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내 포인트 무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새글

연재 주기
마학
작품등록일 :
2018.08.06 15:55
최근연재일 :
2018.10.18 21:1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909,228
추천수 :
22,309
글자수 :
194,418

작성
18.10.01 21:00
조회
23,377
추천
607
글자
12쪽

조건 - 3

DUMMY

요를레이 자작.

그는 뒤에서 따라오는 수호를 바라보며 내심 못마땅한 기색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용사라 하지만 너무 오만방자하구나.’


다른 용사들은 예의라도 바른데 수호라는 용사는 초면부터 반말에 오만방자하고.

이러다가 자신이 모시는 2공주 전하에게도 무례를 보일 것 같아 그는 조마조마한 심정이 들었다.

그런 요를레이 자작의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수호는 공주가 머무르는 별궁에 도착하고 몸가짐을 바로 하는 품격을 보였다.

귀족식의 걸음.

당연히 요를레이 자작의 눈동자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수호님, 어디서 귀족의 예를···.”

“글쎄. 어디서 배웠을지는 네가 알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 하하. 그렇죠···.”


요를레이 자작은 입을 다물었다.

속으로는 수호를 씹으면서도 겉으로는 웃는 표정을 가장하며 아리아나 공주에게 안내했다.

별궁의 안.

곳곳에는 풀 플레이트를 입은 기사들이 널려 있었고, 하나 같이 지닌 실력만 파악하건데 중급 이상으로 구성될 지경.

가히 국왕의 호위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계는 물론이고 쥐새끼 하나도 빠져나갈 수 없을 만큼 철통같은 보안이었다.


수호는 내심 혀를 내둘렀다.


‘별궁 곳곳에 마법을 둘렀어.’


마법적인 처리가 된 벽과 바닥 등.

암살자가 쳐들어온다 하더라도 1초 만에 들킬 정도로 경계가 삼엄했다.


“이쪽입니다.”


요를레이 자작이 손으로 가리킨 곳은 서재로 추정되는 곳이었다.

그는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는 듯 문밖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수호는 서재를 지키는 기사의 얼굴을 스치듯 응시하고 서재로 들어갔다.


“어서와요. 아리아나에요.”


붉은 머리카락에 청안의 눈동자.

1회차에서 봤던 아리아나 공주에 비해 조금은 앳되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왕국 제일미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아름다웠다.

수호는 허리를 굽혀 귀족식으로 정중히 인사를 했다.


“수호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군요. 저를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만···.”

“네. 한 번쯤은 만나고 싶었어요. 일단 계속 서 있는 것도 불편하실 것 같으니 이쪽에 앉으세요.”

“사양하지 않고.”


수호는 아리아나 공주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아리아나 공주가 주는 차를 찻잔으로 받은 뒤 차맛을 음미했다.


“좋군요.”

“엘프들이 만든 차인데요.”

“엘프라···.”


수호는 말끝을 흐렸다.

엘프들 중에서는 가끔 탑의 선택을 받아 사용자가 되는 엘프들도 존재한다.

그들은 인간들을 경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적의를 품지는 않는다.

엘프들의 차는 오직 그들의 기술로만 만들어진 찻잎으로 만들어지는데, 어지간한 포인트로는 살 수는 없을 정도로 고가의 특산품이다.


“엘프에 관해서 아시나요?”

“들어는 봤습니다.”

“직접 만나보시지는 못하셨나 봐요?”


만나보기는 했다.

다만 이곳에서 꼬투리를 잡힐 수도 없었기에 수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구나···. 후후, 그러면 말이죠.”


아리아나 공주의 얘기가 이어졌다.

엘프의 생활.

엘븐하임에서 생활하는 엘프는 스스로를 제국이라 칭하며 남 대륙에 뿌리를 둔다고 하는 등. 별 영양가도 없는 얘기만 이어졌지만, 수호는 그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것이 막 바지로 접어들 무렵, 수호는 어느새 비어버린 찻잔을 내려놓으며 깍지를 꼈다.


“그렇군요. 그럼 이만 본론으로 넘어가도 되겠습니까?”

“네, 좋아요. 오늘은 기분이 좋네요. 제 얘기를 이렇게 들어주신 분은 오랜만이거든요.”


아리아나 공주는 그리 말하면서도 묘한 미소를 띄웠다.

흡사 물건의 상태를 확인하는 듯한, 품평하는 그런 시선이었지만, 수호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이미 예상해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를 부른 이유가 무엇입니까?”

“알지 않나요? 당신을 끌어들이고 싶다는 것을. 이미 예상하고 온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리아나 공주는 차를 들이켰다.

꿀꺽, 하며 목울대가 넘어가고 은은한 미소를 머금으며 깍지를 낀다.

당신을 원한다는 듯한 그런 시선이었지만, 수호는 그녀에게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어색해.’


아리아나 공주는 제 딴에는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는 것 같았으나 손 떨림이라든지 어색한 미소라든지.

모든 것이 어색해 보였다.

평범한 이라면 모를까, 수호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저를 끌어들이고 싶다라···. 전 대단한 사용자도 아닌데 이리 직접 만나면서까지 말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군요.”

“그레즐리 베어를 처치한 용사님께서 너무 겸손하신 것 같네요.”


수호의 눈매가 좁혀졌다.


“그레즐리 베어를 처치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부 단장 샤로드와 평 기사 제론 밖에 없을 텐데요.”

“샤로드 경이 그레즐리 베어를 처치했다고 상부에 보고서를 올렸거든요.”

“그렇군요.”


부 단장 샤로드를 거쳐 기사 단장, 국왕 순으로 올라가고 소문이 돌았겠지만, 현재 아리아나 공주의 말에 담긴 뉘앙스를 본다면 그녀는 수호가 사용한 힘의 정체를 정확히 깨닫고 있는 것 같았다.

자세한 것은 몰라도 아마 화 속성의 마법을 발현했다, 궁술 실력이 뛰어나다. 이런 식으로 알려져 있겠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국왕이나 정보부의 국장밖에 없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해서 본다면 아리아나는 누군가의 휘하에 있다는 말이 되고, 1회차의 기억을 살려본다면 그녀는 이미 샤를로트 공주와 협약을 맺은 상태.


수호는 피식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왜 웃고 계시는 거죠?”


아리아나 공주가 의문을 담아 묻자, 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연기는 그만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리아나 공주 전하는 샤를로트 공주 전하와 협약을 맺고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무, 무슨···.”


아리아나 공주의 당혹스러운 표정에 수호는 확신을 가졌다.


“그 얼굴을 보니 제 예측이 맞았군요.”

“맞아요. 아리아나는 저와 협약을 맺은 동생이에요.”


대답을 한 것은 벽의 문을 열고 나온 여인이었다.

밝은 금발에 청안을 지니고, 부채로 입을 가린 그녀의 정체는.


“샤를로트 공주 전하시군요.”


1공주 샤를로트.

그녀의 눈 모양이 반달 모양으로 휘어지며 웃음을 그렸다.

흥미를 담은 눈빛이 수호를 응시하고, 그녀는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호호, 어떻게 아셨나요?”

“아리아나 공주 전하의 연기 실력이 너무 어색해서 말이죠. 그저 짐작했다, 라고 넘어가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샤를로트 공주가 정보부의 실질적인 수장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수호 본인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측근들 밖에 모르는 사실이다.

여기서 ‘네가 정보부의 수장이냐?’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면 샤를로트 공주는 수호를 의심했을 것이다.

죽거나 아니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거나.

불리한 사실을 떠안고 하느니 차라리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말처럼 그는 두리뭉술한 말을 남기며 샤를로트 공주를 바라봤다.


샤를로트 공주는 수호의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그가 원하는 대로 화제를 돌렸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저에게 왕좌를 차지하게 해주세요.”

“그러면 저는 무엇을 얻습니까?”

“모든 조건을 들어줄게요. 미녀, 부와 명예 등.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


수호는 톡톡, 테이블을 두들겼다.

눈을 감고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은 그는 샤를로트 공주의 생각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아마 앞으로의 전쟁으로 인해 바쁘다는 사실과 탑을 오른다는 특수함. 그것 때문에 별다른 상관이 없다는 것이겠지.’


실제로 샤를로트 공주는 수호가 버그들의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탑의 상층으로 오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과한 지원만 아니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어떤 조건이든 들어줄 의향이 있었다.

다만 그가 가치가 낮아질 경우 그러한 지원은 점차 낮아지겠지만, 그것은 다른 왕위 후계자들 역시도 마찬가지.

합리적이고 합당한 조건을 걸어 감언이설로 그를 속이는 듯한 계략.

만약 일반 사용자였다면 그녀의 제안에 마음이 흔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수호는 부와 명예, 미녀 따위에 관심이 없었고, 그가 원하는 것은 정해져 있었다.


“아이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 주시면 됩니다. 신전의 출입도 자유롭게 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샤를로트 공주는 잠시 고민했다.


‘아이템에 대한 지원은 나쁘지 않아. 신전의 출입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신기해서 원하는 것이겠지.’


가끔 용사들 사이에서 모험이나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자들도 있었기에 샤를로트 공주는 수호가 그런 부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신전 출입에 관한 것은 조금 곤란하긴 해도 못 들어줄 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샤를로트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들어줄게요.”

“그럼 계약서를 작성하시죠.”

“신역의 계약서로 작성할게요. 계약서에 대한 효과는 도우미에게 들으셨을거에요.”


수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우미라 불리는 판매원들은 신역의 계약서에 대한 존재를 사용자들에게 알려주며 주의 사항에 대한 것을 알려준다.

자신의 계약자가 이상한 자들에게 걸려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계약서의 내용을 어긴다면 어긴 만큼의 형벌이 주어진다. 말입니까?”

“네. 잘 아시네요.”

“그럼 바로 조건에 대한 것을 작성하시죠. 제 조건은···.”


수호는 샤를로트 공주에게 계약서를 받고 조건에 대해 작성했다.


¤계약서¤

-‘강수호’는 ‘샤를로트’에게 아이템을 요구할 수 있다.

-‘샤를로트’는 ‘강수호’에게 신전 출입 및 아이템에 대한 요구 조건을 들어주어야 한다. 다만 과한 조건은 성립되지 않는다.

-‘강수호’는 ‘샤를로트’에게 필요한 아이템 두 개를 요구할 수 있다.

-‘샤를로트’는 ‘강수호’에게 등급에 상관없는 물건을 두 가지 넘겨주어야 한다.

-‘강수호’는 ‘샤를로트’가 왕좌를 차지하는데 적극적인 협력을 한다. 단, 목숨에 위협이 되는 일은 ‘강수호’의 의지에 따라 거부할 수 있다.

-‘강수호’와 ‘샤를로트’는 서로를 해할 수도, 피해를 입힐 수도 없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이 정도의 조건은 어떻습니까?”


샤를로트 공주는 계약서의 내용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과한 조건은 들어주지 않아도 되니 상관없겠어. 두 가지 물건을 넘기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는데···.’


그녀는 손가락으로 물건을 넘긴다는 대목을 가리켰다.


“여기 있는 이 조건. 없는 물건을 건네주거나 요구하는 것은 아니겠죠?”

“아닙니다. 샤를로트 공주님이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조건이니 신경쓰지 마시길. 원하신다면 계약 조항을 ‘샤를로트가 구할 수 있는 물건이며, 두 달 안으로 구한다.’라는 조항으로 바꾸셔도 됩니다.”

“좋아요. 그렇게 해요. 제가 구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상관없어요.”

“그럼 계약 완료라는 것을 알고 시행하겠습니다.”


수호는 계약서에 마나를 흘렸다.

샤를로트 공주 역시도 계약서에 마나를 흘렸다.

그것이 계약서에 스며들 무렵.

찬란한 푸른 빛이 떠오르며 계약서가 불에 타듯이 사라졌다.

동시에 둘의 영혼에 족쇄가 채워졌다.

신역의 계약서.

그것에 의해 계약이 무사히 성립되자 샤를로트 공주는 미소를 머금었다.


“잘 부탁해요. 나의 기사님.”

“저 역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이 프린세스.”


수호는 고개를 숙이며 환한 웃음을 그렸다.

샤를로트 공주가 지금은 웃고 있지만, 후일 일어날 일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수호는 그것이 궁금했다.


‘그 얼굴을 보려면 지금이라도 열심히 공주를 왕으로 세워야겠어.’


철의 여인이라 불렸지만, 그녀는 수호를 세상 물정 모르는 사용자로 생각한 것이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것을 깨닫게 된다면 가식적인 공주의 얼굴에서 본심이 드러나게 되리라.


작가의말

주인공은 한때 유열부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포인트 무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보유 아이템, 능력 +6 18.09.18 6,517 0 -
공지 내 포인트 무한 공지입니다. +11 18.09.04 41,699 0 -
35 인맥이란 NEW +12 5시간 전 3,371 162 16쪽
34 룰러(Ruler) - 3 +22 18.10.17 9,283 349 15쪽
33 룰러(Ruler) - 2 +30 18.10.15 12,443 481 14쪽
32 룰러(Ruler) +36 18.10.14 14,613 481 16쪽
31 폭풍 전야 - 2 +21 18.10.12 16,860 531 14쪽
30 폭풍전야 +18 18.10.11 18,111 510 15쪽
29 1+1? 아니 1+3! +39 18.10.10 18,339 608 14쪽
28 신전에서 있었던 일 - 6 +36 18.10.08 20,180 578 11쪽
27 신전에서 있었던 일 - 5 +57 18.10.07 19,223 578 14쪽
26 신전에서 있었던 일 - 4 +16 18.10.07 17,144 518 10쪽
25 신전에서 있었던 일 - 3 +21 18.10.07 17,837 533 11쪽
24 신전에서 있었던 일 - 2 +50 18.10.04 22,031 603 11쪽
23 신전에서 있었던 일 +30 18.10.03 22,274 613 13쪽
» 조건 - 3 +31 18.10.01 23,378 607 12쪽
21 조건 - 2 +30 18.09.30 23,626 620 9쪽
20 조건 +32 18.09.29 24,514 570 10쪽
19 경매장 - 2 +33 18.09.27 24,973 647 11쪽
18 경매장 +19 18.09.26 24,926 686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마학'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