들이 1980년대 후반 매드 체스터란 음악 조류를 이끌었다.

그리고 저 유명한 오아시스가 등장하며 블러와 함께 1990년대 브릿 팝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루키즈의 여자 멤버 헤린도 이곳 맨체스터출신이다.

그러나 그 많은 이름들도 비틀즈라는 이름 앞에서면 초라해진다.

어쩌면 비틀즈가 있었기에 우린 더욱 노력했다.

그리고 기어이 리버풀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축구에서까지 진다면 우린 살 의욕이 없고 맨체스터 시민들은 꿈을 잃어 갈 것이다.

오래전 맨유 부회장을 지냈던 잭 버디의 항변이었다.

오늘 날 맨유가 왕성하게 프리미어리그를 주름 잡는 건 이런 이유가 크다.

비틀즈를 배출해낸 리버풀에 가렸고 빛나던 면직 산업이 몰락함으로 회색빛 마른 도시로 변했지만 끝내 무너지지 않고 일어났는데 그건 바로 축구였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 맨유는 삶의 지향점이었다.



경유시간까지 포함하여 무려 열 네 시간의 비행기를 탔다.

맨체스터 링웨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캄캄한 밤이었다.

왕복 비행기 값을 비롯해 체재비 일체를 맨유 구단에서 지원한다.

맨유 구단에서 두 명의 관계자가 나왔는데 한국 쪽 통역사는 최대웅이라는 유학생이었다.

“환영합니다.”

에릭센이라는 백인과 코비라는 흑인이 미소를 지었다.

“차량이 저쪽에 있습니다.”

공항 밖에는 화순중 학생들을 태우고 갈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일행이 오르자 버스가 출발했고 30여분 정도 지나 고풍스런 분위기가 풍기는 래디슨 블루 호텔에 도착했다.

앞으로 열흘 동안 머물 호텔이다.

“우와!”

2인 1실이다.

화려한 호텔 방을 보며 이종수의 눈이 커졌다.

“완전 대박.”

이종수와 김상식이 한 조가 되었는데 둘은 약속이나 한 듯 각자의 침대위로 몸을 날렸다.

털썩!

강력한 반동에 몸이 떠올랐다가 떨어진다.

“그렇게 세게 떨어졌는데도 하나도 안 아프다. 그지?”

“응!”

촤라락!

이종수는 커텐을 열어 젖혔다.

밖은 화려했다.

초라한 면직 공장들은 사라지고 영국 금융계의 중심도시 답게 유려하기까지 했다.

“여기가 영국이란 말이지?”

“광주와는 비교가 안 되는구나. 저기 좀 봐. 축구장 맞지?”

김상식이 한쪽을 가리켰다.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있었다.

맨유의 홈경기장인 올드 트래퍼드였다.

예선은 맨유와 시의 보조구장에서 치르고 결승전은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다.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아니면 밟아 볼 수 없는 꿈의 구장이다.

두 사람은 잡시 굳어 버린 듯 환한 드래퍼드 구장을 보고 있었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고 뜨거운 열기가 창문을 박차고 들어오는데도 꼼짝하지 않았다.

가지런한 숨소리는 말없는 야망을 노래했고 석상이 되어 버린 몸은 달리기 직전 잔뜩 웅크리는 치타를 닮았다.

하늘은 꿈을 주었다.

그러나 누구나 그 꿈을 완성하지는 못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옳 든 그르든 꿈을 좇다 허망하게 사라지기도 하고 조용히 사람들 기억속에 묻히기도 한다.

부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마음속으로 꿈을 이루게 해달라고 올드 트래퍼드를 보며 기도한다.

“우리.”

김상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결승가자. 그러면 저기서 뛸 수 있잖아.”

아무나 밟는걸 허락하지 않는다.

오직 선택받고 인정받는 유능한 축구 기술자들만이 트래퍼드의 푸른 잔디 위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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