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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후작가의 차남은 스마트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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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18.08.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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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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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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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똑똑똑.

DUMMY

003. 똑똑똑.



칼리안은 조금 전까지 아버지 오스왈드 후작과 나란히 앉았던 의자에 다시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 들었다.

전원이 꺼진 검은색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이게 대체 어떻게 여깄는 거지?“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이곳에 오게 된 것부터, 남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그 사람이 되었다는 것까지.

현재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들은 이해 안 되는 것투성이였다.

여기에 스마트폰 하나가 더 추가된다고 해서, 더 이상해질 것이 있겠는가?

‘적어도 심심하지는 않겠네.’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보다 스마트폰과의 교류가 익숙한 현대인답게, 칼리안은 지금 주어진 상황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인터넷을 바라는 것은 사치겠지만, 스마트폰에는 그동안 모아 놓은 애창곡들과 인터넷 연결 없이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이 많았다.

‘잠깐, 배터리는?’

칼리안은 한참을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그래도 이곳에는 마법이 존재하고, 그 중에는 전격계 마법이라는 것도 있었다.

가문의 힘을 빌려 마법사를 만나고, 재력으로 설득해 충전기를 만드는 것까지는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마지막 기억이 벼락을 맞으며 끊겼다는 거다.

‘스마트폰 안의 회로나 전지는 괜찮을까?’

칼리안의 기억에 따르면 이 세상에는 스마트폰을 고칠 수 있는 기술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만일 번개에 다 구워졌다면, 이건 스마트 폰이 아니라 그냥 지구에서 여동현으로 살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줄 기념품일 따름이다.

칼리안은 괜히 숨을 참으며 전원 버튼을 꾸욱 눌렀다.

1초, 2초, 3초, 4초, 5초...

고작 5초 정도 버튼을 누르는데, 그 시간은 마치 영원한 것처럼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띠리링.

“파아!”

전원 켜지는 소리에 거칠게 숨을 내몬 칼리안.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액정이 멀쩡한지, 로딩 화면을 바라봤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원래 떠야 하는 삼멍의 로고 대신, 처음 보는 로고가 뜨고 있었다.


[Infinite Smart Phone]


모드를 잘못 들어간 건가?

고민할 새도 없이, 마치 번개가 치는 것처럼 청광이 번쩍이더니 화면이 다시 바뀌었다.

푸른 홈 바탕 화면이 떴는데, 전화도, 문자도, 인터넷과 메뉴 아이콘들이 사라져 있었다.

썰렁한 가운데 달랑 두 개만 남은 앱 아이콘.

‘아카식 위키, SSM?’

전혀 처음 보는 앱들이었다.

칼리안은 홈 버튼을 오래 눌러보기도 하고, 음량 조절과 전원 버튼을 눌러보며 이것저것을 만져봤다.

하지만 전원 버튼을 누르면 검은색 대기화면으로 갔다가, 다시 누르면 켜지는 것 말고 버튼들은 모두 무반응이었다.

‘이러면 배터리만 나가잖아?’

칼리안은 흠칫 놀라며 충전량을 확인했다.

100%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설마, 그 초대장 때문에 스마트폰까지 바뀐 건가?’

초대를 수락하고 그 뒤에 칼리안 오스왈드가 되었다는 것은 준비가 없이 너무 갑작스럽다뿐이지, 은근히 기대되어서 가슴이 설랬다.

하지만 다시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쥐여 주고는, 달랑 첨 보는 앱 두 개만 남겨 놓다니...

이건 그냥 희망고문이다.

“이게 무슨 특별한 경험이야...”

괜히 설레다 말았다.

칼리안은 가슴을 진정시키며 남아 있는 앱 중, 아카식 위키라는 앱을 실행시켰다.

화면이 바뀌고, 동그라미가 돌아가며 길게 로딩이 돌아간다 싶더니...


[서비스 준비 중입니다.]


“...”

욕도 안 나왔다.

바탕화면으로 나온 칼리안은 아무 기대도 안 하고 바로 옆에 있는 SSM이라는 앱을 실행시켰다.

화면이 바뀌고, 로딩이 시작됐다.

그리고 나타난 화면.

“이, 이건?”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캐치프레이즈와 계속 바뀌는 사진들.


[Special Shopping Mall, 특별한 경험의 시작!]

[지구 몰 - Todays Hot Deal!]

[아티팩트 몰 - 딱! 지금 이 시간만 특가!]

[용병 몰 - 넌 육성만 하니? 난 대여도 한다!!]


SSM, 그것은 스페셜 쇼핑 몰의 약자.

스마트폰은커녕 컴퓨터와 인터넷도 없는 곳에서 쇼핑몰이라니.

절로 갸웃거려졌다.

지구 몰을 클릭하자, 화면이 바뀌고 상단에는 카테고리가 펼쳐지고 아래는 광고가 가득 찼다.

패션의류로 시작해서 잡화, 화장품/미용, 가구/인테리어, 출산/육아, 식품, 스포츠/레저 등 등... 이건 지구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쇼핑 카테고리였다.

‘설마, 지구에서 쓰던 것들을 여기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야?’

칼리안은 눈을 번뜩이며 패션의류 -> 남성 언더웨어/잠옷 -> 팬티를 선택했다.

화면이 바뀌고 주르륵, 랭킹순이라며 펼쳐지는 남성 모델 하체 사진과 팬티의 향연.

랭킹순뿐만 아니라, 낮은 가격, 높은 가격 순으로도 검색이 가능했다.

이건 진짜 일반 쇼핑몰 앱과 똑같았다.

‘뭐든지 살 수 있다는 건가?’

칼리안은 가장 위에 있는 59,800원짜리 팬티를 클릭했다.

쇼핑정보가 더 뜨는데, 무시하고 옵션을 선택해서 바로 구매하기 클릭.


[SSM 페이가 0원입니다. 충전/환전 화면으로 돌아가겠습니까?]

[Yes / No]


당연히 예스다.


[가죽주머니에 84골드 9실버가 있습니다. 원으로 바꿀까요?]

[Yes / No]


‘가죽주머니?’

칼리안은 고개를 돌려 아까 서랍 속 스마트폰 위에 놓여 있던 가죽 주머니를 찾았다.

짤그랑.

안에 있는 돈을 세어봤는데, 정확하게 84개의 금화와 9개의 은화가 나왔다.

우선 은화만 빼고 화면을 쳐다봤다.


[가죽주머니에 84골드가 있습니다. 원으로 바꿀까요?]

[Yes / No]


‘yes.’

순간, 주머니속에서 금화가 사라졌다.


[3,192,000원이 충전되었습니다.]


충전 알림과 동시에 화면이 반투명해지더니, 조금 전 팬티의 바로 구매하기 화면이 나왔다.

바뀐 것이 있었다.

우측 상단에 [₩ 3,192,000]이라고 뜨는 잔고 표시.

바로 구매하기를 누르자, 주소지 목록이 뜨고 마지막으로 59,800원이 결제 차감된다는 경고와 확인 버튼이 떴다.

확인버튼을 누르기 전 주소지 목록을 봤는데...


[주소 : 문]


‘문?’

쌩뚱맞게 문이라니?

칼리안은 황당하다는 듯이 자신의 방문을 바라봤다.

설마 그냥 저 문이 열리고 배달이 온다는 것도 아닐 테고.

주소지를 터치해보고 아무리 변경하려고 하는데, 아예 그런 기능이 없는 것 같았다.

지금 상태에서 누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뒤로가기와 확인 버튼 뿐.

일단, 확인 버튼을 눌러봤다.


[배송 완료]

[오전 주문 배송은 2일, 오후 주문 배송은 3일이 걸리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메시지와 함께 메인 화면으로 나가지더니, 우측 상단 잔고 표시 옆에 붉은색 동그라미로 1이라는 숫자가 표시됐다.

클릭해보니 화면이 바뀌고 배송 정보가 떴다.


[배송 완료 - 이천표 임금님 쌀 10kg]

[배송 완료 - 구공산 배추김치 5kg]

[배송 중 - ‘콜빈 New Edition 남성 드로즈 3D 기능성...’]


칼리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쌀이랑 김치는 지난번 내가 원룸으로 주문했던 건데...’

그게 여기 왜 있으며, 배송 완료 표시는 또 뭐라는 건가?

그때였다.

똑똑똑.

칼리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문 앞으로 다가갔다.

“누구시죠?”

밖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문을 열자 바깥쪽으로 열리는 문.

“...”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복도와 카페트뿐.

복도 주변을 두리번 거렸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뭐지?’

똑똑똑.

그때, 또 문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여기가 아니라 방 안에서.

‘방 안?’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이곳이 칼리안의 방이 된 이유는 저택에서 유일하게 문이 하나밖에 없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이곳을 나가려면 하나밖에 없는 문을 통과해서 정문으로 당당하게 걸어나가는 것과 발코니로 나가 나무를 타고 뛰어내리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발코니 문을 열고 나가자, 발코니까지 드리워졌던 나무는 모두 가지치기를 당했다.

여기도 아니라면 대체 어디서?

똑똑똑.

“아무도 안 계세요?”

이번엔 문 두들기는 소리뿐만 아니라 익숙한 말까지 들려왔다.

그것은 칼리안과 이곳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발테르어가 아닌, 여동현과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한국어.

소리가 났던 곳은 벽이었다.

아니, 벽이 있던 곳이었다.

그곳에는 해골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음산하고 거대한 석재 문이 달려 있었다.

원래 이곳에는 초대 오스왈드 후작의 초상화가 걸려 있어야 한다.

쿵쿵쿵! 쿵쿵!

“저, 태극 택배 기사 한영수라고 하는데요! 벨이 고장 난 것 같아서 두들깁니다! 아무도 없으세요? 아, 뭐야... 집에 있다고 문자 보내더니, 어디 갔나? 두 개 합쳐서 15키론데, 장난까나...”

칼리안은 문에 달려 있는 녹이 슨 쇠 고리를 다급히 잡아당겼다.

“잠시만요!”

끼이이익...

문을 열자 빛나는 햇살을 등지고 나타난 사나이.

태극 택배 회사 조끼를 입고 '기사 한영수'라는 명찰까지 단, 눈에 익은 택배 기사님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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