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일천무심법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천화s
작품등록일 :
2018.08.06 12:11
최근연재일 :
2018.10.08 12:46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27,877
추천수 :
1,889
글자수 :
71,940

작성
18.09.27 17:56
조회
3,402
추천
58
글자
12쪽

다시 돌아오다(2)

DUMMY

"안녕하세요. 나소저"

-안녕하세요

"드디어 같이 수업을 듣게 되네요"

-그러게요. 천소협이 암기에도 관심이 있는지 몰랐는데요?


나예지는 천화가 암기 수업에 등록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암기 수업을 주관하는 임유화가 처음 출석을 불렀을 때.


"저도 의외인데요? 나 소저는 이 수업을 왜 신청했어요?

-암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저도 그럴 생각으로 들은 건데. 나소저랑 저랑 통했나 보네요"


물론 천화는 단순히 나예지와의 수업을 듣기 위해 신청했을 뿐이다.

-쿡. 어떻게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겠네요


미소를 짓던 나예지가 일순 표정이 굳으며 천화를 빤히 쳐다봤다.


-각오하셔야 할거에요. 임유화 노사님이 한 번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으시거든요


첫 수업을 시작할 때 임유화는 수업을 듣는 자들의 얼굴을 익히기 위해 출석을 불렀었다. 그녀가 자신이 가르칠 제자들의 얼굴을 익히는 방법중의 하나였기에. 한데 첫 수업부터 참석하지 않은 인원이 있었다.

천화.

그날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런데 두 번째 수업도, 세 번째 수업에도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혹시 무슨 일이 있나' 라는 생각을 하며 천화가 참가한 수업을 따로 알아봐서 물어보려고도 했었다. 하지만 만약 자신의 수업만 참가하지 않은 거라면 그것 또한 자존심에 금이 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수업에 들어오기만 해봐라"하고 그녀는 그가 참가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벌컥.

문이 열리고 한 중년의 여인이 걸어들어왔다. 짙은 눈썹에 짧은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여장부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들어오자마자 임유화는 다짜고짜 천화부터 찾았다.


"천살문의 천화!"

"네. 여기요"


맨 앞자리에서 손을 흔들면서 자신을 향해 웃는 아이.

천화라는 아이도 어쨋든 수업은 들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2학년으로 올라가질 못하니까. 그래서 언젠가는 수업에 참여할 거라고 생각했다. 임유화는 막상 천화가 수업에 참여할 때는, 주눅이 들어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자신만의 착각이었다. 주눅은 커녕. 너무도 당당했다.


"여태까지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뭐죠?"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개인적인 사정이 무엇이었는지 말을 해보란 거에요"

"말 그대로 개인적인 사정이라 밝히기가 힘들겠네요"


빠드득.

임유화의 이가 부딪히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개인적인 사정 아닌가. 그가 밝히기 싫다는데 꼬치꼬치 캐물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천소협...

나예지가 천화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분명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곤 하지만 미리 허락을 구하지 못한 점은 깊게 뉘우치고 있습니다."

천화가 자리에서 일어나 임유화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임유화 노사님이 얼마나 존경받고 있는 분이신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라도 그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배우겠습니다"


임유화는 이전까지의 천화에대한 감정이 조금 사그라들었다.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밀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 숙일 수 있는 현명함이 자신의 마음에 들었다.


"그대가 그렇게 말한다니 이번엔 그냥 눈감아 주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천화가 자리에 다시 앉고서는 나예지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나예지가 그것을 알아채고 천화에게 고개를 돌리자.

천화가 입 모양으로

'잘.했.죠' 라고 말했다.


나예지도 그것을 보고는 똑같이 따라 했다.

'네'

그리고는 서로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날 밤. 천화와 유소홍. 그리고 나예지가 정사 학관을 찾았다. 처음 정사객잔을 왔을 때와 다르게 큰 변화가 있었다. 2, 3층에도 어느 정도 자리가 채워져 있었고 그중 1학년들도 다수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젠 1학년들도 2, 3층을 올라오네요?"

-네. 다 천소협 덕분이죠.

"그렇긴 하죠. 헤헤"


천화와 나예지가 가벼운 농담을 하며 3층 중앙 쪽으로 자리를 했다.


"오늘은 제가 살게요"

물을 마시고 있는 천화 얼굴에 자신의 얼굴 바짝 가까이대는 유소홍.


"천소협. 10일전에 저와 나소저에게 빌린 돈은 까맣게 잊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

뜨끔. 천화가 머리를 연신 긁적거렸다.


"설마요... 이건 그냥 제가 산다는 뜻에요. 그것과는 별개로. 하하하"

"돌아와서 다행이네. 천소협이 없으니 너무 심심하더군. 아무튼, 오래 봤으면 좋겠네"

"음... 그거 안타깝군요"

"무엇이 말인가?"

"저는 그쪽보다 나소저를 오래 보고 싶거든요"


천화는 빙그레 웃으며 나예지를 쳐다봤다.


-쿡쿡. 그래요. 유소협은 저도 오래 봐서 좀 질리네요

"하하하"


유소홍을 제외하고 두 사람은 기분 좋게 웃었다.


"쳇"

유소홍이 입을 삐쭉 내밀고 불만을 표했다.


"장난인 거 알죠?"

"장난인 걸 알아도 기분이 썩 좋지 않군요"

"음...진심을 숨기려 했는데 티가 났나 보네요"

"천소협!"

-쿡쿡.


천화와 두 사람은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탓에 객잔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도 자신을 제외하고는 텅텅 비어있었다.


-저희도 이만 일어나죠

나예지가 자리에서 슬며시 일어나며 천화를 바라봤다.


"그렇게 하죠"

"뭔가 아쉬운데..."

"아쉬우면 한잔 더 걸치고 천천히 일어나세요. 저랑 나소저만 갈 테니까"


유소홍은 뒤처리를 깔끔히 하지 못한 사람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이를 보고 있던 천화와 나예지가 등을 휙 돌려 1층으로 내려가려 하자 그제야 급하게 일어나 천화의 뒤를 쫓았다.


밖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있었다. 달빛 아래 반사되는 나예지의 얼굴은 더욱 신비한 느낌을 자아냈다.

여자 기숙사와 남자 기숙사는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지어졌다. 그랬기에 가는 길이 세 사람 모두 같았다.


인적이 없는 거리는 상당히 으스스했다.

이때, 세 사람에게 다가오는 어떤 일행.


"안녕하세요. 나예지 소저"


나예지가 그를 무심히 쳐다보더니 아무런 감정 없는 얼굴로 안녕하세요 라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천화도 한 번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검술관에서 언젠가 나예지에게 인사를 건넸던 남자. 그는 하북팽가의 둘째 강세휘였다. 천화가 없을 때 이미 나예지와는 인사를 나눴던 강세휘.


"좀 서운하네요. 나예지 소저"


나예지의 감정 없는 표정이 살짝 움직였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끼셨나요?

"저와의 술자리는 그렇게 거절하시더니... 저와도 시간을 한번 내주시지요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하지요.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 천화를 감쌌다.

'이게 질투라는 건가? 되게 기분 나쁜데?'

"얼른 가죠"

천화가 나예지와 유소홍에게 말하며 앞질러 나가려고 할 때, 나예지와 인사를 나누던 남자가 천화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


"미안한데. 내가 진짜 볼 일이 있던 사람은 당신인데?"


불쾌했던 기분이 점차 짜증으로 바뀌었다.

"저한테 무슨 볼일이 있으실까요?"

천화가 눈을 가늘게 치켜뜨며 그의 눈을 쳐다봤다. 서로 통성명도 나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대를 지껄이는 남자.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내 오늘 너에게 전할 말이 있어서 왔다"

"한번 해보세요"

"이 길로 정사학관을 나가서 천살문으로 돌아가라!"


그 말을 들은 나예지와 유소홍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그게 무..."


유소홍이 강세휘에게 뭐라고 말하려는 찰나. 천화가 말을 가로챘다.

"그쪽이 무슨 권리로 제게 그런 말을 하는 거죠?"

"하여간 말을 하면 들어 처먹을 것이지. 꼭 힘을 쓰게 만들어요"


강세휘의 몸이 스르륵 움직이더니 천화의 어깨를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천화는 강세휘가 어깨를 잡으려고 손을 내밀자마자 그 손을 강하게 쳐냈다.


짝!

한발 물러선 강세휘가 부들거리는 손을 쳐다봤다.

"이런. 개자식이"

그의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오며 다시 천화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는 주먹을 천화에게 마구 휘두르는 강세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화는 그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한 손으로만 그의 주먹을 전부 쳐냈다.


"이, 이...."

강세휘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겨우 천살문 살수 주제에 자신의 주먹을 이렇게 쉽게 피하다니. 강세휘의 공격이 천화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자 그의 옆으로 남자 3명이 나타났다.


"그만하죠. 나소저랑 아는 사이 같으니 이쯤에서 그만했으면 하는데요"

"닥치고 천살문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이다"

"왜 자꾸 저를 천살문으로 보내려고 하는 거죠?"

자신을 계속 천살문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 조금 이상했다.


"네가 이유를 잘 알고 있을 텐데? 짐작가는 것이 없느냐? "

그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큭큭큭...하하하"

갑자기 천화가 한 손을 이마에 댄 채 고개를 숙이고는 웃기 시작했다. 단순한 웃음소리가 아니었다. 천화의 목소리를 들은 강세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는 나예지와 유소홍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언젠가는 내게 찾아올 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건만"

고개를 들고 자신을 보는 천화의 눈빛을, 강세휘는 정면으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이 천화의 눈빛을 보자마자 확 식어버렸다. 거기에 더해 이제 한기까지 돈 것인지 몸이 으스스 떨려왔다.


쾅!

마치 무언가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주위에 먼지가 가득했다. 먼지가 점점 걷히자 천화의 손이 강세휘의 목을 움켜쥔 채 벽에 처박혀있었다.


콜록. 콜록

강세휘의 입에서 피가 흘러 천화의 손으로 타고 땅으로 떨어졌다.


챙챙챙. 강세휘의 모습을 본 그의 일행 3명이 각자 자신의 무기를 뽑아 들고 움직이려고 했다.


"움직이면 너희들 모두 곱게 죽지 못한다"

천화의 음성은 너무나 차가웠고 그들의 머릿속에 두려움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을 한순간에 덮어버리는 천화의 살기.

3명 모두 다리가 땅에 붙어버린 듯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 나예지와 유소홍도 마찬가지였다. 천화의 평소 모습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분위기.

'천소협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나예지와 유소홍 모두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점차 강세휘의 목을 움켜쥐는 천화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커억. 컥!"

"천살문으로 돌아가라고? 큭큭... 왜?"

"이, 이 손...좀..."

강세휘가 천화의 손을 두 손으로 어떻게든 떼어내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럴수록 천화는 힘을 더 가했다.

"컥! 나..도 잘 몰르오... 난 자네에게 전하기만···. 하라고 하길래..."


이때, 강세휘의 목을 잡고 있던 천화의 소매를 잡아당기는 한 사람. 나예지였다.

-천소협... 그만 풀어주세요


그제야 천화의 살기가 걷어졌다. 나예지 때문에 살심을 멈춘 게 아니었다. 천화는 강세휘를 정말로 죽일 작정이었다.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자를 어찌 그냥 보낼 수 있겠는가. 한데 이자는 죽음을 앞두고 보여준 모습이 자신이 상상했던 그들과는 너무나 달랐다. 천화가 강세휘를 붙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털썩.

땅바닥에 쓰러진 강세휘를 내려다보는 천화.

"나에게 전해라고 한 자가 누군데"


강세휘가 자신의 목 언저리를 재차 쓰다듬었다.

"콜록. 콜록. 3학년... 철사적..."


철사적. 천화가 다시 한번 되뇌었다.

드디어 자신이 기다려왔던 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일천무심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입니다. 18.10.14 1,007 0 -
공지 후원 감사인사 올립니다 ! 18.10.09 482 0 -
공지 일주일간 생각할 시간을 갖겠습니다. +7 18.10.08 1,282 0 -
29 누명을 쓰다(2) - 1부완결 +2 18.10.08 2,969 53 10쪽
28 누명을 쓰다 +2 18.10.06 2,591 43 11쪽
27 흔적을 찾아서(4) +2 18.10.03 3,080 56 12쪽
26 흔적을 찾아서(3) 18.10.02 3,063 62 8쪽
25 흔적을 찾아서(2) +5 18.09.30 3,166 52 10쪽
24 흔적을 찾아서 +3 18.09.29 3,460 56 11쪽
» 다시 돌아오다(2) +2 18.09.27 3,403 58 12쪽
22 다시 돌아오다 +3 18.09.24 3,837 54 11쪽
21 교주의 자리를 놓고(2) +2 18.09.21 3,804 65 12쪽
20 교주의 자리를 놓고 +1 18.09.19 3,847 57 11쪽
19 혁월상의 위기(4) +2 18.09.17 3,830 69 12쪽
18 혁월상의 위기(3) +5 18.09.15 3,931 54 12쪽
17 혁월상의 위기(2) +6 18.09.13 3,941 71 12쪽
16 혁월상의 위기 +1 18.09.12 3,909 58 11쪽
15 유소홍과 나예지(2) 18.09.11 4,013 63 11쪽
14 유소홍과 나예지 +2 18.09.11 4,026 66 13쪽
13 정사학관내(內) 악습(2) +1 18.09.11 3,963 66 13쪽
12 정사학관내(內) 악습 +1 18.09.11 4,165 68 12쪽
11 여행의 시작 +1 18.09.11 4,322 67 14쪽
10 천화와 신영비의 결승 +2 18.09.11 4,272 76 11쪽
9 대회의 시작(2) +2 18.09.11 4,337 65 11쪽
8 대회의 시작 +2 18.09.11 4,497 66 11쪽
7 새로운 길을 찾다 +1 18.09.11 4,803 71 12쪽
6 상대를 알아보지 못한 결과 +2 18.09.11 4,946 80 10쪽
5 가치관의 확립 +2 18.09.11 5,352 70 12쪽
4 천화와 혁월상과의 조우 +4 18.09.11 5,643 76 8쪽
3 천살문과 천화의 시작(2) +2 18.09.11 6,511 76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천화s'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