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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마학
작품등록일 :
2018.08.06 15:55
최근연재일 :
2018.10.1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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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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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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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압도적으로

DUMMY

수호 일행은 고블린 부락을 지나 샘물을 향해 일직선으로 나아갔다.

굳이 부락을 경유 하지 않고도 가는 방법은 있었지만, 고블린 부락 같은 지름길을 놔두고 그냥 갈 수는 없는 노릇.

수호는 멀리서 돌아가느니 차라리 고블린 부락을 박살 내고 가는 것을 선택했다.

덕분에 일행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일직 선상으로 정화의 샘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석형준은 샘물을 뜨기 위해 조그만 물병에 물을 담았다.


“저희가 1등인 것 같습니다.”


석형준이 상기된 어조로 말했다.

처음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4등 안에만 든다면 베스트라 여겼다.

그런데 1등이라니?

이 정도면 귀빈 대우는 따놓은 당상.

돌아가기만 한다면 임무는 무사히 종료가 되고 떵떵거릴 일만 남았다.


“수호씨가 있으니 다행이네요.”

“···.”


에리나가 끈적한 시선으로 수호를 바라봤다. 그녀 같은 정열적인 미인이 대쉬를 해도 수호는 무덤덤했다. 오히려 그 옆에 있는 가브리엘이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했을 정도였다.


“다른 조들은 무사하려나···.”


루이스가 고뇌에 가득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여유가 생기니 특유의 정의심이라도 솟아오른 모양이었다. 그러나 수호가 가만히 있으니 그는 함부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력이라도 강하다면 모른다. 완벽히 하드 캐리를 받은 입장에서 이 이상 수호에게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그럴 수 없다랄까.


수호는 흘끗 루이스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뭐가 있어요?”

“아니. 아무것도.”


에리나의 물음에 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는 것이 좋겠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말이야.


#


그레즐리 베어.


마스터 급에 달한 실력자가 아니라면 당해낼 수 없는, 명실상부 숲의 제왕이라 불리는 버그의 이름이다.

갈색 털에 3m는 될 법한 크기, 지구에서는 곰이라 불릴 만한 녀석의 날카로운 발톱은 오러 블레이드에 필적하고, 날카로운 이빨은 강철조차 씹어먹을 정도로 단단하다.


검은 숲의 왕으로도 군림하는 그레즐리 베어의 주식은 고블린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인간을 별미로 안다.

그러나 검은 숲의 왕으로 군림하는 그레즐리 베어라도 인간들의 영역에 들어간다면 단숨에 목숨을 잃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인지 숲을 벗어나진 않았다.


언제나 기다리는 사냥꾼.


왕국의 인물들은 그레즐리 베어의 위력을 간과하고 사용자들을 보내는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이다.

인간을 별미로 아는 녀석은 인간들의 냄새가 진하게 풍겨오자 광화에 걸린 마냥 그곳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했다.


“뭐, 뭐야!?”

“크아아아아아!”


거대한 체구의 그레즐리 베어는 포효를 내질렀다. 사용자들은 녀석의 포효, 즉 피어에 의해 석화에 걸린 마냥 몸을 딱딱하게 굳힐 수밖에 없었다.


“피하십쇼!”

“저희가 놈을 상대하겠습니다!”


2팀에 등장한 그레즐리 베어.

놈의 등장에 기사들이 녀석의 앞을 가로막았다.

결연한 기색을 보이며 오러를 피어 올린 그들은 그레즐리 베어의 흉폭한 눈빛에 몸을 떨었다.


“···왕이라 칭할 만 하구나.”


익스퍼트 최상급에 오른 기사 제론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 옆에 있는 중급의 기사 페론 역시도 긴장감에 땀을 절였다.


“하지만 피할 수는 없다.”

“시간을 끌어야 합니다.”


페론의 말에 제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상황은 위기 상황.

지원이 오기까지 그레즐리 베어에게서 살아남아야 한다.

본격적인 투쟁.

그레즐리 베어의 가소롭다는 시선이 둘에게로 향했다.

쿵쿵! 대며 육중한 체구를 움직여 그들에게 돌진하는 그레즐리 베어.

속도는 느리나, 녀석은 둘의 공격을 가죽으로 때우고 날카로운 손톱을 휘둘러 짓누를 듯이 베어갔다.


#


도착지점.


“다 왔네요.”


석형준이 전방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의 뒤를 이어 팀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 돌렸다는 듯이 이마를 쓸었다.


“기사 단장님은 없네요.”

“아까 중앙지점에 그대로 서 계신 것은 아니겠죠?”

“에이 설마.”


조금 더 걸어야 하나 불안감이 들 무렵, 숲속에서 사사삭,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는 처음 수호 일행을 안내한 훈련 교관이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끝난 건가요?”

“예. 정확한 것은 점수로 계산해 봐야 알겠지만, 가장 먼저 도착하신 것은 4팀입니다.”


훈련 교관의 보증.

그가 가장 먼저 왔다고 확언을 한 이상, 속도 면에 있어서는 4팀이 가장 빠르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행은 점수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적어도 1위 내지 3위 안에는 들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그제서야 한시름 놓으며 땅바닥에 주저앉은 그들은 체인 메일도 던지다시피 벗어놓고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했다.


“지구에 있을 때는 이런 휴식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루이스의 말에 석형준은 피식 웃었다.

검은 태양이 아니었다면 방에서 치킨을 뜯거나 휴식을 취했을 것이다.

그것은 이제 사치.

강해지지 못한다면 버그들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앞으로도 많이 바빠질 것이다.

이번에는 맛보기였지만, 왕국의 용사로 소환된 이상 보다 험난한 시련들을 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본인의 미래는 본인이 개척해 나가야 한다. 왕국이 사용자들에게 호의를 보내는 것은 버그들과 대적할 것이 그들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버그들이 아니었다면 왕국은 사용자들에게 호의를 보낼 리가 없었다.

오히려 이용해 먹을 궁리만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형준, 무기 어디 갔어?”


석형준은 자신의 옆을 가리켰다.


“이쪽···?”


그는 의문을 표했다.

방금 전까지 옆에 있었던 활과 화살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하늘로 솟아오른 것인지, 아니면 땅으로 꺼져버린 것인지.


“어, 어디갔어!?”


석형준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수호씨도 사라졌어요!”

“뭐?”


수호가 사라지다니.

그게 무슨 소리지?


“훈련 교관님 수호씨는···.”

“숲으로 갔습니다.”


석형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럼 제 무기를 가져간 것도?”

“예. 수호 용사님이 하셨습니다.”


석형준은 고뇌에 빠져들어 갔다.

수호는 분명 마법사인데, 왜 활과 화살을 들고 간 걸까?

아니, 그전에 수호가 없어진 것 자체가 의문이었다. 그는 굳이 수호가 숲으로 들어갈 이유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수호는 아마 고블린들을 사냥하러 갔을지도···.”


루이스가 말끗을 흐렸다.


가브리엘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우리를 위해서 고블린을 사냥하러 갔을 수도 있어요!”

“아아, 멋진 분이셔.”


에리나가 사랑에 빠진 소녀 마냥 얼굴을 붉혔다.

수호는 일행을 위해서 숲을 들어간 것이다. 샘물을 빨리 떠왔다고 해서 다가 아니었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속도가 아닌, 물량.

이번 시험의 목표는 엄연히 고블린 토벌전에 의의가 있었다.

고작 물을 떠왔다고 해서 점수를 많이 받는다는 것은 어불성설.

검은 불꽃에 의해 가죽들이 전부 일소된 이상 4팀이 내세울 것은 속도밖에 없었다.


“우리도···들어갈까요?”


에리나의 말에 석형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방해만 될 겁니다. 수호씨는 누구보다 강하신 분입니다. 아마 저희가 없었다면 수호씨는 보다 빠르게 이곳에 도착을 했을 겁니다. 괜히 나갔다가 또 짐이 될 수는 없습니다.”


석형준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도움도 되지 않은 존재.

고블린 몇 마리를 쓰러트리는 것이 고작인 이들이 수호를 따라 숲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에게 부담감을 주는 행동이었다.


가브리엘이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다시는 수호 형에게, 아니. 다른 팀원들에게도 짐이 되지 않도록 강해질 거에요!”

“나도 마찬가지야. 이번 일은 수호에게 너무 부담을 준 것 같아. 나는 지금까지 도대체 뭘 한 건지 모르겠어.”


무력감.

그것이 그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한줄기의 불꽃이 피어올랐으니.

더 이상 짐이 되기 싫다는 강한 의지가 그들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샘솟아 올랐다.


“저흰 수호씨에게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것을 갚지 않는다면 도리가 아니겠죠.”

“아이템으로 보답해야 해요! 나중에 진귀한 물건이 나온다면 수호 형에게 주는 것이 어때요? 게임 속에서도 전설 템 같은 거 선물하면 반응 좋던데!”

“좋은 의견이에요. 그럼 나중에 아이템을 얻는다면 그것을 수호씨에게 드리는 거에요! 깜짝 파티 같은 걸로요!”

“그럼 수호의 환영 파티 주최자는 내가 하도록 할게. 포인트가 많이 들겠지만, 친구를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아.”


은혜에 대한 보답.

사람인 이상 그것은 당연했다.

그들은 강함에 따로 집착을 하지 않았기에 흔쾌히 가브리엘의 의견에 동의를 할 수가 있었다.


“수호씨, 부디 몸 성하니 다녀오시길.”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훈련 교관은 황당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무슨 일이···일어난 거지?’


북치고 장구치고.

멋대로 보답한다느니, 선물 한다느니.

용사들이 뭘 잘못 먹은 것일까?

훈련 교관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왕궁 요리사를 바꿔야 한다고 건의해봐야겠어.’


애꿎은 요리사만 죽어 나갔다.


#


2번째 갈래 길.

수호는 그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그의 등에는 석형준의 활과 화살이 매여져 있었다. 허락받지 않고 가져간 것이 되었지만, 수호는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았다.


‘활은 오랜만이군.’


수호가 다룰 줄 아는 물건은 검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다양한 무기들을 다룰 줄 알았다.

검이 편해서 자주 다뤘지, 나머지 무기들 역시도 검에 뒤처지지 않게 다룰 수 있다고 보면 되었다.


한 가지만 파고들어도 시원찮을 판에 다양한 무기술을 배우게 되었지만,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의 수호는 존재하지 않았다.

전장에서도 누군가의 검이나 창, 여러 다양한 무기들을 줍고 싸워야 했으며, 그것은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당연시되었다.


히든피스로 얻은 무기라면 모를까, 상점제 무기를 사용하는 그들은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포인트를 얻을 마땅한 사냥감도 그랜드급에 위치한 사용자들이 독점을 했으니 평범한 사용자들은 먹고 자는 것도 힘들었다.


전쟁에서 무기가 부숴진다는 것은 죽음을 뜻했고,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여러 다양한 무기술을 배울 필요성을 느꼈다.


수호도 그중 하나였다.


“후우.”


숨을 내쉬며 복잡한 상념들을 털어버린 그는 앞만 바라보고 달렸다.

현재 수호가 향하고 있는 곳은 그레즐리 베어가 자주 출몰하는 구역이었다.

그의 목적은 그레즐리 베어에게서 사용자들을 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단 하나.

그레즐리 베어를 잡음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었다.

수호는 샤르드 왕국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국왕의 꼭두각시가 되기도 싫었다. 해서 잠재성이 가장 높은 사용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증거로서 그레즐리 베어를 사냥하고자 하였다.

운신의 자유.

거기에 더해 수호 본인이 원할 때마다 필요한 것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실을 알고 싶었다.

평범한 사용자였던 과거의 자신이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샤르드 국왕의 의도.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진의 같은 것들을 알고자 하였다.

왕급 사용자들 사이에서만 알고 있는 세상의 진실들을.


“···다 왔나.”


콰앙!


땅이 움푹 파였다.

기사 한 명이 기겁하며 회피하는데 전념하고, 감히 그레즐리 베어를 공격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기사는 익스퍼트 최상급에 달한 실력자가 분명하건만, 그조차도 그레즐리 베어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같이 온 기사는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형태로 변해 있는 상태.

기사는 동료의 죽음에 분노라도 하는 모양인지 전신으로부터 살기를 뿜어냈지만, 애써 냉정을 유지하며 그레즐리 베어의 공격을 회피하는데만 집중했다.


“그럼 시작해 볼까.”


수호는 활에 화살을 끼워 넣고 시위를 당겼다. 그는 화살촉에 태양의 마나를 담아냈다.

츠츠츠츠.

화살촉에서 붉은 오러가 피어올랐다.

탐의 기운을 담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화살촉이 녹을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태양의 마나도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녹이 뚝뚝 떨어지면서 화살촉은 녹아 내려가고 있었다. 마나를 가득 담지도 않았건만, 이 정도의 상태.


‘당분간은 투척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군.’


쓸만한 무기를 얻기 전까지는 따로 무기를 사용하거나 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1회 용에 불과했다.

수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투척용 무기, 즉 창이나 화살 같은 것들이 효율이 좋다 말할 수 있었다.

근접전과 같은 경우 권각술을 사용하면 그뿐일 테니 딱히 약점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고, 대군전의 경우 마법을 사용하면 된다.


우우우웅!


태양의 마나가 응집됨에 따라 붉은 기류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수호는 마나를 컨트롤 하여 화살촉이 최대한 녹지 않도록 조절했다.

전력은 아니지만, 그레즐리 베어에게 충분히 피해를 줄 수 있는 위력.

그것이 극에 달할 때, 수호는 손을 놓았다.


#


제론은 전력을 다해서 그레즐리 베어의 공격을 회피했다.

동료인 페론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는 상태.

후배 기사를 죽인 그레즐리 베어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제론은 힘이 없었다.

시간을 버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그아아아아아!”


마구잡이로 휘둘러지는 발톱.

그레즐리 베어는 자신의 공격을 완벽에 가깝게 피해내는 제론을 보며 분노한 모양인지 공격에만 집중했다.

제론의 표정이 암담하게 물들어갔다.

그의 마나는 무한이 아니었다.

한 시간이라는 시간에 걸쳐 마나를 사용하면서 거의 바닥을 드러내게 되었다.


‘이대로라면···.’


죽는다.

시간 벌이는 충분히 되었지만, 이곳에서 그레즐리 베어를 묶어두지 않는다면 녀석이 다른 용사들에게로 움직여 그들을 공격할 것이다.


‘줄리아···.’


문득 아내 생각이 났다.

이번에 결혼하면서 아내인 줄리아를 평생 행복하게 해주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는 너무 괴로웠다.


‘사랑스러운 줄리아, 당신을 두고 떠나는 나를 용서하오.’


제론은 눈을 부릅떴다.

그는 마나 회로를 돌려 모든 마나를 검에 집중했다.

미완성의 오러 블레이드.

그레즐리 베어에게 공격을 성공할지는 미지수였으나, 이것이 그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제론의 눈동자가 불타는 듯한 착시현상을 보였다.

그는 모든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레즐리 베어를 죽이기 위해서.


피융! 퍼퍼퍼펑!


“그아아아!”


그때, 제론의 옆을 지나 그레즐리 베어에게 꽂히는 화살.

붉은 오러로 된 그것은 녀석에게 명중하며 그대로 폭발하고 상처를 입혔다.

그레즐리 베어는 괴로운 듯 비명을 지르며 뒤로 주춤 물러났다.


“누, 누가···!”


지원군이 온 건가?

제론은 환한 표정으로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용사님···?”


제론은 멍한 표정으로 활을 든 인영을 바라봤다.

기사 단장이 최상의 대우를 명한 5인 중 한 명, 수호라 불리는 용사.

그가 제론을 구한 것이다.


‘대체 어떻게?’


제론은 의문을 가졌다.

방금 전 화살의 위력은 가히 미완성 오러 블레이드에 필적하는 공격이었다.

아니, 어쩌면 마스터 초입이 발현하는 공격이 아닐까?

그것을 용사가 발현했다?

한 달 채 되지도 않은 풋내기가?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믿을 수밖에 없다.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이상 어떠한 이견의 여지도 존재하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제론 본인은 수호라는 용사에게 구함을 받았다는 것이고, 동료를 죽인 그레즐리 베어를 쓰러트릴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줄리아, 내 그대에게 돌아갈 수 있겠소.’


#


수호가 발현한 것은 폭발하는 화살.

오러를 응축해서 터트리는 방식의 공격이나, 최상에 해당하는 태양의 마나를 사용함으로 그 위력은 마스터 초입에 해당하는 오러블레이드 급의 공격을 선보였다.


‘위력이···이 정도나 된다고?’


수호는 본인이 화살을 발사해놓고서도 얼떨떨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기껏해야 익스퍼트 상급에 해당하는 오러 공격일 줄로만 알았는데.

실상은 딴판이었다.

우우우웅.

수호는 다시 한번 마나를 응축해서 화살촉에 모았다.

일련의 과정은 고작 3초.


피융! 퍼퍼퍼펑!


“그아아악!”


흡사 미사일이 터진듯한 굉음이 퍼지고, 그레즐리 베어가 비명을 지르며 주춤 물러났다.

정신을 차릴 수도 없는 공격.

수호는 속사하듯이 화살을 다시 장전하고 발사했다.

총 열 번의 공격.

무차별적인 난사에 그레즐리 베어의 몸 곳곳이 상처투성이로 변하더니.

쿵, 소리와 함께 녀석은 그대로 쓰러졌다.


“끝났나.”


화살은 이미 바닥이었다.

쓰러지지 않았다면 검으로 승부를 매듭지었겠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그때, 기사가 다가왔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는 콧물과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 인사를 표했다. 그는 수호를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며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예우를 보였다.


수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덤이야.”

“예?”

“기사 단장에게 내가 그레즐리 베어를 쓰러트렸다고 잘 좀 말해주면 돼.”


수호의 말에 기사는 실망하기보다는 오히려 이상한 착각을 하기라도 하는 모양인지 감격의 얼굴로 가슴을 두드렸다.


“그야말로 용사의 위상! 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말하시다니···. 감동했습니다!”

“아니···.”


뭐라 말하려던 수호는 입을 다물었다.

지금 아무리 어떻게 말한다 한들 눈앞의 사내는 다르게 왜곡해서 듣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이쯤에서 중단하기로 했다.


‘일단은 챙길 건 챙겨야겠지.’


수호는 뒤에서 조잘대는 기사의 말을 무시하고 그레즐리 베어에게 다가갔다.

서걱서걱.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검을 주워 그레즐리 베어의 목을 가르는 작업을 착수한 그는 상당히 질긴 가죽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걸 어떻게 한다···.’


그냥 들고 갈 수도 없고, 오러 블레이드가 아니라면 목을 자르는 것도 쉽지가 않다.

수호가 곤란에 처했을 때, 숲속에서 짝짝,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대단합니다, 용사님! 역시 제 눈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부 단장?”


부 단장은 감탄의 기색을 보이며 부담스러운 눈동자로 수호를 응시했다.

흡사 꿀이라도 떨어지는 듯한 시선.

그에 거북감을 느꼈지만, 수호는 그에게 멀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싸늘한 눈동자로 그를 노려볼 뿐.


"어디갔다가 이제 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구경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너도 참 대단하구나."

"별 말씀을. 원래 그런게 제 매력이 아니겠습니까?"


부 단장은 능글맞은 얼굴로 답변했다.


"이번 평가전에서는 용사님이 최고의 점수를 받게 될 겁니다. 이견의 여지가 없지요."


수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 단장의 말대로 그의 공적을 넘어서는 사용자는 없었다.

있다면 그것은 수호와 같은 히든피스를 얻은 사용자여야 하는데, 그런 사용자는 샤르드 왕국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 왕국은 나에게 최상의 대우를 약속해야 할 거야. 알다시피 내 몸값은 상당히 비싸거든."

"여부가 있겠습니까?"


부 단장은 아부성이 짙은 답변을 하면서도 내심 식은 땀을 흘렸다.

그는 솔직히 수호라는 용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최상 적성의 용사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맡았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그런데 웬일?

벌써부터 마스터 초입에 해당하는 무력을 선보이니 황당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하였나.

딱 그짝이다.

벌써부터 수호라는 용사가 무슨 요구를 해올지 겁이 났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수호가 갑이었고 을은 샤르드 왕국이었다.

그랜드 마스터.

필시 그는 그 경지에 도달할 것이며, 버그들의 여왕을 물리칠 가장 날카로운 칼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

좋든 싫든 아쉬운 것은 샤르드 왕국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앞으로 잘해. 혹시 알아? 떡고물이라도 떨어질지."


부 단장은 인상을 구겼다.


작가의말

퇴고도 두 번만 하고 손의 흐름에 맡겨 작성했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을지도 모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흑흑. 대신 9000자를 투척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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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신전에서 있었던 일 +30 18.10.03 22,273 613 13쪽
22 조건 - 3 +31 18.10.01 23,377 607 12쪽
21 조건 - 2 +30 18.09.30 23,626 620 9쪽
20 조건 +32 18.09.29 24,514 570 10쪽
19 경매장 - 2 +33 18.09.27 24,972 647 11쪽
18 경매장 +19 18.09.26 24,926 68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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