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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일천무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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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화s
작품등록일 :
2018.08.0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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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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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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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월상의 위기(2)

DUMMY

혁월상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권기(拳氣) 다발(多發)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막을 생각도. 피할 생각도 없어 보이는 것만 같은. 곧 권기다발이 혁월상의 온몸을 꿰뚫을 것 같은 순간, 혁월상의 눈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노진강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혁월상이 자신의 비기를 믿기지 않는 신위로 피하는 걸 목격했기 때문에.


혁월상의 신형이 3개로 분리된 것 같은 움직임. 그것은 노진강도 오직 교주 혁월천의 발에서 펼쳐지는 것을 몇 차례 보고 그 후론 볼 수 없었던 보법이었다. 분명 혁월상이 펼친 보법이 혁월천의 발에서 펼쳐졌던 보법과 같았다. 다른 점이라곤 혁월천은 9개까지 신형을 분리할 수 있었지만 혁월상은 3개에 불과하다는 점.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아니었다. 혁월상이 이를 똑같이 재현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도 알고 있는 천마비설보(天魔飛雪步)가 틀림없었다.


마교내에선 오직 교주에게만 일인전승 되는 비전절기(秘传绝技)가 3가지가 있다.


천마멸겁. 천마비설보. 천마일천보.


천마비설보(天魔飛雪步)

바람에 흩날리며 내리는 눈을 보고 천마가 만들었다는 독문보법이다.

천마는 당시 십이성까지 이르러 12개까지 신형을 분리할 수 있었다는.


천마멸겁(天魔滅劫).

십성까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면 능히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검술.


천마일천보(天魔一千步).

한걸음에 천 리를 갈 수 있다는 경공(輕功).


이 3가지는 마교내에서 모르는 자가 없었으며 마교도라면 누구나 염원하고 있는 무공이었다.


"어,어..째서 네놈이 천마비설보를 알고 있는 것이냐?"


노진강의 음성은 놀라움에 떨리는 것이 아닌,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노진강은 교주도 아닌 혁월상이 천마비설보를 알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큭큭큭. 진정 강영따위가 본교의 교주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가? 나 혁월상을 제치고서?"


혁월상과 한차례 경합을 하고선 노진강도 알 수 있었다. 혁월상의 무공실력이 강영과 자신의 예측을 훨씬 넘어섰다는 것을. 그렇지만 강영이 교주 자리에 오르지 못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 전투의 끝은 반드시 자신이 승리하리라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기에. 비록 혁월상의 실력이 예상을 훨씬 웃돈다고 해도 비장의 수가 아직 남아있었다. 그런데 혁월상이 천마비설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노진강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어떻게서든... 이자리에서 혁월상을 죽여야 한다. 가만, 분명 신형이3개였다. 그럼 고작 삼성에 이르렀단 것이다. 조금만 더 시간을 끈다면 희망이 있다.'


"그래. 네가 천마비설보를 알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가? 이 자리에서 죽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클클클."


노진강의 떨리던 음성이 멈췄다. 그리고 다시 눈빛에 생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천마비설보가 삼성(三成)밖에 이르지 못한 것을 깨달았구나. 그럼에도 저 자신감은 무엇이란 말인가'

노진강이라면 자신과의 실력 차이를 분명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도 노진강은 자신이 패배하리라는생각은 전혀 없어보였다.


혁월상은 노진강에게서 시선을 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암영천대와 비영이 멸천대를 몰아붙이고 있다. 아직까지 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다섯 배 가량 차이나던 숫자가 이제 두 배 정도로 줄었다.


'일단 노진강부터 처리한다.'


혁월상은 노진강에게 도약했다.


깡깡깡.

혁월상의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노진강이 자신의 주먹으로 막아냈다. 막아냈다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쳐내고 있었다.


"헉,헉헉"


노진강은 검을 쳐내기 힘에 부친 듯 숨소리가 점점 가빠졌다.

혁월상의 검이 노진강의 몸을 일도양단(一刀兩斷) 해버릴 기세로 오른쪽 팔꿈치를 노렸다. 노진강은 몸을 약간 틀어 피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한데 혁월상의 검이 노진강이 몸을 트는 순간 뱀처럼 기이하게 꺾이더니 그대로 목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너무도 매끄럽고 깨끗한 변검(變劍). 노진강은 그것을 보고 체념했다.


챙.


누군가에게 가로막힌 혁월상의 검. 그리고 노진강의 시야를 가리는 한 남자. 그는 귀철이었다.


"뭐 하고 있는가!"


귀철은 노진강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하고선 혁월상에게 향하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노진강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곤 자신도 귀철을 도와 혁월상에게 합공(合攻)을 시작했다.



챙챙챙.

혁월상을 공격하는 귀철과 노진강. 귀철의 검을 막으려고 하면 어김없이 노진강의 권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소교주님!"

귀철과 노진강이 혁월상을 공격하는 것을 확인한 비영이 자신도 혁월상을 도우려 움직이려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멸천대의 인원들이 비영을 둘러 쌓고는 움직임을 차단했기 때문에.


"비켜라!"

비영이 일갈을 내지르며 멸천대 인원에게 달려나갔다. 그런데도 비영의 공격은 그들을 뚫어내진 못했다.


으드득.

비영은 혁월상의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역시 앞에 멸천대 인원들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혁월상도 귀철과 노진강의 합공에 죽을 맛이었다.

그리 위협적인 공격은 아니었다. 서로 합을 맞춰 공격하는 것은 그들도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하지만 혁월상은 이미 많은 내력을 사용하였고 체력적으로도 지쳐있었다. 그랬기에 이 둘을 상대하는 데 힘이 들 수밖에.


귀철과 노진강의 공격을 힘겹게 피하는 혁월상에게 이곳으로 향하는 어떤 기척들이 감지되었다.


'이건..'

혁월상의 눈가가 미세하게 떨렸다. 혁월상보다는 늦게 알아챘지만 귀철과 노진강, 비영이 차례차례 알아챘다.


혁월상을 공격하던 귀철과 노진강의 움직임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그리곤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웃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하하하하"


노진강이 고개를 돌려 멸천대와 남은 인원에게 명령했다.


"멈추거라."


한순간에 멈춰진 전장.


멀리서 다가오는 스무 명 가량의 인원들.

그들을 바라보는 혁월상의 눈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가득 찼다. 그들이 도착하기전 이미 혁월상은 알고 있었다. 그들이 누구인지를. 평생을 자신과 함께한 자들이었기에.


귀철에게 전멸했다는 보고만 받은 암영천대 3대대.

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이다.

맨 앞에 달려오는 남자는 암영천대 3대대 부대장 백우석이었다. 그가 혁월상 앞에 멈추어 서더니 뒤에 있는 인원에게 손짓을 했다. 그중 한 명이 백우석을 지나쳐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그리곤 무엇인가를 혁월상을 향해 던졌다.


턱턱턱.

땅에 박혀있는 돌멩이와 자갈들이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를 내며 굴러오는 한 물체. 그것은 한 사람의 목이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본교의 장로에게 상황을 알리고 후발대와 같이 돌아오라는 명을 받은 암영천대 인원의 목이었다.


"후발대 따윈 없습니다. 여기서 포기하시지요."


"이유가...무엇이냐 왜! 어째서 강영과 함께 하기로 한 것이냐!"


혁월상은 목이 터져라 울부짖었다. 분노가 목을 메이게 한 것인지, 슬픔이 목이 메이게 한 것이진 모르겠지만 목소리의 주인이 혁월상이 아닌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백우석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


"더 암울한 사실을 말해주지."


노진강이 혁월상과 백우석 사이에 끼어들었다.


"지금쯤 본교에선 네놈이 배신했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클클클."


비영의 머리에 강영이 그리고 있는 그림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교주 자리를 노린 혁월상이 강영이라는 존재를 없애기 위해서, 그 수족인 멸천대를 먼저 노렸다. 그리고 혁월상이 강영을 없애려고 한다는 것을 증언해줄 사람이 바로 그의 수족인 암영천대 3대대의 역할일 것이다.



오래전부터 강영은 물밑작업을 했으리라. 하지만 혁월상에겐 그런 것 따윈 중요치 않았다. 믿었던 자들에 대한 배신. 물론 귀철의 배신도 혁월상에게 지울 수 없는 큰 고통을 줬다. 그렇지만 암영천대 3대대 전원에 대한 배신은 귀철의 배신을 알았을때완 고통의 크기가 너무나도 달랐다.


비영또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하물며 혁월상은 오죽하겠는가.


혁월상은 들고 있던 검을 땅으로 길게 늘여놓은 채로 멍하니 하늘만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그의 눈빛마저도 초점을 잃은 것 같았다.


'큭큭. 교주가 돼서 무엇하리.'

혁월상은 모든 게 덧없이 느껴졌다. 어릴 적부터 자신과 모든 것을 함께한 암영천대. 수많은 생사의 경계를 같이 넘나들었고 기쁜 일 슬픈 일 모두를 같이 나눴던. 수하이자 친구이고 부모와 같다고 생각했던 혁월상. 그 모든 게 깨졌다.


노진강은 이 상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마교내에서 항상 암영천대에 가려졌던 멸천대. 그 앞엔 언제나 위풍당당했던 혁월상이 있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죽은 송장과 같은 모습이질 않는가.


"혁월상 네놈의 꼴을 보니 여태 받았던 괄시(恝視)가 눈 녹듯 사라지는구나. 하하하"


멸천대 사이에서도 낄낄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혁월상의 처진 어깨를 누군가가 붙잡았다. 하늘로 치켜들고 있던 혁월상의 얼굴이 천천히 돌아갔다.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손. 비영이었다.


"월상아."


소교주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비영.

아주 어렸을 적 비영이 자신의 이름을 불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을 뿐, 암영천대에 들어가고부터는 절대적인 존칭만을 사용했다. 그런 그가 몇십년만에 처음 이름을 부른 것이다.


"..."


"정신차려라. 이곳에서 죽을 생각이더냐?"


"어차피 죽을 운명 아닙니까. 제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혁월상은 이미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퍽!


비영의 주먹이 혁월상의 얼굴을 때렸다.

스윽.

바닥에 주저앉은 혁월상은 자신의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고선, 손등에 묻은 피를 바라봤다.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니! 그럼 여태 싸우던 암영천대와 나는 네게 아무런 존재도 아니란 말이냐! 멸천대와 싸우다 죽은 자들은? 그들 또한 그냥 개죽음이란 말이더냐!"


"그럼. 제가 지금 무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비영은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혁월상을 일으켜 세웠다.


"네가 아까 말하지 않았느냐?. 전장에서 싸우다 죽는 건 본교의 긍지이다. 저기 배신한 개자식들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있는데 그냥 죽음을 맞이해선 안 된다. 이제부턴 진정 죽은 암영천대를 위한 싸움이다."


"죽은 암영천대..."

그렇다. 자신을 위해 이곳에서 죽어간 암영천대의 일원들.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복수는 어떻게서든 갚아 줘야 한다. 죽더라도.


죽어 있던 혁월상의 눈빛이 살아났다. 그리고 기세가 꺾인 암영천대의 눈빛도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클클클.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광경이구나"


노진강의 비웃음 섞인 조롱.

혁월상이 검을 다시 잡았다. 여태까지 그는 어떻게서든 이 상황을 극복해 살아나갈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생각 따윈 버렸다. 죽음을 각오한 것이다. 혁월상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가 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져있었다. 마지막까지 힘을 아끼려고 한 혁월상. 죽음을 각오한 이상 아낄 필요가 더는 없었다.


그것을 상대방도 알아챘는지 표정들이 달라졌다.


일촉즉발의 상황. 언제 서로가 맞붙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디선가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밝은. 그리고 맑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너무 늦은 건 아니죠? 비형이 꾸물대서 늦었잖아요."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두 청년에게 집중됐다.


한쪽 눈을 머리카락으로 가린 남자의 어깨를, 자신의 어깨로 한번 밀며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


"월상이형. 오랜만이에요."


그곳엔 천화가 피로 물든 혁월상을 보며 웃고 있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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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정사학관내(內) 악습(2) +1 18.09.11 3,970 66 13쪽
12 정사학관내(內) 악습 +1 18.09.11 4,174 68 12쪽
11 여행의 시작 +1 18.09.11 4,333 67 14쪽
10 천화와 신영비의 결승 +2 18.09.11 4,281 76 11쪽
9 대회의 시작(2) +2 18.09.11 4,347 65 11쪽
8 대회의 시작 +2 18.09.11 4,506 66 11쪽
7 새로운 길을 찾다 +1 18.09.11 4,811 7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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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치관의 확립 +2 18.09.11 5,363 70 12쪽
4 천화와 혁월상과의 조우 +4 18.09.11 5,656 76 8쪽
3 천살문과 천화의 시작(2) +2 18.09.11 6,523 7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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