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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후작가의 차남은 스마트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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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18.08.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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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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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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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DUMMY

006.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반트레인은 갑자기 일어나는 칼리안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가 보기엔 주머니에서 손을 꺼낸 칼리안이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꾹꾹 누르고 몇 번 비비더니, 뜬금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치는 것으로밖에는 안 보였던 탓이다.

부욱!

그 사실을 아는지, 칼리안은 장부의 뒷장을 뜯어 아카식 위키에 있는 풍구의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미술학원도 다녔다. 방황하던 학창시절 책과 노트에는 필기보다 만화 캐릭터를 더 그렸다.

거기다 회사에서 막내때부터 설계도를 관리하고 때로는 가라로 설계도를 직접 그려보기까지 했으니, 보고 베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반트레인 경.”

“네. 도련님.”

“드워프 공방에 보내 이걸 만들어 달라고 하십시오.”

설계도를 인편으로 드워프 공방에 보낸 반트레인은 빠르게 돌아왔다.

혹시 자신이 일을 거드는 사이 칼리안이 도망갈까 봐.

‘도망은 무슨...’

반트레인의 표정이 착잡했다.

원래 그가 칼리안을 따라온 이유는 그가 일하는 척하다 도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워낙 탈주하고 사고나 치는 망나니로 유명한 칼리안이니까.

하지만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칼리안은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는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사람도 잘 다루고 지혜롭다.

거기다, 뜯어낸 장부에 새로운 물건의 설계도를 뚝딱 그려내는 것을 보면 재주도 범상치 않은 것이 분명했다.

‘왜 이런 사람한테 그런 악명들이 따라다니는 거지?’

최근 막 기사로 임명돼 오늘 처음으로 칼리안을 본 터라 선입견이 적은 반트레인이다.

그는 세간의 평가는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하며, 칼리안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후하게 수정했다.

얼마지 않아 드워프 공방에서 마차가 오고, 완성된 풍구가 도착했다.

“다들 모여봐. 이건 풍구라고 하는 건데, 어떻게 쓰냐 하면...”

툴툴툴툴...

후욱! 후욱!

칼리안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혼자서 풍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여줬다.

섞인 곡물을 위에서 붓자, 체가 좌우로 움직이면서 옥수수와 밀이 자동으로 체로 걸러지며 조금씩 포대에 담겼다.

조는 바람에 날려 양동이에 쌓이고 마지막으로 무거운 모래는 바닥으로 빠지고...

혼자서 작업하는데도 확실히 체를 가지고 거를 때보다도 더 빠르게 모든 곡물이 분류되었다.

“풍구 한 대당 여섯 명씩 서봐. 기계에 세 명 붙고, 치우는 사람 가져다 붓는 사람, 옮기는 사람, 이렇게 교대로 작업하면...”

칼리안은 사람들을 익숙하게 다루고 작업을 배분했다.

그는 막노동부터 시작해서 작은 건설회사에 들어가 일을 했던 경험이 있었다. 작업장에서 사람 다루는 것도 못 해서야 그게 가능했겠는가?

‘역시 후작가의 핏줄이라 이건가?’

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반트레인은 타고난 카리스마라며 또 한 번 칼리안에게 감탄했다.

툴툴툴툴툴툴...

후욱! 후욱! 후욱!

본격적으로 여러 대의 풍구가 가동되었다.

여전히 잔해를 치우고 옮겨야 하는 사람들은 힘들었지만, 풍구를 돌리는 사람들은 이전 작업에 비하면 거의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일을 하고 있었다.

“야, 이거, 하나에 체가 다 달려있어서 아까보다 힘도 안 들이고 금방 되네요.”

“움직이다 보면 저절로 빠져나오니까, 포대만 갈아주면 되는데요?”

“와, 이런 걸 대체 어떻게 만들었지?”

상대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인부들은 부러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지만, 애초에 칼리안이 그들에게 교대로 일하라고 지시해 놓은 터라 쉬는시간 한 번 이후 상황은 역전되었다.

“와, 진짜 신기하네.”

“어떻게 이런 걸 뚝딱 만들어낼 생각을 하시는 거지?”

“소문하고는 정말 다른 분인가 봐.”

풍구를 만진 인부들은 저들끼리 쉬쉬하며 칼리안을 칭찬했다.

하지만 칼리안은 그들을 뒤로하고 무너진 창고 한구석에 앉아 간간이 장부를 기록하며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아까까진 스마트폰으로 볼 게 정말 없었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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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저녁 늦은 시간, 모든 가신들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고 영지 내의 모든 일과도 끝났다.

하지만 여전히 집무실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모든 이가 떠났지만, 두 사람은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항상 이곳에 마지막까지 남는 이는 오스왈드 후작과 공석에서는 기사단장이지만 사석에서는 후작의 가장 친한 친우인 반슈타인이었다.

“뾰족한 수가 없겠나?”

“전국적으로 수확이 늦다 보니 비축된 군량을 판매하면...”

“오래된 곡물이라도 비싸게 팔리겠지. 그거라면 금액은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세금의 절반을 올해 지은 곡물로 보내야 하니까 그렇지.”

“일단 돈만 올려보내고 곡물은 늦을 것 같다고 왕실에 서신을 보내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영지만 그런 것도 아니니...”

“가더 왕은 야심이 커. 그동안 증강시킨 군사력만 봐도 언젠가 일은 터지겠지. 세금을 제때 내지 못하면 문제를 걸고넘어질 거야. 가문의 부를 푼다고 하더라도 올해 나온 곡물은 구하기 어려워.”

“수확할 곡물이 있으면서도 시간에 맞춰 도정 할 수가 없어서 내지를 못 한다니, 정말 어려운 문제군요.”

“그래, 어려워...”

도정, 그것이 문제였다.

네이더 왕국은 세금으로 금과 그해 재배한 밀을 도정해서 보내는 것이 특징이다.

밀은 다른 곡물보다 껍질을 벗겨내기 어렵다.

그래서 밀가루를 얻을 때도 밀을 껍질 채 으깨고 가루만 걸러내는데, 도정된 밀을 보내려면 추수가 끝나고 영지의 노동력을 총 동원해야 한다.

비효율적이게 보이겠지만, 추수철에 힘이 강해진 영주들이 딴생각을 하지 못하게 대대로 네이더 왕실에서 사용하던 견제책이다.

두 사람이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지만, 답은 나오지 않고 계속 제자리 걸음이었다.

뭔가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걱정 때문에 자리를 뜰 수는 없었다.

그그긍...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기사 반트레인, 오스왈드 후작님께 보고할 것이 있어 왔습니다.”

반슈타인의 아들, 기사 반트레인이었다.

“아, 그래. 수고가 많았네. 우리 아들이 도망이라도 갔는가?”

“그러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 제법 하는 척은 했나 보군...”

“오늘 도련님께서 하신 일과 작업의 진척상황을 보고서로 만들어 왔습니다.”

반트레인은 후작과 2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무릎을 꿇었다.

반슈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후작은 그를 만류하며 반트레인을 가까이 불렀다.

“괜찮으니 이리로 오게. 어차피 그대는 반슈타인 아들이 아닌가? 그래 식사는 했고?”

“아직입니다.”

“오늘 못난 내 아들을 따라다니느라 고생이 많았네. 그래, 어디 보고서에 쓸만한 내용이 있었는지 한 번 볼까?”

오스왈드 후작은 아들에 대한 기대치를 떨어트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 말하며 반트레인에게서 보고서를 받아들었다.

생각보다 내용이 많았다.

“허...”

보고서를 읽던 오스왈드 후작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바람을 토해냈다.

관찰일지 형식으로 쓰인 보고서에는 이전에 다른 담당자가 해오던 작업이 완전히 쓸모없었다는 것부터, 그것을 발견한 칼리안이 다시 작업지시를 했다는 것과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 물건을 분류하고, 나중에는 농기계까지 만들어내 작업 예상 시간이 10분의 1로 줄었다는 내용이 쓰여있었다.

혹시 반트레인이 아들에게 매수라도 된 건가 오스왈드 후작은 그의 얼굴을 계속해서 쳐다봤다.

하지만 반트레인의 얼굴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이게, 진짜란 말인가?”

“진짜입니다. 풍구의 설계도는 뒷장에 있습니다.”

팔락.

“정말? 이 설명이 모두 사실이고, 이걸 직접그렸다는 것도?”

“네.”

“하...”

팔락, 팔락...

오스왈드 후작은 빠르게 보고서를 넘겼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와 천천히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보고서를 보지 못한 반슈타인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오스왈드 후작을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아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 반트레인 경은 식사를 아직 안 했다고?”

“기사 반트레인. 네. 아직입니다. 단장님.”

공석이다 보니 아버지와 아들인데도 두 사람은 공대를 했다.

“그렇다면 이걸 하나 먹어보지 않겠는가?”

그는 후작의 책상에 놓인 바구니에서 뭔가를 꺼내 아들에게 건넸다.

“이것을... 말입니까?”

평소 풀 때기는 가축들이나 먹는 거라며 쳐다도 안 보는 아버지다.

근데, 빵 안에 야채가 들은 것을 자신에게 권하다니...

“그렇다네. 샌드위치라 하는 것이지.”

웃으면서 샌드위치를 권하는 반슈타인을 보며, 보고서를 보고 있던 오스왈드 후작은 피식 웃었다.

자신이 아들 때문에 화가 난 줄 알고, 기분을 풀어주려고 저러는 것이다.

후작의 시선까지 받자, 반트레인은 의심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서둘러 한입 베어 물었다.

아삭!

뭐라고 해야 할까?

첫 식감부터 느껴지는 생각은 재미있다였다.

아삭, 아삭, 아삭...

씹을수록 반트레인의 표정은 놀람으로 가득 찼다.

그에게는 아버지가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어려서부터 기사가문이라며 고기만 질리게 먹어왔던 탓에 처음 빵을 먹게 되었을 때부터 빵의 매력에 완벽하게 빠져들었고, 지금은 조리법을 알아내 직접 만들어서 먹을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빵에 야채와 고기를 조합해 어떻게 이런 맛을...”

“놀랐는가? 이것은 칼리안 도련님이 주방장에게 만들라고 하신 거네. 먹기도 편하고 손에 많이 묻지 않아서, 앞으로 회의 시간에는 식사를 거르지 않고 이걸 먹기로 했지.”

반슈타인은 일부러 아들이 후작의 앞에서 칼리안을 칭찬하는 말을 하도록 유도했다.

“아니, 이것도 도련님이 만든 겁니까? 색다른 물건을 만드시는 데만 조예가 깊으신 줄 알았더니, 새로운 음식도 만드시다니... 칼리안 도련님은 정말이지 다양한 지식을 가지시고 있는 분이시군요!”

그런데 반트레인은 자신의 생각보다 더 심할 정도로 칼리안을 칭찬했다.

“또 다른 물건을 만드셨다고?”

아직 보고서를 보지 못했기에 반슈타인은 이해를 못 했지만, 보고서를 보고 있던 오스왈드 후작의 입꼬리는 이미 살짝 말려 올라가 있었다.

오스왈드 후작은 보고서에 머리를 파묻으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놈이 매일 저잣거리에 헛짓거리하러 돌아다닌 줄 알았더니, 완전히 헛짓만 하고 다닌 건 아니라는 건가...”

그는 근엄한 표정을 지으려고 했지만, 입가가 기분 좋게 말려 올라가 표정이 망가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 * *


칼리안은 다음 날도 반슈타인과 함께 제7 곡물 창고를 향했다.

일이야 인부들이 했고, 옆에서 심심해 하는 반트레인에게 장부 기입하는 것도 맡겼기에 칼리안은 더 거들 게 없었다.

오늘이면 일도 다 끝날 것 같고...

‘가족 일을 돕는 거라, 지구에 있을 때 보다 소속감있게 느껴지는데... 일이 너무 단순하니까 심심하네.’

덕분에 칼리안은 한쪽에 의자를 두고 한가롭게 앉아서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렸다.

마침 어제, 풍구를 시작으로 아카식 위키에 갑자기 새로운 것들이 등록돼서 볼 건 많았다.

목록만 훑어보기도 바빴는데, 지금까지는 모두 농사와 관련된 지식들만 등록됐다.


-후추 농법.


막 새로 등록된 것들을 확인하는데, 마침 지난번 지구 몰에서 주문한 후추에 대한 농법도 나왔다.

‘하긴, 지구에서 물건 떼오는 것도 한계가 있을 테니... 가급적이면 여기서 농사를 짓는 게 나을지도...’


-후추는 고온다습한 열대 지역으로 연중 강수가 균일하게 분포하는 지역 저지대에서, 연중 최저기온이 12도 이상,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토양, 약간 그늘진 지역 등의 기후조건이 필요해 재배가 까다롭다. 하지만 이는 땅(1000mX1000m)에 운디네의 눈물(아티팩트 몰-소모품-재료 카테고리) 2개와 살라만더의 농염(아티팩트 몰-소모품-재료 카테고리) 3개를 묻는 것으로 대처할 수 있다.(소모품이며 3년 주기 교체 필요.)

후추는 4~5년생부터 꽃이 피며 20년 정도 열매 생산이 가능한데, 엘프의 가호(아티팩트 몰-소모품-스크롤 카테고리/엘프와 거래)를 통해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다.

열매가 녹색일 때 수확해 물에 데친 후 말리면 표면이 쭈글쭈글해지고 검은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말린 것이 후추 가루이다.

완전히 성숙한 후추 열매를 채취하여 1주일 정도 물에 담가두었다 말리면...


‘천 곱하기 천이면, 한 30만 평 되나?’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건 지구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농사법이 아닌 것 같았다.

넓이는 대략 그려지는데 운디네의 눈물이니, 살라만더의 농염이니, 엘프의가호 같은 것들이 대체 뭐란 말인가?

괄호 안의 파란 링크를 클릭하니 아티팩트 몰로 바로 가졌다.

하지만 아티팩트 몰은 아직도 준비 중이라고 뜬다.

물건의 광고나 사용설명서라도 보면, 저것들이 대체 뭐 하는 건 지 확인이라도 할 텐데, 아직도 아티팩트 몰은 준비 중이라니 궁금증만 자아낼 뿐이었다.

“거참, 일단 타이틀만 걸어놓고 누가 직접 만드는 중인가...”

빙고!

그때였다.

끼이이익...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는데, 칼리안은 인부려니 하며 계속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들어온 인물을 확인한 인부들은 잔뜩 얼어붙어서 그대로 모두 자리에 멈춰 섰다.

“크흠.”

인기척에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니, 발밑에 그림자 하나가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어 누군지 바라본 칼리안은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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