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술사(the Psyc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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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주
작품등록일 :
2018.08.01 13:18
최근연재일 :
2018.09.0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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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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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나 혼자의 힘으로

DUMMY

촤아악! 툭!


잘려나간 마귀의 팔이 바닥에 떨어졌다.


“키에에에엑!”


마귀가 몸부림을 치며 뒤로 물러났다.


‘지금이 기회야!’


촤악! 촤아악! 촥!


이영은 마귀의 나머지 팔과 몸통, 목을 차례대로 잘라냈다.


투둑! 투둑! 툭!


조각난 신체들은 인간의 모습 그대로 흩어졌다.


그녀는 잘려진 부분들은 직면하지 않기 위해 눈을 돌렸다.


그러나 신체들은 잘려나갔을 뿐 몸통을 중심으로 다시 모여들고 있었다.


‘어쨌든 이 녀석도 마귀잖아? 약점은 같을 거야. 머리를 노리자!’


그녀는 칼끝을 세운 채, 떨어져 있는 마귀의 머리를 향해 돌격했다.


“이야압!”


휘이익!


그 순간, 그녀의 뒤에서 단검이 날아왔다.


챙!


그녀는 칼을 이용해서 단검을 막았다.


그 사이에 그녀의 주변에 흩어진 마귀의 신체들은 모여들어 베타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쳇, 원점이잖아. 이 단검부터 어떻게 해야 돼.’


그녀는 막아낸 단검을 있는 힘껏 쳐냈다.


단검은 마귀의 손과 함께 옥상 밑으로 떨어졌다.


‘됐어, 단검만 없으면 녀석을 없애는 데 집중할 수 있어.’


이영은 다시 한 번 베타의 모습을 한 마귀에게 달려들었다.


‘이 녀석,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어. 지금이라면!’


그러고는 방금보다 더 많은 조각으로 베타의 몸을 잘라냈다.


이렇게 하면 더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떨어진 마귀의 상체 위에 올라탔다.


‘이제 이 머리만 찌르면!’


그녀는 칼을 들어 그 끝을 마귀의 얼굴을 향해 겨눴다.


베타의 모습을 한 마귀의 얼굴을 떨리고 있었다.


“이영 님, 절 정말 벨 생각이십니까.......”


그것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이영의 눈을 바라봤다.


“닥쳐, 이 악마야. 네가 아저씨가 아니라는 거 이미 알거든?”


이영이 손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흥, 그렇게 물러서야. 찌를 테면 어디 한번 찔러 보시지?”


그 손을 바라본 베타의 얼굴이 금세 냉소적인 표정으로 변했다.


‘김이영, 방금도 잘 해냈잖아? 이 녀석은 다른 마귀들과 다를 것 없어. 그저 아저씨의 얼굴을 흉내 내고 있을 뿐이야.’


그녀는 저주에 걸린 채 쓰러진 베타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아저씨, 제가 곧 구해드릴게요!’


그녀가 있는 힘껏 칼을 내리 찍었다.


착!


그 때, 조각난 마귀의 손이 날아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뭐야!”


마귀는 이영의 손에 든 칼을 뺏으려고 했다.


그녀는 손을 부르르 떨며 그 힘에 맞섰다.


마귀의 힘은 대단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녀는 이미 지친 상태로 현기증까지 느끼고 있었다.


“으으윽!”


그 힘을 상대하기에 그녀의 힘은 부족했다.


몸의 체중을 뒤로 실었던 그녀는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끝이다!”


이영의 칼을 뺏어든 마귀의 손은 재빨리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끝은 무슨!”


그녀는 뒤로 구르며 소환된 칼을 재빠르게 해제시켰다.

마귀의 손에 쥐어진 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당황한 마귀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너, 바보 아니야? 내 칼로 나를 벨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이영이 희미한 웃음을 날리며 마귀의 머리를 향해 걸어갔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었지만, 마귀를 끝낼 기회는 지금뿐이다.


그 상체에 다시 올라탄 이영은 마귀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제 진짜 끝이다!”


피시시시.


“어?”


이영은 좀 전의 칼을 다시 소환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바람이 빠지는 소리.

이것은 마치 능력 개방이 있던 날과도 유사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기운의 유무이다.

능력 개방 때는 기운이 모였으나 발사되지 못했다면, 지금 그녀의 손끝에는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영혼술이 다 된 것인가?’


커다란 마귀를 상대할 때부터 그녀의 머리는 이미 아파오고 있었다.

그녀가 오늘 사용할 수 있는 영혼술의 한계치가 다 되었다는 신호이다.


‘그렇다면.......’


이영은 칼보다는 좀 더 작은 단검을 떠올리며 손을 뻗었다.


피시시시.


바람이 빠지는 소리.

결과는 같았다.


“하하하하, 너 뭐하냐? 나한테 바람이라도 쐬어주려고 그러는 건가?”


누워있는 얼굴이 껄껄대며 웃었다.


“시끄러워, 곧 보내줄 테니까. 조용히 하시지?”


이어서 이영은 몇 번이고 쇠붙이를 소환하려고 시도했다.

단검, 과도, 심지어는 문구용 칼까지.

그녀가 상상할 수 있는 작은 무기는 모두 생각해내었다.

그러나 어떤 무기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영혼술을 사용할 수 있는 조금의 기운도 남아있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젠장!”


“하하하, 아무래도 나의 승리인 것 같구나. 넌 처음 망설였을 때부터 이미 기회를 놓친 것이다.”


누운 상태로 몸을 회복한 베타가 그녀를 밀쳐내고 일어섰다.


“꺄악!”


밀려진 그녀가 바닥을 뒹굴었다.


콰악!


마귀의 손이 이영의 몸을 감싸 쥐었다.


“이제 정말 끝이다.”


그러고는 하늘을 향해 높이 쳐들었다.


“누구 맘대로!”


이영은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어?”


그러던 중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이 마귀의 손아귀 힘은 조무래기들보다도 약했던 것이다.


‘맞아, 화장실에서도 힘겹긴 했지만, 잠시 버텨내긴 했지? 이 녀석, 힘은 의외로 약한 걸지도.’


홍염이 소환했던 손, 혹은 조무래기들의 손과는 다르다.


이 마귀는 한 손만으로는 그녀의 목을 조를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몸을 치켜세우며 마귀 쪽을 바라봤다.


마귀는 거의 회복된 모습이었지만, 그의 한쪽 팔만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저 팔! 좋아, 아직 기회는 있어.’


이영은 마귀를 도발하기로 마음먹었다.


“하하, 너.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손아귀 힘은 조무래기들보다도 약하잖아? 변신만 잘하고, 날 그냥 집어들어올리기만 하면 뭐해? 들어서 뭐 어쩔 건데?”


그녀가 어깨를 들썩거리며 빈정거렸다.


“흥,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런 도발에 안 넘어간다. 넌 내 귀염둥이의 먹이로 줄 테니, 걱정 말라고?”


“귀, 귀염둥이? 너 설마 저 녀석을 말하는 거야?”


이영이 큰 마귀가 있는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마귀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됐는지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래. 내가 소환했지.”


“그럼 이 주변에 있는 마귀들 전부?”


“뭐, 정확히 말하면 전부는 아니고. 일부는 경계에 있던 녀석들을 데려오긴 했지. 아무튼 인간들은 구하기 어려운 간식거리니까, 녀석도 분명히 좋아할 거야. 술사들이 인간들을 마을 안에만 가둬 놓는 바람에 통 보기가 어려웠거든.”


“간식거리라니, 미쳤구나?”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걱정 마. 너를 먹인 다음에, 밑에 있는 꼬맹이와 베타라는 녀석도 사이좋게 보내줄 테니까.”


이영이 귀를 기울이자 아직도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엘리스의 칼 소리가 들렸다.

칼 소리는 전보다 두드러지게 느려져 있었다.

엘리스도 체력의 한계에 도달한 것이 분명했다.


‘엘리스.......’


“사실 베타라는 녀석은 마주쳤을 때부터 먹이고 싶었지만... 다른 인간들은 너부터 없앤 다음이라는 ‘그 분’의 명령이 있으셨거든?”


‘그 분?’


“그 분이라니! 너 누구의 명령을 받은 거야?”


“물어보면 내가 친절히 알려줄 거라고 생각하나? 궁금하면 다음 생에서 알아보라고. 아참, 마귀에게 먹힌 인간은 환생도 안 된다는 말은 들어봤지? 그것도 안 되겠네? 하하하.”


‘뭐, 그런 말이 있어?’


마귀는 이영을 든 채 옥상의 난간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발버둥 치면 곤란하니까, 다리라도 하나 부러뜨려 줄까? 기절까지 해주면 더 좋고.”


그는 이영은 옥상에서 1층으로 내팽개치려는 게 분명했다.

녀석의 말대로 그곳에서 떨어지면 죽지는 않더라도 큰 부상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


마귀가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자, 잠깐!”


이영이 소리쳤다.


“너 뭐 잊은 거 없어?”


“흥, 허튼 수작 부리지 마! 목숨이 아깝긴 아까운 모양이군.”


“아냐, 정말 중요한 거야.”


그녀가 절박하게 몸을 흔들었다.


“하, 어차피 죽일 거 들어나 보자. 뭔데?”


“네 팔 말이야. 네 한쪽 팔은 어디 갔어?”


이영이 구멍 난 마귀의 몸통과 바닥을 차례로 힐끔거리며 말했다.

그녀의 아래에는 단검이 쥐어진 마귀의 팔이 놓여있었다.


“오호, 나도 깜박 잊고 있었군. 중요하다는 말은 인정해주지. 그럼!”


그와 동시에 바닥에 떨어진 마귀의 팔이 옥상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팔은 온전히 회복되었는지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이영은 떨리는 눈으로 그것을 바라봤다.


‘기회는 한 번뿐이야.’


이제 팔을 거의 이영의 앞까지 다가왔다.


‘간다. 하나, 둘... 셋!’


착!


이영은 있는 힘껏 몸을 흔들며 날아오는 팔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이영의 몸이 단검이 들린 팔 쪽으로 옮겨갔다.


“어어!”


마귀가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늦었어!”


이영은 단검이 들린 마귀의 손을 꺾어 한곳을 향하게 만들었다.

목표는 녀석의 얼굴이었다.


“간다!”


착, 푸우욱!


마귀의 팔이 붙는 동시에, 단검이 녀석의 얼굴을 정확히 찔렀다.


“키에에에에엑!”


이영이 얼굴을 돌렸다.


그녀와 마귀는 그대로 부딪혀서 모두 넘어지고 말았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엑!”


넘어진 그녀는 금방 몸을 일으켰지만, 쓰러진 마귀의 몸은 격렬히 요동치고 있었다.

마귀에게서는 이제 베타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정말 끝이다.”


푸우욱!


이영은 그 얼굴에서 단검을 뽑아내, 다시 한 번 머리의 윗부분을 정확하게 찔렀다.


“키엑!”


마귀가 몸을 쭉 뻗더니, 그것의 몸은 이내 축 늘어졌다.


사라라라락.


잠시 후에 그것의 몸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백호가 화장실에서 목을 꺾었던 마귀처럼.


“휴우, 정말로 끝냈구나.”


이영이 한숨을 쉬며 주저앉았다.


“아슬아슬했어. 어?”


바닥을 짚은 그녀의 손에 어떤 물체가 잡혔다.


“이게 뭐야?”


그것은 작은 보석이었다.


‘어라, 이건 분명히 화장실에서도?’


그녀는 마귀가 사라졌던 자리에 놓여있던 물체를 떠올렸다.


‘그것보다 더 크긴 하지만.......’


“이영 님!”


그 순간, 엘리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엘리스?”


그녀가 몸을 일으켜 옥상의 난관 앞으로 다가갔다.


“엘리스! 괜찮아?”


“이영 님, 해내셨군요! 주변에 있던 마귀들이 모두 사라졌어요!”


엘리스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주변에는 마귀들의 몸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녀석이 소환한 마귀들이 사라지는구나!’


엘리스의 모습은 그 사이에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지만, 그 얼굴은 웃고 있었다.


“너야말로 잘했어, 엘리스! 내가 베타 아저씨를 흉내 내던 녀석을 무찔렀어! 이제 아저씨도 아무 문제없을 거야!”


“정말요? 감사합니다!”


엘리스는 고개를 꾸벅하더니,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이영 역시 엘리스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다 끝났어. 전부 다....... 어?’


웃음도 잠깐, 엘리스의 뒤로 커다란 손이 뻗어왔다.


“엘리스, 뒤를 조심해!”


“네?”


엘리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뒤로 돌았다.


콰악!


“안 돼!”


커다란 마귀는 아직도 살아있었다.


작가의말

이영이는 영혼술도 다 썼는데... 누구든 좋으니까 불쌍한 엘리스를 도와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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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의무실 18.09.05 65 0 12쪽
34 달리기 시합 18.09.04 66 0 12쪽
33 영혼의 조각 18.09.03 77 0 12쪽
32 문지기 18.09.02 69 0 11쪽
31 엘리스의 각성 18.09.01 64 0 12쪽
30 절망의 늪 18.08.31 91 0 11쪽
29 운명을 개척하는 자 18.08.30 92 0 12쪽
» 나 혼자의 힘으로 18.08.29 68 0 11쪽
27 커다란 마귀 18.08.28 75 0 12쪽
26 집 밖으로 18.08.27 73 0 12쪽
25 어둠 속에서 18.08.26 62 0 12쪽
24 마귀의 침입 18.08.25 69 0 11쪽
23 하트의 필요성 18.08.24 88 0 12쪽
22 황룡의 선택 18.08.23 108 1 12쪽
21 그녀의 정체 18.08.22 61 1 11쪽
20 황룡제 +1 18.08.21 109 2 12쪽
19 영혼의 단짝 18.08.20 79 1 12쪽
18 신경 쓰이는 사람 18.08.19 88 1 12쪽
17 구원 18.08.17 84 1 12쪽
16 대결 18.08.16 89 1 11쪽
15 도서관에서 18.08.15 90 1 12쪽
14 영혼의 서약 18.08.14 80 1 12쪽
13 영혼식 18.08.13 91 1 12쪽
12 500년의 기다림 18.08.12 124 1 12쪽
11 돌이킬 수 없는 18.08.11 71 1 11쪽
10 백호의 선택 18.08.10 108 1 12쪽
9 선택받은 자 18.08.09 100 1 12쪽
8 신수령제 18.08.08 104 1 13쪽
7 1차 능력 개방 18.08.07 13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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