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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최강 변호사가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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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락
작품등록일 :
2018.08.0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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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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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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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는 이름으로 (4)

DUMMY

수아는 가해자인 윤조헌이 다니는 학교 주변을 돌며 탐문을 시작했다.

그러나 탐문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각보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야 했다.


“윤조헌이요? 걔가 누구더라?”

“왜 있잖아. 아싸. 이번에 규호 때렸다는.”

“아아, 찐? 그런데 걔는 왜요?”


‘찐? 설마 윤조헌이 일진이었어?’


“혹시 조헌이라는 애가 일진이었니?”

“네? 히히 걔가 무슨 일진이에요. 찐 몰라요 찐?”

“아, 언니가 잘못 들었어. 호호호.”


몰랐다. 억지로 웃어 보였지만, 요즘 고등학생들 눈치가 백 단이다.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며 멀어질 때 언뜻 아줌마라는 단어가 들린 것도 같다.

수아는 망연자실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대동소이했다. 윤조헌은 조용한 데다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

혼자 다니는 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거가 되진 않는다. 성향상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난감함을 느끼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윤조헌의 평판과 완전히 딴판인 피해자 때문이었다.

피해자인 송규호는 그야말로 학교의 유명인사.

성격 좋고, 성적 좋고, 집안 좋고. 그냥 다 좋다. 인기가 많은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구들 사이에서 평가가 높았다.


“진짜 윤조헌이 괴롭힘당한 거 맞아?”


거칠게 머릴 헝클어뜨리며 수아는 괴로워했다. 이대로 빈손으로 갔다간 최강에게 한소리들을 게 뻔했다.


“안 돼! 안 돼! 안 돼!”


혼자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몸을 비비 꼬는 걸 본 학생들이 수군거리며 지나쳤다.


“최 변호사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문득 최강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껏 그가 곤란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분명 이번 사건 또한 자신이 있으니 물고 왔을 거다.


“생각하자, 생각하자.”


학교 주변을 배회하며 중얼거리던 수아는 마침내 돌파구를 찾아냈다.


* * *


최강은 수아에게 증거 수집을 맡겨놓고 본인은 다른 곳을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일전에 연락드렸던 최강이라고 합니다.”

“예, 안녕하세요. 그때 우리 한 번 뵀었죠?”


구동성은 최강의 얼굴을 알아보았는지, 반색했다. 둘이 만난 적이 있다. 다만 장소가 떠올리기 싫은 곳이었을 뿐.


“기억력이 좋으시네요?”

“전화로 재영이 친구라고 하셔서 긴가민가했습니다. 예전에 재영이가 자기 친구들이 죄다 잘나간다고 어찌나 자랑하던지. 하하.”


재영의 이름에 분위기가 순간 다운됐다. 최강은 괜히 미안해하는 구동성에게 억지로 웃어 보였다.


“재영이가 그랬나요? 워낙 말주변이 없는 놈이라 몰랐어요.”

“말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친한 사람이랑은 농담도 곧잘 하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왜 보자고 하셨는지?”

“아직 세기 실업 다니시죠?”

“예? 예. 이직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곳이 있어야 옮기든가 하죠.”


쓰게 웃는 구동성을 보며, 최강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대기업에서 눈을 낮추긴 쉬워도, 반대는 어렵다. 그렇다고 여기서 장단을 맞추자니 도리어 실례다. 차라리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서로 덜 민망한 길이다.


“회사에서 재영이랑 제일 친하다고 들었습니다.”

“예. 입사 동기라 부서도 같았으니까요. 막판에 재영이가 부서 이동을 하긴 했지만요.”


부서 이동이라는 말에 최강은 눈을 빛냈다. 재영의 죽음은 바로 그 일부터 시작된 게 분명했다.


- 회사에서 오래 버티려면 손에 피를 묻히거나 돈을 만져야 한다더라.


언젠가 술을 마시며 농담처럼 던진 녀석의 말을 떠올린 최강은 입이 썼다.

손에 피를 묻힌다는 것은 인사 사무다. 그러나 재영이 정리 해고 관련 업무를 본 적은 없다.

그럼 남은 하나는 돈.

그놈의 돈이 문제다.


“총무팀이었죠? 재영이가 옮긴 곳이.”

“예.”

“혹시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글쎄요······. 대기업이야 세부적으로 팀이 쪼개져 있지만, 우리 회사는 총무팀이 이것저것 다 하는 구조라서요. 재영이도 부서 이동한 뒤로 적응한다고 바빠서 통 만날 시간이 없었어요.”


최강은 그 후로도 세기 실업에 관한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나 딱히 수확은 없었다.

구동성이 아는 것이 많지 않을 거라는 건 예상했다.


“그럼 혹시 재영이가 가장 신뢰했던 직장 동료가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가령 멘토처럼 여기던 상사 같은 존재요.”

“신뢰요?”

“요즘 재영이 생각이 많이 나서요.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괴롭습니다. 이렇게라도 나름의 추모를 하고 싶어요.”


이어지는 질문 세례에 이상하게 여기던 구동성은 어느 정도 납득이 됐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이정명 부장님이 무골호인이시라 재영이도 많이 따랐어요. 아, 무골호인이라는 게 속없다는 말 아닌 거 아시죠? 능력도 있으신 분이라 부서 사람들이 존경하시는 분이에요.”

“그렇군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저도 덕분에 재영이 생각도 나고 좋았어요.”


구동성과 헤어진 뒤 최강은 품에서 수첩을 꺼냈다.

수첩을 펼치자, 여러 사람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재영의 죽은 이후 세기 실업에서 승승장구한 사람들의 명단. 그곳에 최강은 구동성이라는 이름을 추가했다.


* * *


“병아리. 증거는 어떻게 됐어?”

“그게 아직 찾고 있어요.”

“아직도?”

“실은······.”


수아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가해자와 피해자가 남들 눈에는 그냥저냥 친해 보였다는 거야?”

“예. 정확히 말하면 피해자인 송규호가 가해자인 윤조헌을 챙겨주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최강은 턱을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 자신만만하게 사건을 맡겠다고 했지만, 조윤희가 직접 연락을 해 올 정도면 그리 쉽지 않을 거라는 것쯤은 예상했다.


“송규호는 평이 좋아도 너무 좋다?”

“네. 만찢남이 따로 없어요.”

“만찢남? 그게 뭐야?”

“헐! 아조씨······.”


수아가 주춤주춤 물러나며 왠지 불쌍한 동물을 보는 눈을 하자, 최강의 한쪽 눈썹이 솟구쳤다.


“넌 변호사 하지 말고, 한글파괴범이나 하면서 놀아.”

“고등학생이 연루된 사건이라 그러죠.”


최강의 핀잔에도 수아는 생글생글 웃었다.


‘최 변호사님도 모르는 게 있네. 후후후.’


괜히 기분이 좋아진 수아는 설명을 이어갔다.


“만화 찢고 나온 남자. 만찢남! 한마디로······.”

“너무 완벽하네.”

“에?”

“그래서 이상하다는 거잖아. 사람이 흠도 있고 그래야 하는데, 나 같이 완벽한 사람이 하늘 아래 또 있을 리는 없지.”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퍼지는 최강의 잘난 척에 수아의 턱이 땅까지 떨어졌다.


“뭐야 그 눈빛은?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방법이 있으니 감히 내 앞에서 웃음을 보이는 거겠지?”


수아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뭐라고 말하려는 찰나, 사무실 문이 열리며 소란스러워졌다.


“변호사 형님! 저 왔어요!”


유호철이 한쪽 팔을 열심히 흔들며 인사를 했다. 뒤따라 들어온 황우준과 박희빈이 웃으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


“뭐야? 여기가 놀이터야? 왜 왔어?”


최강은 인사를 받기는커녕 인상을 썼다. 그러나 이미 그의 성격을 아는 아이들은 웃기만 했다.


“제가 와달라고 했어요.”

“병아리 네가? 왜?”

“제가 물어보면 학생들이 꺼리더라고요. 소문났는지, 피하는 애들도 있고요.”


원인을 몰랐지만, 눈치가 아예 없지는 않았기에 수아는 작전상 후퇴를 선택했다.


“하하하, 형님께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바람같이 달려왔습니다!”

“응, 바람같이 꺼져.”


최강은 호철을 가볍게 무시하며 수아에게 설명을 원하는 눈짓을 했다.


“아무래도 저보다는 아이들이 정보를 모으기 쉬울 것 같아서요.”

“학교가 다르잖아.”

“그건 다 방법이 있죠.”


황우준이 나섰다.


“방법은 무슨. 그래 봤자 애들 장난이지.”


최강이 일부러 아이들의 자존심을 자극하자, 녀석들은 핸드폰을 흔드는 것으로 응수했다.


“요새 누가 직접 찾아가서 물어봐요. 앉아서 손가락만 움직이면 되는데.”


우준의 말에 옆에 있던 희빈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수아가 멈칫했다. 요 며칠 학교 주변을 맴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래서 성과는?”


최강이 심드렁하게 묻자, 아이들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가슴을 폈다.


“제 친구 한 명이 학원 다니는데 청야고 다니는 애랑 친하거든요. 그래서······.”


‘쟤가 원래 저렇게 말이 많았나?’


박희빈의 조잘거림은 사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소녀 특유의 짤랑거리는 목소리로 친구의 친구, 그 친구의 친구까지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최강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무렵.


“대학 잘 가려고 일부러 아싸 챙기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하는 애도 있어요.”


쉽게 흘리기 힘든 말이 나왔다.

강남 8학군이 언제 적 이야기던가. 그러나 여전히 강남과 강북의 격차는 존재했다.

청야고는 강남의 명문 사립고이기에 입시에 목을 매는 학생들이 매년 문을 두드린다.

당연히 잘나가는 동기를 질투하는 학생들의 저열한 비방이라 넘길 순 있지만, 그럴싸한 근거가 있을 때 루머는 힘을 얻기 쉽다.


“아무리 용의주도하다 해도, 그래 봤자 고삐리지.”


눈앞에 고등학생이 두 명이나 있지만, 안중에도 없는 최강이다. 그는 수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그녀가 입을 열었다.


“일단 우준이랑 희빈이 도움받아서 송규호 주변을 공략해볼게요. 그런데 그 전에 윤조헌이라는 학생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안 돼.”

“왜요?”

“아직 의뢰를 안 받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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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9) +17 18.10.01 13,039 405 9쪽
53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8) +9 18.09.30 13,137 416 9쪽
52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7) +33 18.09.29 13,376 461 13쪽
51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6) +17 18.09.28 13,727 415 9쪽
50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5) +7 18.09.27 13,969 420 8쪽
49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4) +23 18.09.26 13,815 502 8쪽
48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3) +16 18.09.25 14,228 430 10쪽
47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2) +17 18.09.24 14,562 412 7쪽
46 남의 가정사는 끼어드는 게 아니다 +18 18.09.23 15,048 4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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