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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학
작품등록일 :
2018.08.06 15:55
최근연재일 :
2018.10.1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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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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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신전에서 있었던 일 - 5

DUMMY

수습 사제 아리아.

그녀의 정체는 순진한 이들을 등쳐먹는 사기꾼이었다.

그런 면에 있어 사제라는 직업은 최고의 직업이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기꺼이 포인트를 지불한다는 것.

사기 치기에 딱 알맞은 직업이었다.


‘아까 만난 호구에게서 좀 더 뜯어낼 수 있을 것 같지만···.’


묘하게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감은 잘 들어맞았다.

지금까지 타고난 감으로 인해 여러 위기에서 벗어나고는 했었으니까.


솔직히 수호에게 가면서 자신의 감이 위험하다고 경종을 울렸었지만, 이제 막 소환된 사용자라는 점에 있어 무시하는 면도 없잖아 있었다. 사기꾼이라 했지만, 아리아 본인의 실력은 익스퍼트 중급 수준에 달해있었으니까.

게다가 신전의 사제 역시 알아차릴 일이 없었다. 기부금을 걷는 것은 신전의 사제가 맞지만, 그는 사용자가 포인트를 건넬 의사를 보일 때만 걷는 편이었다.

그 전에는 걷는 일이 없다고 해야 할까.


걸린다고 해도 문제는 없었다. 받지 않았다고 시치미를 떼면 그만이었으니까.

신전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다. 그런 확고한 믿음이 존재했기 때문에 아리아는 걱정하지 않았다.


‘대충 사흘 있다가 뜨면 되겠지.’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대사제가 돌아오기까지 나흘이라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사흘 정도의 여유는 넉넉했다.

멍청한 에릭이라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수행을 한다는 말만 한다면 보내줄 것이다.


“상당히 재밌어 보이네.”


아리아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섬뜩함을 느꼈다.

딱딱히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좀 전에 만난 수호라는 용사가 있었다.

어떻게? 하는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수호는 씩 웃었다.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찾는 것 자체는 쉬웠어. 너의 마나의 향기를 기억해 두었거든. 그것으로 추적을 했으니까 도망치는 것은···.”


그때, 아리아의 몸이 빠르게 움직였다.

회전하듯이 돌려차며 수호의 관자놀이를 향해 쇄도해 갔다.

기절을 중점으로 둔 일격.

수호는 그것을 덥썩 잡았다.


“어, 어떻게···.”


익스퍼트 중급에 달한 실력자의 일격이다. 그런 일격을 이렇게 가볍게 막는다고? 아무리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지만 충격적인 일이었다.


‘설마 방금전 했던 말이 진짜?’


마나의 향기를 맡으며 추적을 했다는 것.

그 말은 솔직히 믿기 어려웠다.

우연히 얻어 걸린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진짜라면.


‘도망쳐야 해!’


하지만 도망칠 수가 없었다.

다리가 잡힌 이상 아리아는 수호에게서 도망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

아리아는 어색하게 웃었다.


“형제님, 무슨 일로···.”

“이제와서 시치미를 떼면 안 되지. 포인트는 돌려줘야겠어. 덤으로 네가 나를 속인 이유까지도 전부.”


수호의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

아리아의 목울대가 한 차례 넘어가며 긴장의 기색을 보였다.

도움을 청하려고 소리를 지르려고 할 때, 수호는 그녀를 비웃었다.


“이미 소용없어. 소음이 퍼져나가지 않도록 장벽을 쳐두었으니까. 마음껏 소리 질러봐.”

“아···.”


아리아는 결국 체념했다.

이자에게서 벗어난다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감을 믿지 못한 과거의 자신을 탓했다.


#


“···그래서 호구 같고 선하고 돈 많아 보여서 포인트 좀 뜯고 손털려고 했다고?”

“네.”


아리아는 부끄러운 듯 볼을 붉혔다.

그것은 쑥스러운 것이 아닌, 전문가인 자신이 들켰다는 것에서 오는 창피함이었다.

수호는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아니, 왜 이렇게 당당한 건데?”

“아잉, 저 같은 미녀에게 해를 입히지는 않을 거잖아요? 어차피.”


수호는 이마를 짚었다.

뻔뻔해도 분수가 있지 이렇게 당당한 여자는 그의 인생에서 손을 꼽는다.

아니, 첫 번째일 수도 있다.

적어도 지인이 아닌, 남남이나 다름없었기에 수호가 느낀 황당함은 클 수밖에 없었다.


“아, 또 호구 같은 표정이다.”

“이게 진짜.”

“자, 잠깐만요!”


수호가 화를 내자 아리아는 손을 들며 때리지 말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아픈 것은 어지간히 싫어하는 모양.

그런 주제에 남을 괴롭히는 것은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아리아는 주먹을 불끈 쥔 수호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자신의 입을 때렸다.


“요놈의 입! 바늘로 꼬매던가 해버려야지. 죄송해요. 이런 성격이라.”


전혀 미안해 보이는 표정은 아니었지만, 사과는 사과였기에 수호는 화를 가라앉혔다.

쓸데없는 일에 감정소모를 할 정도로 그는 어리석지 않았다.

곧 윤서라의 차례가 끝난다면 가봐야 했기 때문에 그는 시간이 없었다.


“그래, 내가 널 어떻게 할지 고민된다. 이대로 죽일지, 아니면 살릴지.”

“저 같은 미녀를 죽인다고요!?”

“못 죽일 거 같나?”


수호는 검붉은 색의 마나를 끌어 올렸다. 모든 것을 잡아먹을 듯이 불길한 그것이 드러나자 아리아는 시시나무 떨 듯이 몸을 떨었다.

본능적으로 저 마나에 조금이라도 닿기라도 한다면 마나를 끌어올려 방어할 틈새도 없이 불살라질 것을 깨달은 것이다.


아리아는 급히 소리쳤다.


“잠깐만요! 좋은 정보를 가르쳐 드릴 테니까 살려주시면 안 될까요?”


그녀의 말에 수호는 흥미를 드러냈다.

수습 사제라도 어지간한 고급 정보를 알고 있을 확률이 높았기에 약간은 기대심이 들었다.

역시 사람은 목숨이 위협당하는 그 순간이 가장 본심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더욱이 아리아 같은 생에 대한 집착이 강한 여인일수록 그런 면에 두드러진 면이 없잖아 있었다.


“들어보고.”

“네!”


아리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정리했다.

충분히 고급 정보라 할만했고, 이것을 알고 있는 것은 신전에 소속된 사제밖에 없었다.

물론 수습 사제인 아리아가 알 수 있을 리는 없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상황을 파악한 상태.

이 정도의 정보라면 눈앞에 있는 무서운 남자도 만족하리라는 계산을 내렸다.


“우선은 살려주겠다고 말해주세요. 그럼 알려드릴게요. 엄청난 고급 정보에요!”


물론 다짐을 받아두어야 하겠지만.

수호는 아리아의 말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정보에 따라서 처벌의 강도를 결정하도록 하지. 네가 만약 쓸만한 정보를 내놓는다면 풀어주겠어.”

“계약서라도···.”

“죽고 싶어?”

“아니요···.”


아리아는 고개를 떨어트렸다.

생사여탈권을 빼앗긴 이상 그녀는 수호의 말에 온전히 따라야 했다.

어차피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사내로 보여졌으니 도박이긴 해도 믿어보기로 한 그녀는 주위를 살폈다.


“일단 이쪽으로 와요.”


아리아가 손짓을 했다.


“어디 가는 건데?”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얘기하길 바라세요?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쩔려구요?”

“상관은 없는데. 어차피 드러나도 파문당하는 것은 너겠지만.”


수호의 이죽이는 말투에 아리아는 반박할 수조차 없이 이를 악물었다.

솔직히 용사인 수호는 신전의 비밀을 알더라도 기밀 엄수만 지키면 될 뿐이다.

용사란 그런 존재였다.

그에 반면 아리아가 신전의 기밀을 누설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파문은 고사하고 이단 심문관에게 끌려가 지옥 같은 고통을 견뎌야 할 것이다.


‘절대로 그럴 수 없어!’


그동안 모아놓은 포인트와 아이템, 금품, 지식 등만 해도 한가득 이다.

그것을 전부 사용못하고 죽는다고?

억울해서라도 죽지 못하겠다.

그러기 위해선 수호라는 용사를 잘 구워삶는 수밖에 없었다.

딱보니 질 좋은 정보를 몇 가지 건네기만 한다면 자신은 평소대로 남들을 등 처먹고 살 수가 있다.

정보가 아깝긴 했지만, 목숨보다 아까울 리가 있나.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수호를 안내하고 조심히 문을 닫았다.


“후우. 일단 제가 말하는 것 잘 들으세요. 우선 신전에 대해서 설명할게요.”

“신전이라···.”


신전은 베일에 쌓인 만큼 그에 관련한 지식을 얻게 된다면 좋다.

수호는 자세를 바로하며 아리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신전에 있는 신들은 호구에요.”

“신성모독 아니야?”


수호의 표정이 황당하게 물들어갔다.

아리아는 어깨를 으쓱였다.


“가호를 받고자 이곳에 찾아온 이들은 신에게 포인트를 건네잖아요?”

“그렇지.”

“하지만 그 포인트의 70% 정도는 신전의 사제들이 먹어요. 그리고 포인트의 상한선은 10만 포인트가 아니고 5만 포인트에요.”

“···.”


수호는 할 말을 잃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10만 포인트를 건네주면 사제가 일부러 신에게 신앙심이 높은 사도가 될 수 있다고 아부를 해요. 그러면 신은 좋다고 가호를 내려주거나 결정을 해요.”

“···그렇다면 그동안 사람들은.”

“속은 거죠.”


아리아는 샐쭉하게 웃었다.

호구 짓을 당했다는 것.

소중한 1만 포인트를 고스란히 바치고 가호를 받지 못했던 1회차의 기억을 떠올린 그는 살짝 분노가 끌어 올랐다.


‘후우. 진정, 진정하자.’


과거가 아닌 현재를 바라본다.

회귀했으면 되지 않았는가?

되도 않는 위로를 하며 분노를 가라앉힌 그는 아리아에게 물었다.


“이런 걸 말해도 되는 건가?”

“당연히 안 되죠. 하지만 목숨 앞에 장사가 있나요? 그리고 신이 이런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끔씩 대사제가 신벌을 내릴 것이다! 라고 민중들 앞에서 소리치는데 그거 다 개소리에요.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는 것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그럼 내가 고발하면?”


아리아는 그 순간 수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제발 알리지 말아 주세요! 이단 심판관이 쫓아 온다구요!”


목숨이 걸려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지만, 수호의 말을 듣고 아리아는 현실을 깨달았다.

수호는 바지가 늘어지자 아리아의 머리를 손으로 밀었다.


“이거 놔.”

“싫어요! 말하지 않겠다고 말해주면 놓아드릴게요! 제발요! 이단 심판관은 싫다고요···.”


이단 심판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죄인들도 두려워하는 그 이름.

온갖 종류의 고문 도구를 비롯한 고통을 주는 방법에 통달한 그들은 대륙 내에서 악명이 자자했다.

수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직접 당한 것은 아니지만 이단 심판관에게 걸린 죄인의 최후를 두 눈으로 직접 톡톡히 목격했기 때문에 아리아의 두려움은 이해가 갔다.


“알았으니까, 놔.”

“정말이죠?”

“그래. 대신 좋은 정보를 더 줘야 할 거야. 이 정도의 정보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니까.”

“네!”


아리아는 수호의 바지를 놓고 큼큼,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아주 중요한 정보에요. 혹시 악마 계약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처음 듣는 정보인데.”

“상당히 고급 정보에요. 지금 샤르드 왕국에 악마 계약자가 나타났어요. 여기서 악마 계약자라는 존재는···.”


악마 계약자.

그들은 악마라는 존재와 계약을 하면서 힘을 손에 넣은 이들이다.

자아를 잃고 오로지 파괴만을 일삼는 자들이지만, 최근 자아를 잃지 않고 악마의 힘을 제어할 수 있는 이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왠지는 모르지만 알바트로스 제국의 황제가 제어를 했다는 소문이 있어요.”


수호는 눈매를 좁혔다.

제국에 관한 정보는 대외적인 비밀이라 잘 드러나지 않은 만큼 베일에 쌓인게 많았다.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국은 왜 피바람이 불었는지.

그리고 사용자들은 왜 제국을 멸망으로 몰아세웠는지에 대한 정보.

비밀이 드러나는 것일까?


“그들의 정체는 제국에 소환된 용사라는 말도 있어요. 제가 잘 아는 정보상의 말로는 용사들이 각 성채로 이동해서 병력을 지휘하고 간간히 자리를 떠난다고 하는데, 듣기로는 제국의 신민들을 잡아먹고 있다는 괴이쩍은 소문이 돌고 있어요.”


아리아의 말에 수호는 과거에 자신이 샤르드 왕국 오지에 파견을 나갔었던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용사를 병기화 하여 파견했다, 그건가?”

“네네. 어쩌면 용사님도 조만간 파견을 나갈지도 몰라요. 용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용사라고 국왕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제가 알고 계신분이 대륙 최고의 정보상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정보의 확실성은 보장할 수 있으니까 믿어도 좋아요.”


수호의 표정이 가라앉았다.

악마라는 존재는 소문만 무성하지 직접 본적은 없었다.

탑을 오른 반신에 해당하는 무력을 지녔다고만 알려져 있었기에 막연하게나마 대단하다고 생각할 뿐.

그런 존재와 계약을 했다는 용사의 무력을 쉬이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어쩌면 지금의 사용자들이 떼거지로 덤빈다고 해도 무리일지도.’


제국이 멸망 당하는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언가 다른게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럼 저는 이만···.”

“어딜 가려고?”


수호는 아리아의 목덜미를 잡았다.

아리아는 울상을 지었다.


“아, 왜요! 목숨값을 치를 정보를 두 개나 말했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이것 이상으로···.”

“백만 포인트.”

“···네?”

“알고 있는 정보를 전부 사지.”


아리아는 입을 떡 벌렸다.

이 남자가 대체 뭐라고 하는 것일까.

무려 백만 포인트다.

현재까지 그녀가 10년 동안 등쳐먹은 포인트를 합한다 해도 그에 한참을 미치지 못한다.

가장 잘 뜯어낸 것이 수호에게서 뜯어낸 10만 포인트라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이미 다시 되돌려준 상태.

하지만 백만 포인트를 받을 수만 있다면 지긋지긋한 사기꾼 생활은 청산하고 대규모의 상회를 만들 수가 있다.

아리아는 자세를 바로했다.


“고객님, 선불입니다.”


수호는 대답대신 계약서를 내밀었다.


“이건···.”

“신역의 계약서지. 네가 주는 정보에 질에 따라서 내가 만족한다면 즉시 백만 포인트를 지불하지. 하지만 그에 미치지 않더라도 정보의 값은 제대로 주겠어. 대신 알려준 정보를 누설한다면···.”

“절대로 그럴 일은 없습니다! 저, 아리아. 지금까지 살면서 무언가를 팔 때는 절대로 이중으로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정보를 건네주고 다른 이에게 다시 되팔 생각이었지만, 그것이 사전에 차단된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녀의 필사적인 말에 수호는 믿어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그것을 읽은 아리아는 결국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작가의말

10/5 10/6 10/7

[3/3]

저의 한계를 알아냈습니다.

15600자.

흑흑.

이만 저는 퇴장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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