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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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수
작품등록일 :
2018.07.26 18:57
최근연재일 :
2018.08.17 19:17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8,947
추천수 :
182
글자수 :
101,613

작성
18.08.17 19:17
조회
128
추천
2
글자
7쪽

9장. 과감히 스킵!

DUMMY

“옷도 줘!”


띠링!

[옷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뭐지?

그냥 스킬만 준 건가?


“이게 뭐야!”


팅커벨! 이 꼴통새끼야!

입고 있는 옷 사이즈만 조절하는 스킬만 주면 어떻게 해?

영재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혁은 마냥 신난 얼굴이다.

게임에서 처음으로 얻은 스킬이니 마음은 이해되었다.

그래도······.


“영재야. 영재야. 이거 어떻게 쓰는 거야?”

“정신없어요!”


제발 조용히 있으면 좋겠다.

영재는 눈가를 쥐어짜듯 닦아냈다.

지금 상황을 벗어날만한 무언가를 기대했는데, 이번에도 글러먹은 보상을 주고 말았다.


“하아.”


내가 팅커벨 때문에 늙는다. 늙어!


“왜? 안 좋은 거야?”

“그럼 이게 좋아 보여요?”


영재는 황당하다는 듯 외쳤다.

그리고는 담배를 연달아 두 대를 바짝 태웠다.


아!

담배 맛 한번 징그럽게 쓰다.

발아래 꽁초가 수북이 쌓일 때였다.


“좋아,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영재의 눈동자에 전투 의지가 타올랐다.

이제 이판사판 공사판이다.


“팅커벨! 나와!”

“어쩌려고?”


남혁이 뚱한 얼굴로 물었다.


“오고가는 아이템 속에서 싹트는 우정이라고 들어보셨어요?”


남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긴 했다.


“형이 생각해도 지금 말이 안 되잖아요.”

“말이 안 돼?”


남혁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눈동자를 굴렸다.


“뭐가? 나는 재미있는데.”

“······.”


영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시스템 창을 향해서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팅커벨, 보고 있는 거 다 안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 창은 나타나지 않았다.

어쭈? 이것 봐라?

개떡 같은 보상 하나 던져주고 입 싹 닦겠다 이거지?


“우리 좋게, 좋게 가자.”


그래도 묵묵부답.

영재의 관자놀이에서 힘줄이 불끈 튀어 나왔다.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사람을 보자기로 본다.


“말 안 들으면······.”


영재는 일부러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줘서 말했다.


“인터넷에 너희들 정체에 대해 다 폭로하겠어. 특히 팅커벨! 사람 납치해서 강제로 게임 시키고 보상도 안 준다고!”


띠링!

[허위사실 유포는 제재당할 수 있습니다.]


이것 봐라?

꾹 다문 턱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게 어디서 약을 팔아? 솔직히 네가 잘못한 게 맞잖아. 이 사기꾼 자식아!”


보험회사 입사가 퀘스트 목표라더니 이상한 곳에 던져 놨다.

게다가 남혁까지 포함시켜서.

아무리 생각해도 울화통이 터진다.


띠링!

[고객과의 신뢰를 우선으로 하는 팅커벨입니다.]


“웃기고 있네. 지금 당장이라도 소리 지를까? 난처하게 해줘?”


띠링!

[게임규정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이게 끝까지 고압적인 태도다.

영재는 팔까지 벌리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받았으니 보답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동네 사람······!”


소리를 지르려던 순간이었다.

번쩍!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새하얀 공간으로 옮겨져 있었다.

영재에게는 익숙한 공간이었다.


인스턴트 존.

팅커벨이 영재의 고함을 막기 위해 소환한 거다.


“뭐, 뭐야? 여기는?”


당황한 남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혁은 정신없이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느닷없이 온통 새하얀 공간으로 변했다.

당황하는 것도 이해가 됐다.


“인스턴트 존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어느새 다가온 팅커벨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남혁은 신기하다는 듯 손가락으로 팅커벨을 찔렀다.


“우와! 그냥 관통되네? 이거 실존하는 거야?”


그런데 왜 가슴 쪽을 찌르는 거야?


“가만히 좀 있어 봐요.”


영재는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리고는 팅커벨을 향해 대뜸 입을 열었다.


“우리 편하게 가자. 보상부터 주고, 게임 제대로 다시 시작해라.”

“보상은 이미 지급됐습니다.”


팅커벨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긴급점검 보상을 생각하나 본데,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인마! 바지 수선도 3천원이면 돼! 그딴 걸 보상이라고?”

“왜? 재밌는데.”


눈치 없이 남혁이 끼어들었다.

영재는 눈을 부릅뜨며 남혁을 바라봤다.

순간 남혁이 팅커벨의 숨겨놓은 첩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휙 스쳐지나갔다.


“형은 가만히 좀 있어요.”

“나 원 참.”


남혁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마냥 태평한 모습이었다.

영재가 얼굴을 찌푸리며 팅커벨에게 시선을 돌렸을 때, 자신을 향한 작은 손이 보였다.


“문의사항이 없으시면 게임으로 복귀시켜 드리겠습니다.”


띠링!

[게임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Y / N]


“안 해!”


영재는 시스템 창을 손날로 갈라버렸다.

소리 없이 시스템 창이 사라졌고, 영재는 이를 갈며 팅커벨을 노려봤다.


“이게 장난질 하는 것도 아니고! 입이 있으면 말해봐.”

“규정상 중복지급은 되지 않습니다.”

“내가 규정 따지게 생겼냐?”


영재는 감자를 먹였다.

규정이 중요한건 팅커벨이지, 자신이 아니었다.

팅커벨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게임 진행을 요청합니다.”

“요청이고 나발이고. 애초에 내가 왜 네 말을 따라 줘야 하는데?”


그때 팅커벨은 입술을 작게 벌렸다.

활력의 성수를 마신 탓에 짧은 순간이지만 똑똑하게 보였다.


“김수······.”

“그만!”


영재는 다급하게 팅커벨의 말을 끊었다.

남혁이 보고 있는데 김수연의 정보를 받고 있는 걸 말하려고 했다.

이런 천하의 꼴통새끼!


“알았다. 게임 해줄 테니까 보상만 줘.”

“원하시는 보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어디까지 줄 수가 있어?”


띠링!


말하기 무섭게 알림 음이 울렸고, 길쭉한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지급 가능한 아이템 목록입니다.”

“그래?”


영재는 천천히 목록을 살펴봤다. 그러다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뭐 이딴 게 다 있을까?

라면 맛이 나는 분말 스프.

종이가 걸리지 않는 프린터.

식지 않는 머그잔.

갈지 않아도 되는 식칼.


“에이 씨! 이딴 게 보상이라고.”


일부러 생각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쓰레기들이었다.

영재는 신경질을 내며 시스템 창을 지워버렸다.


“골드도 지급이 가능합니다.”

“저번처럼 1골드 주고 사람 황천길 보내려고? 안 해!”

“다른 아이템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안 해. 안 해. 때려 죽여도 안 해. 그냥 집에 가서 발 닦고 잘 거니까 게임이나 열심히 수정해.”


영재는 귀찮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게이머가 없다면 게임도 필요 없는 거다.

어디서 건방을 떨어?

영재는 단호했다.

입을 꾹 다물고 팔짱을 낀 채 콧방귀를 꿨다.

팅커벨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하아! 꼴통새끼. 저걸 확!’


마음 같아서는 게이머를 교체하고 싶었다. 말 잘 들을 것 같은 남혁으로다.

그러나 한번 정해진 게이머와 운영자는 한배를 탄 운명이다.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지금은 비위를 맞추는 수밖에······.

팅커벨은 입술을 잘끈 깨물었다.


“그럼, 레벨을 상승시켜 드리겠습니다.”

“안 한다고!”


팅커벨은 손을 휙 들어 올렸다.


띠링!


시커먼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그것도 두 개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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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6장. 긴급점검. 18.08.08 213 7 8쪽
18 6장. 긴급점검. 18.08.07 236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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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5장. 보상. +1 18.08.05 25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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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4장. 거지 같은 새끼들. 18.07.31 292 7 9쪽
10 4장. 거지 같은 새끼들. 18.07.30 312 7 9쪽
9 3장. 이게 정말 게임인가. 18.07.29 326 7 9쪽
8 3장. 이게 정말 게임인가. +1 18.07.28 352 7 11쪽
7 3장. 이게 정말 게임인가. 18.07.28 34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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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장. 보상을 확인해 주세요. 18.07.27 415 9 9쪽
4 2장. 보상을 확인해 주세요. +1 18.07.27 498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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