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술사(the Psyc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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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주
작품등록일 :
2018.08.01 13:18
최근연재일 :
2018.09.0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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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3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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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개척하는 자

DUMMY

“엘리스!”


이영이 큰 소리로 엘리스를 불렀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그는 커다란 마귀의 손안에 갇힌 것으로 보였다.


“젠장!”


그녀는 빠른 속도로 옥상을 내려왔다.


조무래기 마귀들은 대부분 베타의 모습을 한 마귀가 소환한 것이다.

녀석만 잡으면 모든 일이 해결될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주인을 잃은 커다란 마귀는 이제 제멋대로 날뛰고 있는 것이다.


이영은 엘리스가 떨어뜨린 칼을 집어 들었다.

영혼술이 바닥난 그녀에겐 베타의 단검과 그 칼이 유일한 무기였다.


‘기다려, 엘리스. 내가 반드시 구해줄게!’


그녀는 커다란 마귀를 향해 달렸다.

마귀는 줄곧 같은 장소에 머무르던 전과 달리, 이영의 집에서 반대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걸음걸이는 꽤나 느렸지만, 몸집자체가 컸기에 이영이 따라잡기에는 빠른 속도였다.

이영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헉, 헉.”


‘저 녀석, 도대체 어디까지 갈 생각이야? 아니 그보다?’


마귀는 이영이 느꼈던 결계의 범위 밖으로 빠져 나갔다.


‘방금 녀석을 해치우면서 결계가 무너졌나?’


그것은 이제 이영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성벽에 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설마 마을 밖으로 나가려고?’


마을 밖에는 더 많은 마귀들이 득실대고 있다.

큰 마귀는 그 무리에 섞여 멀리 도망가려는 속셈일 것이다.


‘결계가 무너졌다면, 다른 사람들도 이제 이곳에 올 수 있어! 하지만... 지금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간.......’


그녀의 집은 마을의 외곽으로 성벽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는 술사들의 집이 없었으며, 본관까지도 걸어가기엔 꽤나 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이영은 지금 엘리스를 놓친다면 그를 영영 다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내가 직접 하는 수밖에 없어.’


그녀는 높은 성벽 앞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마귀에게 다가갔다.

영혼술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그녀는 베타의 단검을 높이 들어올렸다.


‘일단 엘리스를 저 녀석의 손에서 꺼내오는 게 우선이야. 그리고 엘리스와 함께 도망가서 도움을 요청하자.’


그녀의 시야는 여전히 흐렸고, 뛰어 왔기에 다리마저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넘어지지 않기 위에서 허벅지에 힘을 꽉 줬다.


‘큰 칼은 던질 수 없어. 기회는 한 번 뿐이야.’


소환과 동시에 발사되는 그녀의 단검과 달리, 베타의 단검은 오로지 그녀의 힘으로 던져야 한다.

그녀는 단검의 끝을 신중하게 겨눴다.


‘간다!’


휘이이이익!


‘맞아라!’


콱!


단검을 바람을 가르고 날아가, 마귀의 손목에 꽂혔다.


“키엑.”


마귀는 크게 괴로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엘리스를 낚아챈 그것의 손을 벌어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마귀의 벌어진 손 사이로 쓰러져있는 엘리스의 모습이 보였다.


“엘리스!”


이영은 엘리스를 향해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엘리스! 눈을 떠!”


엘리스가 어깨를 들썩이더니, 몸을 일으켰다.


“이영... 님?”


“일어났구나, 엘리스! 엘리스, 얼른 거기서 얼른 뛰어 내려!”


“네? 뛰어내리라고요? 아니 여긴!”


엘리스는 이제야 자신이 마귀의 손안에 올라와 있음을 눈치챈듯했다.

체력을 많이 소모한 상태에서 잡혀간 그는 기절해 있었던 것이다.


“엘리스! 결계는 사라졌고, 나는 영혼술은 다 썼어! 지금은 녀석에게서 도망가는 게 최선이야! 얼른 뛰어 내려!”


“하지만....... 이 높이에서 뛰어 내리면!”


엘리스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바닥을 바라봤다.

큰 마귀의 몸집은 고층빌딩을 연상시킬 만큼 높았다.

그곳에서 뛰어내린다면 즉사할 것이다.


“성벽이야! 성벽 위로 뛰어내려!”


성벽은 마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에 버금갈 만큼 높았다.

하지만 일단 그 위에 도달하기만 하면, 마을 쪽으로 난 사다리를 타고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마귀의 손에서 성벽까지의 높이 역시, 3층 정도로 꽤나 높았다는 점이다.


엘리스는 떨리는 눈으로 성벽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엘리스, 시간이 없어! 얼른 뛰어 내려! 넌 할 수 있어!”


그 때, 마귀의 손이 꿈틀거리더니 그것의 손이 다시 닫히기 시작했다.


“엘리스!”


그런데 뛰어내릴 거라고 생각한 이영의 예상과 달리, 그는 반대쪽으로 뛰어갔다.

아슬아슬하게 닫히는 손아귀를 벗어난 그는 손목에 올라가 베타의 단검을 뽑았다.


“어?”


그는 이제 마귀의 팔위를 달리고 있었다.


‘뭘 하려는 거지?’


어깨에 도달한 엘리스가 마귀의 몸에 단검을 아주 약간 찔러 넣었다.


‘뭐하는 거야? 저 정도로는 아무런 타격도 못 입힐 텐데?’


조무래기들과는 달리 큰 마귀의 살갗은 상당히 두꺼웠다.

이영이 창으로 깊숙이 찔러 넣지 않으면 타격을 입히지 못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단검이나 칼로는 약간의 상처정도만 낼 수 있을 뿐이었다.


차르르르르!


그런데, 엘리스는 마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단검을 박아 넣은 채 미끄럼을 타며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그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좋아, 엘리스! 제법이잖아?”


이영이 박수까지 치며 감탄했다.


“얼른 내려오라고?”


그는 이제 성벽에 걸쳐 있지 않은 나머지 다리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이제 곧 이영이 있는 지상으로 닿을 것이다.

그녀는 다가오는 엘리스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조금만 더!”


그 때,


콱! 콱!


큰 마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영과 엘리스를 들러 올렸다.

양손에 각각 쥐어진 그들은 맥없이 들어 올려졌다.


“엘리스!”


이영은 마귀의 손 틈 사이로 반대쪽 손에서 몸부림을 치는 엘리스를 보았다.


그런데 이영과 달리 엘리스는 마귀의 두 손가락 끝에 걸려 있었다.

게다가 그를 든 마귀의 손은 점점 높이 올라가는 중이었다.


‘이 녀석, 설마!’


이영의 예상이 맞았다.

엘리스를 든 손은 마귀의 머리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마귀는 이 자리에서 엘리스를 먹어치울 생각이다.


“안 돼!”


이영의 외침과 동시에 그녀의 눈앞은 완전한 어둠으로 바뀌었다.

마귀가 벌어져 있던 손을 오므린 것이다.


“엘리스!”


이제 이영의 외침은 손 안에서만 가득히 맴돌았다.


“흑, 흑.”


그녀의 눈물이 주저앉은 무릎위로 후드득 떨어졌다.


“엘리스.......”


그러나 훌쩍이던 것도 잠시 그녀는 얼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니야, 아직 포기하긴 일러. 녀석은 동작이 굼뜨잖아? 지금이라도 탈출하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


이영은 마지막으로 남은 칼을 빼들어 자세를 취했다.

그러고는 어둠속을 향해 사정없이 칼을 휘둘렀다.


휘리릭, 촥! 휘리리릭, 촤악! 휘릭, 휘릭, 촥!


무언가가 베이는 소리가 들렸지만, 마귀의 손 틈은 벌어지지 않았다.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이영은 더 빠른 속도로 칼질을 했다.


챙그랑!


그러나 몇 번 더 칼을 휘두르자 날카로운 금속의 소리가 나면서 그녀의 손이 가벼워졌다.


‘설마.......’


그녀는 손잡이를 따라 차례대로 칼을 더듬어 올라갔다.


칼날은 부러져 있었다.

그와 동시에 손잡이도 스르르 사라졌다.


그 칼은 견고한 칼이 나닌, 영혼술로 잠시 소환한 칼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미 엘리스가 이것으로 많은 마귀를 베어낸 칼이었다.

그만하면 꽤 오랜 시간을 버텨준 것이었다.


털썩!


이영은 절망감을 느끼며 무릎을 꿇었다.


신수령은 불러도 나타나지 않는다.

무기도 없고, 영혼술도 더 사용할 수 없다.

이제 그녀의 손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대로라면 엘리스는 물론 그녀 자신도 마귀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마귀의 말이 사실이라면, 마귀의 먹이가 된 그들은 환생할 기회마저도 없을 것이다.

그녀가 이 세계에 오기 전에는 생각조차도 안했던, 다음 생은 오지 않을 것이다.


쾅!


분한 감정에 주먹을 쥔 그녀는 마귀의 손바닥을 세게 두드렸다.


“우리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해?”


쾅!


“엘리스가, 그리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이런 일을 당해야 하냐고!”


그 때, 이영의 머릿속으로 한 단어가 스쳐 지나갔다.


운명.......


할머니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말했던 그 단어.

그녀가 지독히도 싫어하는 단어.

왜 그녀를 이 세계로 끌고 왔냐는 물음에 대한 짧은 대답.


“하, 그래? 여기서 그냥 개죽음 당하는 것도 내 운명이야?”


주먹을 쥔 그녀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아니, 난 그런 거 인정 못해!”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작정 앞을 향해 달렸다.


그러고는 있는 힘껏 마귀의 손바닥 안에 몸을 부딪었다.


쿠웅!


마귀의 단단한 손에 부딪힌 그녀의 몸은 뒤로 나자빠졌다.


“아악!”


계단에서 굴렀을 때보다 아픈 고통이 그녀의 어깨를 통해 전해졌다.


그녀는 어깨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곳에서 탈출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위이이잉!


그 때, 그녀의 주머니 속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뭐지? 설마... 백호 씨인가?”


이영은 빛이 나는 물체를 찾기 위해 빠른 속도로 주머니 속을 뒤졌다.


그러나 그녀의 손에 잡힌 것은 귀걸이가 아니었다.


‘어라, 이건 분명히.......’


그것은 마귀를 물리치고 주웠던 작은 보석이었다.


위이이이이잉!


그녀가 손위에 올리자마자 보석은 더 밝은 빛을 뿜으며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이게 왜 지금? 잠깐!’


그녀는 자신의 몸에 변화가 생겼음을 느꼈다.

그것은 분명히 전에 겪었던 적인 있는 느낌이었다.


‘이건 분명히.......’


금가루와 은가루가 날리는 느낌.......

그 느낌은 백호가 초제에서 자신의 능력을 높여주었을 때와 흡사했다.


게다가 영혼술이 바닥나 나타났던 어지러움과 몸의 고통도 점차 사라져갔다.

이영은 몸에 기운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어!’


그녀는 얼른 앞으로 달려가 마귀의 손안을 더듬었다.


‘좋아, 해 보자.’


이영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창을 생각하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가라!’


푸우우욱!


창은 마귀의 손 깊숙이 박혔다.


“키에에엑!”


마귀의 비명소리가 하늘을 울렸다.


이영을 감싼 손 사이로 희미한 빛이 새어 들어왔다.

그녀가 틈으로 밖을 내다보자, 새로운 풍경이 드러났다.

그곳은 마을이 아니었다.

멀리 내다보자,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이 보였다.

마귀가 성벽을 어느 정도 벗어난 것이 분명했다.


‘서두르자!’


이영은 그 틈을 비집고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마귀의 반대쪽 손끝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엘리스!”


다행히 엘리스는 아직도 그 손가락에 걸려있었다.

마귀의 얼굴 앞까지 도달한 그는 매달린 채로 베타의 단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마귀는 귀찮다는 듯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다.


‘겨우 저 단검으로 어떻게?’


마귀의 입 주변에는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

작은 단검으로 해냈다고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단검은 이영이 들었을 때와는 달리 더 길고, 날카로운 형태를 띠고 있었다.


‘맞아, 저건 엘리스 조상님의 물건! 엘리스한테서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게 분명해! 좋아, 나도 거들어야지!’


이영은 몸을 흔들며 좁은 틈을 비집고 나왔다.


“엘리스!”


그녀는 마귀의 팔위를 빠른 속도로 달렸다.


“이영 님?”


정신없이 단검을 휘두르던 엘리스가 아래를 바라봤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구해줄게!”


그녀는 마귀의 어깨 위에 서서 그것의 이마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작가의말

역시 보석의 힘은 대단해요.

게임에서 현질머니가 주로 보석인 것만 봐도.... 하하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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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의무실 18.09.05 65 0 12쪽
34 달리기 시합 18.09.04 66 0 12쪽
33 영혼의 조각 18.09.03 77 0 12쪽
32 문지기 18.09.02 69 0 11쪽
31 엘리스의 각성 18.09.01 64 0 12쪽
30 절망의 늪 18.08.31 91 0 11쪽
» 운명을 개척하는 자 18.08.30 92 0 12쪽
28 나 혼자의 힘으로 18.08.29 67 0 11쪽
27 커다란 마귀 18.08.28 75 0 12쪽
26 집 밖으로 18.08.27 73 0 12쪽
25 어둠 속에서 18.08.26 62 0 12쪽
24 마귀의 침입 18.08.25 69 0 11쪽
23 하트의 필요성 18.08.24 88 0 12쪽
22 황룡의 선택 18.08.23 108 1 12쪽
21 그녀의 정체 18.08.22 61 1 11쪽
20 황룡제 +1 18.08.21 109 2 12쪽
19 영혼의 단짝 18.08.20 79 1 12쪽
18 신경 쓰이는 사람 18.08.19 88 1 12쪽
17 구원 18.08.17 84 1 12쪽
16 대결 18.08.16 89 1 11쪽
15 도서관에서 18.08.15 90 1 12쪽
14 영혼의 서약 18.08.14 80 1 12쪽
13 영혼식 18.08.13 91 1 12쪽
12 500년의 기다림 18.08.12 124 1 12쪽
11 돌이킬 수 없는 18.08.11 71 1 11쪽
10 백호의 선택 18.08.10 108 1 12쪽
9 선택받은 자 18.08.09 100 1 12쪽
8 신수령제 18.08.08 104 1 13쪽
7 1차 능력 개방 18.08.07 13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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