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일천무심법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천화s
작품등록일 :
2018.08.06 12:11
최근연재일 :
2018.10.08 12:46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27,817
추천수 :
1,889
글자수 :
71,940

작성
18.09.24 06:10
조회
3,835
추천
54
글자
11쪽

다시 돌아오다

DUMMY

"깨어났느냐"


천화가 몸을 반쯤 세운 채 등을 기댔다.

"제가 얼마나 누워있었어요?"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신영비.

"꼬박 이틀을 누워있었다. 그대로 죽나 싶었더니 명줄이 길긴 기나 보구나"

"길기만 하겠어요. 너무 튼튼해서 잘리지도 않을걸요?"

가볍게 농을 던지는 천화를 보니 신영비도 얇은 웃음이 지어졌다. 신영비의 행색을 보아하니 자신이 이곳에 누워있는 동안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같았다. 짐들이 다 이곳에 있었기 때문에.


"이거 좀 감동인데요? 비형이 저를 이렇게 끔찍이 생각하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미, 미쳤느냐. 그냥 이곳에 아는 사람도 없다 보니 이곳에 있었던 거다."

"그럼. 말구요. 뭘 그렇게 당황해해요. 하하"


벌컥.

문이 열리자 두 사람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엔 혁월상과 비영. 그리고 임성주가 있었다. 혁월상의 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잘 정돈돼 묶여 있는 머리. 무엇보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인상 깊었다. 붉은색과 흰색의 완벽한 조화. 거기에 수 놓아진 용의 모습은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교주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이젠?"

천화의 미소를 보니 이제서야 안심이 되는 혁월상이었다.

"한번 불러보던지"

"교주님. 여기는 무슨 일로 행차하신 겁니까~"

하하하. 천화의 말에 방에 모인 모두가 웃음을 지었다.


"쯧쯧. 뭐 얼마나 무리를 했다고 이틀이나 자빠져있느냐"

임성주가 천화를 그윽하게 바라봤다.


"할아버지가 보통 할아버지여야죠. 어린애를 상대로 너무 몰아붙인 거 아니에요?"

"큭큭. 그놈의 주둥이가 쉬질않는걸 보니 괜찮은가 보구나"

"꼭 어디 한군데 부러졌길 바라는 거 같은 말투네요"

임성주와 천화의 대화는 꼭 오래된 사이 같은 끈끈한 무엇인가가 묻어났다.


"준비하고 나오거라. 식사 준비를 해놓았다"

천화가 혁월상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프긴 하네요. 맛있는 걸로만 준비해놨겠죠? 교주의 입으로 들어갈 음식인데 소홀하면 가만 안 있습니다."

"하하하. 물론이다. 여기까지 힘든 걸음 했는데 소홀히 하겠느냐?."


싱긋. 준비하겠단 말을 건네고 난 뒤 천화와 신영비는 식사를 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곳엔 혁월상이 이미 와있었다.


"우와. 역시 높은 자리가 좋긴 좋네요."

천화가 상에 올려진 음식들을 훑어보곤 감탄을 연발하며 자리에 앉았다.


"물론이지. 너도 이곳에서 지낸다면 날마다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죄송한데 사양할게요"

"이유가 무엇이냐?"

혁월상은 진심으로 천화가 이곳에 남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알잖아요?"

"이곳에서도 충분히 네 어미를 죽인자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혁월상의 진지한 표정을 한번 보고는 앞에 있는 닭 다리를 물어뜯는 천화.

"제가 찾을 필요는 없어요. 그자들은 분명 제 눈앞에 나타나게 돼 있으니깐요. 그 얘기는 그만하죠"

천화가 입에 넣은 음식들을 우물우물 거리며 얘기했다.

"그래. 마음이 변한다면 얼마든지 말해라."


혁월상이 손가락을 튕기자 방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방안으로 분 냄새가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천화와 신영비 혁월상의 양쪽으로 한껏 꾸민 아름다운 여성들이 자리했다. 다짜고짜 천화의 한쪽 팔에 팔짱을 끼며 술을 따르는 그녀. 뭉클한 느낌이 천화의 팔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얼굴이 괜스레 빨개지고 제법 쌀쌀했음에도 몸에서 열기가 났다. 천화가 슬며시 팔을 빼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팔에 닿는 감촉은 생생하게 느껴졌다.


꿀꺽. 마른침이 목구멍으로 마구 넘어갔다.

"마음에 안 드느냐?"

혁월상이 천화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

"다른 아이보고 들라 할까요?"

옆에 앉은 그녀의 얼굴이 천화의 얼굴에 바짝 다가왔다. 당황한 천화가 팔짱을 낀 반대 손을 허공에 급하게 가로저으며.

"아, 아니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라.. 하. 그게아니고.."


옆에서 키득키득 웃으며 신영비가 거들었다.

"천화가 아직까지 동정을 못 떼 부끄러워서 그럽니다. 큭큭"

"아, 비형!"

하하. 호호. 방안엔 쉴 새 없이 웃음소리가 가득 했다.

"오늘을 저희끼리 먹도록 하죠.."

"큭큭. 그래. 그러도록 하자. 모두 물러가거라."

혁월상에 말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 진정이 되질 않네'

뭐가 그리 웃긴지 웃음이 끊이질 않는 두 사람.


똑똑똑.

"소저 설린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거라"


설린이라고 밝힌 그녀. 천화가 여태 봤던 여자 중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예지였다. 하지만 설린도 그녀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쪽은 내 동생 혁월설린이다"

"안녕하세요. 혁월설린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천화에요"

"신영비요"

"다름이 아니라 감사 인사를 올리러 왔습니다. 오라버니의 생명의 은인이면 저에게도 역시 생명의 은인입니다"

자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설린.

"거창하게 은인까지야..."

뒤이어 혁월설린은 신영비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흠, 흠"

신영비도 부담스러웠던지 헛기침을 해댔다.

"월상이형 피라도 뽑아가야 하나?"

"그게 무슨 말이냐"

"피가 얼마나 우월하길래 형이나 동생분 얼굴이 이리 빼어날 수가 있죠?"

천화의 말에 혁월설린의 입가가 약간 올라갔다.

"하하. 지금이라도 피를 좀 뽑아가겠느냐"

"됐네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는 혁월상. 그러더니 어디선가 빈 그릇을 하나 가져와서는 그 안에 술을 따랐다.

콸콸콸. 상당한 양의 술이 그릇에 채워졌다. 그리고는 손바닥을 손가락으로 그었다.


뚝뚝뚝.

혁월상의 피가 술이 담긴 그릇으로 떨어졌다. 한 방울, 두 방울

"나의 목숨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내어주마"

혁월상이 그릇을 던졌다. 그러자 공중에서 미끄러지듯 천화에게 움직이더니 바로 앞에서 멈췄다. 혁월상의 시선과 천화 시선이 허공에서 뒤엉켰다.

"저 역시도"

뚝뚝뚝.

천화의 피도 그릇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가 손등으로 그릇을 신영비 앞으로 밀었다.

신영비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피를 그릇에 담았다.

아무 말 없이.

세 사람 모두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그것을 혁월설린이 세개의의의 잔에 똑같이 나누어 담았다.


잔이 부딪치는 맑은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고 세 사람은 형제가 되었다. 피보다 더 진한 사이가.


"식후 운동이나 하지 않겠나?"

혁월상이 신영비에게 물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군"

"나가지"

혁월상이 말하고자 하는바를 신영비는 단숨에 파악했다. 신영비도 혁월상을 처음 봤을 때부터 붙어보고 싶었다. 강자와의 싸움은 언제나 자신의 피를 뜨겁게 만들었으니까.


휘이이잉.

바람이 제법 쌀쌀하게 불어왔다.

혁월상의 검과 신영비의 검이 공중에서 뒤엉켰다.

두 사람의 얼굴에 진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


"그럼 가볼게요"

"또 보도록 하지"

천화와 신영비가 혁월상에게 인사를 했다. 혁월상과 신영비는 동년배였다. 천화가 혁월상과 비영. 임성주. 혁월설린에게 두 손을 크게 흔들었다. 두 사람이 마차에 몸을 싣고 점점 그들의 눈에서 멀어져갔다.


"교주는 저 아이를 어찌 생각합니까"

임성주는 천화와 혁월상이 의형제를 맺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것은 네 사람의 비밀이었으니까.

"친구이자, 넘어야 할 벽이지요"

"쉽지 않을 겁니다. 아마 평생의 숙적이 될 겁니다"

"저 역시 그에 못지않게 강해질 겁니다."

혁월상의 눈빛엔 흔들림이 없었다.

'물론 그래야지요'

임성주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


쾅!

철로 만든 책상이 누군가의 주먹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 주인공은 검술 수업을 주관하고있는 나한천이었다.


"오늘도 나오지 않았다고?"

벌써 천화가 자신의 수업에 참석하지 않은 날짜가 무려 열흘이 넘었다.


그것도 첫 수업이 있고 나서부터 쭉. 나한천은 수업의 질을 위해 정확하게 수업의 인원을 정해놓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더 받질 않았다. 그만큼 수업에 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열흘이 넘게 무단결석을 하는 아이가 있다.


천화.

이젠 하다 하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첫 번째 수업을 듣고 나에게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이 돼서 나오질 않는 건가?'

자신이 벌써 정사학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게 몇십년인가.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수업. 서로 듣지 못해서 안달이 난 수업이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곧 그가 고개를 세게 가로저었다. 애써 그런 생각을 부정하는 나한천이었다.

"나오기만 해봐라."


뿌드득. 그의 불끈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오늘도 오지 않았던데..."

수업을 마친 유소홍이 나예지와 함께 검술관을 걸어 나왔다.


-그러게요. 대체 어딜간걸까요?

"아무런 기별도 없이 사라져서...벌써 열흘이나 지났는데 혹여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비록 천화를 안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묘하게 정이 가는 사내였다. 그것은 나예지와 유소홍 둘 다 같았다.


"그거 혹시 제 얘기하는 거예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목소리에 유소홍과 나예지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이렇게 자신들에게 접근한 것도 놀라운데 그 목소리의 주인이 자신들이 그토록 걱정하던 전화였기 때문이었다.


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천화.

"나소저, 유소협. 오랜만이네요?"

"천소협!"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깜짝이야. 너무 격한 환대 아니에요"

천화가 자신의 두 귀를 양손으로 막는 시늉을 했다.

그런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다.

-쿡쿡.

"여전하구만"

"오래간만에 봐서 그런지 되게 반갑네요."

"그렇긴 하군. 대체 어딜 다녀온 건가"

"음... 형제를 만나러 다녀왔다고 해야 하나?"

-천소협에게 형제가 있었어요?

"피를 나눈 사이는 아닌데 피보다 진한사이라고 해두죠"

"그게 무슨.."

유소홍의 말은 끝맺음할 수 없었다. 천화가 나예지와 자신의 등을 떠밀었기 때문에.


"빨리 밥 먹으러 가죠. 배고파요~"


&


두 노인이 차를 마시고 있다. 백색 도포를 걸친 노인과 대조적이게 흑색 도포를 걸친 노인.


"그래서 아직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것도 알아내질 못했다?"

백색 도포를 걸친 노인이 마시던 차를 찻잔에 소리 없이 내려놓았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앞의 노인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곧 알아낼 터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게 대체 언제란 말이오? 혹여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물론입니다. 밝혀지게 된다면 본문이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어찌 그런 일에 사활을 걸겠소"


백색 도포를 걸친 노인이 내려놓았던 차를 다시 한 모금 마셨다.

"이번 일에 걸린 목숨이 얼마나 많을지를 잊으셔선 안됩니다"

"그럼요"


빈 잔을 찻잔에 내려놓은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최대한 서둘러야 합니다"

"네. 조심히 가시지요"


백색 도포를 입은 노인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짝.

남은 노인이 손뼉을 치자 어디선가 한 사내가 바람같이 나타났다.


"정사학관에 입관해 있는 자를 알아보거라. 최대한 조용히."

"알겠습니다"

사내는 사라질 때도 바람과 같았다.


"슬슬 압박을 좀 줘야겠구나."


노인이 비릿한 미소를 머금은 채 조용히 말했다.


작가의말

추석 잘보내세요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일천무심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입니다. 18.10.14 1,006 0 -
공지 후원 감사인사 올립니다 ! 18.10.09 482 0 -
공지 일주일간 생각할 시간을 갖겠습니다. +7 18.10.08 1,282 0 -
29 누명을 쓰다(2) - 1부완결 +2 18.10.08 2,969 53 10쪽
28 누명을 쓰다 +2 18.10.06 2,591 43 11쪽
27 흔적을 찾아서(4) +2 18.10.03 3,079 56 12쪽
26 흔적을 찾아서(3) 18.10.02 3,063 62 8쪽
25 흔적을 찾아서(2) +5 18.09.30 3,165 52 10쪽
24 흔적을 찾아서 +3 18.09.29 3,457 56 11쪽
23 다시 돌아오다(2) +2 18.09.27 3,399 58 12쪽
» 다시 돌아오다 +3 18.09.24 3,836 54 11쪽
21 교주의 자리를 놓고(2) +2 18.09.21 3,803 65 12쪽
20 교주의 자리를 놓고 +1 18.09.19 3,845 57 11쪽
19 혁월상의 위기(4) +2 18.09.17 3,828 69 12쪽
18 혁월상의 위기(3) +5 18.09.15 3,928 54 12쪽
17 혁월상의 위기(2) +6 18.09.13 3,937 71 12쪽
16 혁월상의 위기 +1 18.09.12 3,908 58 11쪽
15 유소홍과 나예지(2) 18.09.11 4,012 63 11쪽
14 유소홍과 나예지 +2 18.09.11 4,021 66 13쪽
13 정사학관내(內) 악습(2) +1 18.09.11 3,959 66 13쪽
12 정사학관내(內) 악습 +1 18.09.11 4,163 68 12쪽
11 여행의 시작 +1 18.09.11 4,318 67 14쪽
10 천화와 신영비의 결승 +2 18.09.11 4,270 76 11쪽
9 대회의 시작(2) +2 18.09.11 4,336 65 11쪽
8 대회의 시작 +2 18.09.11 4,494 66 11쪽
7 새로운 길을 찾다 +1 18.09.11 4,801 71 12쪽
6 상대를 알아보지 못한 결과 +2 18.09.11 4,944 80 10쪽
5 가치관의 확립 +2 18.09.11 5,349 70 12쪽
4 천화와 혁월상과의 조우 +4 18.09.11 5,641 76 8쪽
3 천살문과 천화의 시작(2) +2 18.09.11 6,509 76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천화s'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