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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후작가의 차남은 스마트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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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18.08.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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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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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제가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1)

DUMMY

007. 제가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1)



칼리안은 다급히 휴대폰을 주머니에 숨겼다.

아버지가 왔는데도 한 손으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니, 불호령이 떨어질 줄 알았다.

“일이 다 끝나간다더니, 거짓된 보고가 아니었구나...”

그런데 오스왈드 후작의 목소리는 인자하기 그지없었다.

지구에서는 대개 부모가 왔는데도 스마트폰만 보고 있으면 혼을 낸다.

‘아차, 여긴 스마트폰이 없지?’

그것도 맞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스마트폰은 오스왈드 후작의 눈에는 아니, 칼리안을 제외한 그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스마트폰을 할 때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가 습관처럼 손가락을 놀리며 뭔가를 골똘히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였다.

“그동안 가정교사들은 네가 산만하고 학습능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는데, 네가 뭔가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정말 익숙하지가 않구나.”

오스왈드 후작은 아들을 향해 솔직한 감상평을 내놓았다.

“죽을 뻔한 뒤로 정신을 차렸습니다. 저도 이제 성인인데, 가문의 도움이 되어야죠. 뭐든 맡겨 주십시오. 한팔 거들겠습니다.”

오스왈드 후작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나가다 들렀다. 진짜로 정신을 차린 것 같아 기쁘지만, 아직 신뢰를 회복하려면 멀었다.”

“당연합니다.”

“외출금지는 풀어주겠다. 하지만 외출시에는 꼭 반트레인 경을 대동하도록 해라.”

“반트레인 경이 많이 고생하겠네요.”

“그걸 알면, 앞으로 더 잘하도록 해라. 그런데 새로운 도구를 만들었다고?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보고 싶구나.”

“아,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칼리안이 앞장서 작업장으로 들어갔고 인부들은 허리를 숙이며 뒤로 물러났다.

“잠깐 기다려라. 나 말고도 봐야 할 사람들이 있다.”

오스왈드 후작의 말에 창고 입구가 열리더니 밖에 있던 기사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와 풍구의 주변을 둘러쌌다.

뒤이어 가신들까지 들어오는데, 그러는 통에 바로 설명을 이어가지 못했다.

호위와 사람들이 자리를 잡는 것을 보고 있는 사이, 칼리안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게 정말 지나가다 들른 거라고?’

아버지 말대로 그냥 지나가다 들렀다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거기다 아버지가 얼마나 바쁜지는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영지 일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관리하는 데다가, 가신들이 없는 새벽부터 일을 시작해서 식사도 거르기 일쑤다.

노블리스 오블리쥬라고 하던가? 아버지는 항상 자신의 삶보다는 후작으로서의 책임감을 우선시했다.

그런데 갑자기 여기로 나와서 가신들을 데리고 와 자랑이라니...

내놨다고 생각했던 자식이 정신을 차린 것이 그렇게 기뻤을까? 가신들을 데리고 와서 보여줄 만큼?

“이 정도면 준비가 된 것 같구나.”

분명 확인하는 것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

칼리안은 풍구의 앞에 서서 아버지 옆에 자리 잡은 가신들의 얼굴을 살폈다.

첫 만남부터 자신들은 차갑게 바라보던 가신들이다.

이번에도 역시 네깟놈이 얼마나 잘했는지 보자 하는 얼굴들.

하지만 일부는 자신보다는 풍구 자체에 관심을 가진 눈치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각각 크기가 다른 체가...”

칼리안은 작동 전 어제 만들어놓은 체를 들어 간단히 원리를 설명했다.

가신들을 보자, 그들은 확실히 자신이 하는 설명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닌데...’

지금 이 풍구는 곡물을 분류해내기 쉽게 개조한 풍구다.

하지만 원래의 풍구는 섞인 곡물을 구분할 때 쓰려고 만든 건 아니다. 애초에 건물이 무너져 곡물이 섞이는 사고가 일어나 봐야 얼마나 자주 있겠는가?

일반적으로 풍구는 쭉정이나 불량 곡물을 구분해주는 도구다.

추수 이후 들어가는 인력 낭비를 줄일 수는 있지만, 농업 생산성 자체에는 얼마 기여하지 못하는 물건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보여주자면...”

설명을 마친 칼리안은 인부들이 작업하다 놔둔 포대를 직접 들어 올리려 했다.

그러자 반트레인이 끼어들며 포대를 들어 올렸다.

“몸 쓰는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반트레인이 직접 나선 이유는 몸 쓰는 일이기도 했지만, 옆에서 보고만 있자니 자신도 한 번쯤 직접 작동시켜보고 싶었던 탓이 컸다.

덕분에 칼리안은 설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럼 설명을 이어가겠습니다. 먼저 포대에 담긴 섞인 곡물을 투입구에 붓고...”

반트레인은 칼리안의 설명에 맞춰 각각의 과정을 직접 보여주었다.

작동시키는 것은 처음이지만, 풍구의 작동 자체는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었다.

원리 설명에서 어려워하던 가신들도 풍구가 작동되는 것을 보고 결과물을 직접 보자, 이 기계가 어떤 건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곡물을 분류하는 데 쓰이지만, 원래는 탈곡 된 곡물에서 쭉정이를 골라내는 데 쓰입니다. 못 쓰는 곡물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골라내는 것보다 더 빠르게 분류할 수가 있죠.”

작동이 끝나고 원래의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자, 가신들이 눈을 빛냈다.

“조작은 간단하니, 다들 직접 사용해보시죠.”

칼리안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가신들이 풍구에 달라붙었다.

툴툴툴툴툴툴...

후욱! 후욱! 후욱!

그들은 마치 흥미로운 장난감을 손에 쥔 아이같은 표정으로 직접 풍구를 조작했다.

“음...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군.”

“둘째 도련님이 이런 걸...”

“사람들이 달라붙어서 어렵게 해야 하는 일을...”

가신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기계 자체는 복잡하지만, 사용법은 간단하죠?”

칼리안은 가신들의 달라진 눈빛을 담담이 받아넘기며 웃어주었다.

저들끼리 모이더니 술렁거리는 가신들.

“후작님, 만일 저 말이 사실이라면 탈곡 이후 도정까지 일정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도정 자체가 문제이니...”

그들은 아버지 오스왈드 후작에게 모이더니, 갑자기 회의 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아마도 자신을 방문한 이유도 저들이 술렁거리는 이유와 관련 있는 것 같았다.

칼리안은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풍구 돌리기를 마친 반트레인을 손짓으로 불렀다.

“반트레인 경은 혹시 가신들이 왜 여기 방문했는지 짐작하고 있습니까?”

“잘은 모르겠으나, 올해 곡물의 출하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반트레인의 귓속말에 아버지를 만나러 간 날 바이엘더 집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비가 적어 곡물의 출하량도 적어지고 수확도 늦어졌다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왜 그런 걸 가지고 아침부터 회의까지 하나 흘려 넘겼는데,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하다.

‘하긴, 여긴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곳이니...’

이곳의 경제 기반은 모두 농업에 있었다.

물론 귀족들은 귀금속을 가공한 화폐를 사용하고 평민들도 화폐를 사용하지만, 세금부터 일부는 돈으로 일부는 곡물로 받으니까.

곡물의 출하가 늦었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큰 문제일 수밖에...

“공방에 당장 이 기계를 만들어 분류작업에 투입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고작 쭉정이 고르는 시간을 줄이는 것 아닙니까?”

“지금, 그게 어딥니까? 갓난아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에요.”

“제 말은, 당장 중요한 것은 밀알을 탈곡하는 것과 도정을 시간 내로 할 수 있냐는 겁니다. 저 기계로는 시간이 단축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가신들은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탈곡과 도정이라...’

문제점을 파악한 칼리안은 스마트폰을 꺼내 아카식 위키에서 검색을 시작했다.


- 회전식 탈곡기

벼, 보리, 밀 따위의 이삭에서 낟알을 떨어내는 농기계다.

목재로 만든 기틀에 회전통을 설치하고 회전통에는 강철선으로 된 급치를 박는다. 회전통 옆에는 톱니바퀴가 부착되어 있고, 뒤에는 발판이 있어 발판과 회전통은 톱니바퀴로 연결되는데...


- 도정기 (밀)

쌀이나 보리의 도정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쌀과 보리는 그래도 알곡을 절구에 넣고 공이로 찧는 것만으로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 그러나 밀은 낟알이 쉽게 깨지기 때문에 서민들은 통째로 가루를 내 체로 가루를 걸러 사용한다.(갈분 밀가루)

소득이 높은 사람은 껍질을 벗긴 뒤 가루로 만든 밀가루를(백분 밀가루 -백분 밀가루의 생산과 판매는 오로지 왕실에서 인정받은 곳에서만 가능하며, 왕실은 영주들에게 받은 도정 된 밀을 빻아 밀가루를 만들어 판매한다.)사용하는데, 백분 밀가루로 만든 빵이 부드럽고 맛있다.

도정기는 일반적으로 스크큐가 포함된 구동 파트와, 마찰 등 탈피가 이루어지는 정미 파트, 정미된 밀을 모으는 파트로 나눌...


‘백분 밀가루? 왕실에서 독점? 영주에게 받은 도정 된 밀... 아! 이게 문제구나?’

아카식 위키를 보던 칼리안은 가신들이 여기까지 와서도 회의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왕실에 올려보내야 하는 밀이 시간 내로 모이지 않는 게 문제인 것 같았다.

단순히 문제만 파악한 게 아니었다. 자신에게는 답도 있었다.

‘슬슬 여기 일은 정리된 것 같은데, 이제 다른 일로 넘어가 볼까?’

칼리안은 한창 회의 중인 가신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기사들이 자신을 막기 위해 슬슬 접근했지만, 아버지 뒤에 서 있던 반슈타인은 손짓하며 그들을 말렸다.

“다른 의견은 없소? 내가 보기에 저런 기계를 만들어 탈곡과 도정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 그런 방법도 있겠으나...”

“당장에 그런 기계를 만들어 내기란...”

마침 오스왈드 후작의 질문에 가신들의 열띤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덕분에 칼리안의 작은 목소리는 모두의 귀에 선명하게 꽂혀 들어갔다.

“아버지,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는데요.”


작가의말

과연, 광복절 맞이 연참은 가능할 것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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